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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 해변, ‘달이 머문다’는 해변에 '낭만' 가득 월정리 해변 ‘달이 머문다’는 해변에 '낭만' 가득 남상학 최근 제주도에서 명소로 떠오른 곳을 꼽는다면 단연 구좌읍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의 바다를 뽐내는 월정리 해변, 코발트 빛깔의 바다와 하얀 모래가 어우러진 세화 해변, 캠핑의 메카인 김녕 해변 등 각양각색의 매력을 자랑하는 해변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월정리 해변은 부산 해운대, 강원 강릉 안목 해변 등과 함께 국내 상위 해변 관광지에 이름을 올렸다. 월정리의 아름다운 풍광이 여행객들 사이에서 점점 유명해지면서 월정리의 해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났고, 그에 맞춰 다양한 식당과 카페, 숙박 시설 등이 많이 들어서 있다. 아름다운 해변, 이국적인 풍광 월정리 해변은 이름마저 아름답다. '달이 머문다'는 뜻을 가.. 2022. 12. 3.
제주 비자림, ‘천년의 숲’ 비자림(榧子林)을 걷다. 제주 비자림 ‘천년의 숲’ 비자림(榧子林)을 걷다. 글·사진 남상학 제주 비자림은 아름다운 해변으로 유명한 월정 해변에서 성산포 쪽으로 내려가다 우측 산 쪽으로 들어가서 구좌읍 평대리(3161-1)에서 만날 수 있다. 평대리에서 서남쪽으로 6km쯤 떨어진 곳이다. ‘천년의 숲’으로도 불린다. 구좌읍 비자림 지대에는 약 10만여 평 넓이에 약 2,700여 그루의 비자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 비자림은 제주 고유 수종인 비자나무로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신비의 숲, 비자림 ‘천년의 숲’이라는 신비로움이 가득한 비자림은 높이 7~14m, 지름 50~110cm, 수령 약 500~800년에 되는 거목들이 밀집하여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비자나무 자생지라고 한다. 비자나.. 2022. 12. 2.
제주 가파도, 초록빛 청보리 물결이 일렁이는 신기루 같은 섬 제주 가파도 초록빛 청보리 물결이 일렁이는 신기루 같은 섬 글·사진 남상학 가파도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속하는 섬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 중간에 있다. 대정읍 운진항에서 남쪽으로 5.5㎞ 지점, 운진항에서 배로 20분 남짓 달리면 닿는 거리다. 가파도는 제주 본섬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 마라도의 인기에 가려져 그동안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건만 봄철 보리밭 축제와 제주올레 10-1코스(4.2㎞)로 알려지면서 제법 유명해졌다. '1박 2일' 공중파 TV도 한 몫 거들었다. 마라도에서 오후 1시에 여객선을 타고 운진항으로 돌아온 우리는 잠시 선착장 부근 카페에서 차 한잔을 마신 후 오후 2시 출발하는 배를 타고 가파도로 향했다. 가파도 들어가는 배편 가파도 들어가는 배는 마라도 가는 배편.. 2022. 12. 1.
마라도, 대한민국 최남단 이국적인 풍경에 홀리다. 제주 마라도(馬羅島) 대한민국 최남단 이국적인 풍경에 홀리다 글·사진 남상학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인 마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단에 있다. 대정읍 운진항에서 남쪽으로 11㎞, 가파도에서 5.5㎞ 해상에 있다. 태풍이라도 불면 파도에 휩쓸려 버릴 것 같은 나지막한 섬 마라도는 여행객에게는 국토 최남단이라는 매력을, 낚시인들에게는 우리나라 벵에돔 낚시의 최고 포인트로 사랑받고 있는 섬이다. 우리 내외와 제주도에서 사는 동생 내외는 어제 거센 바람이 불어서 기상악화로 마라도행 정기여객선 출항이 가능할 것인지 걱정하며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 어젯밤 바람이 심히 불어 가는 도중 출항 여부를 차 중에서 확인했더니 정상출항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에 두 차례나 마라도에 가려다가 못 간 적이 있어 자못 흥분되.. 2022. 12. 1.
