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124 임실 섬진강길 걷기, 그리움이 내려앉은 곳 강물도 흐르고 사연도 흐르고 임실 섬진강길 그리움이 내려앉은 곳 강물도 흐르고 사연도 흐르고 이설 기자 *공룡 발자국처럼 팬 자국 가득한 장구목. 섬진강 제일의 절경으로 꼽힌다. "그대가 보고 싶을 때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저무는 강으로 갑니다. 소리 없이 저물어가는 물 가까이 저물며 강물을 따라 걸으면저물수록 그리움은 차올라 출렁거리며 강 깊은 데로 가강 깊이 쌓이고 물은 빨리 흐릅니다." - 김용택 ‘땅에서’ 중에서 시를 읊조려도 아리송하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기자는 강을 모른다. 강가에 가만히 서본 적도, 소리 없이 저무는 강물을 바라본 적도, 차오르는 그리움을 강물에 흘려보낸 적도 없다. 그래서 시구 전부가 알 듯 말 듯하다. 강물 따라 걸으면 시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8년 만의 강추위가 닥친 가을 아침, 작정.. 2010. 11. 8. 고창 질마재길 걷기, 미당 키운 갯바람이 국화향 배달 고창 질마재길 미당 키운 거센 갯바람 이제는 돌아와 국화향 배달 배수강 기자 *미당 서정주 묘소에서 바라본 진마마을과 소요산.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라던 미당(未堂)은 죽어서도 바람과 함께 누워 있었다. 곰소만 갯벌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베개 삼고, 그가 나고 자란 진마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돋은볕마을(안현마을) 뒷산에 부인 방옥숙 여사와 나란히 자리했다. 곰소만의 바람은 묘지 주변 3억 송이 국화의 군무(群舞)를 연출한다. 국화밭에 누운 미당은 국화의 ‘프레스토(Presto)’ 군무가 지겨우면 시린 하늘 양떼구름의 ‘아다지오(Adagio)’ 연주를 들을 터. 소요산(444m) 품에 숨은 진마마을 질마재는 미당을 그리워하며 오늘도 그곳에 우뚝 서 있다. 질마재는 미당 서.. 2010. 11. 8. 무주 뒷섬마을 ‘학교 가던 길’, 멱 감고 알밤 주워먹던 놀이터 무주 뒷섬마을 ‘학교 가던 길’ 타박타박 1시간 반… 멱 감고 알밤 주워먹던 놀이터 글·사진 박경일기자 ▲ 향로봉 정상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내도리 일대의 풍경. 금강의 물굽이가 크게 감아돌면서 만들어진 물방울 모양의 땅이 앞섬마을이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다리 건너편이 뒷섬마을이다. 뒷섬마을 아이들의 ‘학교 가던 길’은 오른쪽 강변의 기슭을 따라 이어진다' ▲ 뒷섬마을에서 무주읍으로 이어지는 ‘학교 가던 길’은 징검다리를 딛거나 물수제비도 뜨면서 느릿느릿 걸어야 제맛이다. # 산과 물로 닫힌 마을에 남아있는 추억의 길 도대체 앞은 어디고, 뒤는 또 어딜까. 금강 물줄기가 크게 굽이쳐 빚어낸 물방울 같은 지형의 전북 무주 ‘앞섬마을’이야 그나마 알려진 곳. 그렇다면 ‘뒷섬마을’은 또 어딜까. 지도를 짚어보.. 2010. 10. 21. 김제 모악산 ‘미륵길’ 걷기, 정여립 전봉준 강증산의 발자취 따라 김제 모악산 ‘미륵길’ 걷기 - 정여립 전봉준 강증산의 발자취 따라 - 김화성 전문기자 * 석양에 물든 김제 모악산 오리알터(금평저수지). 오리알터는 ‘올(來) 터’가 변해서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오는가. 그것은 바로 미륵부처이다. 미륵불이 이곳에 내려와 용화세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선시대 혁명아 정여립은 오리알터 정수리 부근 제비산 아래에서 터를 잡고 살다가 대역죄로 죽었고 ,바로 그 옆엔 강증산이 천하구제를 위해 세운 구릿골 약방이 있다. 증산은 이곳에서 ‘이 세상의 모든 질병을 내가 짊어지고 간다’며 죽었다. 또 다른 혁명아 녹두장군 전봉준은 오리알터 아래 동네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사람이 하늘인 세상’을 꿈꿨다. 요즘도 오리알터 부근엔 신흥종교 단체들이 미륵불을 기다리고.. 2010. 10. 3. 전북 임실, 아홉 구비 물줄기가 만들어낸 천담,구담마을 전북 임실 아홉 구비 물줄기가 만들어낸 천담,구담마을 위치 : 전북 임실군 덕치면 천담리 한국관광공사 / 사진촬영 : 여행작가 이동미 ▲ 물이 돌아나가는 물돌이 마을의 모습 돌돌돌 새벽잠을 깨우는 물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이끌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가면 희뿌연 물안개가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굽이굽이 돌담과 탱글탱글 박덩이와 길가의 개망초 그리고 먼 곳에서 온 이방인까지 살포시 보듬는 물안개는 잠이 덜 깬 어린 아이를 안아주듯 조심스레 마을을 안아준다. ▲ 구담마을 앞 강의 새벽 물안개 천담마을, 그곳은 섬진강 줄기가 품어주는 마을이다. 