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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수상 및 후보시320

2011 세계일보 시 당선작 : 파밭 - 홍문숙 2011 세계일보 시 당선작 파밭 - 홍문숙 비가 내리는 파밭은 침침하다 제 한 몸 가려줄 잎들이 없으니 오후 내내 어둡다 다만 제 줄기 어딘가에 접혀있던 손톱자국 같은 권태가 힘껏 부풀어 오르며 꼿꼿하게 서는 기척만이 있을 뿐, 비가 내리는 파밭은 어리석다 세상의 어떤 호들갑이 파밭에 들러 오후.. 2011. 1. 1.
2011 경향신문 시 당선작 : 아버지의 발화점 - 정창준 2011 경향 신춘문예 시 당선작 아버지의 발화점 - 정창준 <심사평> ㆍ“실종된 현실인식의 발견… 뭉클하다” *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심사를 맡은 이시영 시인(왼쪽)과 황인숙 시인이 본심에 오른 작품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김기남 기자 분이 겨룬 이번 본심에서는 현실사회에 .. 2011. 1. 1.
2011 문화일보 시 당선작 :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 - 강은진 <2011 신춘문예-시 당선작>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 - 강은진 문득, 썩지 않는 것이 있다 74세 이만호 할머니의 짓무른 등이 늦여름 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중에도 푸르스름한 눈썹은 가지런히 웃는다 그녀가 맹렬했을 때 유행했던 딥블루씨 컬러 변색 없이 이상적으로 꺾인 저 각도는 견고하.. 2011. 1. 1.
2011 동아일보 시조 당선작 : 쉿! - 고은희 <2011년 동아일보 시조 당선작> 쉿!  - 고은희 아득한 하늘을 날아온 새 한 마리 감나무 놀랠까봐 사뿐하게 내려앉자 노을이 하루의 끝을 말아 쥐고 번져간다 욕망이 부풀수록 생은 더욱 무거워져 한 알 홍시 붉디붉게 울음을 터트릴 듯 한 쪽 눈 질끈 감고서 가지 끝에 떨리고 쉬잇! 쉬 잠 못 드는 .. 2011. 1. 1.
2011 동아일보 시 당선작 : 오늘의 운세 - 권민경 <2011년 동아일보 시 당선작> 오늘의 운세  - 권민경 나는 어제까지 살아 있는 사람 오늘부터 삶이 시작되었다 할머니들의 두 개의 무덤을 넘어 마지막 날이 예고된 마야 달력처럼 뚝 끊어진 길을 건너 돌아오지 않을 숲 속엔 정수리에서 솟아난 나무가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고 수많은 손바닥이 .. 2011. 1. 1.
2011 조선일보 시조 당선작 : 신 한림별곡<新翰林別曲>- 김영란 &lt;2011년 조선일보 시조 당선작&gt; 신 한림별곡&lt;新翰林別曲&gt; - 김영란 전갱이 잔뼈 같은 어젯밤 하얀 꿈도 북제주 수평선도 가로눕다 잠기는 은갈치 말간 비린내 눈이 부신 이 아침 바람소리 첫음절이 귤빛으로 물이 들고 닻들도 기도하듯 조용히 기대 누운 기우뚱 포구에 내린 오십견의 저 바다 .. 2011. 1. 1.
2011 조선일보 시 당선작 : 유빙(流氷)-신철규 &lt;2011년 조선일보 시 당선작&gt; 유빙(流氷) - 신철규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 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 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 방향으로, 나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커피 잔을 젓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처.. 2011. 1. 1.
2010 서울 신춘문예 당선시 -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이길상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시]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이길상 2010-01-04 37면 기자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자의 블로그 보기 --> 잘 갠 속옷 속에는 영혼의 세숫물이 썩어간다 눈을 씻어내도 거리의 습한 인연들 내 안을 기웃거린다 내 폐허를 메울 사막은 그때 태어난다 반성하듯 내복을 차곡차곡 갤 .. 2010. 1. 4.