제주 삼성혈, 제주도 고(高)·양(梁)·부(夫) 3성 씨의 발상지 제주 삼성혈 제주도 고(高)·양(梁)·부(夫) 3성 씨의 발상지 글·사진 남상학 삼성혈(三姓穴)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닿는 가까운 거리, 제주시 삼성로 22 (이도일동 1313)에 있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한 뒤 삼성혈로 향했다. 삼성혈은 제주도 원주민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제주도인 탐라의 개국신화에 고(高)·양(지금의 梁)·부(夫) 3성 씨의 시조인 양을나(良乙那)·고을나(高乙那)·부을나(夫乙那) 3신인(三神人)이 솟아난 것으로 전해지는 구멍이다. 삼성신화(三姓神話)는 제주도의 고(高)·양(良,지금의 梁)·부(夫) 3성 씨의 시조 신화이다. 탐라(耽羅)의 개국 신화이기도 하다. 〈고려사〉 권11, 〈동국여지승람〉, 〈탐라지〉, 〈영주지(瀛洲志)〉 등의 문헌에 기.. 2022. 11. 30.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 이국적인 민속 문화를 한 눈에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 이국적인 민속 문화를 한 눈에 ··· 글·사진 남상학 제주박물관을 관람한 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제주시 삼성로 40 (일도2동 996-1)에 있다. 정문에 들어서는데 박물관 내부를 수리하는 중이어서 관람료와 주차비가 없다고 한다. 일부 시설은 볼 수 있다고 해서 입장했다. 정문 입구에는 화산 폭발 때 형성된 화산탄, 용암수형석 등을 전시하여 제주 냄새가 물씬 풍겼다. 1984년 5월 24일 개관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부지 3만 1,515㎡, 건물 5,629㎡ 규모로, 지붕을 제주 초가의 물매 형태와 한라산의 완만한 능선을 표현하였고 마감 재료를 다공질 현무암을 사용하여 지역성을 부각했다. 전시관은 제주도의 다양한.. 2022. 11. 30.
성탄나무에 불을 켜며 드리는 기도 ▲ 2022 꽃재교회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 장면 성탄나무에 불을 켜며 드리는 기도 남상학 세상의 빛으로 오시는 주님이여, 우리의 마음에 선한 등불을 켜고 세상의 구원자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우리 모두 성탄 나무에 불을 켭니다. 오소서 주여, 마라나타! 사랑의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 오늘 이곳에 오셔서 축 처진 우리의 어깨에 손을 얹으시고 무기력과 좌절, 절망의 수렁에서 건져주옵소서. 공허한 눈동자는 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오르고 냉랭한 가슴은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불붙게 하옵소서. 사랑의 빛으로 오시는 주님이여, 아직도 우리는 버리지 못해 남아있는 욕망의 찌꺼기와 마음속에 도사린 미움과 증오를 지닌 채 살아갑니다. 이 모두를 주님의 빛으로 말끔히 태워주시고 사랑과 화.. 2022. 11. 28.
국립제주박물관, 제주 섬의 역사·문화·삶의 자취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 국립제주박물관 제주 섬의 역사·문화·삶의 자취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 글·사진 남상학 제주도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국립제주도박물관만큼 좋은 곳이 있을까?. 제주도박물관은 제주도에 인류가 출현한 때부터 탐라국의 개국, 몽골의 침략, 조선의 관할 시기 등 제주의 역사와 문화, 생활의 모든 면이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선사시대 이래로 독특한 역사와 토착 문화를 발전시켜온 제주도의 다양한 자료와 유물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한편, 체계적인 전시와 학술조사,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제주항 국제여객선 터미널 앞사리봉 공원에 위치한 제주박물관은 55,579㎡의 대지 위에 전체면적 9,287㎡ 규모로 2001년 6월 15일 개관했다. 건물은 제주의 초가지붕을 형상화했고 화강암과 송이.. 2022. 11. 27.