진안군 백운면의 작은 샘(데미샘)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물방울을 모아 옹달샘을 만들어 낮은 땅으로 흘려보내면 호남의 작은 물줄기들이 더해져 3개 도 12개 군.. 2010. 9. 24. 전북 장수 여행, 때묻지 않은 그곳… 전북 장수 가을여행 때묻지 않은 그곳… 무·진·장에 서늘한 바람이 분다 글·사진 장수=조성하 여행전문기자 * 수분령 고갯마루의 표지석 진주 촉석루 아래 남강의 바위 의암에서 왜장 게야무라 고쿠스케를 깍지 낀 양손으로 포박한 뒤 강물로 뛰어드는 주논개 순절 장면(화강암 부조. 주촌마을 의암 주논개 생가지 석상 앞). 논개는 기생으로 위장해 진주성 함락을 자축하는 왜장들의 연회에 잠입했다 모기도 털갈이한다는 처서(處暑·8월 23일), 그것도 지난 지 한참. 그럼에도 날씨는 폭염에 가을장마로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데…. 두서없이 뒤죽박죽, 못 믿을 게 세상사라 하늘 열린 이래 변함없던 계절 바뀜마저 의심하는 이즈음. 하지만 그런 도시민의 무지와 용렬함은 무참히 박살나고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 액정화면에 멀어버.. 2010. 9. 3. 변산 마실길 - 사그락 사그락, 금빛 모래밭으로 마실가다. 변산 마실길 사그락 사그락, 금빛 모래밭으로 마실가다. 글 : 강미숙 기자 ㅣ사진 : 조선일보 DB 다산 정약용은 걷기를 ‘청복(淸福)’이라 여겨 즐겨했다. 그의 후손답게 대한민국 국민들은 걷기 여행을 푹 빠져있다. 걸어서 떠나고 싶은 여행객을 위해 그냥 보아도 좋지만 걸어서 보면 육감이 만족스러운 여행지 일곱 곳의 알짜배기 정보를 간추려 보았다. 가려 뽑은 우리 길 7선 그곳엔 길이 있다(3) -사그락 사그락, 금빛 모래밭으로 마실가다. 변산 마실길 ‘마실 간다’는 ‘이웃집에 놀러간다’는 방언이다. 산중의 모난 길이 아니라 반도의 부드러운 해안 길을 힘들이지 않고 쉬엄쉬엄 둘러볼 수 있는 마실길은 지난해 10월 수줍게 문을 열었다. 변산반도의 해안에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많이 있지만, 군데군데 군사 초소.. 2010. 8. 31. 전북 완주공기마을 숲길’, 편백향(香) 가득 ‘수직의 자유’ 전북 완주 공기마을 ‘숲길’ 편백향(香) 가득 ‘수직의 자유’ 박 경 일 기 자 ▲ 공기마을 편백나무숲은 그저 걷기만 하는 숲이 아니다. 빽빽한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짙은 나무향으로 샤워를 하면서 머물러 쉬거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는, 그런 숲이다 이곳은 온통 ‘수직의 세상’입니다. 질서정연하게 대오를 이룬 편백나무들이 곧게 서서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는 숲. 그 숲 한가운데에는 ‘갈 지(之)’자로 비탈을 누인 제법 긴 오솔길이 놓여 있습니다. 그 길에 들어 치솟은 편백숲 사이를 걷노라면 ‘곧은 것’의 아름다움과 함께 수직의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여기다가 건강한 나무가 뿜어내는 짙은 향기와 발바닥으로 온전히 전해지는 폭신한 흙길의 감촉까지 보태집니다. 곧은 나무들이 숲을 .. 2010. 6. 26. 덕유산 무주구천동 계곡. 초록 품에 안겨 푸른 숨을 쉬다 덕유산 무주구천동 계곡 초록 품에 안겨 푸른 숨을 쉬다 박 경 일 기 자 ▲ 초여름의 싱그러운 녹음과 짙은 이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지는 덕유산 무주구천동 계곡. 계곡의 물길에 바짝 붙어 백련사까지 이어지는 편도 6㎞의 잘 다져진 길은 경사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다. 길 옆으로 쏟아지는 폭포는 구천동 33경 가운데 제28경인 구천폭포다. 덕(德)이라 함은 주로 사람의 품성을 가리킬 때 쓰는 말입니다. 크고 밝으며, 바르고 부드러운 품성, 그것이 덕(德)이지요. 덕유산(德裕山). 산 이름에 ‘덕(德)’을 쓰고 게다가 ‘넉넉할 유(裕)’자까지 더했습니다. 그 이름에서부터 넓고 깊으면서 유장한 맛이 풍깁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명성에는 닿지 못하지만, 덕유산은 남한 땅에서 4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주.. 2010. 