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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1790

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마당 깊은 집 / 강대선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마당 깊은 집 / 강대선 ● 당선소감 당선이란 물에 떴으니 항해를 시작해야 시조의 바다를 향해 노를 저어 갈 것 당선 소식을 받고 어린 시절 나주에서 바라본 노을을 떠올렸습니다. 저에게 시조는 노을처럼 붉기도 하고 그런데 붉음만은 아니어서 .. 2019. 1. 1.
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캉캉 / 최인호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캉캉 / 최인호 발목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불란서 댄서들은 하이힐에 올라야 비로소 태어나지 발끝을 모으지 분란은 구두 속에도 있고 탁아소에도 있고 어쩌면 내리는 눈의 결정 속에서도 자라고 오후 세시에는 캉캉이 없다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하려.. 2019. 1. 1.
2019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엄마는 저렇게 걸어오지 않는다 / 노혜진 2019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엄마는 저렇게 걸어오지 않는다 / 노혜진 예순두 살에 뽀얀 속살입니다 시야각으로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 벗고 만날 수 있고 온몸을 훑고도 괜찮아요 엄마는 때수건과 우유를 손에 들고 옵니다 우리는 깨끗해집니다 두꺼운 발톱과 무좀을 병이라 부.. 2019. 1. 1.
홍찬선 시집 '해원가' - “이젠 DMZ 원한 풀고 평화와 통일 노래하자” 홍찬선 시인, 네 번째 시집 '삶-解寃歌(해원가)' 펴내 홍찬선 시인 “이젠 DMZ 원한 풀고 평화와 통일 노래하자” 조정진 기자 “온다/ 그날// 아무리/ 살 에는 눈보라쳐도/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막지 못하듯// 잘린 나무 옆구리/ 새싹 파릇파릇/ 돋아나듯// 먹구름/ 벼락 천둥 휘몰아 와도/ 눈부신 무지개/ 뜻 찾아 스스로 빛나듯// 온다/ 그날”(‘서시-삶, 온다 그날’ 중에서). “그대여 오라/ 그 많은 바람 그 많은 그리움/ 큰 가슴에 듬뿍 안고 (중략) 그대여 오라/ 이 땅의 모든 아픔 휩쓸어 가려/ 달려오는 天軍(천군) 天吏(천리) 함성 들으며// 단단하게 보이는 철조망은/ 나약한 인간의 두려움 표시/ 오는 그대여/ 그 활활 타오르는 뜨거움으로/ 한숨에 녹여버리고 오라”(‘종시-꿈덩이’ .. 2018. 12. 11.
나혜석의 ‘나혜석 전집’ ,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 여성해방의 꿈, 이제야 자리매김 나혜석의 ‘나혜석 전집’ 발간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 여성해방의 꿈, 이제야 자리매김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최초의 여성서양화가 나혜석은 문필가로, 민족주의자로, 여성행방론자로, 다면의 삶을 살다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사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한 이는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다. 과거는 현재의 관점에서 늘 새롭게 해석된다. 지성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잊혔던 인물이 새롭게 발견되고 독해되어 지성사를 더욱 역동적이며 풍요롭게 한다. 예를 들어, 광복 직후 이육사와 윤동주의 시가 발굴됨으로써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말기에도 민족독립을 염원하는 등불이 꺼지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우리 현대 지성사에서 현재와 과거의 대화로서의 역사의 의미를 일깨워준 대표적인 인물로는 나혜석을 꼽을.. 2018. 11. 27.
천상병,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천상병(1930~1993)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 말하리라"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연세대 명예교수 ▲ 천상병 (일러스트= 이철원) 천상병을 알고 친하게 지내게 된 것이 우연만은 아니다. 우리 역사에 드물게 나타나는 기인이라고 일컫는 인물들을 나는 그리워한다. 사육신이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삼각산에 들어가 글을 읽던 김시습이 책을 다 태워버리고 미치광이 짓을 하며 살았다고 들었다. '술 한 잔에 시 한 수'라는 한마디로 널리 알려진 김삿갓 또한 많이 흠모했지만, 그가 살았다는 유적지를 한번 둘러보았을 뿐이다. 1967년 속칭 동백림간첩사건이 터졌을 때 유럽 등지에서 혐의자들을 잡아오려고 혈안이 된 정보원들이 추태를 부리기도 하였다. 천상병의 이름을 그 사건을 계기로 기억하게 된 .. 2018. 11. 25.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주는 재미 영화 가 주는 재미 콘서트장처럼 뜨겁게 달구는 영화의 매력에 빠지다. 글 남상학 11월 8일, 비 오는 날이었다. 문래동에 사는 좋은 벗 이한수 님의 초대로 점심 대접을 후하게 받고, 영화를 좋아하는 그를 따라 영등포 롯데시네마로 이동했다. 요즘 관객의 환호 속에 상영되는 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평소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음악영화는 좋아한다. 음악에는 흥이 있어 귀가 즐겁기 때문이다. 다행이 이 영화는 과거 영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다룬 것이라 위대한 밴드 ‘퀸(Queen)’의 멋진 콘서트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퀸은 1970년대 초반 런던에서 결성되어 다수의 히트곡을 낸 록 밴드 퀸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 2018. 11. 10.
