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345

‘바람의 섬’ 제주 빛에 홀리다, 한림항에서 삼나무 숲길까지 ‘바람의 섬’ 제주 빛에 홀리다 한림항에서 삼나무 숲길까지 ‘빛따라 길따라’ 제주 한바퀴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하늘로 치솟은 거대한 삼나무가 도열해 있는 1112번 지방도로는 어느 때 가봐도 좋지만, 특히 오후 4시쯤 햇살이 비껴들 무렵에 찾아가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황홀한 풍경을 빚어낸다. 세상의 모든 여행지를 이렇게 나눌 수도 있겠습니다. ‘다녀온 곳’과 ‘다녀올 곳’. 그런데 한번 다녀오고도 다시 ‘다녀올 곳’의 목록에 올라가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지리산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한 번 다녀왔다 해서 ‘다녀온 곳’으로 정리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돌아온 뒤에 그곳이 더 그리워지는 곳이 바로 지리산입니다. 제주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리산이 그 웅장한 능선과 첩첩.. 2009. 12. 3.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 그들이 비틀스를 되살려냈다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 그들이 비틀스를 되살려냈다 리버풀 시민, 끊임없이 새 상품 만들며 매니아 유혹… 매년 관광객 늘어 비틀스 스토리·매튜 스트리트·캐번클럽… 도시 전체가 비틀스 테마파크 지난 10월 23일 오후 영국 리버풀 외곽의 어느 주택가. 인적이 드문 데다 먹구름도 잔뜩 끼어 으스스.. 2009. 12. 2.
전남 영광, 칠산정에 올라 시름을 내쉰다 전남 영광 칠산정에 올라 시름을 내쉰다 채지형 여행작가 1. 칠산정에서 내려다본 백수해안도로 달력을 들춰보니 남은 것은 겨우 한 장. ‘아,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르륵 흘러간다. 열심히 달린 것 같은데, 돌아보니 빨간 신호등 앞에 신호대기로 서 있던 시간들만 떠오른다. 아우토반 위의 스포츠카처럼 달리겠다던 연초의 계획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답답해진 마음을 풀어보려고 가방을 둘러멨다. 그리고 전라남도 영광으로 향했다. 백수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먹먹한 가슴이 시원해지겠지 싶었다. 불갑사에 들러 도깨비기와에 인사도 하고, 매번 그냥 지나치던 영산성지도 찾아가리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길, 백수해안도로 뭔가 응어리지고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2009. 12. 2.
강촌 검봉산, 소슬바람 부는 낙엽길… 가을과 겨울 사이를 오르다 강촌 검봉산 소슬바람 부는 낙엽길… 가을과 겨울 사이를 오르다 글·사진 = 엄주엽기자 ▲검봉산 정상 ▲ 강선봉에서 검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 거대한 토성(土城) 위를 걷는 기분이다. 검봉산 능선길은 마치 사람들이 쌓은 듯 높고 가파른 토성 같은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이 능선길을 걷는 맛이 일품이다. ▲ 강선봉을 오르는 중간에 만나는 고사목. 춘천 방향의 전망이 좋다. ▲ 봉화산 아래 구곡폭포. 한 겨울에는 빙벽등반의 명소다. 춘천 가는 열차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7080세대’들에게는 경춘선의 추억이 아련할 것이다. 당시에는 서울을 벗어난다는 게 경춘선으로 대성리와 강촌이 고작이었다. MT하면 으레 거기였고 그래서 ‘해방구’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옛 흑백 TV에서 .. 2009. 11. 29.