제주 4·3평화공원과 4·3평화기념관 제주 4·3평화공원과 기념관 제주 4·3사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기억하는 공간 글·사진 남상학 제주 4·3 평화공원과 제주4·3평화기념관은 제주시 봉개동 ‘거친오름’(해발 618.5m) 기슭에 있는 공원으로, 4·3 사건 희생자의 넋을 위령하고,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희생자의 명예회복 및 평화와 인권을 위해서 조성되었다. 제주 4·3 사건의 전말 제주 4·3 사건이란 1947부터 1954년까지 7년여에 걸쳐 제주도에서 벌어진 남로당과 토벌대의 무력충돌 및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학살당한 사건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사회주의 세력과 우파 세력의 갈등이 매우 심했다. 1947년 3월 1일 기념일 시위에서 벌어진 좌우 세력 간의 우발적 충돌이 확대된 후,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한 남.. 2022. 11. 27.
우보 신승호 만필전(서예), 식을 줄 모르는 창작 열정이 낳은 역작(力作)들 우보 신승호 만필전 (牛步辛丞昊漫筆展) 식을 줄 모르는 창작 열정이 낳은 역작(力作)들 글·사진 남상학 서예가 이 2022년 11월 16일~11월 22일까지 7일간 서울 인사동에 자리한 한국미술관 3층에서 개최되었다. 우보 선생은 인사 말씀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우리 인간들이 천혜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병들게 하여 거기서 발생한 ‘코로나’ 괴질(怪疾)로 지구촌 곳곳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불안과 공포로 집안에 은거하면서 자연히 붓과 동행하게 되어 틈틈이 만필(漫筆)해 놓은 졸작들입니다.”라고. 그러나 코로나로 두 해를 건너뛰고 3년 만에 전시회를 개최하는 우보(牛步) 선생은 “자신은 선생은 집안에 갇혀 자연히 붓과 동행하게 된 것”이라고 겸양(謙讓)의 미를 드러내지만, 8.. 2022. 11. 26.
제주 황사평 성지, '신축교안(辛丑敎案)'으로 희생된 순교자들의 안식처 제주 천주교 황사평 성지 신축교안(辛丑敎案)으로 희생된 순교자들의 안식처 글·사진 남상학  ▲황사평 성지 묘역   제주도 안의 천주교 성지로는 황사평 성지, 새미 은총의 동산, 대정 성지(정난주 마리아 묘), 용수성지(성 김대간 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과 기념관), 김기량 순교현양비, 관덕정 순교터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천주교 황사평 성지는 제주시 화북이동 5662-1(제주시 기와5길 117-22)에 있는 신축교안으로 희생된 순교자들의 안식처로, 천주교 제주 본당의 라크루(Lac routs, 具瑪瑟, 1871~1929, 마르첼리노) 신부가 홍종우(洪鍾宇) 제주 목사로부터 약 18,000평에 달하는 황사평(黃沙坪)을 양도받아 천주교 신자의 매장지로 조성되었다. ▲황사평 성지 입구의 안내 표지판▲황사평.. 2022. 11. 26.
제주 탐나라공화국,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가는 제주 상상나라 제주 탐나라공화국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가는 제주 상상나라 글·사진 남상학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한라산과 오름, 현무암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지리 경관과 풍물, 사철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섬 지역 특유의 '괸당' 문화, 여느 지역에서는 접할 수 없는 박물관과 놀 거리와 즐길 거리, 나아가 먼 옛날 탐라 시대부터 봉건왕조와 일제강점기의 수탈을 거쳐 해방 후 4.3까지의 장구한 역사 등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몇 차례 제주도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지리적 경관과 풍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둘러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의 풍광과 문화, 역사 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돈벌이에 급급한 많은 사설박물관에 이미 싫증 나 버렸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와중에 제주도의 풍광을 해치지 않으.. 2022. 11. 24.