한글은 “모든 소리 표기하는 완벽한 문자” -한글 우수성 알린 헐버트 박사 “모든 소리 표기하는 완벽한 문자” 한글 우수성 알린 헐버트 박사 조종엽 기자 김동진씨, 1889년 美紙 기고글 확인 ▲‘THE KOREAN LANGUAGE(조선어)’라는 제목의 1889년 뉴욕 트리뷴 칼럼. ‘조선, 서울에서 헐버트 교수’라고 필자가 명시돼 있다. 지면에 인쇄된 기고문은 한글 모음 ‘ㅏ’ ‘ㅗ’ ‘ㅣ’ ‘ㅜ’를 수직선과 수평선을 조합해 표현했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 제공 “한글은 완벽한 문자.” 케이팝 등의 효과로 한글을 배우는 세계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글의 우수성을 학술적으로 서양에 알린 최초의 글이 새로 확인됐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68·사진)은 ‘고종의 밀사’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가 1889년 미국 ‘뉴욕트리뷴’에 기고한 글 ‘The Kor.. 2018. 10. 15.
미국 학자 “세종, 이미 600년 전 여성까지 글 읽게 한 업적” 미국 학자 “세종, 이미 600년 전 여성까지 글 읽게 한 업적” 신준봉 기자 / 김호정 기자 / 노진호 기자 기본 글자 ㄱ, ㄴ, ㅁ, ㅅ, ㅇ 에 획 추가할수록 센소리 나 혁신적글자 모양 비슷하면 소리도 비슷, “현재 언어 이론으론 설명 못해”영국 학자 ‘자질문자’라고 명명 “신 등이 엎디어 보옵건대, 언문(諺文)을 제작하신 것이 지극히 신묘하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지혜를 운전하심이 천고에 뛰어나시오나….” 세종을 이야기할 때 한글을 빼놓을 수 없다. 인용문은 한글 창제에 반대했던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가 1444년 세종에게 올린 상소문의 첫머리다. 당대의 지식인들에게 한글 창제는 단순히 새로운 문자 하나를 보태는 문제가 아니었다. 존재의 근원을 뒤흔드는 사안이었다. 그랬는데도 반대 진영의 핵심인 최만리.. 2018. 10. 9.
오늘 한글날, "너도 배우니?" 美·유럽, 한글에 빠져들다 오늘 한글날 "너도 배우니?" 美·유럽, 한글에 빠져들다 K팝 바람 타고… 美서 중국·독일어 수강 급감, 한국어 65% 급증 뉴욕 =오윤희 특파원 / 파리=손진석 특파원 프랑스 파리 중심부의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 사회과학 분야 엘리트를 양성하는 명문으로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모교다. 이 학교의 재학생은 졸업 때까지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수업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2006년 한국어도 개설됐다. 지난달 10일 열린 한국어 교양수업에는 9명의 학부 및 대학원 학생이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들은 "저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 좋아요" "저는 언니보다 키가 작아요"처럼 비교하는 문장들을 돌아가며 익혔다. 2006년 처음 강의가 개설됐을 때는 한국어 한 강좌에 대여섯 명이 수강했지만 지금은 수준별 3개.. 2018. 10. 9.
