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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115

제주문학관, 산·바람·바다가 품은 섬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다. 제주 문학관 산·바람·바다가 품은 섬,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다. 글·사진 남상학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육지부와는 다른 자연환경 속에서 문화가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제주의 문학은 바다와 거센 폭풍우들이 오랜 세월 동안 섬의 곳곳에 깊게 새겨넣은 상흔을 쓰다듬고 되새기며 시작되었다. 오랜 세월 육지로부터 분리되어 제주의 문학은 거센 바람과 바다가 어우러져 독특하고 남다른 특수성을 지니며 발전해 왔다. 어머니인 한라산과 그 자손들은 삼백예순의 오름들 섬의 땅 곳곳에서 신화와 전설로 태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제주의 이야기가 되었고, 제주 문학의 자양분이 되었다. 흑룡만리 검은 돌담이 구불구불 섬의 모세혈관처럼 뻗어간 풍경은 그대로 한 편의 시가 되고 푸른 초원에서 마소를 불러모으는 테우리의 길.. 2022. 11. 20.
영인문학관 : '편지글 2022', '작가의 방-박범신', '박경란 그림전, '이어령의 서재' 영인문학관 둘러보기 문인·예술가 의 《편지글 2022》·《작가의 방-박범신》 《박경란 그림전》·《이어령의 서재》 글·사진 남상학 문학을 사랑하는 네 친구(시반사우 : 江·山·岩·浦) 가 대학시절 우상처럼 보였던 이어령의 자취를 느껴보기 위해 영인문학관을 찾았다. 2022년 2월, 우리 곁을 떠난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의 숨결이 깃든 영인문학관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다. 영인문학관은 이어령 선생의 부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강인숙 선생이 2001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설립한 문학박물관이다. 이어령의 '령(영)' 자와 강인숙의 '인' 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이어령과 강인숙 부부는 1969년에 설립한 '이어령 한국근대문학연구소'를 시발점으로 하여, 1972년 이어령 교수가 문학종합지 『문학사상』을 창.. 2022. 10. 8.
해남 윤씨 녹우당, 고산 윤선도 고택 해남 윤씨 녹우당, 고산 윤선도의 고택 - 어초은 윤효정(尹孝貞)과 윤선도의 사당이 있는 곳 - 글·사진 남상학 녹우당(綠雨堂)은 해남 윤씨 고산 윤선도(尹善道, 1587 ~ 1671)의 고택으로 해남읍에서 남쪽으로 4km 쯤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리고 그 옆에 고산 윤선도유물전시관이 있다. 녹우당은 전라남도에 남아 있는 민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집이다. 녹우당은 'ㅁ'자형을 이루며 안뜰을 둘러싼 안채와 사랑채를 중심으로 문간채가 여러 동 있다. 집 뒤편 담장 너머에 추원당(제각)이 있고, 그 동쪽에 해남 윤씨의 중시조인 어초은 윤효정(尹孝貞)과 윤선도의 사당이 있다. 집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연못과 정원 등이 가꾸어져 있다. 고산 윤선도는 42세때 봉림대군(후에 효종)과 인평대군의.. 2022. 8. 9.
「문학의 집·서울」탐방 「문학의 집·서울」 탐방 남산 숲속에 자리한 문학의 산실 글·사진 남상학 여름 장마가 잠시 멎은 어느 날, 서울 남산 자락에 자리한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 명소인 「문학의집‧서울」(Literature House Seoul)을 찾아 나섰다. 문학의 집·서울」은 서울특별시가 시민과 문학인들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중구 예장동에 조성한 문학예술공간이다. 지하철 충무로역 4번 출구로 나와 150m 정도 직진하다 중부세무소를 끼고 좌회전하여 남산 쪽으로 한참을 오르면 서울소방재난본부가 보인다. 그 옆길로 조금만 오르면 좌측 숲속에 자리 잡은 것이 「문학의 집‧서울」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건물 옆 잔디밭에 선 동상이다. 가까이 가보니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상이었다. 톨스토이 동상이 왜 이곳에 있을.. 2022. 6. 28.
