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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제주도

제주, 난드르 해안의 바위와 시(詩)

by 혜강(惠江) 2009. 9. 25.

 

 

제주 난드르 해안의 바위와 시(詩)

 

 

 

▲ 달 표면을 닮은 제주도 해안의 바위

 

 

 

   지난번에 소개했던 색달동갯깍 주상절리대를 보고 나서 점심을 먹은 후 들른 곳은 남제주군 안덕면 대평리 난드르마을에 자리잡은 조그만 포구였다. 안덕계곡 주차장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군산과 월라봉 사이를 돌아들면 조그만 마을이 나타나고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면 조그만 포구가 나타난다. 그 포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해안을 따라 가면 월라봉 절벽에 이르게 된다.   

 

   월라봉(도래오름, 月羅峰)은 남제주군 안덕면 감산리 1148번지 일대에 위치한 해발 200.7m, 비고 101m 둘레 4,186m의 오름이다. 명승지인 안덕계곡을 끼고 있는 오름으로 북쪽으로 감산, 서쪽에는 화순, 남동쪽으로 난드르(대평) 등 행정구역상 3개 리의 경계에 위치한다. 이 오름은 심하게 침식을 받아 뚜렷한 형체를 알 수 없으나, 북동향 및 남서향의 2개의 말굽형 화구를 갖고 있는 복합형 화산체이다.

 


 

 

 

 

   이 오름의 한 면이 바다에 위치해 있으면서 태풍의 영향으로 심하게 깎이다 보니, 오름의 무른 속살까지도 드러나게 되어 제주도 바위나 지층의 여러 가지 형태를 볼 수 있다. 깎이어 나가는 부분 중 한꺼번에 무너진 바위가 해변에 쌓여 풍화작용이 이루어지면서 약한 부분이 깎이어 나가 저런 모양이 된 것이다.   

 

   제주도의 지질은 화산분출암인 현무암류, 조면암류, 조면질안산암류와 화산분출물 및 화성쇄설퇴적암, 사구(砂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바깥으로 노출되어 있진 않지만 화강암이 응회암내의 포획암으로 발견되며, 감람석휘석현무암이 시추(試錐) 조사 자료에서 확인된다. 또한 제주시 사라봉 및 여러 곳에서 화강암력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중생대 화강암류가 제주도의 기저를 이루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무암류는 침상장석감람석현무암, 반상휘석현무암, 비현정질현무암, 장석현무암 등으로 나누어지며 이들은 제주도 전체면적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침상장석감람석현무암과 비현정질현무암은 동서부 거의 전지역에 분포하며, 반상휘석현무암과 반상장석현무암은 동서부지역 일대와 성판악 북동지역에, 장석현무암은 고산지역과 서귀포 일원에 걸쳐 분포한다. 

 

   이들 중 조면암 및 조면암질안산암류는 서귀포시 서홍동에서 중문동, 군산 등 남부지역에 분포하여 산방산, 한라산 Dome 등을 형성하고 있다. 오름은 368개가 도 전역에 걸쳐 분포하는데, 이들 대부분은 화산력(Lapilli) 분석(Cinder) 또는 화산재(volcanicash)로서 준고결 내지 미결형 상태이다. 이곳에 가면 제주도의 여러 가지 암석이 분포되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 바위 / 목필균

 

아득한 거리,
네게로 가는 길이 막혀
그대로 막막하게 서 있다.

 

안으로 조여드는 차가운 벽
더 이상 오갈 수 없는
완벽한 거부의 몸짓이다.

 

푸르게 파도치던 네 목소리
가슴에 머무른 채 박제된 시간들…….

 

굳어진 몸으로
허공을 밀치며 한 곳에 서 있기를
한 세월 기다림의 무게이다.

 

 

 

 

 

 

▲ 바위송 / 김영환

 

나의 귀는
그대의 말을 듣지 못한다

 

그대가 큰 물길로
내 귓전에 바다가 된다 한들
나 그대가 남긴 한 마디 
말조차 듣지 못한다

 

산다는 것은 내가 그대 속에 든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가 내 속에서 흔들리는 것
죽음 속에서도, 
움직이는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려니

 

그대가 바위처럼 누워 말이 없듯이 
나 또한 그대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탓하지 않으리

 

따라 흐르는 바람결에
어느덧 나는 낙엽이 되어 흐르고
바위로 건너 산에 선 그대여

 

나의 눈은
그대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 바위 / 김춘수

 

 바위는 몹시 심심하였다. 어느 날, (그것은 우연(偶然)이었을까,) 바위는 제 손으로 제 몸에 가느다란 금을 한 가닥 그어 보았다. 오, 얼마나 몸저리는 일순(一瞬)이었을까, 바위는 열심(熱心)히 제 몸에 무늬를 수(繡)놓게 되었던 것이다. 점점점 번져 가는 희열(喜悅)의 물살 위에 바위는 둥둥 떴다. 마침내 바위는 제 몸에 무늬를 수(繡)놓고 있는 것이 제 자신(自身)인 것을 까마득히 잊어 버렸다. 
  바위는 모르고 있지만, 그때부터다. 내가 그의 얼굴에 고요한 미소(微笑)를 보게 된 것은……'바위야 왜 너는 움직이지 않니.' 이렇게 물어 보아도 이제 바위에게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 바위를 위한 노래 - 이외수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천만년 한 자리에 붙박혀 사는 바위도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기다리는 일은 사랑하는 일보다 눈물겹더라
허연 거품을 물고 실신하는 바람
절망하고
눈보라에 속절없이 매몰되는 바다
절망하고
겨울에는
사랑보다 증오가 깊어지더라
지금은 작은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무덤이더라
그래도 천만년 스쳐 가는 인연마다 살을 헐며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浮遊)하는 그 날까지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 바위 / 유치환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출처 : 블로그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 글쓴이 : 김창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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