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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나들길, 고려병사, 소년 철종 … 과거 찾아가는 시간여행 강화 나들길 고려병사, 소년 철종 … 과거 찾아가는 시간여행 채지형 여행작가 1 강화 나들길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옛말엔 틀린 것이 없다. 나름대로 걷기 좋아하는 ‘워커홀릭(walkerholic)’ 이라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는데, 정작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렇게 걷기 좋은 길이 있을 줄이 야. 강화도의 나들길 이야 기다. 제주에 올레가 있고 지리산에 둘레길이 있다면 강화도에는 나들길이 있다. 올레와 둘레길, 나들길 모두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황홀한 길이지만, 강화의 나들길은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1시간30분이면 닿는 거리라 그야말로 언제든 가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딘가 멀리 걷기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이 허할 때면 언제라도 봇짐 하.. 2009. 10. 9.
설악산&오대산 단풍맞이 산행, 불타는 능선, 짙푸른 하늘… 설악산&오대산 단풍맞이 산행 불타는 능선, 짙푸른 하늘… 색(色에) 취하다 박경일 기자 ▲올해 설악의 단풍 전선(前線)은 유난히 폭이 넓다. 정상 부근의 단풍이 아직 지지 않았는데도 벌써 붉은 물결이 산 허리까지 내려왔다. 남설악 흘림골 탐방코스의 정점인 등선대에서 내려다본 만물상 풍경. 기암괴석의 암봉 사이로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 등선대 정상에서 만난 시린 가을 하늘. 설악 대청봉에서 출발한 단풍소식이 천불동의 깊은 골을 거쳐서 남설악의 점봉산 자락까지 당도했습니다. 아기 손바닥만한 당단풍의 선홍색과 느릅나무의 노란색이 내설악과 외설악의 깊은 산중을 다 물들이고,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남설악 자락까지 붉은 기운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지요. 큰 일교차와 따가운 가을 볕 덕택에 올해 단풍은 .. 2009. 10. 7.
전남 순천의 명소들(다랑이마을과 낙안읍성) 전남 순천 ‘남도 여행 1번지’ 전남 순천의 명소들 전남 순천 다랑논 마을의 ‘가을 풍경’과 낙안읍성 박경일 기자 ▲ 조계산 자락 산척마을의 다랑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구불구불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다랑논의 조형미 넘치는 모습이 마치 예술작품과도 같다. 노인들이 다랑논을 오르내리며 고되게 지어 거둔 쌀은, 추석명절에 고향을 찾아온 자식들의 밥상에 오르는 뜨거운 밥이 되리라. 만추로 가는 ‘황금 계단’… 산골 백발 농부의 풍년歌 전남 순천시 송광면 봉산리의 산척마을. 조계산 자락에 푸근하게 자리잡은 이 마을에는 다랑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락 비탈진 사면에 층층이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랑논에 익어가는 벼가 물결칩니다. 땅 한배미만 있어도 물길을 대고 써레질을 해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산골.. 2009. 10. 7.
제주, 난드르 해안의 바위와 시(詩) 제주 난드르 해안의 바위와 시(詩) ▲ 달 표면을 닮은 제주도 해안의 바위 지난번에 소개했던 색달동갯깍 주상절리대를 보고 나서 점심을 먹은 후 들른 곳은 남제주군 안덕면 대평리 난드르마을에 자리잡은 조그만 포구였다. 안덕계곡 주차장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군산과 월라봉 사이를 돌아들면 조그만 마을이 나타나고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조그만 포구가 나타난다. 그 포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해안을 따라 가면 월라봉 절벽에 이르게 된다. 월라봉(도래오름, 月羅峰)은 남제주군 안덕면 감산리 1148번지 일대에 위치한 해발 200.7m, 비고 101m 둘레 4,186m의 오름이다. 명승지인 안덕계곡을 끼고 있는 오름으로 북쪽으로 감산, 서쪽에는 화순, 남동쪽으로 난드르(대평) 등 행정구역상 3개 리의 경계에 위치.. 2009. 9. 25.