제주 비양도, "날아온 섬"이라는 뜻의 화산섬 제주 비양도 "날아온 섬"이라는 뜻의 화산섬 글·사진 남상학 비양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섬이다. 제주도의 서쪽 한림읍 협재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3km 지점에 있다. 그러나 비양도로 떠나는 한림항에서는 북서쪽으로 5km 거리에 있다. 나는 고광자 시인의 시 「비양도」를 떠올리며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섬 비양도 행 배를 탔다. "섬은 / 육지를 바라보고 / 육지는 / 비양도를 바라보며 / 서로를 그리워한다. / 때론 안타까이 / 속마음을 들여다보며 / 가끔 고개를 끄떡인다." -고광자 「비양도」 전문 한림항에서 출항한 여객선은 등대가 있는 포구를 빠져나와 물살을 가르며 바닷길을 달려 비양도로 향한다. 멀리 비양도가 보이고, 바다 한 가운데 거대한 해양 크레인도 보인다. 물살을 가르며 나가는.. 2022. 11. 23.
함덕해수욕장, 휴양지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명품 해변 함덕해수욕장 휴양지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명품 해변 글·사진 남상학 나는 제주도에 갈 때마다 조천의 함덕해수욕장을 찾아간다. 동생의 집이 있는 삼양에서 가까울뿐더러 해변 풍광이 그 어느 해변보다 아름답고 모든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어 저절로 발길을 이끈다. 함덕해수욕장의 정식명칭은 ‘함덕서우봉해변’, 함덕이라는 지명은 함 씨가 놓은 돌다리인 ‘함다리’를 한자화 하면서 넓은 바위를 의미하는 덕(德) 자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것이며, 해수욕장과 함께 오름인 ‘서우봉’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져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 우선 도착하는 순간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입구부터 환영해주는 키 큰 야자수들이 반긴다. 해변에 서면 하얀 모래와 대조를 이.. 2022. 11. 22.
제주항일기념관 및 공원(조천 만세동산) 시설 제주항일기념관 및 공원(조천 만세동산) 시설 제주의 빛나는 항일 운동 역사를 기억하는 장소 글·사진 남상학 제주항일기념관 공원(조천 만세동산)은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303 (조천읍 조천리 1142-1), 제주 올레길 19코스 초입에 있다. 이곳 항일기념공원(만세동산)은 3·1운동 당시 제주도에서 맨 처음으로 만세운동이 일어난 역사적인 장소이다. 현재 이곳에는 제주지역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자주독립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과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하여, 58,582㎥의 부지에 제주지역 항일 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주 항일기념관과 애국선열추모탑, 위패봉안실인 창열사, 3·1 독립운동기념탑 등을 갖추고 있다. 제주지역은 크게 세 번에 걸쳐 항일 운동이 일어.. 2022. 11. 21.
방선문, 선계(仙界)로 통하는 문 '제주 방선문' 방선문(訪仙門) 선계(仙界)로 통하는 문 '제주 방선문'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이동 3819-11 글·사진 남상학 제주문학관 탐방 중 이영화 문화해설사의 소개로 방선문 계곡을 찾았다. 숲이 우거진 계곡 길을 달려 찾은 곳은 속세와는 동떨어진 신선이 머무는 곳처럼 사람의 발길이 뜸한 깊숙한 곳이다. 방선문(訪仙門) 계곡은 제주시 오라2동에 있는 계곡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인 한천(漢川) 상류 약 6k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방선문은 신선이 내려와 머물렀다는 계곡의 입구로서 이름 그대로 선계(仙界)로 통하는 문이나 다름없이 뛰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일찍이 ‘영구춘화(瀛丘春花)’라 하여 제주도의 뛰어난 명승지인 영주 10경(瀛洲十景) 중 하나로 꼽힌다. ‘영주’는 제주도.. 2022. 11. 21.