상트페테르부르크 문학기행, 도스토옙스키 집-산책로 등 순례 상트페테르부르크 문학기행 도스토옙스키 집-산책로 등 고뇌와 창작의 공간 순례 박선희 기자 ◇ 도스토예프스키 판타스마고리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이덕형 지음/424쪽· 2만27,000원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종접합의 도시다.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발트 해 진출을 위해 모스크바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옮겼던 표트르 대제(1672∼1725) 이전에 이 지역은 황량한 늪지에 불과했다. ‘러시아 속의 유럽’을 표방해 야심 차게 건설된 이 도시에는 바로크, 로코코, 고전주의, 신고전주의라는 유럽의 사조들마저 쇼윈도처럼 겹치거나 뒤섞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러시아인들은 이곳을 ‘러시아의 암스테르담, 북방의 팔리마, 새로운 로마’로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유럽인들에겐 ‘표트르 대제의 급조물,.. 2009. 11. 28.
구례 화엄사, 목탁과 염불소리의 어울림 이만한 교향악이 또 있을까 구례|화엄사 세속의 정욕과 잡념까지 말끔히 씻어주는 듯 정윤수 문화평론가 화엄사 각황전 여행자는 피곤에 못 이겨 의자에 앉자마자 눈부터 감았다. 지난 닷새 동안 그는 하루에 겨우 네댓 시간을 빼놓고는 하루 종일 차를 몰았다. 차가 쉴 때도 그는 일을 했다. 일이 끝나면 다시 차를 몰았고, 밤을 도와 달려 다음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서둘러 그날 보고 들은 바를 정리한 다음 몇 시간 눈을 붙인 후 또 달려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비록 딱딱한 성당 의자였지만 그의 몸은 연체동물처럼 쉽게 교합이 되었다. 얼마쯤 흘렀을까. 정확히 셈한다면 설익은 잠은 10분 안팎의 일이겠지만, 허우적거리는 순간이 영원토록 달콤하게 이어질 것 같은, 측량할 수 없는 시간이 누군가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걸음에 의하여 중단되었다. .. 2009. 11. 28.
고양시 고봉산 - 산밤, 단풍 등 늦가을 정취에 빠지다. 고양시 고봉산 후두둑 산밤… 바스락 단풍… ‘가을의 뒷모습’을 만나다 이경택기자 ▲ 장사바위. 고봉산에서 가장 높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인근의 성석동 등 고양시내 조망이 좋다. 산 높이만 보자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성석동에 자리잡은 ‘고봉산’은 제 ‘이름값’을 하지 못한다. 해발 높이가 208m에 불과하다. ‘동네 뒷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고봉산의 연혁과 산세 등을 보면 결코 ‘가벼운’ 산이 아니다. 고봉산은 한북정맥에 맥을 대고 있는 산이다. 한북정맥은 강원도와 함남도의 도계를 이루는 평강군의 추가령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남쪽으로 내려와 운악산, 도봉산, 북한산 등을 거쳐 일산의 고봉산과 파주 장명산에서 맥을 다한다. 역사적으로도 유래가 깊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고봉산은 한강 유.. 2009. 11. 18.
경북 문경 여섯암자순례 & 토끼비리(대승사, 김룡사) 경북 문경 여섯암자순례 & 토끼비리 길, 통로가 아닌 역사를 걷다 박경일기자 ▲ 이렇듯 아름답고 유연한 곡선의 길이 어찌 이동만을 위한 것일까. 문경 대승사의 고즈넉한 산중암자 묘적암 가는 길은 온통 낙엽으로 뒤덮여 있다. 아래 사진은 토끼비리 길.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았던지 바위는 유리처럼 반들반들해졌다. 한 사람이 지나고, 그 뒤를 다른 사람이 지나면서 또렷해진 자취. 그것이 바로 ‘길’입니다. 길은 사람이 흘러가는 자취이기도 하고, 땅이 사람과 함께 흘러가는 모양이기도 합니다. 길은 통로로, 순환으로, 또 방향으로도 읽힙니다만 길(道)이란 때로 물리적인 형태뿐만 아니라 이성이나 도덕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고여 있는 옛길에 오르면 그 길이 가진.. 2009. 11. 18.