요산문학관 탐방, ‘사하촌’, ‘인간단지’의 작가 김정한의 문학세계 요산문학관 탐방 ‘사하촌’, ‘인간단지’의 작가 김정한의 문학세계 글·사진 남상학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 아니다.” - 김정한의 「산거족」에 나오는 주인공의 말 - 1971년 『월간중앙』에 발표된, 요산(樂山) 김정한(金廷漢,1908~1996)의 단편 「산거족」의 주인공 황거칠의 대사 중 하나다. 이 대사는 정의를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 황거칠의 말인 동시에 소설가 김정한의 작가정신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경남 부산 동래 출신인 요산 김정한은 ‘사람다운 삶’을 추구하는 데 일생을 바친 소설가였다. 일제강점기로부터 이어지는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그는 각종 고초와 수모를 겪으며 소외된 주변부 인간의 현실에 맞서 싸웠던.. 2022. 4. 8.
부산 이주홍문학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아동문학가 이주홍문학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아동문학가 글·사진 남상학 "오늘도 어제같이/ 따스한 날/ 충이랑 식이랑 준이랑/ 현이네 집에 와/ 말판놀이 하고 있다/ 밥 먹으러 가라 두 번 세 번/ 할아버지가 재촉을 해도/ 마루 밑에 옹기종기/ 신들을 벗어 놓은 채/ 아이들은 들은 둥 만 둥/ 말판놀이에만/ 정신을 뺏기고 있다. (이하 생략)" - 이주홍의 동시 「현이네집」 중에서 이 글은 소설가이자 아동문학가인 향파(向破) 이주홍(李周洪, 1906~1987)리 쓴 동시 「현이네 집」의 일부이다. 또래 아이들이 끼니때가 되었는데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잊고 놀이에 열중하는 모습을 리듬감 있게 노래하였다. 쉽고 짤막한 어휘를 사용하여 어린이들이 시를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놀이에 열중하는 풍경을 노래한.. 2022. 4. 7.
낙동강문학관, 낙동강 변 상주에 꽃 핀 문학의 향기 낙동강문학관 낙동강변 상주에 꽃 핀 문학의 향기 글·사진 남상학 “강은/ 과거에 이어져 있으면서/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 강은/ 오늘을 살면서 미래를 산다./⃫ 강은/ 헤아릴 수 없는 집합이면서/ 단일과 평등을 유지한다.// 강은 스스로를 거울같이 비춰서/ 모든 것의 제 모습을 비춘다.//⃫ 강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한다.(하략)” - 구상의 「강 16」에서 그렇다. 강(江)은 과거이면서 현재이고 미래인 것이다. “강은 스스로를 거울같이 비춰서 모든 것의 제 모습을 비춘다.”라고 한다. 빼어난 정취를 자랑하는 자연과 인문이 조화를 이룬 낙동강이 과거에 이어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이다. 일찍이 낙동강은 심원한 정신문화의 꽃을 피웠다. 영남지방의 거의 전역을 휘돌아 남.. 2022. 4. 2.
문경문학관, 권득용 시인이 고향 문경에 설립한 문학관 문경문학관 권득용 시인이 고향 문경에 설립한 문학관 글·사진 남상학 ‘문경(聞慶)’의 어원은 과거시험 보고 돌아가던 선비가 새재 고개에서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 뜻이다. 문경의 어원이 ‘문희(聞喜)’라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문경 고갯길 문경새재는 조선 시대 역사와 문화의 통로(通路)였다. 그래서 조선팔도 고갯길의 대명사로 불리던 문경새재는 선비들의 ‘이야기가 있는 길’이며, 각종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지금도 문경은 한강과 낙동강을 이어주는 한반도 길 문화의 상징으로 ‘살아 숨 쉬는 길’이다. 이곳에 옛길을 기억하며 자신의 길을 돌아다보고 또 마음의 길을 살펴보도록 문학을 사랑하는 문경 출신 권득용(1957년생) 시인이 2018년 12월 문경문학관을 개관했다. 문경시 산북면 김용리 천년고찰 김용사.. 2022. 3. 31.