수덕여관 손님 김일엽과 나혜석 예산 수덕사에 얽힌 이야기 수덕여관 손님 김일엽과 나혜석 @IMG1@ 수덕여관 전경 1896년. 김일엽과 같은 해에 경기도 수원에서 부유한 관료의 집안에서 넷째 딸로 태어난 나혜석은 서울 진명여고를 졸업하고 일본 도꾜 여자미술학교에 유학, 유화를 공부한다. 유학시절 오빠 친구인 게이오 대학생 최승구와 열애에 빠졌고 결핵을 앓던 최승구가 사망함으로서 그들의 관계는 막을 내리지만 첫사랑 최승구는 나혜석의 뇌리에 영원히 각인된다. 귀국 후 내청각에서 여성화가 최초의 개인전을 열며 왕성한 그림 활동을 하는 한편 동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폐허’ ‘삼천리’를 비롯한 신문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는 등 신여성으로서 맹렬하게 활동하였다. 이때 춘원 이광수와 교분을 쌓는가 하면 1919년 김마리아등과 함께 3.1운동에 여학.. 2009. 9. 24.
경남 함안, 여름 끝자락의 ‘순초록 세상’ 함안 무진정 경남 함안 여름 끝자락의 ‘순초록 세상’ 함안 무진정 물과 나무와 빛의 마술… ‘모네의 정원’거니는 듯 박경일 기자 ▲ 초록색 한가지만으로 어찌 이렇듯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낼까. 경남 함안의 무진정 앞 연못에는 미처 가을이 당도하지 않아 초록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빛에 따라 채도를 달리하며 반짝이는 초록색을 대하면 마치 인상파 화가가 그린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곳에서 맨 처음 떠올린 것은 ‘모네의 정원’이었습니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가 프랑스 파리 북동부 지르베니에 저택을 사들인 뒤 영감을 얻기 위해 조성했다는 연못이 있는 멋진 정원. 모네의 그림 속에서 정원의 수목들은 빛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매혹적인 색감으로 그려졌지요. 경남 함안 땅에서 만난 무진정이 꼭 그랬.. 2009. 9. 23.
<맛기행> 월포에서 감포까지, 포식하는 250리 맛기행 월포에서 감포까지, 포식하는 250리 - 육포(월포, 칠포, 구룡포, 모포, 양포, 감포)를 찾아서- 글 김신영 기자 / 사진 김승완 기자 ▲ 경주 감포 해안가 빨랫줄에 빼곡히 널린 참가자미와 미주구리가 축제 날 만국기처럼 펄럭인다. 여름이 지나갔다고 바다를 찾아가는 여행의 즐거움이 줄어들지는 않지요. 여름 지나 가을 접어들기 직전의 한적한 바다는 먹을 것이 많아 즐겁습니다. 경북 포항 월포와 칠포, 구룡포, 모포, 양포를 지나 경주 감포까지 여섯 포구(浦口)에 다녀왔습니다. 아침과 저녁이면 벌써 가을처럼 서늘한 바람에 생선이 꾸덕꾸덕 말라갑니다. 바닷바람과 햇볕에 말린 국수, 바로 바다로 들어가 따오는 굴과 전복, 싱싱한 아귀 등 바다의 먹을거리가 풍성합니다. 월포에서 감포까지 약 100㎞(약 .. 2009. 9. 21.
지리산 언저리 여행(산청, 함양) : 슬리퍼 신고 가도 지리산을 볼 수 있다. 지리산 언저리 -산청, 함양 지리산 언저리 마을 산청 예담촌 글 김신영 기자 / 사진 김승완 기자 ▲ 경남 함양과 산청은 지리산의 북쪽을 살포시 물고 있어 이 큰 산의 좋은 기운을 넉넉히 받는다. 함양 화림계곡 부근 논 위로 바람이 스친다. 산청·함양·하동(경상남도) 구례(전라남도) 남원(전라북도) 다섯 개 군에 걸쳐 있는 이 푸근한 산을 '종주'로만 즐기기는 아까운 일이지요. 지리산의 '옆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걷기 전문가 세 명이 길과 지도를 정리한 책, (황금시간·1만7000원)이 최근 출판됐습니다. 책에 소개된 29개 코스 중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경남 함양과 산청의 지리산 언저리길 세 개를 골라 소개합니다. "최씨 고가 열쇠 좀 줘요. 가방 앞주머니에 있어요." "던졌어요. .. 2009. 9. 21.