환갑이 된 시인 서정주, 문득 ‘손때 묻은’ 고향으로 돌아오다 서정주 시인과 질마재 환갑이 된 시인… 문득 ‘손때 묻은’ 고향으로 돌아오다 서정주 詩集 ‘질마재 신화’의 배경… 전북 고창 선운리 ▲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 있는 서정주의 생가. 복원된 초가 두 채와 흰색 조형물, 시비가 마치 그림책 속 삽화 같다. 고향인 전라도의 일상 언어를 시로 끌어들여 ‘새 영역’ 개척 아무 말이나 붙들고 늘리면 詩, ‘부족 방언의 요술사’로 불려 미당시문학관 2001년말 개관, 소요산에 안긴 ‘山’모양 건물 단일 문학관으로는 최대 규모, 옥상 전망대에선 사방이 그림 미당의 친일행적 끝없는 논란, 결국 최종판단은 독자들의 몫 미당 서정주의 고향을 대중교통 편으로 찾아가는 길은 영 만만하지 않다. 고창까지야 별 상관없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선운리(仙雲里)까지 가는 군내 농.. 2018. 10. 1.
홍천 와야리, 전상국이 다시 찾아간 소설 ‘동행’의 길 홍천 와야리 전상국이 다시 찾아간 소설 ‘동행’의 길 상처와 ‘동행’하며 넘는 구듬치… ‘ㅎㅎㅎ’ 소리가 들렸다 전상국 (소설가) ▲강원 홍천군 서석면 소재 구듬치고개. 살인범과 형사가 서로 신분을 감춘 채 함께 길을 걷는 여로형(旅路型) 소설인 ‘동행’에서 클라이맥스를 향하던 갈등이 마침내 해소되는 중요한 공간이다. 지금은 2차선으로 포장됐고, 그 이름은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수하리는 ‘여울마을’이란 이름을 달아 그 푯말이 구듬치에 서 있다. 전상국 작가·엄주엽 선임기자 물걸리·자작고개·솔치재… 어릴적 귀에 익은 고향 일대, 내 소설 속 무대로 등장시켜 1950년 겪은 전쟁이 모티브 홍천읍 말무덤이고개 넘으면 널찍한 들판 그림처럼 펼쳐져 기미년 8열사 낳은 동창마을은 지금은 도로 생겨 ‘상전벽해.. 2018. 9. 15.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배경 통영, '딸들의 비극’까지 품었을까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배경 통영 맑고 푸른 ‘한국의 나폴리’ … '딸들의 비극’까지 품었을까 글·사진 = 김진 동화작가 ▲ 통영 서피랑에서 내려다본 강구안 전경. 푸르고 맑은 바다색을 가진 통영에서 박경리를 비롯해 유치환, 김춘수, 윤이상 등은 주옥같은 작품의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간창골에 자리잡은 김약국의 집, 서문고개 너머 셋째딸 용란의 집 강구안엔 뱃놈 기두의 목소리가 영아 살해한 첫째·노처녀 둘째·미치광이 된 셋째·익사한 넷째 통영 떠돌던 悲劇 모아 묶어내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 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라고 한다. 그러니만큼 바닷빛은 맑고 푸르다.”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첫 문단.. 2018. 9. 15.
조지훈의 서울 성북동 ‘放牛山莊(방우산장)’ , ‘청록집’ 산실… 50년前 詩人도 ‘낙화’처럼 이곳에서 졌다 서울 성북동 ‘放牛山莊(방우산장)’ ‘청록집’ 산실… 50년前 詩人도 ‘낙화’처럼 이곳에서 졌다. 글·사진 = 박광수 (불문학자·문화평론가) ▲ 경북 영양 주실마을에 있는 ‘방우산장’. ▲ 서울 성북구 성북동 옛 집터 부근 도로변 건축조형물 ‘시인의 방’. 좋아했던 성북동서 30년 살아, 우이동 연봉 보던‘ 그림 같은 곳’ 옛집은 안타깝게 98년에 헐려 서재 갖고 싶어했던 그를 위해 조형물 ‘방우산장’ 4년 전 조성 ‘한옥의 美’ 현대적으로 되살려 낙화(落花)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 2018. 9. 15.
신대철 시인 등단 50주년,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속 서정적 시(詩)로 문학청년 갈증 달래줘 신대철 시인 등단 50주년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속 서정적 시(詩)로 문학청년 갈증 달래줘 이경택 기자 ▲ 합대나무골 집터를 찾은 신대철 시인. 신대철(申大澈) 시인은 194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강설(降雪)의 아침에서 해빙(解氷)의 저녁까지’가 당선돼 문단에 등단, 올해로 등단 50주년이 됐다. 시집으로 ‘무인도를 위하여’(1977),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2000),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2005), ‘바이칼 키스’(2007), ‘극지의 새’(2018), 산문집으로 ‘나무 위의 동네’(1989)를 펴냈다. 첫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는 1970∼1980년대 민주화 구호와 최루가.. 2018. 9. 15.
