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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767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 김현승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 김현승(金顯承)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나의 머리 위으로 산까마귀 울음을 호올로 날려 주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저 부리 고운 새새끼들과 창공에 성실하던 그의 어미 그의 잎사귀들도 나의 발부리에 떨어져 바람 부는 날은 가랑잎이 되게 .. 2020. 2. 20.
가을의 기도 / 김현승 <출처 : 네이버블로그 "PUMJIN'> 가을의 기도 - 김 현 승 ​ ​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 2020. 2. 20.
플라타너스 / 김현승 플라타너스 - 김 현 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 2020. 2. 19.
꽃잎 절구(絶句) / 신석초 꽃잎 절구(絶句) - 신 석 초 꽃잎이여 그대 다토아 피어 비 바람에 뒤설레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旅路)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 저문 산 길가에 저 뒤둥글지라도 마냥 붉게 타다 가는 환한 목숨이여. - 《시문학》 11호 (1972) <시어 풀이> 다토.. 2020. 2. 19.
바라춤 / 신석초 <사진 : 스님이 바라춤을 추는 장면> 바라춤 - 신 석 초 언제나 내 더럽히지 않을 티 없는 꽃잎으로 살어여려 했건만 내 가슴의 그윽한 수풀 속에 솟아오르는 구슬픈 샘물을 어이할까나. 청산 깊은 절에 울어 끊인 종소리는 하마 이슷하여이다. 경경히 밝은 달은 빈 절을 덧없이 비초이.. 2020. 2. 19.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 시집《별을 쳐다보며》 (1953) ▲이해와 감상 이 시를 읽으면 한적한 시골이 연상되는데, 노천명 시인은 그 풍경 속에 들어가 이름없는 여인으로 살 수 있다면 여왕보다 행복하겠다고 한다. 고독한 시인의 티없이 소박하고 순결한 심상이 감동적이다. 모든 세속의 욕심을 씻고 좋은 사람과 .. 2020. 2. 18.
사슴 / 노천명 사슴 - 노 천 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 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 시집 《산호림》(1938) .. 2020. 2. 18.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 노 천 명 청자(靑瓷) 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앞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 2020. 2. 18.
어머니의 기도 / 모윤숙 어머니의 기도 - 모윤숙 (毛允淑) 놀이 잔물 지는 나뭇가지에 어린 새가 엄마 찾아 날아들면 어머니는 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산 위 조그만 성당 안에 촛불을 켠다. 바람이 성서를 날릴 때 그리로 들리는 병사의 발자국 소리들! 아들은 어느 산맥을 지금 넘나 보다. 쌓인 눈길을 헤엄쳐 폭풍.. 2020. 2. 17.
이 생명을 / 모윤숙 <출처 : 다음블로그 '솔향기 속으로'> 이 생명을 - 모 윤 숙 임이 부르시면 달려가지요. 금띠로 장식한 치마가 없어도 진주로 꿰맨 목도리가 없어도 임이 오라시면 나는 가지요. 임이 살라시면 사오리라. 먹을 것 메말라 창고가 비었어도 빚더미로 옘집* 채찍 맞으면서도 임이 살라시면.. 2020. 2. 17.
저녁에 / 김광섭 <출처 : 2018. 12. 26 / 시사저널> 저녁에 - 김 광 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 2020. 2. 17.
마음 / 김광섭 마음 -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 2020. 2. 17.
들길에 서서 / 신석정 들길에 서서 - 신 석 정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 2020. 2. 17.
슬픈 구도(構圖) / 신석정 슬픈 구도(構圖) - 신 석 정 나와 하늘과 하늘 아래 푸른 산뿐이로다. 꽃 한 송이 피어날 지구(地球)도 없고 새 한 마리 울어줄 지구도 없고 노루 새끼 한 마리 뛰어다닐 지구도 없다. 나와 밤과 무수한 별뿐이로다.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오. 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 내 마음 둘 .. 2020. 2. 16.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 석 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 2020. 2. 16.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신석정 아직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 - 신 석 정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때 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돌.. 2020. 2. 16.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문학》 2호 (1934. 2) 수록 <시어 풀이> 남 : 남쪽은 자연을 지향하.. 2020. 2. 15.
내 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힌 그림자를 안고, 옥(玉)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門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最後)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2020. 2. 15.
파초(芭蕉) / 김동명 <사진 : 강릉 김동명문학관에 선 파초> 파초(芭蕉) - 김동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렬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차다. 나는 또 너를 .. 2020. 2. 15.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출처 : 다음카페 'hellootrade'>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도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시문.. 2020. 2. 15.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링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래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것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추석을 몇 일 앞둔 어느 날 누.. 2020. 2. 14.
