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월류봉
영동 한천팔경의 제1경 월류봉(月留峰)
달이 머물다 간다는 곳엔 선비의 풍류가 ~
글·사진 : 남상학
*월류봉 아래 계곡으로 흐르는 한천, 그리고 월류정 *
반야사에서 물길을 따라 49번 국도로 황간읍 쪽으로 내려오면 황간 한천팔경(寒泉八景)이 펼쳐진다. 반야사 문수전의 절경을 끼고 흘러내린 석천(石泉)의 맑은 물은 우매리를 지나 원촌리 초강천에서 몸을 합친다. 이 초강천이 절벽을 굽이쳐서 다시 한 번 선경을 빚어내니, 이곳이 한천팔경이다. 한천팔경은 월유봉, 용연대,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으로 소라천과 장교천 그리고 중화령 물이 이곳에 합류하여 산천이 아주 신기하고 아릅답다.
봄에는 월류봉 일대의 진달래와 철쭉으로 만산홍엽을 이루고, 여름에는 용연(龍淵)의 물놀이, 가을에는 청학굴의 단풍, 겨울에는 사군봉의 설경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한천팔경’중 제1경은 달이 머물다 간다는 월유봉이다.
황간 일대의 월류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수묵화 같은 풍광의 ‘한천팔경’은 아는 이가 적다. 한천팔경의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월류봉(月留峯)은 절벽이 공중에 우뚝 솟아 높고 수려하며, 그 봉우리에 달이 걸려있는 정취는 진실로 아름답다. 또한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월류봉 밑을 맑은 물이 휘어감아 돌고 있어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듯하다.
월류봉을 빼고 한천팔경의 나머지 일곱 곳은 자취도 희미하고, 감흥도 크게 일지 않으니 옛 선비들이 한천팔경을 지은 뜻이 오로지 월류봉에 있던 듯하다. 그 월류봉이 가장 아름다운 때가 가을색이 완연한 지금이다. 월류봉의 바위 벼랑에는 노랗고 붉은 단풍들이 울긋불긋 가을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또 한 폭의 수묵산수화 같은 월류봉 자락에는 화룡점정처럼 날아갈 듯 날렵한 정자가 세워져 있다. 절벽에서 노닐었을 옛 선사들의 서릿발과 같은 기개가 나그네의 마음을 압도하는 듯하다.
월류봉 앞에 서면 독특한 느낌이다. 보통 명승지의 풍광은 평면적으로 느껴지게 마련인데, 월류봉은 색다르다. 마치 시선을 바꿀 때마다 다른 그림이 떠오르는 입체사진처럼 풍경이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월류봉의 풍경이 층층이 솟은 봉우리와 정자, 맑은 물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이뤄진 때문이다. 월류봉의 정자를 왼쪽에 두면 사군봉에서 내려오는 유장한 능선의 흐름이 오른쪽으로 펼쳐지고, 정자를 오른쪽에 두면 정자 뒤편으로 봉우리들이 첩첩이 겹쳐진다. 흔히 정자 뒤에 있는 산을 월류봉으로 잘못 아는 이가 있는데, 그것은 월류봉이 아니라 사군봉이다. 월류봉은 정자의 반대쪽 봉우리를 가리킨다.
또 월류봉은 우암 송시열이 한천정사(寒泉精舍)를 짓고, 후학들을 강학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월류봉 주변에는 한천정사 외에 우암 유허비가 있다. 한천정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목조한식 팔작 기와집으로 중앙에 대청마루가 있고 양쪽으로 방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면으로는 툇마루가 설치되어 있다. 건물은 자연석 주초위에 4모기둥을 세우고 도리집으로 하였다. 주변에 막돌담장을 두르고 정면에 일각문이 있다. 기둥에는 한천팔경을 글로 새겨 주련을 하였다.
특히 월류봉 근처에는 한반도를 축소한 조형물을 설치해 놓은 듯한 지형이 있어 눈길을 끈다. 충북 제천과 강원도 영월군 도계지역의 남한강변에 있는 한반도 축소판 지형과 닮은꼴이다.
* 월류봉 표지석과 종합관광안내도 *
* 바라본 각도에 따라 색다른 풍경 *
* 한천계곡의 아름다운 풍광 *
* 우암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한천정사와 유허비 *
* 원촌리 마을 감나무에도 노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
월류봉 근처에는 한천가든(전화 (043)742-5056)이란 음식점과 민박집이 몇 개 있다. 특히 ‘달이 머무는 집’( 043-742-4347 )은 월류봉을 코앞에서 볼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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