고창의 멋, 부안의 맛, 이처럼 흐뭇한 <고부>는 없다 늦여름에 떠나는 고창·부안 여행 고창의 멋, 부안의 맛, 이처럼 흐뭇한 고부는 없다. 글 김신영 기자 / 사진 김승완 기자 ▲ 부안 젓갈 정식(좌)과 개암사 울금바위 해수욕장 가서 텀벙대긴 민망하고 도시락 싸서 단풍놀이 떠나긴 너무 이른, 늦여름입니다. 휴가 다녀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거창한 배낭을 꾸릴 기분도 안 나는, 여행의 '틈새' 기간이지요. 더위에 시달린 몸을 최적 상태로 되돌릴 편하고 맛있고 느린 떠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주 주말매거진은 넉넉한 바다를 천천히 즐기고 해수찜으로 피로를 날릴 수 있어 1년 365일 언제라도 좋은 여행지 전북 부안·고창으로 떠났습니다. 젓갈, 장어, 갑오징어… 흐뭇한 '식탁'은 기본입니다. 아무리 예쁜 풍경이라도 지나치게 사람 손 탄 티가 나면 물리기 마련.. 2009. 9. 21.
이효석과 봉평, 향수가 안개처럼 퍼지는 메밀꽃밭에 서서… 이효석과 봉평 향수가 안개처럼 퍼지는 메밀꽃밭에 서서… 글·사진 | 김신환 여행작가 ▲ 이효석이 쓴 의 무대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운데 보름달이 환하게 밝았다. 여름은 꽃의 계절? 우리가 아는 꽃의 계절은 봄이다. 가을도 국화나 코스모스가 있어 꽃의 계절이라 불러도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이 꽃의 계절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여름에는 무슨 꽃이 필까 되묻게 된다. 그러나 여름도 꽃의 계절이 맞다. 여름의 첫 장을 여는 것은 연꽃이다. 장맛비가 굵어질 때부터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연꽃은 삼복더위 내내 연못과 호수를 장식한다. 연꽃이 피워낸 여름 꽃의 바통은 해바라기가 이어받는다. 요즘은 해바라기축제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땅에서 수십만 개의 샛노란 해가 솟아 .. 2009. 9. 21.
전남 담양 금성산성, 어둠의 전설조차 푸르다 전남 담양 금성산성 어둠의 전설조차 푸르다 글 : 김신영 기자 ▲ 담양 금성산성 옛날 옛적 축대 하나를 쌓아 올리라는 명을 받은 어린 형제는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규칙 때문에 쉴 새 없이 일했다. 주변에서 쉬라고 권하는데도 축대를 완성하지 못하면 늙은 부모에게 그 일이 맡겨질 것을 걱정하며 천신만고 끝에 작업을 마친다. 그러나 너무나 지친 형제는 축대가 완성되는 순간 쓰러졌고 결국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견고해서 아름다운 전남 담양 금성산성을 쌓기 위한 '아픈 사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핏빛 역사'로 이어진다. 단단한 산성에서 1894년 동학군과 관군의 혈전이 벌어졌고 동학군 수령 전봉준은 부하의 배신으로 잡혀갔으며 한국전쟁 때는 빨치산들의 거점으로 여러 차례 불길에 휩싸였.. 2009. 9. 21.