이탈리아 낭만여행, ‘로맨틱 거리’에 서면 사랑이 스며든다 이탈리아 낭만여행 로맨틱 거리’에 서면 사랑이 스며든다 채지형 여행작가 1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 2‘줄리엣의 집’ 입구 벽에 붙어 있는 사랑의 기원을 적은 종이. 가을이 되면 사랑이 그립다.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의 군무를 보고 있노라면, 무작정 옆에 있는 이의 따스한 손을 잡고 싶다. 밤이 되면 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커플들이 우르르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것도 사랑이 사무치게 그리워서가 아닐까. 사랑을 만났든 만나지 못했든, 사랑을 찾고 싶다면 이탈리아로 떠나자. 특히 베로나와 베네치아로 이어지는 여행은 가슴을 촉촉이 적셔줄 사랑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로맨틱 루트다. 따뜻한 이탈리아 햇살 아래를 거닐다 보면 커플들의 마음은 어느새 하나가 된다. 홀로 걷는 여.. 2009. 11. 17.
상주, 낙동강 제1경 경천대 - 달큼한 감 내음… 늦가을이 익어간다 상주, 낙동강 제1경 경천대 달큼한 감 내음… 늦가을이 익어간다 박경일기자 ▲ 가을색이 짙은 상주 경천대의 풍경. 경천대에 오르면 유연하게 휘어져 흘러가는 낙동강의 물굽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천대 암봉 벼랑에 뿌리를 내린 아름드리 고사목이 난간 너머로 뻗은 가지를 뒤틀고 서 있다. 경북 상주의 이름났으되 고즈넉한 절집인 남장사. 남장사로 드는 길에 접어들기 훨씬 전, 고속도로에서 내려섰을 때부터 곶감의 단내가 코끝을 스쳤습니다. 남장사 절집 아래 사하촌은 절 이름을 딴 남장마을입니다. 남장마을의 늘어선 곶감 건조장을 지나면 마치 술 익는 내음 같은 달큼한 감 냄새가 어찌나 짙은지 머리가 다 어찔어찔해질 정도입니다. 상주에는 도처에 감나무들입니다. 오래 묵은 감나무들이 따로 과수원이라 부를 것도 없이, .. 2009. 11. 16.
상주 경천대, 낙동강 1,300여리 물길 중 최고의 절경 상주 경천대 낙동강 1,300여리 물길 중 최고의 절경 - 우담 채득기 선생이 은퇴하여 학문을 닦던 무우정도 - 글·사진 남상학 * 강과 절벽이 어우러진 경천대 주변 풍경 * 상주읍에서 동쪽으로 20리쯤 떨어진 곳, 상주시 사벌면 삼덕리의 낙동강 상류에 경천대(擎天臺)가 있다. 태백산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1,300여리 물길 중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힌다. 영남인에게 낙동강은 온유하고 넉넉한 어머니의 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먼 옛날부터 낙동강 물을 끌어당겨 농사를 지었으며, 산업화가 시작되자 강물로 공장을 돌렸다. 낙동강은 언제나 한가롭게 굽이치며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던 강이지만 상주에서만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동쪽 면이 소백산맥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룬 천주봉과 만나 .. 2009. 11. 16.
금강변 영동 양산팔경과 영국사(寧國寺)의 1,300년 된 은행나무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과 영국사(寧國寺) 천연기념물인 영국사의 명물 1,300년 된 은행나무 글·사진 남상학 * 양산팔경의 중심인 송호국민관광단지 표지석 충북 영동은 금강의 본류 중에 있는 두개의 댐 중에서 대청댐 담수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 중의 하나다. 초강, 양강 등 여러 금강의 지천과 본류가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연출해내고 있는 영동의 금강. 이 영동 땅에는 팔경이라 이름붙인 곳이 두 곳이나 된다. 한천팔경과 양산팔경이 그것이다. 월류봉을 돌아나간 초강천은 삼도봉에서 발원해 물한계곡을 흘러온 추풍령천과 만나 구불구불 돌다가 심천면 심천리쯤에서 금강 본류에 합류해 몸을 섞으며 양산면에 이른다. 양산면 일대에 이른 금강을 이곳 사람들은 양강이라 부른다. 이곳에 이른 양강은 소백산맥 자락과 어울려 여덟.. 2009. 11. 14.