이원수문학관, 창원에 선 「고향의 봄」작가 이원수문학관 이원수문학관 창원에 선 「고향의 봄」작가 이원수문학관 글·남상학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이원수의 「나의 살던 고향」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불러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나의 살던 고향」을 읊조리며 고향을 찾아가듯 남쪽 나라 창원으로 향했다. 「나의 살던 고향」, 「찔레꽃」, 「어머니」 등 주옥같은 작품으로 근대 어린이문학을 발전시키고 문화 운동에 앞장선 이원수의 문학관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나의 살던 고향」은 1935년 홍난파가 작곡한 노래.. 2022. 3. 28.
우포시조문학관, 우포늪과 어우러진 이우걸 시조 시인의 문학세계 우포시조문학관 우포늪과 어우러진 이우걸 시조 시인의 문학세계 글·사진 남상학 "지상의 모든 나무는/ 수행 중인 선사들이다/ 태양을 걸쳤다가 노을 속에 서 있다가/ 이제는 나목이 되어/ 눈보라를 입고 계시다.//세찬 비, 바람인들 편한 시간이었으랴/ 꽃에서 열매로, 녹음에서 단풍으로/ 한 세상 가파른 길을/ 끝없이/ 보여주시니" - 이우걸(1946~ )의 「겨울나무들」 전문 3월에 접어들었지만 아직은 나무들이 나목인 채로 서 있다. 우포시조문학관을 찾아가는 길은 그래서 황량하다. 우포시조문학관은 시조 시인 이우걸의 문학을 조명할 수 있는 문학관으로 생태계의 보고인 창녕 우포늪 언저리에 있다. 우포늪은 경남 창녕군 유어면·이방면·대합면에 걸쳐 있는 자연 늪지를 일컫는다.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 유역에 1억40.. 2022. 3. 26.
합천 이주홍어린이문학관, 볼거리·놀거리 풍성한 어린이들의 ‘배움동산’ 이주홍어린이문학관 볼거리·놀거리 풍성한 어린이들의 ‘배움동산’ 글·사진 남상학 경남 합천군 용주면에 건립한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은 현대 아동문학의 거장인 향파(向破) 이주홍(李周洪, 1906~1987)의 예술적 가치를 기리고 문학적 업적을 후대에 알리고자 건립된 전국 최초의 어린이문학관이다. 향파 이주홍을 기리기 위한 문학관은 부산에도 있다. 부산 이주홍문학관이 2002년 10월 부산 온천동에 부산 1호 문학관으로 문을 열었고, 9년 뒤 2011년에는 선생의 고향 경남 합천에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을 개관했다. 부산 온천동의 이주홍문학관은 이주홍문학상 상금을 빼면 운영비 등을 향파 선생의 유족들이 대부분 마련하고 있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비하여, 합천군에 있는 이주홍어린이문학관은 공립어린이문학관으로 선정·.. 2022. 3. 24.
오영수문학관, 단편 소설의 새로운 미학을 개척한 소설가 울산 오영수문학관 단편 소설의 새로운 미학을 개척한 소설가 글·사진 남상학 오늘 문학관 탐방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오영수문학관, 오영수문학관은 자연과 어우러진 인간의 건강한 삶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필치로 묘사한 난계(蘭溪) 오영수(吳永壽, 1909~1979)를 기리기 위하여 2014년 문을 연 문학관이다. 경상남도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면 동부리 313번지에서 태어난 난계 오영수의 호는 월주(月洲), 난계(蘭溪). 어릴 적 서당에서 한학을 수학하였고, 1926년 언양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였다. 1932년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 나니와(浪速) 중학 속성과를 수료하고, 1935년 일본대학 전문부를 거쳐 1937년에는 동경 국민예술원에 입학하여 2년 만에 졸업하였다. 이후 만주에서 방랑하다가, 1.. 2022. 3. 23.
대구문학관, 대구 문학의 자부심 조명 대구문학관, 대구 문학의 자부심 대구 문학의 흐름을 조명할 수 있는 공간 글·사진 남상학 대구 중구 중앙대로에는 대구 문학의 역사를 조명하고, 50년대 대구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대구문학관이 있다. 대구문학관이 있는 건물은 구 상업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1층과 2층에는 50년대 향촌동의 문화 향수를 체험할 수 있는 향촌문화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3층과 4층을 대구 문학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대구문학관으로 꾸몄다. 2014년 문을 연 대구문학관은 대구지역 출신으로 우리나라 근대문학이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대구와 경북지역의 문인들을 다채롭게 소개해 지역의 문단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먼저 “대구, 명작의 고향-조형물로 다시 태어나.. 2022. 3. 21.