6. 17. 전주 한옥마을의 하룻밤, 옛친구가 그곳에 있었네 전주 한옥마을에서의 하룻밤 옛친구가 그곳에 있었네 글·사진 전주=조이영 기자 덜컹, 하고 버스가 멈춰 섰다. 꾸벅꾸벅 졸다 부스스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눈부신 햇살. 버스 전면에 붙어 있는 전자식 시계가 ‘이제 눈 떠!’ 하고 꾸짖는 듯 붉은빛으로 시간을 알리고 있었다. ‘6:28’ 금요일쯤 되면 일상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금요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에 갔다. 버스에서 내려 관광안내소에서 전주 한옥마을 지도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주위를 둘러봤다. 모퉁이 가게에서 막걸리를 주고받는 아저씨들, 꼬마를 데리고 산책하는 젊은 부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이들 사이에 서 있었다. 그저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미리 예약해둔 숙소 ‘아세헌(雅.. 2010. 6. 11. 새만금 신시도 월영산, 198m만 오르면 '신선들의 놀이터' 새만금 신시도 월영산 198m만 오르면 '신선들의 놀이터' 김기환 월간山 기자 / 사진ㆍ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섬 산은 바다 구경하는 재미로 오른다. 하지만 사방이 바다뿐인 절해고도의 경치는 좀 별로다. 변함없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풍광 때문이다. 아무래도 흥미가 떨어지고 쉽게 지루해진다. 역시 섬 산은 고도에 따라 바뀌는 변화무쌍한 다도해 경치가 으뜸이다. 군산 앞바다의 신시도 월영산(月影山)이 바로 그런 곳이다. 이 산은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주봉(主峰)이다. 높이는 겨우(?) 198m지만, 이 지역 섬 산 가운데 가장 위엄 있고 높은 봉우리다. 그런데 4월 말 새만금방조제가 준공되며 이 산 바로 밑까지 도로가 뚫렸다. '신선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고군산군도 최고의 전망대가 한층 가까워진 것이다.. 2010. 5. 30. 부안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 멋과 활력이 넘치는 종합 관광지 부안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 멋과 활력이 넘치는 종합관광지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글·사진 남상학 * 채석강에서 바라본 서해 낙조의 아름다움 * 변산반도 격포항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다. 종전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부안IC나 줄포IC를 나와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새만금방조제가 개통된 후로는 수도권에서 격포에 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IC나 동군산 IC로 나와 방대한 규모의 새만금방조제의 둑 위를 달려 여행의 묘미를 만끽하면서 격포항에 이를 수 있게 되었다. 군산에서 새만금방조제 33㎞ 위에 난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닿는 곳이 부안 땅. 여기서 격포항으로 가는 길이 ‘달리고 싶은 도로 1위’로 꼽히는 변산 해안도로다. 녹색 도보 관광이 각광을 받자 부안군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2010. 5. 24.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모항해수욕장 부안 모항해수욕장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모항해수욕장 "모항에 가면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을 거야" 글·사진 남상학 모항해수욕장은 한 마디로 포근하고 아름답다.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 가고 싶은 호젓한 곳이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문득 떠오른 곳이 변산반도에 포근히 안긴 모항이다. ‘살아서는 변산(生居邊山)’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소금·땔감이 넘쳐나서 살기 좋은 곳, 변산 예찬이다. 