충북 영동, 국악의 향기 그윽한 난계 박연(蘭溪 朴堧)의 고향 충북 영동 국악의 향기 그윽한 난계 박연(蘭溪 朴堧)의 고향 글·사진 남상학 영동군이 국악의 고장임을 아는 외지인은 많지 않다. 오늘날 영동군이 국악의 고장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무엇보다도 난계 박연(蘭溪 朴堧, 1378~1458) 선생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영동군은 난계박연의 얼을 기려 이 지역을 국악의 메카로 가꾸어 세계의 음악인들이 한국의 전통음악을 듣고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성례지화 하였다. 이곳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일대에는 난계사를 중심으로 난계묘소와 난계생가, 그리고 난계국악박물관과 국악기 제작촌이 있어 난계로 인해서 파생된 국악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국악의 고장으로 꾸몄다. 고려 우왕 3년에 심천면 고당리에서 태어난 박연은 그의 정원에 난초가 많았기 때문에 ‘난계’라는 호를 사용.. 2009. 11. 13.
충북 영동, 한천팔경의 제1경 월류봉(月留峰) 충북 영동 월류봉 영동 한천팔경의 제1경 월류봉(月留峰) 달이 머물다 간다는 곳엔 선비의 풍류가 ~ 글·사진 : 남상학 *월류봉 아래 계곡으로 흐르는 한천, 그리고 월류정 * 반야사에서 물길을 따라 49번 국도로 황간읍 쪽으로 내려오면 황간 한천팔경(寒泉八景)이 펼쳐진다. 반야사 문수전의 절경을 끼고 흘러내린 석천(石泉)의 맑은 물은 우매리를 지나 원촌리 초강천에서 몸을 합친다. 이 초강천이 절벽을 굽이쳐서 다시 한 번 선경을 빚어내니, 이곳이 한천팔경이다. 한천팔경은 월유봉, 용연대,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으로 소라천과 장교천 그리고 중화령 물이 이곳에 합류하여 산천이 아주 신기하고 아릅답다. 봄에는 월류봉 일대의 진달래와 철쭉으로 만산홍엽을 이루고, 여름에는 용연(龍淵)의 물놀이,.. 2009. 11. 12.
영동, 석천 물가의 반야사와 벼랑 위의 문수전 충북 영동 반야사 석천 물가의 반야사와 벼랑 위의 문수전 -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151-1 글·사진 : 남상학 * 반야사 앞을 흐르는 석천 * 노근리를 둘러보고 지방도로 49번을 따라 영동에서 상주시 모동면으로 가는 길목에는 그리 높지는 않지만 수봉재가 있다. 그 인근에 옥동서원과 가을을 굽어볼 수 있는 아름다운 암자 반야사(般若寺)가 있다. 충북과 경북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백화산 자락에 있는 반야사는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석천(石泉)의 물가에 조용히 서 있다. 석천계곡은 금강 상류 계곡으로 백화산의 한 봉우리인 포성봉 기슭을 가로질러 9㎞를 굽이쳐 흐르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이곳의 물은 이황희 정승의 신위를 모신 옥동서원(玉洞書院)에서 반야사 앞을 거쳐 흐른다. 반야사로 이어지는 석천은 계곡의 .. 2009. 11. 11.
충북 영동, 감나무 가로수엔 노란 감이 주렁주렁 - 역사의 현장 노근리엔 충북 영동 감나무 가로수엔 노란 감이 주렁주렁 - 역사의 현장 노근리엔 역사공원 조성 - 글·사진 남상학 * 감나무 가로수에 매달린 감이 탐스럽다, 상점엔 감이 수북히 쌓이고 * 충북 영동(永同)은 백두대간 분수령을 끼고 있는 산골이다. 그러면서도 금강을 품고 있어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경부고속도로 덕분에 대전에서는 30~40분 거리, 서울에서도 2시간 남짓 달리면 영동 땅에 들어선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경부고속도로 영동나들목에서 나와 영동시장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마침 영동 5일장이 서는 날이어서 시골장터를 구경하고 싶었다. 영동읍내 감나무 가로수는 아직 따지 않은 노란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영동의 대표적인 특산품이 포도와 함께 감나무여서 가로수도 .. 2009. 11. 11.