부산 범어사와 남산동, 김정한 <사하촌>의 무대 김정한 사하촌’의 무대 성(聖)과 속(俗)은 불이(不二) “사람답게 살아라” 불의한 세상 향한 일갈 글·사진 = 김진 동화작가 ▲부산 금정산에 자리 잡은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로 통한다. ‘사하촌’의 보광사는 범어사를 형상화한 것이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문학관에서 내려다본 전경. 남산동은 김정한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신라시대 왜구 침탈 막기 위해 세워진 호국사찰 부산 범어사 일제강점기 훼손 어두운 역사, 친일승려 횡포 소설에 그려져 불의에 항거했던 선생의 생가 가는 길, 계곡엔 관광객들 붐벼 소설 속 절 아래 ‘상마’ 자리는 마을 사라지고 식당들만 가득 사람이 산으로 들면 신선이 되고(仙),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 속인(俗)이 된다는 선배 작가의 말을 떠올리.. 2018. 9. 15.
"부귀를 경계하라"던 퇴계 이황은 어떻게 재산을 늘렸나 퇴계 이황 "부귀를 경계하라"던 퇴계 이황은 어떻게 재산을 늘렸나 이성운 기자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자력으로 학문을 하였는데, 문장(文章)이 일찍 성취되었고… 오로지 성리(性理)의 학문에 전념하다가 『주자전서(朱子全書)』를 읽고는 그것을 좋아하여 한결같이 그 교훈대로 따랐다… 빈약(貧約)을 편안하게 여기고 담박(淡泊)을 좋아했으며 이끗이나 형세, 분분한 영화 따위는 뜬구름 보듯 하였다.” (『선조수정실록』선조 3년 12월 1일) 조선 성리학의 거두로 평가받는 퇴계 이황의 졸기(卒記)입니다. 그가 사망하자 사관(史官)이 인물평을 실록에 남긴 것을 보면 이황이 당대에 얼마나 높은 위치에 있었는지를 알 수 있죠. 졸기를 보면 이황의 생애가 대략 상상이 되지 않나요? “빈약(가난하고 검소함)을 편안하게 여기.. 2018. 9. 15.
장흥으로 문학 산책,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 듯… 큰산 굽어보다 장흥으로 문학 산책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 듯… 큰산 굽어보다 장흥=글·사진 이귀전 기자 “저기 쓰여 있는 ‘큰산’이 어디를 말하나요?” “공원이 있는 바로 이 산입니다.” “구룡봉이 정상인가요?” “정상은 아닌데 풍경은 최고죠. 이곳에서 길 따라 올라가면 나옵니다.” ▲장흥 여다지해변엔 바다를 끼고 문학작품을 읽을 수 있는 ‘한승원 문학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전남 장흥 천관산문학공원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소설가·수필가·아동문학가의 글을 자연석에 새겨 넣은 50여개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이 지역 출신 문학가 한승원·이청준·송기숙을 비롯해 구상·안병욱·문병란·박범신 등 유명 작가의 글이다. 그중 유독 장흥 출신 작가들의 글에 눈이 간다. 이청준이 쓴 ‘인문주의자 무소작씨의 종생기’에 나온 ‘큰산.. 2018. 9. 15.
이석자 개인전 스켓치, “보시기에 좋았더라” 이석자 개인전 스켓치 “보시기에 좋았더라”(SOLO EXHIBITION) ⊙ 기간 : 2018.5.18~2018.6.13 ⊙ 장소 : 유디갤러리 (서초구 강남대로 309, 코리아비즈니스센터 지하1층) 이석자 화가의 개인전 “보시기에 좋았더라”(SOLO EXHIBITION)가 서초구 강남대로에 있는 유디갤러리에서 2018.5.18~2018.6.13 기간에 열리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유디갤러리 초대로 열리는 것으로, 그간 20여년에 걸쳐 그렸던 수채화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성경 말씀에서 영감을 받고, 하나님이 좋아하실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소망으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꽃술의 노란 빛깔은 사랑의 핵(核)이고, 꽃잎 하나하나가 열리는 정수(精粹)를 화폭에 표현하는 것”이야말.. 2018. 6. 5.
