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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수상 및 후보시320

2009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저녁의 황사 / 정영효 <2009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저녁의 황사 정영효 이 모래먼지는 타클라마칸의 깊은 내지에서 흘러왔을 것이다 황사가 자욱하게 내린 골목을 걷다 느낀 사막의 질감 나는 가파른 사구를 오른 낙타의 고단한 입술과 구름의 부피를 재는 순례자의 눈빛을 생각한다 사막에서 바깥은 오로지 인간의 내.. 2009. 1. 3.
2009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비 온 뒤 / 구민숙 <2009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비 온 뒤 - 구민숙 作 빨랫줄에 매달린 빗방울들 열일곱 가슴처럼 탱탱하다 또르르! 굴러 자기네들끼리 몸 섞으며 노는 싱싱하고 탐스런 가슴이 일렬횡대, 환하니 눈부시다 그것 훔쳐보려 숫총각 강낭콩 줄기는 목이 한 뼘 반이나 늘어나고 처마 밑에 들여 놓은 자.. 2009. 1. 2.
2009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시 : 나무의 공양 / 이경례 <2009 영남일보 문학상> 나무의 공양 이 경 례 졸참나무가 제 몸통을 의탁해왔네 지난 태풍에 겨우 건진 살림살이지만 기와 불사를 생각하며 제 몸 선뜻 내 놓았다네 오래도록 산문의 입구를 지켜 온 졸참나무와 딱따구리, 한참을 골몰한 붉고 노란 머릴 조아리며 하피첩서霞帖書를 떠올리다, 마침.. 2009. 1. 2.
2009 무등일보신춘당선시 : 아르정탱 안을 습관적으로 엿보다 / 윤은희 <2009 무등일보신춘문예 당선시> 아르정탱 안을 습관적으로 엿보다 윤 은 희 1 골목의 연탄 냄새 부풀어 전생의 어스름 빛으로 울적한 저녁 길바닥의 검푸른 이끼들 엄지손톱 半의 半 크기 달빛에 물들었다 아르정탱Argentan * 에 맨발로 들어가 자주 꾸는 꿈 벗어두고 나왔다 2 예전에 방앗간이었다는.. 2009. 1. 2.
2009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담쟁이 넝쿨 / 조원 [2009 부산일보 신춘문예 - 시] 담쟁이 넝쿨 / 조원 두 손이 바들거려요 그렇다고 허공을 잡을 수 없잖아요 누치를 끌어올리는 그물처럼 우리도 서로를 엮어 보아요 뼈가 없는 것들은 무엇이든 잡아야 일어선다는데 사흘 밤낮 찬바람에 찧어낸 풀실로 맨 몸을 친친 감아요 그나마 담벼락이, 그나마 나무.. 2009. 1. 2.
2009 전남일보신춘문예 당선시 : 기와이야기 / 이수윤 <2009 전일신춘문예 당선작> 기와 이야기 - 이 수 윤 육차선 도로가 생기고 청과물 도매시장이 부쩍 몸피를 키워 산 밑의 각화동 마을은 몸을 더 엎드린다 예쁜 눈썹으로 웃는 기와는 알고 보면 지나온 이야기가 무거워 한평생 돌아눕지도 못한 거였다 아팠던, 그리고 달던 들숨과 날숨의 흔적에 풀.. 2009. 1. 2.
2009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내압 / 이병승 <2009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광고 --> 내압 - 이병승 한여름 땡볕에 달궈진 옥상 바닥 시원한 물을 뿌려주려고 잠가 둔 수도꼭지를 틀었더니 거침없이 몸을 흔드는 고무호스 긴 잠에서 깨어난 뱀처럼 시뻘건 각혈과 마른기침이 노래로 변하고 늘어졌던 마음의 통로에 생수의 강이 콸콸 흐른.. 2009. 1. 2.
2009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관계1 / 유태안 <2009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관계1 - 유태안 드라마를 보며 사과를 깎는다 사각사각 빨간 스토리가 벗겨지며 드라마는 색이 노랗게 변해 버린다 빨간 표피가 접시 위로 길처럼 흘러내린다 빨간 표피와 당도의 관계처럼 아내의 웃는 표정 뒤에 행복은 얼마나 될까? 먹기 알맞게 분할되어 접시에.. 2009. 1. 2.
2009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오늘은 달이 다 닳고 / 민구 <2009 조선 신춘문예 당선시> 오늘은 달이 다 닳고 민구 나무 그늘에도 뼈가 있다 그늘에 셀 수 없이 많은 구멍이 나있다 바람만 불어도 쉽게 벌어지는 구멍을 피해 앉아본다 수족이 시린 저 앞산 느티나무의 머리를 감기는 건 오랫동안 곤줄박이의 몫이었다 곤줄박이는 나무의 가는 모근을 모아서 .. 2009. 1. 1.