제주문학관, 산·바람·바다가 품은 섬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다. 제주 문학관 산·바람·바다가 품은 섬,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다. 글·사진 남상학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육지부와는 다른 자연환경 속에서 문화가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제주의 문학은 바다와 거센 폭풍우들이 오랜 세월 동안 섬의 곳곳에 깊게 새겨넣은 상흔을 쓰다듬고 되새기며 시작되었다. 오랜 세월 육지로부터 분리되어 제주의 문학은 거센 바람과 바다가 어우러져 독특하고 남다른 특수성을 지니며 발전해 왔다. 어머니인 한라산과 그 자손들은 삼백예순의 오름들 섬의 땅 곳곳에서 신화와 전설로 태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제주의 이야기가 되었고, 제주 문학의 자양분이 되었다. 흑룡만리 검은 돌담이 구불구불 섬의 모세혈관처럼 뻗어간 풍경은 그대로 한 편의 시가 되고 푸른 초원에서 마소를 불러모으는 테우리의 길.. 2022. 11. 20.
가을날의 상념(想念) · 2 가을날의 상념(想念) · 2 - 낙엽 길을 걸으며 - 글·사진 남상학 가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가 프랑스 시인 구르몽(Rémy de Gourmont, 1858~1915) 의 「낙엽」 전문이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갯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 2022. 11. 9.
가을날의 상념(想念) · 1 가을날의 상념(想念) · 1 - 서울숲을 걸으며 글·사진 남상학 오늘 아내와 함께 서울숲 근처에서 점심을 하고 서울숲을 걸었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과 떨어져 쌓여가는 낙엽 등 점점 회색 조(調)를 색깔이 주조를 이루었다. 평일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나와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이맘때는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의 「가을날」이 생각난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을 완성해 주시고,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송이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 2022. 11. 8.
서울 삼청공원, 북악산 동남쪽 기슭 숲 내음 가득한 공원 삼청공원 북악산 동남쪽 기슭 숲 내음 가득한 공원 글·사진 남상학 서울의 진산인 북악산 동남쪽의 아늑하고 깊은 골짜기에 삼청공원이 있다. 예로부터 ‘삼청(三淸)’이라는 이름 그대로 삼청천 계곡의 물이 맑고(水淸), 숲이 맑고(山淸), 사람의 마음 역시 맑은 곳(人淸)이었다. 공원 주변에는 수백 년 묵은 소나무가 울창하다. 솔숲 위로는 산벚나무가, 아래로는 진달래와 철쭉이 많이 자라 봄이면 천상의 화원을 이루던 곳이다. 1934년 3월에 삼림공원(森林公園)으로 지정되어 관리되어 오다가, 1940년 3월 12일에 도시계획공원으로 지정(조선 총독부 고시 제208호)되었다. 이 공원은 140개의 계획공원 가운데 제1호로 지정되었다. 공원 면적은 372,418㎡지만 삼청터널의 등장으로 인해 삼청공원은 두 동강이가.. 2022. 11. 6.
정법사, 서울 성북동에 자리 잡은 삼각산 전통사찰 정법사 서울 성북동에 자리 잡은 삼각산 전통사찰 성북구 옛돌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바로 우측에 있는 정법사를 찾았다. 북한산 줄기인 구준봉 자락 밑에 자리한 정법사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동 길로 접어들어 길상사(옛 대원각), 한국가구박물관을 오른쪽에 두고 언덕길로 조금 오르다 보면 우측에 성북동에서는 가장 오래된 절인 정법사(正法寺)가 나온다. 걷기는 무리이므로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화차지점)에서 내리면 된다. 입구에 정통사찰 삼각산 정법사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사찰 입구로 들어서니 개가 요란하게 짖는다. 그 소리에 놀라 보살님 한 분이 나와 낯선 사람이 오면 으레 사납게 짖는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 출입이 많지 않다는 .. 2022. 11. 5.