멕시코 여행, "같은 동포여서 잘 해드리는 겁니다. 멕시코 여행 "같은 동포여서 잘 해드리는 겁니다" 멕시코 한인 여행사에 '불쾌' ▲ 소나로사 거리에 우뚝 솟아 있는 독립기념탑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자마자 당한 소매치기의 충격으로 이틀을 호텔에서 꼼짝하지 않고 휴식만 취했다. 멕시칸들로 가득한 지하철 객차안에서 혼자인 이방인을 노리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한 마음에 당장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점심 식사를 하러 소나로사 거리로 났다. 불과 몇일 전까지만 해도 다른 중남미 국가 사람들에 비해 신사적으로 보이던 이곳 멕시코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도둑’처럼 느껴졌다. 사람 마음, 참으로 간사하다. 머무는 호텔이 있는 소나로사는 영어로는 ‘핑크 존’(Pink Zone)이라는 의미다. 멕시코에서 제일 세련된 상.. 2009. 11. 9.
멕시코 시티 : 순식간에 사라진 지갑, 소리 질러도 키득키득 멕시코 시티 순식간에 사라진 지갑, 소리 질러도 키득키득 조선닷컴 * 소칼로 광장의 시민들은 평온하다. 여행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하며 겪는 일련의 행동들이다. 떠날 때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설렘이나 두려움 등이 앞서나, 현지에서 소소한 사람들의 일상과 마주하게 되면 어느덧 긴장의 끈은 사라진다. 일전에 가본 국가를 다시 방문하게 될 때는 더욱 그러하다. 멕시코의 저가 국내선 항공인 인터젯 항공을 타고 멕시코 시티 ‘베니또 후아레스 국제공항’에 내린 시간은 오후 1시30분. 짐을 찾아서 공항 청사를 나서며 ‘범죄로 악명높은 도시’인 멕시코 시티에 왔으니 정신 똑 바로 차려야 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실 멕시코 시티는 전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도시 중 하나다. .. 2009. 11. 9.
쿠바 아바나, 쿠바만을 사랑했던 헤밍웨이의 자취 쿠바 아바나 쿠바만을 사랑했던 헤밍웨이의 자취 산티아고에서 밤 비아술 버스로 12시간여를 달려 아침에 아바나에 도착했다. 조용한 지방 도시를 여행하다가 대도시로 오니 아침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졌다. 오전에는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 택시를 타고 센트로 아바나 까삐똘리오(Capitolio Nacional)로 갔다. 까삐똘리오 앞 광장은 예전이나 다름없이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시내 센트로를 둘러보니 순박한 어디론가 바삐 향하는 사람들의 생기 넘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관광객들과 그들을 상대로 물건이나 호객을 하려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지방 도시의 소박함과는 다른 대도시의 느낌이다. ▲ 언제나 변함없는 까삐똘리오의 모습 ▲ 계단위에서 바라본 센트로 아바나의 시원스런.. 2009. 11. 9.
상그릴라 바라코아, 쿠바 같지 않은 느낌의 도시 쿠바 상그릴라 바라코아 쿠바 같지 않은 느낌의 도시 ▲ 지역간의 연락 및 배송 및 잡무도 책임지는 비아술 버스. 산티아고에서 동쪽으로 비아술 버스를 타고 5시간을 달리면 조용한 해변 도시 바라코아(Baracoa)가 나온다. 그런데 이 곳 쿠바의 장거리 버스인 비아술 버스의 특이한 점은, 버스 기사들이 중간 중간 자주 정차하여서 승객들은 버스 내부에 내버려 둔채 버스 운행과 상관없는 볼 일을 많이 본다는 것이다. 가령 예를 들어 도로변에 있는 민가에 들려서 망고를 한 박스 산다든가...하여튼 주로 농산물을 사거나 물건을 픽업하는 등 여러 가지 개인적인 볼 일을 본다. 처음에는 언뜻 그러한 행동들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자본주의 국가에 비해 사회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아.. 2009. 11. 9.