2009 동아신춘문예 당선시 : 술빵 냄새의 시간 / 김은주 <2009 동아신춘문예 당선시> 술빵 냄새의 시간 - 김 은 주 컹컹 우는 한낮의 햇빛, 달래며 실업수당 받으러 가는 길 을지로 한복판 장교빌딩은 높기만 하고 햇빛을 과식하며 방울나무 즐비한 방울나무, 추억은 방울방울 * 비오는 날과 흐린 날과 맑은 날 중에 어떤 걸 제일 좋아해? ** 떼 지은 평일의 .. 2009. 1. 1.
2009 한국신춘문예 당선시 : 무럭무럭구덩이 / 이우성 [2009 한국일보 신춘문예/시] 무럭무럭 구덩이 이우성 이곳은 내가 파 놓은 구덩이입니다 너 또 방 안에 무슨 짓이니 저녁밥을 먹다 말고 엄마가 꾸짖으러 옵니다 구덩이에 발이 걸려 넘어집니다 숟가락이 구덩이 옆에 꽂힙니다. 잘 뒤집으면 모자가 되겠습니다 오랜만에 집에 온 형이 내가 한 눈 파는 .. 2009. 1. 1.
2009 경향신춘문예 당선시 : 맆 피쉬 / 양수덕 <2009 경향 신춘문예 당선시> 맆 피쉬 양 수 덕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땡볕더위에 잎맥만 남은 이파리 하나 지하도 계단 바닥에 누워 있던 청년은 양말까지 신고 노르스름한 병색이었다 젊음이 더 이상 수작 피우지 않아서 좋아? 싫어? 스스로 묻다가 무거운 짐 원없이 내려놓았다 맆 피쉬라는 물고.. 2009. 1. 1.
2009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입춘 / 안성덕 <2009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시 당선작 - 입춘 - 안성덕 골판지는 골판지대로 깡통은 깡통대로 끼리끼리 모여야 밥이 된다고 삼천변 요요要要자원* 파지 같은 생들이 마대자루에 빈 페트병 고봉으로 눌러 담는다 오락가락하던 진눈깨비가 물러간다 유모차에 생활정보지 걷어오는 할머니 치마.. 2009. 1. 1.
2009 국제신춘문예 당선시 :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 / 도미솔 [2009 신춘문예시 당선작]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도미솔(도순태)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그가 .. 2009. 1. 1.
2009 매일신춘문예 당선시 : 구름모자를 빼앗아 쓰다 / 최정아 < 2009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구름모자를 빼앗아 쓰다 - 최정아 한 떼의 구름이 내게로 왔다. 한쪽 끝을 잡아당기자 수백 개의 모자들이 쏟아졌다. 백 년 전에 죽은 할아버지의 모자도 나왔다. 그 속에서 꽹과리 소리와 피리 소리도 났다. 할아버지는 끝이 뾰족한 모자를 쓰고 어깨 흔들며 춤을 .. 2009. 1. 1.
2009 경상신춘문예 당선시 :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 / 정원 <2009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童話) - 정원 ▲ 그림: 윤문영 봄은 아이들 시린 손끝에서 왔다 골목 안은, 어김없이 가위질 소리로 짤랑거리고 덩달아 온 세상 흰 밥풀꽃 가득한 뻥튀기 소리 와아, 골목 안 가득 풀려나오면 햇살처럼 환하게 웃음이 .. 2009. 1. 1.
2009 한라문예 당선시 : 오래된 잠 / 이민화 <2009 한라문예 시 당선작> 오래된 잠 - 이 민 화 ▲삽화 오승익(서양화가) 다섯 송이의 메꽃이 피었다. 아버지의 부재를 알리는 검은 적막을 깨고, 돌담을 딛고 야금야금 기어올라 초가지붕 위에 흘림체로 풀어놓는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바람벽이 움찔 다리를 절면, 마당가에 선 감나.. 2009. 1. 1.
2009 불교신문 신춘문예시 당선작 : 가게 세 줍니다 / 유금옥 * 2009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 * 가게 세 줍니다 - 유 금 옥 나뭇가지에 빈 가게 하나 있었어요. 참새 두 마리가 날아와 화원을 차렸죠. (햇살 꽃방) 정말 그날부터 햇빛들이 자전거 페달을 쌩쌩 밟았다니까요 가게에 봄이 한창일 때는 산들바람도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랑에 빠진 벌 나비가.. 2008. 12. 31.
2009 문화신춘문예 당선작 : 즐거운 장례식 / 강지희 *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즐거운 장례식 - 강지희 생전에 준비해둔 묫자리 속으로 편안히 눕는 작은 아버지 길게 사각으로 파 놓은 땅이 관의 네모서리를 앉혀줄 때 긴 잠이 잠시 덜컹거린다 관을 들어 올려 새소릴 보료처럼 깔고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 죽음 새벽이슬이 말갛게 씻어 놓은 .. 2008. 12. 31.