2010 무등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제비꽃 향기 / 김은아 &lt;신춘문예&gt; 시 당선작 제비꽃 향기 - 김 은 아 김은아 시 당선자 생선뼈만 남은 개 밥그릇에 개미가 아우성이다 시간이 지나자, 삶의 살을 뼈만 남긴 채 말라가는 빈 밥그릇에서 시간을 붙잡고 보시를 하는 중이다 한 때 거친 바다를 헤엄쳐 푸른 꿈을 키웠을 너 어쩌자고 사람들 입 속까지 들어와 .. 2010. 1. 3.
2010 불교신춘문예 당선작 - 뼈의 기원 / 안병호 2010 신춘문예 시·시조 당선작 뼈의 기원 안병호 문득, 뼈가 시려오면 내 뼈의 아득한 시원을 찾아 눈과 바람의 길을 걸어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뼈대 있는 집안의 자손이라는 것이 대체로 나의 문명이지만 그것은 비석에 판각되거나 정의되어진 것만이 아닌 단단한 그 무엇이 내 속을 지탱하고 .. 2010. 1. 3.
2010 경제신춘문예 가작 시 - 아버지 / 김봉래 [제5회 경제올림피아드] -경제신춘문예 가작 시 아버지 - 김봉래 *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것 붕어빵의 생은 뒤집어 지는데 있었다 둥그런 방패 속에 한 칸씩 자리를 잡고 빙글 돌때마다 노랗게 완성되는 삶, 하루 종일 열심히 돌리고 뒤집었지만 쪽방의 허기를 달래주기엔 여전히 부족했다. 그을.. 2010. 1. 2.
2010 신춘한라문예 시 당선작 - 장식장을 버리고 / 박찬 [2010신춘한라문예 시 당선작] 장식장을 버리고 박 찬 /그림=허영희(일러스트레이터) 장식장을 버렸습니다. 떨어져 덜컥이는 문짝을 청테이프로 길게 입막음 하고 동사무소에 들러 오천 원짜리 스티커를 사왔습니다. 저승길 노잣돈치곤 값싼 그 몸값이 안쓰러워 쉽사리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한참을 그.. 2010. 1. 2.
2010 국제 신춘문예 당선시 -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 / 박진규 [2010 신춘문예] 시 당선작 문탠로드를 빠져나오며 - 박진규 달이 저 많은 사스레피나무 가는 가지마다 마른 솔잎들을 촘촘히 걸어놓았다 달빛인 양 지난 밤 바람에 우수수 쏟아진 그리움들 산책자들은 젖은 내면을 한 장씩 달빛에 태우며 만조처럼 차오른 심연으로 걸어들어간다 그러면 이곳이 너무 .. 2010. 1. 2.
2010 경상 신춘문예 당선시 - 이팝나무에 비 내리면 / 황종권 [2010 경상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이팝나무에 비 내리면 - 황종권 - ▲ 일러스트: 윤문영 당신은 육지를 떠나기 전이면 뒤뜰에 있는 이팝나무 아래로 불러내곤 했지요. 이팝나무 한 뼘 위를 회칼로 그으며, 그만큼 자라면 온다고 무슨 굳센 다짐처럼 말하곤 했지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이팝나무 아래.. 2010. 1. 2.
2010 전북 신춘문예 당선시 - 먼지 / 김혜원 &lt;2010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gt; 먼지 - 김혜원 1. 무게 체중계를 꺼내려다 나보다 먼저 올라앉은 먼지를 본다 저것도 무게라고 저울 위에 앉았을까 털어내는 순간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저 가뿐한 내공 내가 눈금처럼 꼼꼼히 몇 장의 졸업장과 얼마간의 통장으로 몸집 불리는 동안 너희는 세상을 .. 2010. 1. 2.
