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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수상 및 후보시320

2008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너와집 / 박미산 * 2008 세계일보 신춘문예시 당선작 * 너와집 - 박미산 그림=판화가 남궁산 갈비뼈가 하나씩 부서져 내리네요 아침마다 바삭해진 창틀을 만져보아요 지난 계절보다 쇄골 뼈가 툭 불거졌네요 어느새 처마 끝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나 봐요 칠만 삼천 일을 기다리고 나서야 내 몸속에 살갑게 뿌리 내렸지.. 2008. 1. 2.
2008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예의 / 조연미 <2008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예의 - 조연미 손바닥으로 찬찬히 방을 쓸어본다 어머니가 자식의 찬 바닥을 염려하듯 옆집 여자가 울던 새벽 고르지 못한 그녀의 마음자리에 귀 대고 바닥에 눕는다 누군가는 화장실 물을 내리고 누군가는 목이 마른지 방문을 연다 무심무심 조용하지만 숨길 .. 2008. 1. 2.
2008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 * 2008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마농꽃이 걸어서 우체국에 간다 - 이언지 가을, 입질이 시작되었다 만물이 보내는 연서가 속속 배달 중이다 온몸이 간지럽다 배롱나무 붉은 글씨는 화사체라고 하자 작살나무가 왜 작살났는지 내야수는 내야에만 있어야 하는지 계집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작살나.. 2008. 1. 2.
2008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오리떼의 겨울 / 이지현 [2008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리떼의 겨울 - 이지현 강 위에 오리가 머리를 숙였다 올린다 노란 부리로 쪼아낸 물방울은 베틀을 돌리지 않았는데도 모퉁이에서 가운데로 물결을 만들어간다 물결이 엉키지 않도록 휘휘 발 저어 옮기는 오리들, 혼자서는 저 넓은 강을 물고 날아오를 수 없다고 함.. 2008. 1. 2.
2008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대동여지도 / 조다윗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당선작> 대동여지도 - 조다윗 1. 내 영혼이 어느 산천 물줄기의 방점이라면 그 더딘 물소리가 끝없는 방물장수의 노래여도 좋겠다. 까마득한 옛 생각, 지도 하나를 그리는 밤, 고요의 헤진 발자국을 따라 걷다보면 어찌,들이고 산이고 섬인지 헤아릴 수 있을 까마는 능선과 능.. 2008. 1. 2.
200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가벼운 산 / 이선애 *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가벼운 산 - 이선애 태풍 나리가 지나간 뒤, 아름드리 굴참나무 등산로를 막고 누워 있다. 오만상 찌푸리며 어두운 땅속을 누비던 뿌리 그만 하늘 향해 들려져 있다. 이젠 좀 웃어 보라며 햇살이 셔터를 누른다. 어정쩡한 포즈로 쓰러져 있는 나무는 바쁘다. 지하 단칸.. 2008. 1. 2.
2008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하모니카 부는 오빠 / 문정 <2008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하모니카 부는 오빠 - 문 정 ▲ 일러스트 = 난 나 오빠의 자취방 앞에는 내 앞가슴처럼 부풀어 오른 사철나무가 한그루 있고 그 아래에는 평상이 있고 평상 위에서는 오빠가 가끔 혼자 하모니카를 불죠 나는 비행기의 창문들을 생각하죠, 하모니카의 구멍들마다에.. 2008. 1. 2.
2008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 유희경 <2008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 유희경 1. 티셔츠에 목을 넣을 때 생각한다 이 안은 비좁고 나는 당신을 모른다 식탁 위에 고지서가 몇 장 놓여 있다 어머니는 자신의 뒷모습을 설거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쪽 부엌 벽에는 내가 장식되어 있다 플라타너스 잎맥이 .. 2008. 1. 1.
2008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추운 바람을 신으로 모신 자들의 經典 2008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추운 바람을 신으로 모신 자들의 經典 -이은규 어느 날부터 그들은 바람을 신으로 여기게 되었다 바람은 형상을 거부하므로 우상이 아니다 떠도는 피의 이름, 유목 그 이름에는 바람을 찢고 날아야 하는 새의 고단한 깃털 하나가 흩날리고 있을 것 같다 유목민이 되지 못.. 2008. 1. 1.
2008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페루 / 이제니 <2008 경향 신춘문예시 당선작> 페루 - 이제니 빨강 초록 보라 분홍 파랑 검정 한 줄 띄우고 다홍 청록 주황 보라. 모두가 양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양은 없을 때만 있다. 양은 어떻게 웁니까. 메에 메에. 울음소리는 언제나 어리둥절하다. 머리를 두 줄로 가지런히 땋을 때마다 고산지대의 좁고 .. 2008. 1. 1.
2008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차창 밖 풍경 빈 곳 / 정은기 [2008 한국일보 신춘문예] '차창밖, 풍경 빈곳' - 정은기 관련기사 • 정은기, '차창밖, 풍경 빈곳' • 진연주, 방(房) • 김영미, 재개발 아파트 • 임정순, 그 녀석 길들이기 • 김지용,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 차창밖, 풍경 빈곳 ::: 정은기 철길은 열려진 지퍼처럼 놓여있.. 2008. 1. 1.