미당문학상 수상작 : 송찬호의 <가을>과 심사평 * &lt;축하&gt; 송찬호의 "가을"을 제8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 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 2008. 9. 22.
<시> 천지간(제8회 미당문학상 후보작품)/ 김명인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① [중앙일보] 제8회 미당문학상 및 황순원문학상의 최종심 후보작 지상 중계를 시작합니다. 시인과 소설가가 들려주는 자신의 작품 이야기, 예심 심사위원의 해설 등을 모아 모두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올해는 누가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상을 차지할지 관.. 2008. 9. 3.
<시> 타인의 의미(제8회 미당문학상 후보작) / 김행숙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② [중앙일보] “타인을 통해 진짜 나를 찾아” ‘살갗이 따가워.’첫 행부터 막힌다. “시선이 따갑다고 표현하잖아요. 다른 사람의 눈빛은 보이지 않는데도 촉각으로 맞은 것처럼 느껴지죠.” 김행숙의 시 ‘타인의 의미’는 이렇게 ‘시선이 따갑다’에서.. 2008. 9. 3.
<시> 소리족(族)(제8회 미당문학상 후보작) / 송재학 &lt;제8회 미당문학상&gt;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③ [중앙일보] "소리를 듣는 일이 존재의 이유” “분명히 와본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러면서 ‘내 것이다’라는 느낌,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발견됐다는 느낌 말이에요.” 고2 때 신문에서 본 실크로드 사진 한 장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시.. 2008. 9. 3.
<시> 가방(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후보작) / 송찬호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④ [중앙일보] “이미지 중시 … 그게 시 쓰는 개성” 발랄하기 그지없다. 가방이 ‘그 때묻은 주둥이로 꽃을 만나면 달려가 부벼대는’ 상상이라니. ‘여성들의 로망’이니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 통하는 가방이 콧김을 내뿜는 무소가 되어 살아 움직.. 2008. 9. 3.
<시> 오늘 나는(제8회 미당문학상 후보작) / 심보선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⑤ [중앙일보] 오늘 나는 -심보선 오늘 나는 흔들리는 깃발처럼 목적이 없다 오늘 나는 이미 사라진 것들 뒤에 숨어 있다. 태양이 오전의 다감함을 잃고 노을의 적자색 위엄 속에서 눈을 부릅뜬다 달이 저녁의 지위를 머리에 눌러쓰면 어느 행인의 애절한 표정.. 2008. 9. 3.
<시> 검은 젖(제8회 미당문학상 후보작) / 이영광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⑥ [중앙일보] 검은 젖 -이영광 죽음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햇빛이 기름띠처럼 떠다니는 나의 성지(聖地) 젖가슴만한 무덤들 사이에 나는 수혈받은 사람처럼 누워 쉰다 삶은 힘차고 힘겨우며, 헛디뎌 뛰어들고 싶으리만치 어질어질하다 .. 2008. 9. 3.
<시> 그림자들(제8회 미당문학상 후보작) / 이원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⑦ [중앙일보] 그림자들 - 이원 바닥은 벽은 죽음의 뒷모습일 텐데 그림자들은 등이 얼마나 아플까를 짐작이나 할 수 있겠니 무용수들이 허공으로 껑충껑충 뛰어오를 때 홀로 남겨지는 고독으로 오그라드 는 그림자들의 힘줄을 짐작이나 할 수 있겠니 한 사내.. 2008. 9. 3.
<시> 돌층계(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 장석남 [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⑧ [중앙일보] “돌층계를 만드는 건 시를 짓는 작업” 장석남의 ‘석’이 혹 ‘돌 석(石)’자 아니냐고 농을 걸었다. ‘주석 석(錫)’자라 답하는 시인의 얼굴 이 환했다. 돌을 참 좋아하는 시인이다. 갈팡질팡 고민 끝에 대표작으로 택한 시도 ‘돌층계’다. .. 2008. 9. 3.
<시> 되새떼들의 하늘(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 정진규 [제8회 미당·황순원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⑨ [중앙일보] 이승·저승 넘나들며 세상과 소통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 2008. 9. 3.
<시> 데칼코마니(제8회 미당문학상 최종 후보작) / 최금진 [제8회 미당 문학상] 최종 후보작 지상중계 ⑩ 죽음·가난 넘나드는 폭넓은 시어 나이 마흔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등골이 서늘한 죽음, 뼈에 사무치는 가난을 노래한다. 최현식 예심위원은 “경험의 폭이 어디서 얻어진 걸까 궁금할 정도”라며 “일상적인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다가가지 .. 2008.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