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북도

영동, 석천 물가의 반야사와 벼랑 위의 문수전

by 혜강(惠江) 2009. 11. 11.

 

충북 영동 반야사

 

석천 물가의 반야사와 벼랑 위의 문수전

- 영동군 황간면 우매리 151-1

 

 


·사진 : 남상학

 

 

 

 

* 반야사 앞을 흐르는 석천 * 

 

 

  노근리를 둘러보고 지방도로 49번을 따라 영동에서 상주시 모동면으로 가는 길목에는 그리 높지는 않지만 수봉재가 있다. 그 인근에 옥동서원과 가을을 굽어볼 수 있는 아름다운 암자 반야사(般若寺)가 있다. 충북과 경북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백화산 자락에 있는 반야사는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석천(石泉)의 물가에 조용히 서 있다.

  석천계곡은 금강 상류 계곡으로 백화산의 한 봉우리인 포성봉 기슭을 가로질러 9㎞를 굽이쳐 흐르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이곳의 물은 이황희 정승의 신위를 모신 옥동서원(玉洞書院)에서 반야사 앞을 거쳐 흐른다. 반야사로 이어지는 석천은 계곡의 폭이 제법 넓고 깊은 숲이 우거져 있어 아늑한 감을 느끼게 하며, 갈수기인데도 수량이 제법 많아 호젓한 가을의 정취로 가득하다. 여느 절과 달리, 앞으로 넓은 하천을 끼고 있어 깊은 산중의 사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야사는 신라 의상대사의 제자인 상원 스님이 720년(선덕여왕 17년)에 창건한 절이다. 절 이름인‘반야(般若)’는 불가에서‘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꿰뚫는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 보아 ‘복을 비는 절집’이라기보다는‘지혜를 구하는 절집’이다.‘반야’를 절의 이름으로 삼은 것은, 절집의 계곡에 문수보살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석가모니불의 왼편을 지키는 문수보살은‘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지혜로 공덕을 쌓았다’는 보살이다.

  반야사 대웅전 앞에는 보물 제1371호 3층 석탑과 수령 500년의 배롱나무 두 그루가 초가을 맑은 햇살을 받고 서 있다. 중국이 원산지인 배롱나무는 꽃이 오랫동안 피어 있어 백일홍나무라고도 한다. 반야사에는 요사채 뒤편의 파쇄석도 눈여겨볼 만하다. 절집이 마주한 백화산 호성봉에서 무너져 내려온 돌무더기가 기묘하게도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다. 호랑이의 머리며 다리, 치켜 올려진 꼬리까지, 막 도약하려는 힘찬 호랑이의 형상을 닮았다. 80m 높이의 웅장한 형상에 300m에 달하는 몸통 길이는 실로 문수보살이 타고 다니던 호랑이라고 부를 만하다. 문수도량에서 노닐다 백화산에 넋을 묻은 호랑이의 곧은 기개가 절로 느껴진다.

  반야사에는 오대산 상원사와 비슷한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조선 세조 10년 2월에 세조가 속리산 복천사에 9일 동안 머물며 법회를 열고는 신미대사의 청을 받아 중창을 마친 반야사를 들렀다고 한다. 절집을 둘러보던 세조 앞에 문득 사자를 탄 문수보살이 나타나서 왕을 이끌고 물이 솟는 영천(靈泉)으로 인도했다. 세조는 문수보살이 시키는 대로 영천의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한 뒤에 씻은 듯 피부병이 다 나았다는 이야기다.

 

 

* 반야사 앞을 흐르는 석천 *

 

* 반야사로 들어가는 입구, 마당에는 소형 차량이 주차할 수 있다. *

 

 

*  반야사 대웅전 *

 

 

* 보물 제1371호 3층 석탑과 수령 500년의 배롱나무 두 그루 *

 

* 반야사 경내의 종각 *

 

* 대웅전 뒤쪽,  높은 감나무에 올라 감을 따는 모습이 위태롭게 보인다. *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반야사에서는 또 하나 매우 독특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반야사에서 석천을 끼고 더 가면 세조가 목욕을 했다는 영천 옆에 망경대가 높이 솟아 있다. 계단길을 따라 깎아지른 벼랑을 오르면, 석천을 굽어보는 암봉 망경대 위에 절묘하게 들어선 암자가 있다. 바로 문수전(文殊殿)이다. 반야사의 문수보살은 이 문수전에 모셔져 있다.

  석천의 맑은 물가에서 올려다보는 벼랑 위의 문수전 모습도 빼어나지만, 문수전에 올라 단풍잎 곱게 물든 계곡 사이로 맑은 물이 굽이쳐 흘러내리는 풍경을 내려다보는 맛이야말로 최고다. 멀리는 산의 준봉이, 아래로는 석천이 흐르는 계곡이 까마득하다. 하천 건너편에는 나지막한 돌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 반야사에서 석천을 끼고 오르는 길이 호젓하다 *

 

* 세조가 목욕을 했다는 영천과 그 옆의 망경대 * 

 

* 만경대 위에 절묘하게 앉은 암자 문수전 *

 

* 문수전으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길 *

 

* 벼랑 위에 앉은 문수전에는 문수보살을 모시고 있다. *

 

* 문수전에서 내려다 본 석천계곡의 아름다운 경치 *  

 

* 반야사 앞을 흐르는 계곡물과 건너지르는 다리 *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