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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북도

충북 영동, 감나무 가로수엔 노란 감이 주렁주렁 - 역사의 현장 노근리엔

by 혜강(惠江) 2009. 11. 11.

 

충북 영동 

 


감나무 가로수엔 노란 감이 주렁주렁

-  역사의 현장 노근리엔 역사공원 조성 -

 

 

·사진 남상학

 

 

 

 


*  감나무 가로수에 매달린 감이 탐스럽다, 상점엔 감이 수북히 쌓이고 *

 

 

  충북 영동(永同)은 백두대간 분수령을 끼고 있는 산골이다. 그러면서도 금강을 품고 있어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경부고속도로 덕분에 대전에서는 30~40분 거리, 서울에서도 2시간 남짓 달리면 영동 땅에 들어선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 경부고속도로 영동나들목에서 나와 영동시장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마침 영동 5일장이 서는 날이어서 시골장터를 구경하고 싶었다. 영동읍내 감나무 가로수는 아직 따지 않은 노란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영동의 대표적인 특산품이 포도와 함께 감나무여서 가로수도 차별화시킨 것이다. 시장에도 온통 감으로 쌓여 있다.  

  시장 구경을 하다보니 시장기가 돌았다. 혹시 재래 시골장터에 등장하는 장터국밥으로 점심을 때울까 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으나, 이미 정형화된 점포들이 죽 늘어서 있어 장터에서는 장국밥을 찾을 길이 없다. 그래서 올갱이(다슬기) 전문점으로 소문난 읍내의 뒷골집(043 -744 -0505)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이곳 금강 지역에서 나는 올갱이 덕분에 영동에는 올갱이를 전문식당이 의외로 많다. 된장을 풀어 채소와 함께 뚝배기에 끓여내 온 올갱이국은 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개운했다.  


 


* 영동 장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과일장수 상인들 *

 

 

* 영동 읍내 거리의 감나무 가로수와 시장에 나온 감들 *  

 


 비극의 역사 현장 노근리엔 역사공원이 들어서고  

 

 

  점심을 들고 나서, 1박 2일로 계획한 우리의 영동 여행은 황간면에 있는 반야사로부터 시작하기로 하였다. 4번국도를 따라 동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황간읍 좀 못 미쳐 역사의 현장인 노근리를 만나게 된다.


 한때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 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950년 6·25전쟁 초기 미군이 북한군의 공격에 밀려 후퇴하던 중 500여명의 충청북도 영동군 주곡리·임계리 주민을 피란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민간인이 미군측에 의해 살상된 것이다.

  1950년 7월 26일 미군은 피란시켜 주겠다며 주민을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로 쪽으로 이동시킨 뒤 총격을 퍼부어 100∼200여명이 숨졌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전투기 기총소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철로 아래 굴다리 안으로 숨자 기관총을 걸어놓고 29일까지 굴다리를 빠져나오는 주민들을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살자 유족들은 1997년 8월 청주지검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 사건은 1999년 9월 AP통신의 보도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미국정부는 진상조사를 실시, 2001년 1월 13일 클린턴 대통령이 깊은 유감을 표명,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사건이라는 실체를 인정했다. 지금도 노근리 쌍굴다리에는 당시의 총탄 흔적이 무수히 남아 있다.

우리 정부는 '노근리사건 희생자 심사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피해신고를 받아 사망 150명, 행방불명 13명, 후유장애 55명(현재 생존자 30명) 등 218명의 희생자와 2170명의 유족을 확정했다.

  한편 영동군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역사의 현장 길 건너편에 대지를 확보하고 추모탑과 추모공원, 기념관, 홍보전시관 등을 갖춘 노근리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나, 유족들이 공원계획 안에 합동 묘역 조성을 요구하면서 한때 사업추진이 중단되었다가 현재 13만2000여㎡ 규모의 부지에 위령탑, 역사박물관,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 등이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노근리 역사공원은 단순히 가슴 아픈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추념과 사색, 교육과 학습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영원한 평화와 생명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터전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사건을 알리는 현판, 쌍굴다리와 상상도, 노근리 쌍굴다리에 남은 당시의 총탄 흔적

 

 

※앞으로 이곳에 위령탑, 역사박물관,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갖춘 노근리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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