2010 영남 문학상 당선시 - 구름의 화법 / 하기정 [2010 영남일보 문학상] 구름의 화법 하기정 그림 : 깁소영 구름은 여태 제 모습을 보여 준 적이 없어 형상은 당신 머릿속에나 있지 내가 만들 수 있는 건 물방울이 아니야, 보다 가볍지 당신의 어깨를 적실 수도 당신의 입가를 핥을 수도 있지 그러니 나를 구름이라 이름 짓는 건 아주 치명적이지 네가 .. 2010. 1. 2.
2010 경남 신춘문예 당선시 - 허氏의 구둣방 / 이미화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허氏의 구둣방 - 이미화 발 끝에 달을 달고 저녁 강을 건너고 있는 허氏 구름처럼 떠돌았으므로 그의 생은 한쪽만 유난히 닳은 구두처럼 삐뚜름하다 그의 구두처럼 다 허물어져가는 옥봉동 산 1번지 아파트에 조등처럼 별이 걸릴 때 저녁하늘은 가난한 마을의 착한 지붕.. 2010. 1. 2.
2010 매일 신춘문예 당선시 - 그녀의 골반 / 석류화 [2010 신춘문예 당선작/시] 그녀의 골반 - 석류화 1 나비 꿈을 꾸고 엄마는 날 낳았다 흰 꿈, 엄마는 치마폭에 날 쓸어 담았다 커다란 모시나비, 손끝에 잡혔다가 분가루 묻어나갔다 날개 끝에 고인 몇 점 물방울무늬, 방문 밖으로 날았다 돌담에 피는 씀바귀꽃 그늘을 옮겨다녔다 나비 날개엔 먼지가 끼.. 2010. 1. 2.
2010 강원 신춘문예 당선시 - 산부인과 41병동에서 / 김현숙 [신춘문예 당선작-시] 산부인과 41병동에서 - 김현숙 &lt;춘천시 후평3동&gt; 목숨 걸고 터를 사수하려는 사람들과 강제 철거로 문책당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사이 에 불길이 솟았다 강대병원 41병동 입원실에 누운 그녀의 마음도 이미 화염에 휩싸였 다 산부인과 의사가 가랑이 사이 좁고 음습하게 숨어있.. 2010. 1. 2.
2010 경인 신춘문예 당선시 - 차우차우 / 김진기 [2010 경인신춘문예·시 당선작] 차우차우 -김진기 사자개 차우차우 긴 갈기를 바람에 빗질하며 서쪽 하늘을 바라본다 칠장사 참배객의 발길이 어스름을 따라 사라지고 스님의 독경 소리 어둠에 몸을 누이면 티베트에서 온 차우차우 몰래 경내를 빠져 나가 칠현산에 오른다 바라보면 멀리 눈 덮인 고향.. 2010. 1. 2.
2010 부산 신춘문예 당선시 -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 / 심명수 [2010 부산일보 신춘문예-시] 쇠유리새 구름을 요리하다 - 심명수 잘 못 꾼 꿈이 지워진 거예요 마음이 시끄럽네요 쮸릿, 쮸릿, 칫, 칫 물이 끓고 있나요? 머릿속을 지우개로 박박 지웠더니 보글보글 구름이 생겼어요 요리에 앞서 별표 3개라는 걸 잊지 마세요 너무 많이 문지르면 검게 비구름이 된다는 .. 2010. 1. 2.
2010 세계 신춘문예 당선시 - 모른다고 하였다 / 권지현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모른다고 하였다' - 권지현 * 그림 : 판화가 남궁 산 우루무치행 비행기가 연착되었다 북경 공항 로비에서 삼백삼십 명의 여행자들은 여섯 시간째 발이 묶인 채 삼삼오오 몰려 다녔다. 현지여행객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행가방에 다리를 올리고 앉아 떠들어대거.. 2010. 1. 2.