제주서 사랑하던 여인과 헤어진 박목월 '이별'의 노래 남기다 [김동길 인물 에세이 100년의 사람들] 박목월(1915~1978) 제주서 사랑하던 여인과 헤어진 박목월 '이별'의 노래 남기다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연세대 명예교수 청록파라는 이름으로 세 시인이 있었다.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이 세 사람은 동인(同人)이었다고 할 수 있고, 내가 보기에 동인이면서도 개성은 뚜렷하게 달랐다. 조지훈은 다분히 불교적이었다. 그런 내용의 시도 여러 편 남기고 갔다. 박두진과 박목월은 기독교적 분위기에서 살았지만 박두진이 투쟁적이었던 데 반해 박목월은 매우 서정적이었다. 북에 김소월이 있다면 남에는 박목월이 있다고 정지용 시인이 칭찬할 만큼 그는 젊은 나이에 두각을 나타낸 시인이었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박목월의 시는 1946년 출판된 청록집 첫머리에 실은 '님' 이었다.. 2018. 5. 6.
제6회 우보 신승호(牛步 辛丞昊) 선생의 팔질전(八耋展) 제6회 우보 신승호(牛步 辛丞昊) 선생의 팔질전(八耋展) 1차 : 2019. 4. 11 ~ 4. 17 / 인사동 한국미술관 2차 : 2018. 4. 18 ~ 4, 22 / 제천시 노인회관 서예가 우보 신승호(牛步 辛丞昊) 선생의 팔질전(八耋展)이 2018년 4월 11일부터 4월 17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팔질전(八耋展)의 ‘팔질’은 여든 살을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팔질전’은 여든 살을 맞이하여 산수기념서예전을 연다는 뜻이다. 개인전으로는 2008년(인사동 서울미술관)을 시작으로 2010년 두 번째 개인전(인사동 한국미술관). 2012년 세 번째 개인전(인사동 한국미술관). 2015년 네 번째 개인전(인사동 한국미술관), 2017.. 2018. 4. 14.
(시) 부활의 그리스도 / 남상학 부활의 그리스도 -남상학 빛으로 오신 이는 캄캄한 무덤 속에서도 눈을 감을 수가 없었더니라 마르지 않는 눈물 마지막 연민을 담으신 고운 눈매에 촉촉히 한 줄기 여명(黎明)이 비추이더니 곤히 주무시던 어둠의 머리맡에 시름의 세마포(細麻布) 훌훌 벗고 눈부신 광채로 일어나셨느니라 사르어 봉헌(奉獻)하는 한 목숨 불꽃으로 단숨에 무덤 문 열어 젖히고 해골 골짜기 어둠의 계곡에 우뚝 서신 부활(復活)의 그리스도!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는 어둠이 어둠으로 끝나지 않는 빛 둘레에 다시 솟는 태양(太陽) 눈부신 빛을 뿌리며 오시는 이를 보라. 천하(天下)보다 귀한 목숨 버리지 않고는 얻을 수 없고 죽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는 오직 한 길, 생명(生命)의 길, 사랑의 산 불꽃이여 피 흘리는 아픔 속에 피어난한 .. 2018. 3. 31.
(시) 자화상 / 남상학 자화상 - 남상학 하늘 우러러 물빛 눈매를 닮은 학(鶴)이 운다. 아득한 간구(懇求)만이 표적 위에 나부끼기엔 이제 힘이 겨워 목을 흔들어 학이 운다. 다가갈수록 초조해지고 우러러 볼수록 달아나는 얼굴 빈 공간(空間)을 휩싸고 도는 바람 소리에 아픈 울음을 삼키다가도 태어날 때 이미 배운 습성(習性) 때문에 행여나 기다림에 가슴 조이며 하늘에 목을 올려 오늘도 학이 운다. 2018. 3. 31.
(시) 우리에게 당신은 / 남상학 우리에게 당신은 남상학 당신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눈이다 당신의 기침 소리는 새벽을 깨우는 찬란한 햇살이다 당신의 얼굴은 하늘 향해 발돋음하는 대낮의 해바라기다 당신의 웃음은 옹달샘 물가에 흐르는 샘물 줄기다 당신의 기도는 이 세상 저녁 시간에 피어나는 향기이다 당신의 침묵(沈默)은 수면 위에 번지는 달빛 여운(餘韻)이다 그리고 당신의 부재(不在)는 어느 날 구름 위에서 순금(純金)의 꽃가루로 빛날 우리들 모두의 위대한 내일이다. 시집 2018. 3. 31.
(시) 나는 / 남상학 나는 - 남상학 내 어머니가 나를 낳았을 때 나는 이미 죄인이었네. 서른 세 살 당신이 십자가(十字架) 위에서 숨을 거두던 날 나는 당신과 함께 죽었네. 그 날 나의 죄는 죽고 당신이 무덤의 문(門)을 열었을 때 나는 당신과 함께 다시 살았네. 내가 산 것은 내가 산 것이 아니라 당신이 산 것 주여, 이 몸은 영원히 당신의 것이옵니다. -시집 2018. 3. 31.