[스크랩] 2007신춘문예 당선작 2007신춘문예 당선시들 ㅇ 전북일보 / 늙어가는 판화 / 이현수 ㅇ 조선일보 / 트레이싱 페이퍼 / 김윤이 ㅇ 경향신문 / 부레옥잠 /신미나 ㅇ 문화일보 /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 김륭 ㅇ 서울신문 / 연금술사의 수업시대 / 이강산(이산) ㅇ 매일신문 / 스트랜딩 증후군 / 김초영 ㅇ 동아일보 / 당선작 없.. 2007. 1. 21.
2007 조선일보 당선작 : 트레이싱 페이퍼 <조선일보 당선시> 트레이싱 페이퍼 - 김윤이 잘 마른 잎사귀가 바스락거리며 나를 읽네 몇 장 겹쳐도 한 장의 생시 같은, 서늘한 바람 뒤편 달처럼 떠오른 내가 텅 빈 아가리 벌리네 지루한 긴긴 꿈을 들여다봐주지 않아 어둠이 흐느끼는 밤 백태처럼 달무리 지네 일순간 소낙비 가로수 이파리, 눈.. 2007. 1. 21.
2007 한국일보 당선작 : 엘리펀트맨 / 이용임 <한국일보 당선시> 엘리펀트맨 - 이용임 사내의 코는 회색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사내는 가만히 코를 들어올린다 형광불빛에 달라붙어 벌름거리는 사내의 콧속이 붉은지는 알 수 없다 여자를 안을 때마다 사내는 수줍게 코를 말아올리고 입술을 내민다 지리멸렬한 오후 두시에 사내는 햇빛을.. 2007. 1. 21.
2007 문화일보 당선작 :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 김륭 <문화일보 당선시>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 김륭  1.  실직 한 달 만에 알았지 구름이 콜택시처럼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다는 걸  2.  구름을 몰아본 적 있나, 당신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내 머리에 총구멍을 낼 거라는 확신만 선다면 얼마든지 운전이 .. 2007. 1. 21.
2007 세계일보 당선작 : 근엄한 모자 / 이기홍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근엄한 모자 - 이기홍 오늘 예식장에 그를 데려가기로 합니다 그는 내 가슴속에 살면서도 맨 위에 올라가 군림하기를 좋아합니다 어쩌면 그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끔, 내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그가 차갑고 근엄한 얼굴을 치켜들면 사.. 2007. 1. 21.
2007 국제신문 당선작 : 타임캡슐에 저장한 나쁜 이야기 하나 / 정태화 <2007 국제신문 당선작 > 타임캡슐에 저장한 나쁜 이야기 하나 - 정태화  놋쇠숟가락 하나가 여닫이문 깊숙이 빠져 있었어 문고리 구멍에 꽂혀 타다닥 불꽃 튀어 오르는 길 척추脊椎를 느끼는 그림자가 일렁이는 달빛 파도에 쓸리며 흐느적거리고 있었어  사내들 깊은 밤 주막거리 화투짝 속살에.. 2007. 1. 21.
2007 부산일보 당선작 : 붉고 향기로운 실탄 / 정재영 <부산일보 당선시> 붉고 향기로운 실탄 - 정재영 드티봉 숲길을 타다가 느닷없이 총을 겨누고 나오는 딱총나무에게 딱 걸려 발을 뗄 수가 없다 우듬지마다 한 클립씩 장전된 다크레드의 탄환들 그 와글와글 불땀을 일으킨 잉걸 빛 열매를 따 네게 건넨다 실은 햇솜처럼 피어오르는 네 영혼을 향하.. 2007. 1. 21.
2007 전북일보 당선작 : 늙어가는 판화 / 이현수 <2007 전북일보 당선시> 늙어가는 판화 - 이현수 조각도 앞에 손을 둔다 순간, 조각도가 날렵하게 손에 스쳤다 아직도 내 손에 깎아내야 할 부분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다 어머니 얼굴은 남겨 둬야할 곳보다 파내야할 곳이 더 많았다 얼굴 윤곽보다 뚜렷한 곡선을 여러 번 파내다보면 결국에는 아무.. 2007. 1. 21.
2007 경남일보 당선작 : 운학정 / 문길 운학정 - 문길 나무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집 잃어버렸을까 집지킴이 구렁이 배나무 속에서 살았던 집 기침소리 으흠, 아버지 넘어가던 살림 바로세우다가 막걸리 반 되씩 새벽 약단지가 되어갔던 아버지 왜 민화로 내려앉지 못했을까 그곳엔 참기름 소금장이 있고 커다란 술독 무허가 주막이 있었지 낭창낭창 아버지 시조가 넘어가 낮 다람쥐 주둥이를 쳐다봤지 삐라가 하늘에서 내리면 와르르 염소 똥처럼 동네에서 아이들 굴러 나와 까르르한 보리밥 밀어 넣던 그 시절 물레방아 어휴 삐거덕삐거덕 돌았지 장날이면 곤드레만드레 장씨 한밤중 귀신 씨름 매일 졌지 옛날 오래도록 묵어 짚단처럼 썩고 불쇼 하던 도깨비 야담으로 가버리고 비녀바위 벼락 맞고 산은 사나운 비가 물어뜯어버렸다 산 피 흘리는 민둥산 밑으로 무녀 촛불은 오래전 꺼.. 2007.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