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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북도

금강변 영동 양산팔경과 영국사(寧國寺)의 1,300년 된 은행나무

by 혜강(惠江) 2009. 11. 14.

 

충북 영동의 양산팔경과 영국사(寧國寺)

 

천연기념물인 영국사의 명물 1,300년 된 은행나무

 

·사진 남상학



 

 

* 양산팔경의 중심인 송호국민관광단지 표지석 

 

 

  충북 영동은 금강의 본류 중에 있는 두개의 댐 중에서 대청댐 담수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 중의 하나다.  초강, 양강 등 여러 금강의 지천과 본류가 어우러져 천혜의 절경을 연출해내고 있는 영동의 금강. 이  영동 땅에는 팔경이라 이름붙인 곳이 두 곳이나 된다. 한천팔경과 양산팔경이 그것이다.  

   월류봉을 돌아나간 초강천은 삼도봉에서 발원해 물한계곡을 흘러온 추풍령천과 만나 구불구불 돌다가 심천면 심천리쯤에서 금강 본류에 합류해 몸을 섞으며 양산면에 이른다. 양산면 일대에 이른 금강을 이곳 사람들은 양강이라 부른다. 이곳에 이른 양강은 소백산맥 자락과 어울려 여덟 가지 절경을 빚어내는 데, 이를 ‘양산 팔경’이라 부른다.

  경치가 빼어나기로 예부터 유명한 양산팔경은 영동의 금강상류 지역에 있는 영국사(寧國寺)를 비롯해 강선대(降仙臺), 비봉산(飛鳳山), 봉황대(鳳凰臺), 함벽정(涵碧亭), 여의정(如意亭), 자풍서당(資風書堂), 용암(龍岩) 등 8곳의 경승지다. 역사적인 전설이 깃들어 있는 금강변의 절경들이 굽이치며 도도이 흐르는 강물과 함께 오랜 풍상을 겪어오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양산팔경의 여덟 경승지는 솔숲이 울창한 송호국민관광단지가 중심이다. 양산 팔경에 속하진 않지만 8만5천여 평의 부지에 수천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히 우거져 송호리 솔숲에는 언제나 청징한 기운이 가득 차 있는 듯하다.  

  400년이 됐다는 솔숲에 서면 양산팔경이 마치 잘 그려놓은 수묵화 병풍처럼 주르륵 펼쳐지는데,  8만 6000평 규모로 조성된 관광지 안에는 산책로, 취수장, 체력 단련장, 수영장, 어린이놀이터 등이 있어 휴양지 및 심신수련장으로 활용된다. 또 여의정이란 정자를 비롯하여 영동 출신 문인들의 문학비가 있다.

  송호유원지 앞 양강에는 팔경의 하나인 용암이 솟아 있다. 전설에는 이곳에서 용이 승천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송호국민관광지 건너편 기슭에는 양산 팔경의 하나인 강선대가 있다. 1956년 5월 10일 지은 시멘트 육각 기와집이다. 이곳은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옥퉁수를 불다가 구름을 타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동악 이안눌과 백호 임제의 시가 있다. 영국사를 제외한 양산 팔경의 나머지 절경들은 모두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송호관광지 주변에 산재한다.

 

* 송호리 미을 유래비 표지석 *

 

* 양산팔경에 대한 안내도, 송호국민관광단지 입구에 있다. *


* 송호국민관광지에는 수백년된 노송이 옛 정취를 자아낸다. *


* 영동 출신 문인들의 문학비 *


* 여의정(如意亭)과 정자에 걸린 액자 *


* 강선대 표지판(상), 강 가운데 바위가 용암이고, 용암 뒤 바위 언덕 위의 정자가 강선대 *


 

양산팔경의 제1경인 영국사


* 영국사의 명물인 은행나무 

 


   그러나 양산팔경의 제1경은 뭐니뭐니 해도 해발 715m의 천태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고찰 영국사다. 영동에서 16km쯤 떨어져 있다. 양산면 누교리의 주차장에서 천태만상의 매력을 갖고 있는 천태산을 바라보며 영국사에 이르기까지 20분 남짓 걷는 숲길은 아늑하고 호젓해서 늦가을의 싸늘한 바람조차도 상쾌하게 느껴진다. 한참을 오르다보면 기암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삼단폭포(일명 용추폭포)의 빼어난 절경을 맛 볼 수 있으며, 조금 더 길을 걸으면 1,300 여년 동안이나 이 산을 지키고 있는 영국사의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 233호)의 뛰어난 자태를 엿볼 수 있다.

