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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멕시코, 쿠바

쿠바 아바나, 쿠바만을 사랑했던 헤밍웨이의 자취

by 혜강(惠江) 2009. 11. 9.

 

쿠바 아바나

 

쿠바만을 사랑했던 헤밍웨이의 자취

 

 

 

 

  산티아고에서 밤 비아술 버스로 12시간여를 달려 아침에 아바나에 도착했다. 조용한 지방 도시를 여행하다가 대도시로 오니 아침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졌다. 오전에는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 택시를 타고 센트로 아바나 까삐똘리오(Capitolio Nacional)로 갔다. 까삐똘리오 앞 광장은 예전이나 다름없이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시내 센트로를 둘러보니 순박한 어디론가 바삐 향하는 사람들의 생기 넘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관광객들과 그들을 상대로 물건이나 호객을 하려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지방 도시의 소박함과는 다른 대도시의 느낌이다. 

 

 

 

▲ 언제나 변함없는 까삐똘리오의 모습

 

 

▲ 계단위에서 바라본 센트로 아바나의 시원스런 정경 마치 중세의 한 도시같은 느낌이 든다.

 

 

 

  중앙 광장에서 길을 건너 오비스뽀 거리(Calle Obispo)로 걸어 들어가면 길 모퉁이에 라 플로리디따(La Floridita)가 있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던 술집으로, 헤밍웨이는 평소에 이곳에서 다이끼리(Daiquiri) 즐겨 마셨다고 한다. ‘내 다이끼리는 플로리디따에 있다’고 할 정도로 자주 찾았다는 곳. 부드러운 재즈 음악이 흐르는 내부에는 어두운 조명아래 많은 사람들이 헤밍웨이의 유명세를 찾아 보려고 모여 있는 듯 했다. 실제로 가게 안에는 헤밍웨이의 사인과 동상도 있었다.

 

 

 

▲ 헤밍웨이가 평소에 자주 찾았던 술집 라 플로리디따(La Floridita)

 

 

▲ 그는 이곳에서 다이끼리를 즐겨 마셔서 ‘내 다이끼리는 플로리디따에 있다’라고 했다고 한다. 시원하고 딸짝지근한 맛이 환상적이다.

 

 

 

  라 플로리디따를 나와서 다시 오비스뽀 거리를 따라 10여분 걸어가니 암보스 문도스 호텔(Hotel Ambos Mondos)이 나왔다. 쿠바에 처음 온 헤밍웨이가 자신의 집을 가지기 전까지 머물렀던 호텔이다. 당시 그가 머물렀던 511호에는 지금 그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고, 1층 로비에는 헤밍웨이 사진과 사인이 걸려있었다. 특히 511호에는 생전 그의 유품인 타자기와 연필 그리고 그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헤밍웨이는 이 방에서 그 유명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집필했다고 한다.

 

 

  ‘노인과 바다’와 ‘무기여 잘 있거라’ 등 주옥같은 소설로 오늘날까지 20세기의 대표적인 문호로 추앙받고 있는 헤밍웨이는 그 누구보다 쿠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1960년 쿠바가 공산화되어서 미국으로 추방되기 전까지 수많은 훌륭한 작품들을 이곳 쿠바에서 집필했을 정도다.

 

 

  오늘날 가장 미국적인 작가 중 한명으로 생각되는 헤밍웨이는 이념적인 문제로 카스트로와 쿠바로부터 추방당했다. 그런데 헤밍웨이는 오늘날 쿠바가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수단이다. 그가 머물렀던 호텔, 자주 가던 술집, 그가 살던 저택인 헤밍웨이 박물관 그리고 ‘노인과 바다’의 모티브를 제공한 꼬히마르(Cojimar) 등등 이념적으로 카스트로 정권과 반대되기 때문에 그를 추방했던 쿠바가 헤밍웨이 덕분에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으니 역설적인 풍경이다.

 

 

 

▲ 헤밍웨이가 초기에 건너와 집을 가지기 전까지 머물렀던 암보스 문도스 호텔

 

▲ 호텔 1층 로비에는 이처럼 그를 추모하는 헤밍웨이 사진들이 걸려 있다.

 

▲ 511호 내부의 헤밍웨이가 사용했다는 타자기, 혹시 이것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집필했나?

 

 

 

   호텔을 나와서 말레꼰 방향으로 8블록 정도 걸어가면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Bellas Artes)과 혁명 박물관(Museo de la Revolucion & Granma)이 나온다. 곤충이 기어가는 조형물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국립미술관은 내부 전시물의 방대한 양 뿐만 아니라 쿠바 및 라틴 아메리카의 수준 높은 미술 작품 또한 질적으로 우수함을 느낄 수 있다. 쿠바에는 음악과 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미술관을 보면서 새삼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미술관 건너편에 있는 혁명 박물관은 1920년 대통령궁으로 사용되던 곳을 쿠바 혁명이후 박물관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식민시대 혁명 역사부터 공산화 될 때까지의 쿠바 혁명의 역사를 보여 주는 곳이나 실제로는 카스트로에 대한 자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특히 박물관 앞 광장에 있는 탱크나 비행기 등 전쟁 무기 등은 여느 공산주의 박물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 조금 식상하기도 했다. 왜, 공산주의의 기념관들은 다 이런 전형적인 썰렁한 형태를 띄우고 있는지

 

 

 

▲ 왜? 공산주의 혁명 박물관에는 꼭 전투기와 탱크가 등장해야 하는가? 조금 식상하다.

 

 

 

<출처> 2009. 10. 2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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