서해 원산도, 가족맞춤 해수욕장이 바로 여기구나! 충남 원산도 가족맞춤 해수욕장이 바로 여기로구나 글 · 사진 양영훈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거리인 원산도는 충청도에서는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리다가 1914년부터 원산도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섬의 형태는 뫼 ‘산(山)’자 모양과 그린 듯이 똑같다. 그래서 북쪽 해안선은 들쭉날쭉하고 남쪽 해안은 동서로 반듯하다. 행정구역상 원산도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한 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면적은 같은 리인 삽시도(3.78km2)의 두 배 가까운 7.04km2에 이른다. 여객선이 닿는 선착장만 해도 저두, 선촌, 진고지, 초전, 오봉산 등 5곳이나 된다. 그래서인지 실제 둘러본 원산도는 삽시도의 서너 배는 될듯이 크게 느껴졌다. 내 차를 갖고 들어가야 제대로 둘러볼 수가 있다. .. 2009. 9. 20.
그리스 에피루스, 축복받은 땅과 사람들 그리스 에피루스 축복받은 땅과 사람들 - 자연식(自然食)의 숨겨진 보물창고 - *에피루스의 집들은 돌로 지어졌다. 녹색으로의 여행에서 자연식 먹을거리로 충만한 여행지를 빼놓을 수 없는 법. 그리스 아테네에서 자동차로 약 6시간이 걸리는 에피루스는 그리스 전체를 통틀어 가장 울창하고 은밀하며, 무엇보다 ‘맛있는’ 땅이다. 에피루스(Epirus)로 가는 길은 거대한 산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여정(旅程)이다. 올리브나무 경작지와 걸프해를 지나 자동차는 한계령에 버금가는 ‘숲의 심장’으로 미끄러진다. 아테네에서 6시간. “이곳이 에피루스의 초입”이라는 가이드의 말에 눈을 뜨니 사방이 온통 울창한 숲이다. 에피루스는 우리나라의 치악산 자락과 비교할 만하다. 넓지 않은 도로는 완만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장대한.. 2009. 9. 19.
프랑스 프로방스, 영원히 살고픈 佛 최고의 전원 풍경 프랑스 프로방스 한번 들르면 영원히 살고픈 佛 최고의 전원 풍경 ▲라벤더가 흐드러지게 핀 들판 위 언덕으로 프로방스의 시골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남프랑스로 떠난 이는 많았다. 마네, 고흐, 고갱 등 도시생활에 지친 많은 예술가들은 프랑스 남쪽으로 철새처럼 이동했다. 프로방스는 예술가들의 가슴을 데워주며 그렇게 연인이 되었다. 세잔, 피카소, 르누아르, 알퐁스 도데, 에밀 졸라, 알베르 카뮈….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Provence)를 사랑한 예술가는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최근에도 프로방스행(行)을 결심한 사람이 또 있다. ‘노튼 3부작’으로 불리는 세 권의 책 ‘파리에 간 고양이’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의 저자이자 세계적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편집장인 .. 2009. 9. 19.
녹색 충전 위해 떠나는 여행 녹색 충전 위해 떠나는 여행 글 : 정성갑 (여행 칼럼니스트·월간 ‘럭셔리’ 피처·여행팀장 a53119@design.co.kr) 나는 자연이 아름다운 여행지를 편애한다. 여행기자라는 직업 덕에 전 세계 수십 개국을 다녔지만 ‘아, 다시 가고 싶다’ 하는 간절함이 드는 곳은 그리스 산악마을 에피루스나 프랑스 프.. 2009. 9. 19.
마카오, 눈·혀가 즐거운 도보여행의 성지 마카오(澳門) 눈·혀가 즐거운 도보여행의 성지 이제교기자 ▲ 정면 석조 부분만 남아있는 성 바울 성당은 유럽의 바로크 양식과 동양사상이 어우러진 마카오의 역사를 말해준다. 잘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곳…, 마카오(澳門). 동양의 라스베이거스라고 흔히들 떠올리지만 단면에 불과하다. 진지한 여행가들에게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이 가득한 곳이다. 중국 난하이(南海) 유역 주장(珠江)강 서안. 면적 28.6㎢로 서울 종로구만 한 도시에 무려 25개의 세계문화유산이 몰려있는 도보여행의 성지다. 마카오에 왜 이처럼 많은 세계문화유산이 몰려 있는지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시내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유럽식 기독교 성당과 사원 등을 만날 수 있다. .. 2009. 9. 19.