이태원문학관과 이태원길, 소설가 이태원의 문학적 향기에 취하다 이태원문학관과 이태원길 (대구) 소설가 이태원의 문학적 향기에 취하다 글·사진 남상학 경북 대구 북구 동천동에 가면, 소설가 이태원(李台元, 1942~2009)의 고향이자 대표작 『객사』의 무대이기도 한 거리에 이태원의 이름을 딴 문화예술 거리 ‘이태원 길’이 조성되어 있고, 대구시 북구 동천동에 그를 기리는 이태원문학관이 있다. 문화예술 거리, 이태원 길 도시철도 3호선 팔거역 4번 출구로 내려와 남쪽으로 조금만 걸어오면 '이태원 길'이라는 아치형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이태원 길’은 대구 출신 소설가 이태원을 기리는 문화거리를 가리킨다. 이태원을 모티브로 한 이태원 문화예술 거리는 팔거역에서 동천 육교까지 720m 이어진다. 이태원 길을 거닐다 보면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어 이태원 길이라는 표시를 해.. 2022. 3. 20.
‘264작은문학관’(대구), 저항시인 이육사(李陸史)를 다시 생각하다. ‘264작은문학관’ (대구) 저항시인 이육사(李陸史)를 다시 생각하다. 글·사진 남상학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 시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시로 풍요롭고 평화로운 미래 세계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는 이육사의 시「청포도」이다. 일제 강점기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李陸史, 1904~1944) 시인을 기리는 문학관이 대구 북성로.. 2022. 3. 19.
청송 이오덕 작은 문학관 및 테마 길 청송 이오덕 작은 문학관 및 테마 길 우리말, 우리글을 바로 가르친 아동문학가 글 · 남상학 “이 비 개면/ 학교 가는 고갯길엔/ 뻐꾹채꽃이 피고/ 살구나무 푸른 잎 사이/ 새파란 열매들/ 쳐다보이겠다// 이 비 개면/ 산기슭 참나무 숲에서/ 장난꾸러기 꾀꼬리들/ 까불대는 금빛 목소리/ 차랑차랑 울려 오겠다.//… (중략)… // 이 비 개면/ 흙담 위 앵두나무/ 짙푸른 잎사귀/ 그 속에 새파란 열매들/ 쳐다볼 수 있겠다.” - 이오덕의 「이 비 개면」에서 이 글은 산골교사, 아동문학가, 아동문학 평론가, 우리말 지킴이, 우리말 운동가, 여기에 꼭 따라붙는 것이 참교육자요, 한국의 페스탈로치로 평가받는 이오덕(李五德, 1925~2003)의 동시 작품이다. 그간 이오덕이 출생한 청송군 현서면 덕계리에서는 .. 2022. 3. 16.
창원 김달진문학관, 고도의 정신주의와 불심(佛心)의 세계를 열었던 시인 창원 김달진문학관 고도의 정신주의와 불심의 세계를 열었던 시인 글 · 남상학 "자유와 신비여, 오직 그대 하나만을 몸에 지닌 채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는 나는 인생의 평안과 조화, 덕과 사랑의 광명을 볼 수가 있다." - 「산거일기」 중에서 1930년대 『시원(詩苑)』, 『시인부락(詩人部落)』 동인이었던 월하(月下) 김달진(金達鎭, 1907~1989)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고도의 정신주의 시 세계를 열었던 시인이자 승려였으며, 한학자이자 교사로 일생을 살아왔다. 나는 그의 삶과 문학적 향기를 만나러 국토의 남단 멀리 진해 소사마을로 향했다. 진해 소사마을에는 예술의 거리가 조성돼 있는데 1930년대 근대의 거리의 느낌을 표현하는 듯하다. 1900년대 풍경을 담고 있어 시대극 주인공이 될 .. 2022. 3. 14.
