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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관악산공원 주변 숲에 가을이 내리다.

by 혜강(惠江) 2022. 10. 25.

 

관악산공원 산책

 

관악산공원 주변 숲에 가을이 내리다.

 

글·사진 남상학

 

 
 

  관악산의 높이는 632.2m이고, 전체 면적은 19, 22㎢, 약 582만 평에 이른다. 북한산·남한산 등과 함께 서울 분지를 둘러싼 자연 울타리로, 빼어난 경관과 함께 서울 근교에 자리하고 있어서 연일 많은 등산객으로 붐빈다.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 뫼(간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했다. 관악산은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온갖 풀이 바위와 어울려서 철 따라 변하는 산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小金剛)’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西金剛)’이라고도 하였다.

 

 

  관악산은 2022년 5월에 신림선 관악산역이 개통되면서 지하철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등산 코스가 됐다. 관악산은 정상인 연주대를 오르는 코스가 대표적이지만, 입구 쪽에 조성된 관악산자연공원이나 무장애 숲길이 조성돼 어르신이나 어린이와 함께 방문해도 부담 없이 걷기 좋은 등산로로 거듭났다.

  관악산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관악산의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관악산공원과 연결된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 우측에는 관악의 사계(四季)를 그린 그림과 시심을 자극하는 시화 작품들이 길게 걸려 있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서울대학교와 개울을 사이에 두고 오르는 등산로 입구 길에는 평일인데도 산을 오르는 사람, 이미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많았다. 이 길은 제2 광장까지 울창한 숲을 따라 아스팔트로 포장된 완만한 길을 따라가기 때문에 걷기에 어려움이 전혀 없다.

 

 

  관악산공원 입구에서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아이들이 놀이터인 모험숲과 관악산공원 야외식물원을 만날 수 있다. 야생화 학습장도 있어서 신기한 꽃들과 사진도 찍고 푯말에 표기된 꽃들의 이름을 외우는 재미도 있다.

  상류 쪽으로 1km에 이르는 신림 계곡에는 어른 허리까지 물이 차는 '자연형 수영장'이 있고, 계곡 옆 공원에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느긋하게 담소를 나누며 쉴 수도 있다.

 

 

  관악산 제1 광장에 닿기 전에 자리 잡은 호수공원에는 정자, 분수, 수변 무대, 나무다리, 인공섬 등이 설치되어 있어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또한, 인근에는 숲속 작은 도서관과 체험관이 있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공원 지역이 끝나고 등산객들의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는 제1 광장을 지나 '무너미' 고개로 오르는 길 삼거리 오른쪽에 성주암 표지석이 보인다.

 

 

  늦은 시간이라 연주대로 오르는 것은 포기하고 300m라는 이정표를 따라 성주암 쪽으로 올라가 본다. 이 방향은 관악산이 아니라 삼성산이다. 오르는 길은 비탈길이어서 몸에 금방 땀이 배어난다.

  비탈길을 따라 주변의 나무에 부처님 말씀이 걸려 있다. 숨을 고를 겸 발길을 멈추고 말씀을 읽어보니 마음 수행하기에 제격이다.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것, 성내지 말라는 것 등등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말씀들이다.

 

 

  비탈길 위에 자리를 잡은 성주암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로 지은 건물 두 채가 고작이다. 지장전, 요사채라고 기억된다. 성주암은 신라 시대 고승인 원효대사가 1천 3백여 년 전 창건한 사찰로 2006년 12월 전통사찰 관악 제4호로 지정되었다. 성주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해서 '성인이 머무는 절'이란 이름을 얻었다.

  그러나 성주암은 지난 1997년 10월 서울과 경기지역을 휩쓴 방화로 인해 40여 개의 사찰이 전소됐을 당시 성주암도 사찰 내 대웅전, 요사채 등 건물 20여 평을 태워 3천여만 원의 재산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스님들과 신도들이 임시 천막까지 치고 대웅전 등의 복원 불사를 발원하며 기도한 끝에 3년 뒤 불사를 마무리하고 지금의 부처님을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시련을 딛고 다시 성주암을 일궈낸 사부대중의 노력과 정성은 절을 아끼는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특히 성주암은 1986년부터 사찰 살림살이를 공개하고 신도들과 절의 운영을 함께 하는 등 오랫동안 스님과 신도들 간의 두터운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스님과 신도들이 쌓아 올린 서로에 대한 두터운 믿음과 사랑으로 서울시를 대표하는 전통사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주암은 경내 어느 곳을 둘러봐도 꽃과 나무 등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정원을 보는 듯 편안한 안식처가 따로 없다. 대웅전 앞뜰에 서니 정면으로 관악산 정상이 보인다. 사계절 내내 관악산의 빼어난 절경을 천년 넘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명당 중의 명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런데 대웅전 뒷산에 성주암을 지키는 듯 솟은 바위가 매우 인상적이다.

 

 

  제2 광장에서 산 정상인 연주대까지 가는 등산로와 무장애 숲길로 갈 수 있는 데크길로 나뉘게 된다. 가족과 함께 가볍게 걷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연주대 등반 코스보다는 무장애 숲길을 추천한다.

  관악산 무장애 숲길을 데크로 길을 놓아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해 편하게 오르고 내려갈 수 있도록 조성했다. 숲길은 잣나무 쉼터, 바위 쉼터, 도토리 쉼터로 연결되는 순환형 숲길과 바위 쉼터부터 전망 쉼터까지 지그재그 형태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올라가는 등반형 숲길로 이뤄져 있다.

 

 

  등반형 숲길의 정상인 전망 쉼터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서울대학교 캠퍼스 뒤로 멀리 남산 일대도 선명하게 눈에 담긴다. 데크 사이로 우거진 숲이 맑고 상쾌한 향기를 뿜어내어 걷는 내내 힐링하는 기분이 든다.

 

 

◎상세정보

►교통 : 관악산역에 내리면 바로 관악산공원 입구다. 신림선은 9호선 샛강역부터 1호선 대방역~7호선 보라매역~2호선 신림역 등 주요 역을 지난다. 3량짜리 전철이라 주말엔 등산객으로 붐빈다.

►맛집 : 관악산역 주변에는 마땅한 식들이 없으므로 신림역에서 해결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신림역 주변 맛집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다음과 같다.

 -오첨지 (오징어 불고기) : 관악구 신림동 1639-32, 02-889-8016, 4출, 도보 3분

 -사랑이백반 (백반) : 신림동 1420-31, 02-6216-0518, 신림역 7출, 도보 3분

 -진지방순대국 (정식) : 신림동 1410-15, 02-885-2731. 신림역 7출, 도보 6분

 

▲관악산 정상과 연주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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