물산이 풍부하고 은자가 살만하다 하여 변산은 예로부터 하늘이 내린 땅(天府), 기근과 병란이 없는 십승지지, 조선 8경 중 하나로 불렸다. 육당은 “쳐다보고 절하고 싶은 것이 금강산이라면 끌어다 어루만지고 싶은 것이 변산”이라고 했다. 그런 까닭일까? 안도현의 시 은 그런 우리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2010. 5. 24.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 설립자,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선생 생가 전북 고창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 설립자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선생 생가 글·사진 남상학 인촌 김성수 생가(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봉암리 435)는 선운사에서 4~5Km 거리에 있다. 이 집은 김성수와 김연수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 1861년부터 40여년에 걸쳐 지었다. 낮은 담을 경계로 북쪽에는 큰집을, 남쪽에는 작은집을 지었는데, 하나의 대지 안에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는 두 집을 함께 지은 것이 특이하다. 김성수는 작은집의 안채에서 태어났으며, 1907년 봄 부안군 줄포면으로 양가(養家) 가기 전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명당으로 알려진 이곳에 1861년 11월 처음 큰댁 안채를 지었다. 큰댁 사랑채는 1879년 6월7일에 지었다. 이어 작은댁 안채는 1881년 10월에 조부인 김요협 옹이 건립.. 2010. 5. 24. 고창 선운사의 5월 고창 선운사의 5월 선운산에 자리잡은 한국의 명승 고찰 글·사진 남상학 5월, 날씨마저 화창한 날이다. 고창 나들이에 나선 우리는 선운사로 향했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가의 한 모퉁이에는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의 친필로 새겨진 '선운산 동구' 시비가 서있다. 일찍 피는 남도에 비해 늦게 피는 선운산 동백꽃의 특성을 미당은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로 돌려놓았다. 선운산 골짜기로 선운산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 그 옆에는 ‘선운산가(禪雲山歌)’비가 서 있다. 선운산가는 백제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노래인데, 원사(原詞)도 한역사(漢譯詞)도 전하지 않는.. 2010. 5. 18. 고창 학원농장, 초록 물결 춤추는 청보리밭 고창 학원농장 초록 물결 춤추는 청보리밭 - 30만평 규모 청보리밭 감탄사 절로~ 글·사진 남상학 * 고창 학원농장의 청보리밭은 5월 중순 경 이삭이 패인 보리가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산 119-2 호남평야 끝자락 넓은 구릉지대,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푸르른 청보리밭은 가슴속까지 다 후련하게 해준다. 30만평 규모의 전북 고창 학원농장 보리밭은 마치 초록의 수평선을 대하듯 일망무제의 푸르름이 이어진다. 누구나 청보리밭에 오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장대한 스케일의 푸르른 경관을 대할 수 있다. 한소끔 봄바람이 스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녹색물결이 출렁거린다. 이 풍광에 이리저리 눈길을 옮기자면 삶에 찌든 마음속에도 어느덧 초록의 바다가 펼쳐지는 느낌이다. 5월 중순, 이즈.. 2010. 5. 17. 전북 김제 청보리 여행, 여의도의 두 배, 가도 가도 청보리밭만 보인다 전북 김제 청보리 여행 여의도의 두 배, 가도 가도 청보리밭만 보인다 지평선의 정적을 깨고 山하나가 솟구쳤다 김제 = 글·김우성 기자 /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 지금의 김제 진봉 반도는 상반된 풍경을 동시에 품고 있다. 평야는 바람에 철썩이는 보리로 바다를 닮았으되(사진 위), 정작 바다는 물을 잃어 마른 땅이 됐다(사진 아래). 전북 김제 진봉면에서 올해 처음으로 보리밭 축제(5월 8~9일)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봄이나 보리는 가을이죠. 수확을 앞두고 들판을 황색으로 물들이기 전에, 마지막으로 청록을 맘껏 뽐내는 시간이 바로 5월입니다. 