역사가 숨쉬는 공주 & 금강, 백제도, 동학군도 품어안은 ‘붉은 비단’ 역사가 숨쉬는 공주 & 금강 백제도, 동학군도 품어안은 ‘붉은 비단’ 박경일 기자 ▲ 국사봉 등산로를 따라 금강변의 창벽에 올라 내려다본 금강의 낙조 풍경. 백제의 옛 도읍지였던 공주와 부여 땅을 적시며 흘러가는 금강은 저물녘에 내려다보아야 애잔함이 더 짙게 느껴진다. ‘예부터 이곳은 모여 썩는 곳, 망하고 대신 정신(精神)을 남기는 곳….’ 시인 신동엽은 그의 시 ‘금강’에서 백제의 옛 땅과 동학혁명 격전지인 우금치를 가로질러 흘러가는 금강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전북 진안에서 발원해 서해의 군산까지. 금강은 무려 400㎞가 넘는 물길을 유장하게 흘러갑니다. 금강은 공주 땅을 흘러가면서 웅진강이란 이름을, 부여 땅을 흘러가면서 백마강이란 이름을 얻습니다. 그렇게 백제의 옛 땅을 가로지르며 백제 흥망의 .. 2009. 9. 18.
지리산 둘레길 800리, 터벅터벅 마음으로 걷는 길 지리산 둘레길 800리 터벅터벅… 마음으로 걷는 길 김선규기자 ▲ 몸도 마음도 천천히 등구재를 넘은 사람들이 창원마을 들머리를 지나 금계마을로 향하고 있다 ▲ 길 안내하는 강아지 전북 상황마을에 이어진 다랑이 논길. 강아지 한 마리가 앞서 가면서 길을 안내하고 있다. ▲ 밤엔 별천지 구경 지리산에 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며 한 관광객이 밤길을 걷고 있다. 불빛이 적은 이곳에서 별잔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 둘레길에서 만난 풍경들… 동네 들머리 당산나무 밑에서 손자를 등에 업은 할머니가 일 나간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다. ▲ 복스러운 늙은 호박들이 누런 뱃살을 내놓고 초가을 저녁 햇살을 즐기고 있다. ▲ 둘레길에서 만난 늙은 농부의 손. 정직하게 살아온 흔적이 손 마디마디에 그대로 묻어 있다. 터벅터벅 걷.. 2009. 9. 18.
구미 금오산 , 애국가 방송화면에 나오는 절경 구미 금오산 애국가 방송화면에 나오는 절경 암벽에 걸린 절집 ‘화려강산’이 되다 박경일 기자 ▲ 금오산 정상인 현월봉 바로 아래 암봉에 들어선 약사암. 어찌 저런 곳에 절집을 앉힐 생각을 했을까. 우람한 암봉 아래 위태롭게 매달린 절집을 바라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암자 건물은 1985년에 지어진 것이지만, 절터의 내력은 삼국시대까지 올라간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풍경’을 가려내는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 바로 공중파 TV의 방송 시작과 종료를 알리는 시간에 흘러나오는 애국가의 배경 화면을 찾아보는 겁니다. 장엄한 애국가의 선율 속에서 동해의 추암 촛대바위나 거제 해금강의 사자바위, 제주의 한라산 윗세오름 등의 절경이 화면 가득 펼쳐집니다. 대개는 명성이 알려진 익숙한 곳들인데, 어느 날부터 화면에.. 2009. 9. 18.
부천 성주산∼시흥 소래산, 산꼭대기에서 ‘도시와 바다’를 품다 부천 성주산~시흥 소래산 산꼭대기에서 ‘도시와 바다’를 품다 글·사진 엄주엽 기자 ▲ 높지는 않지만 사방으로 거칠 것이 없는 위치에 있는 소래산의 정상에는 전망대 시설이 잘 꾸며져 있다. 멀리 보이는 고층 건물들이 송도신도시 건설 현장이다. 제2경인고속도로 신천IC나 서울외곽순환도로 소래터널 부근을 지나다 도드라지게 눈에 띄는 산이 소래산(蘇萊山·299.4m)이다. 봉우리 하나만 비쭉하니 볼품 없어 각별히 마음을 내서 가볼 정도는 아니었다. 장마가 걷힌 뒤 새털구름이 파란 하늘을 가리며 초가을 냄새가 나던 지난 25일 소래산을 찾았다. 경기 부천시의 남쪽 끝에 동서로 길게 뻗은 성주산(聖柱山·217m)에서 시작해 시흥의 소래산까지 종주를 했다. 겉보기보다 소래산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정상의 전망이 서울과 인.. 2009. 9. 18.