쿠바 여행 ; 외부 건물 찍는데도 돈내라는 '생떼', 그리고 도미노 게임 쿠바 여행 외부 건물 찍는 데도 돈 내라는 쿠바인의 생떼 - 아프로 쿠반 뮤직과 도미노 게임 - ▲ 몬까다 병영 외관의 모습, 혁명의 첫 총성이 울렸던 곳이다. 계절이 우기인 이곳은 하루에 한두번씩은 꼭 비가 내린다. 안그래도 무덥고 습한 날씨에 비까지 내리고 나면 더욱 불쾌지수가 높아 가는데, 거기다 아바나보다 더한 이곳 산티아고 시민들의 집적대는 행동은 더더욱 피곤하게 만드는 것 같다. 숙소인 마르떼 광장에서 북동쪽으로 7블록 정도 올라가면 몬까다 병영(Cuartel Moncada)이 나온다. 1953년 7월 카스트로와 혁명군이 당시 정부군 병영이었던 이곳에 기습 공격을 하여 혁명의 도화선을 당기려 했던 곳이다. 당시에는 정부군과의 치열한 전투 끝에 기습 공격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지만, 후일 혁명 .. 2009. 11. 9.
산티아고 데 쿠바 - 예술의 도시, 혁명의 도시 산티아고 데 쿠바 예술의 도시, 혁명의 도시 까마구웨이에서 버스로 7시간여를 달리면 ‘산티아고 데 쿠바’가 나온다. 아바나 이전 쿠바의 옛 수도였고 피델 카스트로의 고향이기도 하다.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의 시발지로 삼았던 이곳에서는 아프로 쿠반 음악 같은 쿠바 예술이 태어나기도 했다. 사실 스페인의 문화적 영향을 받은 나라들에는 ‘산티아고’라는 지명이 많다. 산티아고 데 쿠바는 쿠바의 산티아고라는 의미. 하지만 현지에서는 그냥 산티아고라고 부른다. ▲ 산티아고 시청사, 1959년 1월 1일 혁명에 성공한 카스트로가 이곳에서 혁 명의 성공을 국민들에게 알렸다 ▲ 산티아고 비아술 터미널 앞 광장에 있는 마세오 장군 대형 기념상 버스 이동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내린 산티아고 터미널은 대도시에 어울리지 않게 조.. 2009. 11. 9.
쿠바 까마구웨이, 또 하나의 전통 음악 뜨로바(Trova) 쿠바 까마구웨이(Camaguey) 또 하나의 전통 음악 뜨로바(Trova) ▲ 어제 아쉬운 패배를 한 시에고 데 아빌라 팀 선수들이 호텔 여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해 달라고 해서 카메라를 들었다. 오전에 잠시 외출을 하고 돌아 오다가 6층 복도에서 시에고 데 아빌라 팀 선수들을 또 만났다. 선수들이 호텔 여 종업원들과 농담을 나누며 쉬고 있다가 나를 보더니 순간 달려와 자기들 사진을 찍어 달라고 성화다. 어제의 아쉬운 패배로 조금 의기소침해 있을 거라 생각한 필자의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참 선수들 성격이 낙천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호텔 여종업원과 격의 없이 어울려 농담을 나눌 정도로 순수하고 여유가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산타클라라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산타클라라에서 5시.. 2009. 11. 9.