내 마음 아실 이 / 김영랑 내 마음 아실 이 -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볼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 《시문학》 3호(1931. 6)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순수한 서정의 세계와 언어적 세련미를 추구했던 영랑의 시 세계를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여성을 화자로 설정하여 ‘내 마음을 알아줄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남도 특유의 섬세한 감각적 시어를 바탕으로 그려내.. 2020. 2. 14.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시문학》2호 (1930.6) 수록 ▲이해와 감상 우리 민족의 정한을 노래한 시인으로 알려진 영랑의 시 세계는 동양적 은일(隱逸)의 시관과 한시, 특히 고산 윤선도의 시조 등에서 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자연에 대한 음풍농월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면서 동시에 순수하고 깨끗한 자연 앞에서 승복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일제 치하의 억압적 신민지 현실을 날카롭게 드러냈다. 자연에 자신의 감정.. 2020. 2. 14.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金永郞)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3호(1934.4) 하냥 : 한결같이, 늘. 우옵내다 : ‘우옵나이다’의 준말, 혹은 ‘우옵니다’의 전라도 방언.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순수시인 김영랑의 대표작으로 유미적, 낭만적, 탐미적 성격을 띤 순수시이다.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린.. 2020. 2. 14.
떠나가는 배 / 박용철 떠나가는 배 - 박용철(朴龍喆)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 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압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 《시문학》 창간호(1930.3)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시인이 스물여섯 살 때인 1930년 3월에 김영랑 시인과 함께 발간한 《시문학》 창간호에 발표한 시이다. 젊은이가 암울한 일제 강점하의 현실을 눈물로만 보낼 수 없.. 2020. 2. 14.
북청 물장수 / 김동환 북청 물장수 - 김동환(金東煥)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아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꺽 삐꺽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 동아일보(1924. 10. 24)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새벽에 물을 날라다 주는 북청 물장수를 기다리는 마음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서울 거리의 북청 물장수는 매우 유명했다. 자식의 공부를 위해 북청 사람들이 열심히 물장수 일을 한 것인데, 함경도 출신인 시인의 눈에는 더욱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물장수가 새벽 일찍 골목을 다니는 것을 '꿈길을 밟고' 온다고 하여 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각임을 .. 2020. 2. 14.
비밀 / 한용운 <출처 : 네이버 불로그 '한 남자, 세 여자의 가족 사랑 이야기' > 비밀 - 한용운 비밀(秘密)입니까 비밀이라니요, 나에게 무슨 비밀이 있겠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대하여 비밀을 지키려고 하였습니다마는 비밀은 야속히도 지켜지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의 비밀은 눈물을 거처서 당신의 .. 2020. 2. 13.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 ​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립니다. .. 2020. 2. 13.
조춘(早春) / 정인보 조춘(早春) - 정인보 그럴싸 그러한지 솔빛 벌써 더 푸르다 산골에 남은 눈이 다산 듯이 보이고녀 토담집 고치는 소리 볕발 아래 들려라 나는 듯 숨은 소리 못 듣는다 없을쏜가 돋으려 터지려고 곳곳마다 움직이리 나비야 하마 알련만 날기 어이 더딘고 이른 봄 고운 자취 어디 아니 미치리까 내 생각 엉기올 젠 가던 구름 머무나니 든 붓대 무능타 말고 헤쳐본들 어떠리. - 《신생》 2권1호 (1929) 수록 ▲이해와 감상 현대시조에서 가장 흔히 목격되는 3수로 구성된 연시조이다. 《현대시조큰사전》을 펼쳐보면 이 작품의 발표연대가 1929년 4월이고 발표지면은 《신생》으로 되어 있다. 시조부흥운동이 1926년에 시작되었으니 이 작품의 탄생은 현대시조 초창기에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 2020. 2. 13.
근화사 삼첩(槿花詞 三疊) / 정인보 근화사 삼첩(槿花詞 三疊) -정인보 신시(神市)로 내린 우로(雨路) 꽃 점진들 없을쏘냐? 왕검성(王儉城) 첫 봄빛에 피라 시니 무궁화를 지금도 너 곧 대하면 그제런 듯하여라. 저 메는 높고 높고 저 가람은 예고 예고, 피고 또 피오시니 번으로써 세오리까? 천만년 무궁한 빛을 길이 뵐까 하노라. 담우숙 유한(幽閑)ㅎ고나, 모여 핀 양 의초롭다. 태평연월이 둥두렷이 돋아올 제, 옛 향기 일시에 도니 강산 화려하여라. -《담원시조집》(1948) 수록 근화(槿花) : 무궁화, ‘근화사’는 ‘무궁화’를 예찬한 글 점지 : 무엇이 생기는 것을 미리 지시해 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담우숙 : ‘담숙’의 늘인 말, ‘담숙’은 ‘담숙하다(포근하고 폭신하다)’의 어근. 유한(幽閑)하다 : 인품이 조용하고 그윽하다 ▲이.. 2020.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