영천 노계문학관, 한국 가사 문학의 3대 시성 박인로(朴仁老) 영천 노계문학관 한국 가사문학의 3대 시성 박인로(朴仁老)를 찾아가다. 글·사진 남상학 경상북도 영천에는 노계문학관이 있다. 노계문학관은 우리나라 국문학사에 눈부신 금자탑을 세운 노계(盧溪) 박인로(朴仁老) 1561~1642) 선생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문학관이다. 노계 박인로는 포은 정몽주 선생, 최무선 장군과 함께 영천에서 가장 추앙받는 위인 중의 한 사람이다. 노계 선생의 위패가 모셔진 도계서원 일대를 성역화하면서 1단계로 노계 선생의 457주년 탄신일에 맞춰 2018년 개관했다. 영천 북안면 소재지를 지나 명주리로 가는 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들어서면 도천리 마을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다시 경부고속도로 굴다리 밑을 지나면 도천1리 '괴화마을'이다. 노계 박인로는 1561.. 2022. 3. 12.
하동 이병주문학관, 지리산이 품고 기른 작가 하동 이병주문학관 지리산이 품고 기른 작가, 대하소설 『지리산』의 이병주 글·사진 남상학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 (이병주「어록」에서)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남으로 내달렸다. 경남 하동에 세워진 이병주문학관을 가기 위해서였다. 첩첩이 이어진 산줄기와 올망졸망한 산세는 정겨운 남도의 이미지를 닮아 있었다. 섬진강을 지나고 전라도의 끝자락을 지나 하동으로 들어선다. 멀리 바라보이는 지리산 줄기는 늘 그렇듯 넉넉한 품으로 다가왔다. 섬진강 동쪽의 하동은 언제 와도 시정(詩情)이 넘치는 고장이다. 섬진강을 아우를 뿐만 아니라 비옥한 이미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하동 가는 길은 늘 흥겹고 싱그럽기 그지없다. 더구나 화개장으로 이름난 하동은 ‘문학수도 하동’을 내세우며 문향(文鄕.. 2022. 3. 10.
청송 객주문학관 탐방, 장터와 ‘길 위의 작가’ 김주영 청송 객주문학관 장터와 ‘길 위의 작가’ 김주영, 『객주』의 모든 것 글·남상학 "걷고 또 걸어도 문득 고개를 들면 그런 길바닥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였다." - 10권 44쪽 경상북도 청송은 대하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金周榮, 1939~ )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그의 문학적 터전이 된 곳이다. 김주영은 자신이 자라난 곳을 가리켜 “보이는 것은 머리 위 하늘과 사방의 산뿐”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만큼 첩첩산중 외딴 마을이라는 말이다. 1939년생인 그는 푸른 소나무의 고장 ‘청송(靑松)’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진보면 장날이면 나이 어린 소년 김주영은 책가방을 팽개치고 구경 삼아 장터를 돌아다녔다. 볼거리 없는 시골에서는 장날이 마을 축제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감수성 예민한 산골.. 2022. 3. 9.
의성 최치원문학관 탐방 의성 최치원문학관 신라의 대학자이며 문필가인 최치원 글 · 남상학 ▲최치원문학관 정문 최치원문학관은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길 241에 있다. 최치원문학관은 신라의 대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2019년 설립되었다. 최치원문학관을 찾아가는 길은 먼저 산문(山門)을 지나 굴참나무 금강소나무 우거진 천년의 숲길을 걸으며 산 냄새를 맡는다. 고운사 입구에서 경내까지 이어지는 천년 숲길은 걷기만 해도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변할 것 같은 힐링을 선사한다. 천년 숲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1년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 중 한 곳으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솔향에 취해서 어느덧 천왕문(天王門)을 지나면 명당자리 위 절집이 보인다. 고운사(孤雲寺)다. ▲고운사로 드는 .. 2022. 3. 7.
권정생 생가와 ‘권정생동화나라’ 문학관 탐방 권정생 생가와 ‘권정생동화나라’ 문학관 탐방 가난한 어린이에게 사랑과 소망을 심어준 동화 할아버지 글 · 남상학 “내가 거름이 되어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 온몸을 녹여 네 살이 될게.” -「강아지 똥」 중에서. 아동문학가 권정생(權正生, 1937~2007년)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그의 채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집과 종지기를 하던 교회, 그리고 ‘권정생 동화나라’ 문학관을 찾지로 했다.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2시간 남짓 걸려 남안동톨게이트를 빠져나와 빌뱅이 언덕에 도착했다. 통일신라 시대에 세워진 5층 전탑(보물 제57호)이 있어 조탑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마을 입구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조탑리는 그가 평생 글을 쓰며 보낸 동네다. ▲조탑리 마을의 벽화 층층이 돌을 쌓고.. 2022. 3. 6.