   흔히 영국사하면 은행나무를 떠올린다. 이 은행나무는 암컷이고, 높이는 약 35m, 나무둘레는 11m이다. 영국사에서 200m 떨어진 입구 왼편에 있다. 가지는 2m 높이에서부터 갈라져, 동서 방향으로 25m, 남북 방향으로 22m 정도 퍼져 있다. 동남쪽 가지 중의 하나는 밑으로 자라서 끝이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여기서 자란 새순의 높이가 5m 이상 되었다.  우리가 방문한 것이 11월 초순인데도 은행나무는 노란 잎이 다 떨어져 땅을 노항게 덮고 있었다. 그런데 이 은행나무는 천재지변이나 국가에 큰 일이 있을 때는 나무가 먼저 소울음 소리를 내며 울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영국사는 신라 진평왕 30년 원각국사가 만월사란 이름으로 세운 것을 고려 때 천태종 중흥의 시조인 대각국사가 머물면서 절 이름을 국청사로 고쳤으며, 1361년에 있은 홍건적의 침범 때는 공민왕이 이 절에서 가까운 마니산성으로 파천,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빌었다. 흥건적을 무찔러 다시 개경으로 돌아간 공민왕은 나라의 안녕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여 절 이름을 영국사(寧國寺)로 고쳐 부르도록 했다.

  영국사 경내에는 경내엔 대웅전을 비롯, 산신각ㆍ요사채, 그리고 보물로 지정된 부도ㆍ삼층석탑ㆍ원각국사비ㆍ망탑봉 삼층석탑ㆍ은행나무 등이 있다. 또 마당에는 보리수나무가 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영국사엔 범종이 없다. 그래서 양문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산과 산 사이로 낮게 구름이 흘러가고/ 바람 속을 종소리 대신
   소똥 묻은 새가 울고 간다
   스님은 심장을 드러내고 계곡물 소리를 듣는다
   서로 가는 것을 묻지 않고,/ 길이 끝나는 곳으로부터
   소리들이 되돌아와 발 디디는 곳마다/ 종을 울린다.
   물은 흘러가는 것을 묻지 않고 계속 흐른다.
   마음 속의 觀音/ 종소리 아닌 종이 운다. 
   절 밖/ 아름드리 은행나무,/ 큰 울음
   나뭇등걸 속에 내장한 채/ 하늘을 떠받들고 서 있다'.

     - 양문규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의 전문



   예외 없이 이곳 영국사 경내에도 노랗게 익은 감나무가 있다. 수령이 꽤 될법한 감나무 가지에 아직도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가을철 유실수 열매치고 감나무만한 것이 있으랴! 노랗게 익은 감나무만 있으면, 시골집이나 사찰이나 정겹고 운치가 있으니 말이다.

 

 

* 천태산 등산로 표지판, 영국사는 천태산의 품에 폭 안겨 있다.


* 영국사 들머리에 길을 수놓고 있는 단풍이 화려하다.

 

* 평지를 조금 걸어오르면 기암과 괴석이 있어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한다.  

 * 삼단폭포(일명 용추폭포는 수량의 물이 졸졸 흘러내리는 정도였다.

* 평지가 끝나면 잠시 계단을 올라간다. 


*  천연기념물 제 233호인 영국사의 은행나무


* 대웅전(좌)과 앞 뜰에 있는 삼층석탑과 보리수나무, 그리고 감나무 *

 


  점심때가 되어 제법 소문이 나 있는 가선식당( 043-743-8665 )으로 향했다. 양산면 가선리 금강변에 자리 잡은 가선식당은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조리한 도리뱅뱅이와 어죽, 징게미(민물새우) 튀김 등을 잘하기로 소문난 집이다. 

 

 

 

* 가선식당에서 내놓는 도리뱅뱅이, 이 외에도 어죽으로 유명하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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