쿠바 뜨리니나드, 열대 살사(Salsa)의 밤은 식을 줄을 모르고 쿠바 뜨리니나드 열대 살사(Salsa)의 밤은 식을 줄을 모르고 ▲ 야외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살사 밴드. 뜨리니나드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밤 문화’이다. 밤이 되면 조그만 이 도시 이곳저곳에 한국의 음주 문화와는 다른 뜨리니나드의 펼쳐진다. 실내의 까사(라이브카페 같은 곳)에서 열리기도 하고, 야외 무대에서 펼쳐지기도 한다. 때문에 이곳에서 나흘밤을 거의 살사음악에 취해 있었던 것 같다. ‘혼자 가면 무슨 재미냐?’고 하겠지만, 이곳은 공연하는 곳에서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음악만 듣고, 그냥 술만 마실 수도 있고, 그러다가 흥이 나면 춤도 추는 그런 곳이다. 주로 여러 사람이 함께 가는 한국의 클럽 문화와는 다르다. 연령의 제한도 없고 값도 비싸지 않아 매일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필자가 간 곳.. 2009. 11. 9.
사탕수수 농장, 한인 애니깽 감시한 44m 망루에서 내려다 보다. 쿠바 사탕수수 농장 한인 애니깽 감시한 44m 망루에서 내려다 보다 류수한 ▲특유의 괭음과 연기를 내뿜으며 출발. 뜨리니다드의 증기기관차 과거 농경사회에서 비오는 날 농부들은 무엇을 했을까? 오늘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다. 이곳 뜨리니나드에서 증기기관차를 타고 19세기에 대규모 사탕수수 농장이었던 잉헤니오스 계곡(Valle de los Ingenios)으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서는데 갑자기 비가 많이 오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당시의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들은 오늘 같은 이런 비를 기다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비가오면 작업을 못하니 쉬는 날이 되지 않을까 해서. 잉헤니오스 계곡은 뜨리니나드 동쪽 8Km 지점에 있는 옛 사탕수수 농장으로, 19세기말 대규모 사탕수수가 재배되던 시절에는 50.. 2009. 11. 8.
쿠바 여행, 재즈에 취한 밤의 모히또&다이끼리 쿠바 여행 재즈에 취한 밤, 술 확 깨게 만든 쿠바 남녀의 정체 - 쿠바의 재즈와 모히또&다이끼리 - ▲ 쿠바의 유명 재즈 클럽 ‘라 소라 엘꾸에르보(La Zorra y el Cuervo)’ 쿠바의 재즈 라이브 공연을 보기 위해 ‘라 소라 엘꾸에르보(La Zorra y el Cuervo)’ 클럽을 찾아갔다. 뉴타운 지역인 베다도에 있는 이 클럽은 아바나에서 유명한 재즈 클럽이다. 밤 11시가 넘어서자 라이브 공연이 시작됐고, 재즈 애호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현지인들이 오기에는 다소 비싼 입장료(음료 포함 10CUC, 한화 14,000원) 때문인지 거의 대부분이 관광객들이었다. 타악기의 강렬한 비트가 어우러진 재즈 뮤지션들의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러 온 관광객들은 연신 어깨를 흔들어 장단을 맞추었다... 2009. 11. 8.
쿠바광장서 왠지 70년대 5.16광장의 씁쓸함이 ... 쿠바 광장 쿠바광장서 왠지 70년대 5.16광장의 씁쓸함이 류수한 ▲ 아바나의 랜드 마크 아바나 리브레 호텔(Hotel Habana Libre) 이곳 쿠바는 다른 섬나라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물이 부족하다. 물론 이곳에 부족한 게 물 한 가지만은 아니다. 하지만 찌는 듯한 더위로 지친 몸에 비누를 칠한 뒤, 물이 나오지 않는 샤워기를 만나는 당황스러움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이다. 저녁마다 물이 잘 나오지 않는 샤워기와의 전쟁에 지쳐, 숙소를 센트로 지역에서 뉴타운 베다도 지역으로 옮겼다. 베다도 지역은 아바나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생각되는 낡은 건물, 올드카, 남루한 사람들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현대적인 고층건물에 호텔, 항공사, 심지어 극장과 나이트 클럽도 있다. 다른 나라의 여느 대도시 못지 않아서 순간.. 2009.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