2010 경향 신춘문예 당선시 - 직선의 방식 / 이 만섭 [2010 경향 신춘문예 당선시] 직선의 방식 - 이만섭 직선은 천성이 분명하다 바르고 기껍고 직선일수록 자신만만한 표정이다 이는 곧 정직한 내력을 지녔다 하겠는데 현악기의 줄처럼 그 힘을 팽창시켜 울리는 소리도 직선을 이루는 한 형식이다 나태하거나 느슨한 법 없이 망설이지 않고 배회하지 않.. 2010. 1. 2.
2010 한국 신춘문예 당선시 - 검은 구두 / 김성태 [2010 한국일보 신춘문예/시] 검은 구두 - 김성태 그에게는 계급이 없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좁은 동굴이며 구름의 속도로 먼 길을 걸어온 수행자입니다 궤도를 이탈한 적 없는 그가 걷는 길은 가파른 계단이거나 어긋난 교차로입니다 지하철에서부터 먼 풍경을 지나 검은 양복 즐비한 장례식장까.. 2010. 1. 1.
2010 문화 신춘문예 당선시 - 골목의 각질 / 강윤미 &lt;2010 신춘문예-시당선작&gt; 골목의 각질 - 강윤미 골목은 동굴이다 늘 겨울 같았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었다 누군가 한 사람만 익숙해진 것은 아니었다 공용 화장실이 있는 방부터 베란다가 있는 곳까지, 오리온자리의 1등성부터 5등성이 동시에 반짝거렸다 없는 것 빼고 다 있.. 2010. 1. 1.
2010 동아 신춘문예 당선시 - 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 / 유병록 &lt;2010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gt; 붉은 호수에 흰 병 하나 - 유병록 &lt;심사평&gt; 생물의 마지막 순간 끈질기게 천착 예심에서 골라준 시 작품들 가운데서 다섯 분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성동혁의 ‘렌터카 를 타고’ 외 4편은 장식적이거나 매끄럽지 않은 조립이 있지만 고.. 2010. 1. 1.
2010 조선 신춘문예 당선시 - 풀터가이스트 / 성은주 [신춘문예 시 부분 - 당선작] 풀터가이스트 - 성은주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burbuck@chosum.com 하늘은 별을 출산해 놓고 천, 천, 히 잠드네 둥근 시간을 돌아 나에게 손님이 찾아왔어 동구나무처럼 서 있다가 숨 찾아 우주를 떠돌던 시선은 나를 더듬기 시작하네 씽끗, 웃다 달아나 종이 인형.. 2010. 1. 1.
2009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산시 : 낯익은 가방 / 김상현 2009 평화신문 신춘문예 : 시부문 당선작 낯익은 가방 - 김상현 캄보디아 어느 시골길을 김순임의 이름이 써진 책가방이 달리고 있어요.  바나나 파초 잎 사이로 난 붉은 수채화길 위를 싱싱 달리고 있네요.  소녀는 자전거를 탔어요.    노오란 색 그 가방, 한국에서 온 거래요.  김순임이라는 어.. 2009. 2. 7.
2009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증명사진 / 김재준 [2009 광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 증명사진 김 재 준 창문 밖의 풍향계는 한사코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머리를 곧추 세우며 떨고 있다 매서운 날들이 나를 후려왔듯이 바람의 거친 속도가 철봉 위에 다만 놓여있을 뿐인 저 화살을 어디론가 날아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요동을 치며 제 자.. 2009. 1. 3.
2009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정글에서 온 풍경 / 유병만 &lt;2009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시&gt; 정글에서 온 풍경 - 유병만 베트남 며느리가 순산했다는 읍내 전화에 논두렁이 파랗게 깨어나고 있다 노인의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완만하게 달라붙어 있던 들판이 뚝 떼어진다 잠시 주춤하던 족보의 한 갈래가 생기를 되찾고 상속되어져야 할 땅의 분량이 새로운 .. 2009.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