본래 청보리는 고창의 학원농장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규모로 보면 진봉면 보리밭의 면적은 학원농장의 10배가 넘습니다. .. 2010. 5. 7. 군산, 신(新)산업 허브, 근대문화거리 돌고 64개 섬 유람 군산시 신(新)산업 허브, 근대문화거리 돌고 64개 섬 유람 김창곤 기자 군산과 김제 부안 고창은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2시간 반이면 닿는다. 새만금과 함께 서해안 관광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키 위한 포부를 오래 다져온 곳이다. 방조제 준공 이후 밀려올 국내·외 손님들을 맞기 위해 기존 관광자산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새만금과 연계, 특색 있는 새 관광 콘텐츠들을 속속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골리앗 크레인이 들어서고 300여 업체가 몰려와 공장을 지으면서 서부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새만금과 함께 한국의 미래를 짊어진 기업도시지만 1899년 개항 이후 근대사의 영욕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 내항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이 대량으로 일본에 반출된 곳으로 그 현장들이 남아 있다. 썰물 때 .. 2010. 5. 4. 33㎞ 새만금방조제 따라 가는 ‘이색(二色) 여행’ 새만금방조제’ 33㎞ 인간은 아프게 금을 그었지만, 자연은 넉넉히 품어 주었습니다 박경일기자 ▲ 새만금 안쪽 바다에 고즈넉하게 떠있는 어선. 곧 매립이 시작돼 육지가 될 새만금 안쪽 바다에는 아직도 2000여척의 어선들이 고기를 잡거나 조개를 캐고 있다.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전북 군산의 비응도 한쪽 끝에 섰습니다. 방조제가 바다 위로 그은 가물가물한 직선의 끝을 해무(海霧)가 빨아들였습니다. 총연장 33㎞. 그 길에 오르자 절로 탄성부터 나왔습니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나지 않는 길. 달리다 보면 그곳이 바다를 막은 방조제인지, 도로인지 잊게 하는 길. 가물가물한 직선 도로를 따라 바다 위를 달리다 딱 중간쯤에서 길 바깥쪽으로 고군산군도의 신시도 끝이 걸쳐졌고, 그 뒤로 선유도, 무녀도, 방축도 같은.. 2010. 4. 15. 부안 격포항, 바다여행의 종합선물세트 부안 격포항 바다여행의 종합선물세트 위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한국관광공사 ▲ 팔각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격포항 전경 격포항에 다다르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부안읍(부안고속버스터미널, 부안IC)을 통과하여 변산의 시원시원한 해안선을 따라 내려오는 것, 그리고 줄포면(줄포IC)을 통과하여 격포항을 지나 변산반도까지 훑는 방법이다. 좀 더 빨리 격포항을 만나고 싶다면 줄포로 방향을 잡아보자. 줄포 IC를 지나 여행자를 제일 먼저 맞이하는 것은 염전이다. 이름도 예쁜 곰소항 북쪽으로 약 8ha에 달하는 드넓은 소금밭이다. 길쭉한 네모꼴 염전의 가장자리를 따라 시커먼 소금창고가 줄지어 있다. 그 안을 가득 채운 새하얀 소금들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까지 부자가 된 듯하다. 여름엔 인근 모항까지 이어진 .. 2010. 4. 8. 고창 학원농장, 드넓은 청보리밭 감탄사 절로 전북 고창 학원농장 드넓은 청보리밭 감탄사 절로 스포츠조선=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봄은 꽃이 있어 화사하다. 그러나 파릇파릇 수목의 초록 또한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기로는 봄꽃 못지않다. 특히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푸르른 초지는 가슴속까지 다 후련하게 해준다. 봄철 국내에서 장대한 스케일의 푸르른 경관을 대할 수 있기로는 청보리밭을 꼽을 수 있다. 30만평 규모의 전북 고창 학원농장 보리밭은 마치 초록의 수평선을 대하듯 일망무제의 푸르름이 이어진다. 한소끔 불어오는 봄바람에 출렁이는 녹색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눈길을 옮기자면 삶에 찌든 마음속에도 어느덧 초록의 바다가 펼쳐진다. 30만평 규모 청보리밭 초록 지평선 만끽 … 24일부터 축제 3월 하순, 이즈음 초록의 싱그러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는 보.. 2010. 