김천 백수문학관, 현대시조의 중흥을 연 정완영(鄭椀永)의 문학세계 김천 백수문학관 현대시조의 중흥을 연 정완영(鄭椀永)의 문학세계 글·남상학 경북 김천시 직지사 일주문 근처, 직지문화공원과 사명대사공원을 정원처럼 앞에 두고 백수문학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08년 개관한 백수문학관은 당시 국내 최초 생존 문인을 기리는 문학관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김천시는 한국 현대시조의 선구자로 시조의 중흥기를 열었던 시조 시인 백수(白水) 정완영(鄭椀永, 1919~2016) 선생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숭고한 문학정신과 혼을 기리기 위해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에 문학관으로 개관했다. 직지사 가는 길로 직지천을 거슬러 산으로 든다. 직지 문화공원을 지나 사찰 초입의 고요가 시작될 즈음, 짧은 오르막 위로 ‘백수문학관’이라 큼직하게 새겨진 표지석이 우뚝 서.. 2022. 3. 3.
남해 유배문학관, 유배지에서 핀 찬란한 문학의 꽃 남해유배문학관 유배지에서 핀 찬란한 문학의 꽃 글 남상학 유배(流配)란 죄인을 귀양 보내는 것으로, 고려ㆍ조선 시대에 죄인을 먼 시골이나 섬으로 보내어 일정 기간 제한된 곳에서만 살게 하던 형벌이다. 조선 시대 사림(士林)이 조정에 진출한 이후 당파가 형성되고, 정권을 잡는 당파가 바뀔 때마다 조정의 주요 관직에 있던 선비들이 유배를 갔다. 당파 싸움이 치열했던 15~16세기는 관직에 있던 사람들 4명 가운데에 1명꼴로 유배 갔을 정도로 빈번했다. 이와 같은 유배는 형벌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골치 아픈 현실의 당쟁에서 벗어나 학문에 정진하거나, 위대한 작품과 저서를 남기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가사 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은 담양에 유배되어 있을 때 그 유명한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 2022. 3. 1.
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 탐방 조종현·조정래·김초혜 가족문학관 탐방 한국문학의 거장 조정래 일가의 가족문학관 글 남상학 고흥 운암산 자락에 시조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조종현과 그 아들 조정래, 조정래의 아내 김초혜 시인 등 문인 가족의 자취를 한 자리에 모은 가족문학관이 있다. 2015년 전남 고흥군 두원면 운대리(산 57-2)에 개관했다. 조정래 작가의 이름이 들어간 문학관은 2003년 전북 김제에 건립된 '조정래 아리랑문학관'과 2008년 전남 보성에 문을 연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이 있다. 하지만 고흥에 마련된 문학관은 고흥 출신 시조시인 조종현과 그의 아들 조정래 작가, 그리고 조정래의 아내 김초혜 시인 등 2대에 걸친 문학가족의 활동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곳이어서 세 사람의 이름과 함께 ‘가족문학관’이라 이름을 붙였다. .. 2022. 2. 28.
나주 백호문학관, 조선의 천재 시인 백호 임제의 호방한 목소리 들리는 듯 나주 백호문학관 조선의 천재 시인 백호 임제의 호방한 목소리 들리는 듯 글·남상학 나주에는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과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흥미진진한 스토리들이 있다. 영산강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역사문화관광 자원들이 있다. 정도전 등 우리 역사를 수놓은 위대한 인물들도 나주 태생이거나 나주와 관계를 맺었다. 오늘은 전남 나주가 낳은, 조선 중기의 대문호(大文豪) 백호 임제(林悌, 1549~1587)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고 기리기 위해 만든 '백호문학관'을 찾아가는 길이다. 2013년, 나주시 다시면 회진리에 개관한 백호문학관을 가기 위해서 나주읍을 거쳐 영산강과 다시 들판을 지난다. 강과 들을 거느리며 가는 길이다. 이곳은 곡창 나주평야를 이루는 중요한 지역이다. 논과 논.. 2022. 2. 26.
