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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링

by 혜강(惠江) 2020. 2. 14.





-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와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래 기둘리리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매 단풍 들것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추석을   앞둔 어느   누이에게 화자의 붉어지는 마음을 알아달라고 하는 시이다.  "오매단풍 들것네."에서 ‘오매 ‘뜻밖의 일에 깜짝 놀라며 하는 말을 이르는 감탄사로 전라도 방언이라 한다. ‘들것네 방언이다이러한 전라도 방언을 시에 사용하여 독특한

정감을 나타내고 있다.

 

 화자는 ‘장광 ‘장독 따위를 놓아 두려고  안에  높직하게 만들어 놓은 에서 일하던 ‘누이 ‘ 붉은 감잎 날아’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단풍

들것네."’ 하는 말을 듣는다.  ‘ 붉은 감잎 잎사귀 전체가 붉게 물든 것이 아니라 하얗던 잎맥(잎살을 버티어 주고 수분과 양분의 통로) 붉어진 것을 말한다누이가 흐르는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가을이 다가왔음을 인식하는 모습이다.


 화자는 누이가 깜짝 놀라면서  말인 ‘오매단풍 들것네  이면에는 단풍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바람이 잦이어서 걱정하는 심정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추석이 아주 가까움을 말한다추석이 되면 온갖 음식을 장만해야 한다이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추수를 해야 하는데 ‘바람이 잦이어서 걱정 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잦이어서 방언으로 ‘빈번하고 세서 뜻이다가을에 곡식이 익을 때는 바람이 세게 불면 벼가 쓰러지고 밭작물이 해를 입는다해를 입으면 추수하기가 곤란하고 추석 준비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누이가 추석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화자는  누이에게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라고 명령한다.  ‘누이야 나를 보아라 아닌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것은 화자의 내적인 마음을보라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누이는 추석이 가까운 어느 날 장독대에서 음식에  것을 준비를 하다가 바람결에 날아온 붉은 감잎을 보고는 감탄하는 누이를 본다. 가을이 왔음에 깜짝 놀라 오매 단풍 들것네소리 지른다. 그 놀라움에 누이는 얼굴을 붉히고 마음까지 붉힌다. 누이의 마음에 단풍이 들고 얼굴과 마음이 왜 붉어졌는지 동생은 알고 있다. 절묘한 이 대목에서 절로 탄성이 난다. 따스한 양광을 즐기며 오뉘의 사랑과 걱정을 그린 이 시는 읽을수록 가을향기의 소박함이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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