봄맞이 산행길, 봄과 겨울의 동거 현장 봄맞이 산행길 봄과 겨울의 동거 현장 월간산 ♣내장산 백양사 승려도 매화와 눈의 조화가 신기한 듯 핸드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 국립공원관리공단 3월이다. 당연히 봄인 줄 알았다. 하지만 봄이 아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산에는 봄과 겨울이 동거하고 있다. 봄은 땅 밑에서, 물 밑에서 먼저 온다. 봄소식은 하루 평균 20~25㎞의 인간의 발걸음과 같은 속도로 남녘에서 출발해 북상한다. 한 달만 지나면 이 모습도 볼 수 없다. 지금 이 시기에 볼 수 있는 겨울과 봄의 동거同居 현장들이다. ♣설중매 ♣매조도(梅鳥圖). 소학정 매화를 찾아온 직박구리 한 마리가 청아한 소리로 봄소식을 전하려 한다. ♣구름이 잔뜩 낀 겨울 어느 날 몰래 핀 복수초가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 2018. 3. 10.
최영미의 고발시 '괴물' 발표 이후, 이문열의 단편 ‘사로잡힌 악령(惡靈)’이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 최영미의 고발시 '괴물' 발표 이후 이문열의 단편 ‘사로잡힌 악령(惡靈)’이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 최근 우리 사회가 미투(MeToo-나도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 운동이 활발하다. 이는 지난 1월 29일 현직 서 모 검사가 자신이 2010년 남자 선배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그 와중에 2017년 12월에 발행된 에 최영미 시인의 고발시 이 발표되었다. 최 시인은 이 시에서 시인 자신으로 유추할 수 있는 젊은 여성 시인은 물론 출판사의 여성 편집자 등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괴물'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 시를 읽으면 '괴물'의 정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괴물'은 문단에서 실세 중의 실세로 추앙받고 있는 노(老) 시인 고은(高銀)을 지칭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2018. 3. 8.
최영미 미투(Mee too) 詩에 문학계 발칵 최영미 미투 詩에 문학계 발칵 "En은 젊은 여자만 보면.." 정상혁 기자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시인 최영미(57)씨가 원로 유명 시인을 사실상 실명 비판하는 시(詩)를 발표해 문단이 술렁이고 있다. 최씨가 계간지 ‘황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총 7연 27행의 시 ‘괴물’이 여성 후배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등의 추행을 저지른 비판 대상을 ‘En선생’으로 칭하고, ‘100권의 시집을 펴낸’이나 노벨문학상 후보를 함의하는 ‘노털상 후보’라는 수식어로 적시했기 때문이다. 황해문화 편집부 관계자는 “처음 원고를 받고 어조가 너무.. 2018. 2. 6.
反체제 소설 ‘고발’로 유명한 반디, 北 철조망 넘어 첫 詩集 출간 反체제 소설 ‘고발’로 유명한 반디, 北 철조망 넘어 첫 詩集 출간 북한의 솔제니친 ‘自由 갈구하는 고통의 서정詩’ 낳았다 “붉은 세월, 왜 이리 가시밭인가” 51편에 北의 인간성 말살 비판 정호승 시인 “노래 같은 운율, 소월·백석의 언어 계승한 듯” ‘북한의 솔제니친’으로 불리는 북한 반체제 작가 반디(필명)의 시집 ‘붉은 세월-칼벼랑 막아서도 나는 간다’(조갑제닷컴·사진)가 18일 출간됐다. 북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인 반디는 그가 목숨을 걸고 쓴 소설집 ‘고발’이 2014년 국내 출간되면서 알려졌다. 이후 ‘고발’은 27개국 20개 언어권으로 번역·출간되며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시집은 ‘고발’ 이후 두 번째 작품집이다. 총 51편이 실렸다. 소설에서 북한 사회의 참상을 생생하.. 2018. 1. 19.
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 단지 조금의 빛(황정은論) /송민우 &lt;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gt; 단지 조금의 빛(황정은論) -송민우 1. 죽은 자는 말을 할 수 없다. 다만 존재한다. 살아남은 자의 호명에 의해서. 어떤 호명은 그 자체로 망각에 대한 저항이 된다. 그 저항은 힘겹고, 약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호명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그 .. 2018.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