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부활의 그리스도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18. 3. 31.

 

 

 

 

부활의 그리스도 

 

-남상학

 

빛으로 오신 이는
캄캄한 무덤 속에서도
눈을 감을 수가 없었더니라

마르지 않는 눈물
마지막 연민을 담으신 
고운 눈매에 촉촉히 
한 줄기 여명(黎明)이 비추이더니

곤히 주무시던 
어둠의 머리맡에
시름의 세마포(細麻布) 훌훌 벗고
눈부신 광채로 일어나셨느니라
사르어 봉헌(奉獻)하는
한 목숨 불꽃으로

단숨에 무덤 문 열어 젖히고
해골 골짜기 어둠의 계곡에 
우뚝 서신 부활(復活)의 그리스도!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는 
어둠이 어둠으로 끝나지 않는 

빛 둘레에 다시 솟는 태양(太陽) 
눈부신 빛을 뿌리며 오시는 이를 보라. 

천하(天下)보다 귀한 목숨 
버리지 않고는 얻을 수 없고
죽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는
오직 한 길, 생명(生命)의 길, 
사랑의 산 불꽃이여 
피 흘리는 아픔 속에 피어난한 떨기 꽃

진달래 핏물 들이는
사월(四月)의 이른 새벽
눈부신 빛으로 오신 이는
이미 무덤 속에 없었더니라.

 

 

 

<수록>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