전주 고하문학관, 최승범 시인의 집필 공간이자 전주 문인들의 사랑방 전주 고하문학관 최승범 시인의 집필 공간이자 전주 문인들의 사랑방 글·남상학 ▲고하문학관(출처: 전주시청 공식 블로그) “흰빛 부신 속을/ 도랑 졸졸 물소리/ 토끼 노루도/ 마을 찾아 들 것 같은/ 안산의/ 눈구렁 속 빗 질러 끌끌 수꿩이/ 난다 ⃫ 부엌 잿불에 묻어/ 설 구워진 고구마/ 그 설겅거린 맛/ 되려 입을 달게 하고/ 대살문/ 눈빛 어려 환하던/ 옛 고향을/ 본다.” 가람 이병기 선생의 수제자인 최승범 (1931- )의 「설후(雪後)」라는 시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젯밤 눈발이 날렸다. 그러나 3월이 가까워지니 계절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봄을 재촉하는 소리를 들으며 전주한옥마을에 조성된 고하 문학관을 찾았다. 고하문학관은 전주 성심여중고 남쪽 향교길에 있다. 학인당에서도 가깝다. 주소는 전.. 2022. 2. 25.
남원 혼불문학관, 치열했던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찾아가는 길 남원 혼불문학관 치열했던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찾아가는 길 글·사진 남상학 전북 남원은 이야기로 풍성한 고장이다. 숱한 우리 고전이 이 땅에서 태어났다. 시내 한복판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무대, 남원시 아영면 성리와 동면 성산리 일대는 『흥부전』의 발생지로 통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남원시 사매면 노봉마을은 1880년대 최명희가 쓴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답게 곡진한 이야기와 느긋한 풍경을 품고 있다. 실제로 이곳은 최명희(崔明姬, 1947~1998)의 고향이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암 부인의 생가가 있다. 오늘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찾아 남원으로 향했다. 노봉마을은 최명희 작가의 선조들이 이미 500년 전부터 살아온 곳이다. 주변에는 『혼불』에 등장하는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 2022. 2. 22.
남원 고전소설문학관, 남원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 전시 남원고전소설문학관 남원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 전시 글·사진 남상학 전라북도 ​남원은 국악의 성지인 동시에 우리나라 고전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고전문학의 성지이다. 남원은 판소리 일곱 마당 중 「춘향가」, 「흥보가」, 「변강쇠타령」의 배경지다. 또, 남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에 수록된 「만복사저포기」와 「최척전」, 「홍도전」 등 풍부한 고전소설의 문학 자원도 보유하고 있어 '한국 고전문학'의 성지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특별한 인연으로 남원시는 ‘고전문학의 성지’로서의 도시 이미지를 살려 한국 고전문학의 산실로서의 남원의 정체성을 더욱 뚜렷이 드러내고, 또 남원시민들의 문학적 정서를 공유하기 위하여 2020년 2월 11일 남원 고전소설문학관을 개관했다. 전체면적 206.4.. 2022. 2. 20.
김환태문학관, 순수비평문학의 선구자 김환태의 자취를 찾아 김환태문학관 순수비평문학의 선구자, 김환태의 자취를 찾아 글·사진 남상학 관광의 도시 전북 무주에 김환태문학관이 있다. 김환태 문학관은 일제강점기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KAPF)에 경도돼 있던 비평계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순수 비평의 씨앗을 싹틔운 김환태(金煥泰, 1909~1944) 문학의 혼과 삶이 깃든 곳이다. 2012년 설립된 김환태문학관은 무주 출신의 비평문학가 김환태 선생의 생애와 업적, 작품과 유품들을 발굴·연구하고 그의 삶을 조명하기 위한 문학관이다. 김환태문학관은 전통공예문화촌 안에 있다. 공예문화촌에는 김환태문학관을 비롯해 최북미술관, 전통공예공방이 함께 들어서 있다. 문화의 집결지 내지는 문화클러스터라 해도 될 만큼 문학관과 미술관, 공방이 서로 이웃하며 하나의 문화 벨트를.. 2022.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