우리옛돌박물관, 돌조각에 담긴 민족의 숨결과 삶의 애환 우리옛돌박물관 돌조각에 담긴 민족의 숨결과 삶의 애환 글·사진 남상학 우리옛돌박물관은 북악산과 한양도성 사이의 성북동에 있다. 국내 최초 석조유물 전문 박물관으로 우리 민족의 숨결과 삶의 애환이 담긴 돌조각의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여,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자 설립된 박물관이다. 칠레 이스터섬을 세계적인 명물로 만든 것은 모아이Moai 석상이 있고, 영국 남부 솔즈베리 평원과 에이브버리에 스톤헨지(Stonehenge) 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우리옛돌박물관이 있다. 우리옛돌박물관은 우리나라 고유의 돌 조각이 갖고 있는 자연미에 반한 천신일 우리옛돌문화재단 이사장이 40여 년간 걸쳐 수집한 석조유물과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흘러 들어간 작품들을 모아 전시한 박물관이다. 그리고 전통 자수, 근현대 한.. 2022. 11. 4.
2022 가을. '너와 나의 어느 멋진 날' 2022 가을 '너와 나의 어느 멋진 날' 모임 ▲세월이 비껴간 건지 전혀 늙지 않은 젊은 모습 2022년 10월 마지막 날, 숭의여고에서 퇴직한 선생님들과 오랜만에 만나 단풍이 곱게 물든 서울숲 공원을 함께 걸었다. 숲속을 걷는 동안 남산 자락에서 30여 년 함께 정을 나누었던 그 시절이 생생하게 떠오르고, 사랑의 마음으로 철없는 아이들을 가르치며 겪었던 애환들이 이제 와서 생각하면 멋진 추억이 되고, 큰 보람인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오늘따라 노란 잎이 떨어진 은행나무 길은 유난히 빛나고, 단풍이 곱게 물든 가지 사이로 하늘은 매우 청명했다. 삼삼오오 낙엽 진 숲길을 걸으며, 또는 찻집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는 그칠 줄 몰랐다. 모두가 남산 자락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둠이 슬.. 2022. 11. 1.
석촌호수의 가을밤 석촌호수의 가을밤 (2022. 10. 30)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석촌호수는 동호와 서호로 나누어져 있다. 동호는 조깅과 자전거 산책 코스 및 주변 직장인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으며, 서호는 롯데월드의 매직 아일랜드와 서울놀이마당이 있어 야경과 더불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석촌호수는 호수 산책로를 따라 벚나무가 조성되어 봄철에는 여의도와 함께 벚꽃 명소가 되고 있으며,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므로 철 따라 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마침, 아내의 생일을 맞아 석촌호수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어 식사를 마치고, 두 아들과 함께 3일간(28일~30일) 진행되는 '석촌호수의 루미나리에' 빛 축제의 마지막 날이라고 하여 석촌호수를 찾았다. 석촌호수 서.. 2022. 10. 31.
개화예술공원, 보령 성주산 아래 펼쳐진 세계 최대 시비(詩碑) 공원 개화예술공원 보령 성주산 아래 펼쳐진 세계 최대 시비(詩碑) 공원 글·사진 남상학 대천해수욕장에에 온 김에 개화예술공원을 찾았다. 개화예술공원은 충남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에 있다. 보령 시내에서 30분 정도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성주산 자락을 넘으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보물처럼 감추어진 개화예술공원이 나타난다. 도심을 벗어난 깊은 산 속 드넓은 들판에 예술의 미를 뽐내는 공원이 들어서 있다는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작은 호수가 어우러진 이곳 개화예술공원은 자연공원으로서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성주교 다리를 건너 입구로 들어서기 전부터 거대한 조각작품들이 즐비하다. 주로 오석(烏石)을 이용한 작품들이다. 오석은 보령에서만 나오는 귀한 돌이다. 2005년에 개원한 개화예술공원은 .. 2022. 10. 31.