아는만큼 보이는 수도권 ‘조선 왕릉’의 숨은 매력 조선 왕릉 아는 만큼 보이는 수도권 ‘조선 왕릉’의 숨은 매력 그 곳에 가면… 500년 역사가 말을 건다 박경일 기자 ▲ 고종의 능인 홍릉에서 내려다본 모습. 왕릉에 올라보면 문외한의 눈에도 ‘명당 중의 명당’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까이 두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이나 위대함은 잘 모르는 법. 조선의 왕릉들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에야 그 역사성에 새삼 눈이 가게 되는 곳이다. 조선 왕릉들은 대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은 쉽지만, 정작 찾아드는 발길은 잦지 않다. 사실 ‘볼거리’와 ‘놀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왕릉은 따분하고 지루한 곳일 뿐이다. 그러나 조선의 역대 왕조의 역사를 좇으며 왕릉을 찾아가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온다. 자녀들의 역사교육은 물.. 2009. 9. 18.
전남 구례, 얼음물 모이는 여름 지리산 ‘물이 차다’ 전남 구례 여름 지리산 ‘물이 차다’ 박경일기자 ▲ 더위를 물리치는 피서로 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수락폭포의 거센 물줄기 아래 서면 이가 딱딱 부딪칠 정도로 온몸에 한기가 스며든다. 올여름은 특히 잦은 비로 지리산이 물을 한껏 머금고 있어 폭포의 물줄기가 훨씬 굵어졌다 숨이 턱까지 차고, 뼛속까지 한기가 파고듭니다. 거센 폭포의 물줄기를 맞아 온몸이 휘청거립니다. 어찌나 물살이 센지 귀가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습니다. 오들오들 추위에 입술은 파랗게 질리고, 이까지 딱딱 마주칩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기리의 수락폭포. 예부터 ‘물맞이 폭포’로 이름난 곳입니다. 한여름이면 전국에서 물을 맞으러 오는 인파로 북적대는 곳이지요. 올해는 유난히 긴 장마로 지리산이 넉넉하게 물을 품고 있어 이곳 폭포의 물살도.. 2009. 9. 18.
울진 왕피천 트레킹, 바람 따라 물길 따라 울진 왕피천 트레킹 바람 따라 물길 따라 ‘그냥’ 걷자꾸나, 나·그·네·처·럼 박경일기자 ▲ 왕피천은 맑은 물길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가족끼리 가볍게 짐을 꾸려 천천히 물줄기를 따라가다 물가에서 한나절을 보내기 좋다. 왕피천은 생태경관보전지구로 지정돼 있는 만큼 취사나 천렵 등은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목적지가 없는 도보여행 또는 산, 들과 바람 따라 떠나는 사색여행.’ 백과사전은 트레킹의 뜻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바람 따라 가는 사색여행’이란 사전의 뜻과 딱 맞는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곳. 바로 울진의 왕피천입니다. 이 땅에서 마지막 남은 오지의 물길이라는 왕피천을 따라가는 트레킹 코스는 바람소리와 물소리, 새소리 외에 다른 어떤 소리도 없는 길입니다. 자동차의 경적이나.. 2009. 9. 18.
남양주 주금산·철마산, 꼬불꼬불 노송길 아기자기 봉우리 곱디고운 비단산 남양주 주금산·철마산 꼬불꼬불 노송길 아기자기 봉우리 곱디고운 비단산 엄주엽 기자 ▲ 주금산 독바위 부근. 왼쪽으로 보이는 것이 옛적엔 덕암(德岩)이라 불렸던 독바위다. 등산객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500m 정도 더 가면 주금산 정상이 나온다. “주금산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얼핏 ‘죽음산’으로 들린 모양이다. “그런 산이 있느냐”며 깜짝 놀란다. 실제는 아름다운 산 이름이다. 한자로 ‘비단 금(錦)’자가 들어간 ‘鑄錦山’으로 마을 사람들은 ‘비단산’이라 부른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포천시 내촌면, 가평군 상면에 걸쳐 있는 주금산은 산세가 비단결처럼 곱다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그보다는 산 남동쪽 아래 수동면 비금리(내방2리)의 ‘비금계곡’에서 유래한 산이름이 아닌가 싶다. 계곡이 산보다 .. 2009. 9. 17.
충남 서산 팔봉산, 기암괴석 포갠 듯 정상의 암릉미 ‘압권’ 충남 서산 팔봉산 기암괴석 포갠 듯 정상의 암릉미 ‘압권’ 이경택 기자 ▲ 팔봉산 정상. 특이한 모양으로 솟구친 바위가 많아 위험해 보이지만 고정로프나 철계단 등 정비가 잘 돼 있어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 정상인 3봉을 거쳐 4봉으로 내려서는 구간. 하산길에 뒤를 돌아보면 서산시내가 시원스럽게 한눈에 들어온다. 팔봉산 하면 산꾼들은 강원 홍천의 팔봉산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충남 서산에도 8개의 봉우리가 마치 병풍처럼 일렬로 도열한 듯한 팔봉산(362m)이 있다. 그리고 서산의 팔봉산도 홍천의 팔봉산 못잖게 매력적인 산이다. 서산 팔봉산의 가장 큰 매력은 기암괴석을 첩첩이 포개놓은 듯한 정상부 일대의 암릉미다. 그러면서도 산행 도중에 추락 위험이 있거나 가파른 바위길에는 로프와 철계단 등이 잘 갖춰져.. 2009. 9. 17.
도봉산 여성봉-오봉, 음양의 조화인가, 조물주의 짓궂음인가 ! 도봉산 여성봉-오봉 음양의 조화인가, 조물주의 짓궂음인가! 엄주엽 기자 ▲ 속살 드러낸 여성봉, 도봉산 여성봉으로 오르기 직전 입구. 다소 가파르지만 안 오를 수 없다. ▲ 여성봉 바라보는 오봉, 여성봉 암반 위에서 중년여성들이 오봉능선을 감상하고 있다. 건너편 봉우리들이 오봉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반쪽인 도봉산에 수많은 서울시민들이 찾지만 경기 양주시에 속하는 송추 방면에서 올라본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무래도 교통편이 북한산국립공원을 한바퀴 돌다시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송추방면 등산로가 한산하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런데 지난 주말(11일)부터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서울 강북구 우이동~경기 양주시 교현리/4.46km)이 개방되면서 북한산과 도봉산의 경계를 중심으로 등산 풍속도가 상.. 2009. 9. 17.
경기 양평 도일봉, 짙은 녹음·시린 폭포… 여름이 쉼표를 찍다 경기 양평 도일봉 짙은 녹음·시린 폭포… 여름이 쉼표를 찍다 이경택 기자 ▲ 도일봉 정상 한편 바위에서의 조망. 양평시내가 까마득히 내려다보인다. “앗 차가워!” 뼛속까지 시린 계곡물에 저절로 즐거운 비명이 쏟아진다. 여름 산행의 백미는 역시 계곡을 찾는 것이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도일봉(864m)은 수도권에서 큰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계곡 산행지다. 등산로 초입부터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한 수림에, 크고 작은 폭포들이 이어지는 중원계곡의 맑고 투명한 계류가 등산객의 땀을 식혀준다. 또 계곡을 따라 난 숲길이 경사가 완만하며,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 정상부에 이르는 구간에도 딱히 어려운 부분이 없어 가족 산행지로 적합하다. 도일봉은 중원계곡을 사이에 놓고 중원산((817m)과 마주 보고 있.. 2009.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