대천해수욕당, 머드 축제로 유명한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머드 축제로 유명한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 남상학 바다가 그리워 찾아간 곳이 대천 해수욕장이다. 대천해수욕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이지만, 최근에는 사계절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대천해수욕장은 해변의 길이가 자그마치 3.5㎞를 넘는다. 너비는 100m, 면적은 3만㎡로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이다. 더구나 백사장의 모래질이 동양에서는 보기 드물게 조개껍질이 잘게 부서진 패각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물에 잘 씻긴다. 평균 수심 1.5m로 얕은 수심과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을 동반하여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다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하지만 철 지난 바닷가는 텅 비어 더 넓게 보이고 어딘가 쓸쓸한 느낌.. 2022. 10. 29.
관악산공원 주변 숲에 가을이 내리다. 관악산공원 산책 관악산공원 주변 숲에 가을이 내리다. 글·사진 남상학 관악산의 높이는 632.2m이고, 전체 면적은 19, 22㎢, 약 582만 평에 이른다. 북한산·남한산 등과 함께 서울 분지를 둘러싼 자연 울타리로, 빼어난 경관과 함께 서울 근교에 자리하고 있어서 연일 많은 등산객으로 붐빈다.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 뫼(간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했다. 관악산은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울려서 철 따라 변하는 산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小金剛)’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西金剛)’이라고도 하였다. 관악산은 2022년 5월에 신림선 관악산역이 .. 2022. 10. 25.
철원 가을 나들이, 한탄강 주상절리길, 고석정 꽃밭, 은하수교 철원 나들이 한탄강 주상절리길, 고석정 꽃밭, 은하수교 글·사진 남상학 가을 화창한 날, 철원으로 향했다. 관광지로 많은 사람에게 주목을 받는 한탄강 주상절리 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나는 2021년 11월 19일 개통기념으로 1주일간 무료입장의 혜택을 줄 때 방문한 적이 있으나 세 사람은 초행길이어서 더욱 기대가 큰 듯했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은 총연장 3.6km, 폭 1.5m로 철원 순담매표소에서 동온동 드르니 마을까지, 한탄강의 주상절리 협곡과 기암절벽에 설치된 잔도(棧道, 험한 벼랑에 선반처럼 달아낸 길)를 걷는 길이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 주상절리 순담매표소 : 강원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산 78-2, 0507-1431-2225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길은 순담매표소에서 동온동 드르니 마.. 2022. 10. 21.
인왕산, 우람하고 당당한 모습이 일품인 서울의 진산 인왕산 우람하고 당당한 모습이 일품인 서울의 진산 글·사진 남상학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하늘이 맑고 기온도 적당하다. 얼마 전 인왕산자락길을 걸으며 몸이 건강할 때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인왕산을 다시 오르리라 마음먹은 적이 있다. 내가 서울의 산 중에서 인왕산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왕산이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는 데다 암반이 노출돼 있어서 우람하고 당당하게 보이고,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곳곳에 솟아 있어 조선 시대부터 명산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인왕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조선 초 한양도성을 세울 때 주산(主山)인 북악산, 안산(案山)인 남산, 좌청룡(左靑龍) 낙산 등과 함께 우백호(右白虎)에 해당하는 명산으로,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겸재 정선(1676~1759.. 2022. 10. 20.
피천득 수필가인가? 시인인가? 피천득 수필가인가? 시인인가? -이창국(수필가. 중앙대 명예교수) ▲수필가·시인 피천득 한국에서 문인 피천득의 위치는 여러모로 독특하다. 우선 그는 작가이기 이전에 대학교수요 영문학자이다. 그가 남긴 작품의 분량은 아주 적다. 97세라는 그의 긴생애(1910-2007)를 통하여 그는 수필집 한권과 시집 한권을 남겼을 뿐이다. 그는 국내의 어떤 문인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거나 관계를 맺지도 않았다. 단체를만들지도 않았다. 그는 항상 독립적이었고 혼자였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서 다량의 작품을 쓴 국내의 어떤 직업적인 작가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문인으로서 명성을 얻었고 또 누렸다. 흔치않은 일이다. 수필가로서 그의 지위는 단연 독보적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누구나가 인정하는 가장 유명한 수필가이다. 그.. 2022.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