4. 8. 김제 벽골제, 새해 '희망'을 만나는 땅 김제 벽골제 새해 '희망'을 만나는 땅, 김제 박경일 기자 ▲ 밤새 사르륵 사르륵 눈이 내린 이튿날 아침, 김제 들판에 경계없이 눈 평원이 펼쳐졌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벽골제의 눈밭에 용 두마리만 깨어나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다. 올해는 호랑이의 해지만, 용꿈은 늘 길한 법. 신년 벽두에 용의 기운을 받으러 전북 김제 땅으로 떠난 길이다. 발톱을 세운 두 마리 용이 시린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우람하게 서있습니다. 이 곳은 벽골제의 땅 전북 김제입니다. 아시다시피 벽경제는 농사를 위한 수리시설입니다. 지금은 5개 중 2개의 수구(水口) 흔적만 남아있고, 제방 안쪽에도 물 대신 가을걷이가 다 끝난 황량한 벌판만 담겨 있지만, 한때 이곳은 ‘용(龍)의 공간’이었습니다. 고대 농업국가에서 통치행위란 곧.. 2010. 1. 6. 전북 임실, '가을 풍경' 가득한 옥정호와 임실 전북 임실 '가을 풍경' 가득한 옥정호와 전북 임실 가난했지만… 강은 행복을 품었다. 박경일 기자 ▲ 전북 임실 옥정호의 이른 새벽. 섬진강 물이 밤새 피어올린 운무는 호수를 지우고, 길을 지우고, 사람들의 마을을 다 지웠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즈음 옥정호에 가면 낮과 밤의 기온 차로 이른 아침 운무가 가득한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른 새벽, 섬진강 물을 가둔 옥정호가 보이는 국사봉에 올라 온통 운무에 휩싸인 강과 산을 내려다봅니다. 호수 주위로 산 능선이 빙 둘러친 것이 마치 오목한 그릇과도 같습니다. 그 그릇 안으로 가득 고인 운무가 발밑에서 조용히 출렁입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 속에서 산자락을 오른 몇몇 사진가들이 묵직한 중형 카메라를 꺼내 놓고 서 있었지만, 한 손으로 가볍게 쥘 수 있는 .. 2009. 10. 15. 고창의 멋, 부안의 맛, 이처럼 흐뭇한 <고부>는 없다 늦여름에 떠나는 고창·부안 여행 고창의 멋, 부안의 맛, 이처럼 흐뭇한 고부는 없다. 글 김신영 기자 / 사진 김승완 기자 ▲ 부안 젓갈 정식(좌)과 개암사 울금바위 해수욕장 가서 텀벙대긴 민망하고 도시락 싸서 단풍놀이 떠나긴 너무 이른, 늦여름입니다. 휴가 다녀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거창한 배낭을 꾸릴 기분도 안 나는, 여행의 '틈새' 기간이지요. 더위에 시달린 몸을 최적 상태로 되돌릴 편하고 맛있고 느린 떠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주 주말매거진은 넉넉한 바다를 천천히 즐기고 해수찜으로 피로를 날릴 수 있어 1년 365일 언제라도 좋은 여행지 전북 부안·고창으로 떠났습니다. 젓갈, 장어, 갑오징어… 흐뭇한 '식탁'은 기본입니다. 아무리 예쁜 풍경이라도 지나치게 사람 손 탄 티가 나면 물리기 마련.. 2009. 9. 21. 지리산 둘레길 800리, 터벅터벅 마음으로 걷는 길 지리산 둘레길 800리 터벅터벅… 마음으로 걷는 길 김선규기자 ▲ 몸도 마음도 천천히 등구재를 넘은 사람들이 창원마을 들머리를 지나 금계마을로 향하고 있다 ▲ 길 안내하는 강아지 전북 상황마을에 이어진 다랑이 논길. 강아지 한 마리가 앞서 가면서 길을 안내하고 있다. ▲ 밤엔 별천지 구경 지리산에 쏟아지는 별빛을 받으며 한 관광객이 밤길을 걷고 있다. 불빛이 적은 이곳에서 별잔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 둘레길에서 만난 풍경들… 동네 들머리 당산나무 밑에서 손자를 등에 업은 할머니가 일 나간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다. ▲ 복스러운 늙은 호박들이 누런 뱃살을 내놓고 초가을 저녁 햇살을 즐기고 있다. ▲ 둘레길에서 만난 늙은 농부의 손. 정직하게 살아온 흔적이 손 마디마디에 그대로 묻어 있다. 터벅터벅 걷.. 2009. 9. 18. 고창 선운산, 빠알간 동백산에 하얀 꽃이 활짝 피었네 고창 선운산 빠알간 동백산에 하얀 꽃이 활짝 피었네 선운사~사자바위~낙조대~참당암~선운사 원점회귀 눈꽃산행 글 한필석 차장대우 | 사진 허재성 기자 ▲ 오후 햇살에 더욱 반짝이는 선운산 천마봉 능선. 온산에 눈꽃이 활짝 피어 있다. 고창 선운산(禪雲山·최고봉 경수산·444.3m)은 동백산이다. 남도의 여느 동백산에 비해 한 달여 늦게 꽃을 피우는 춘백의 산이다. 그런 줄 알았다. 지난 11월 초 그 고정관념은 깨졌다. 선운사 앞은 노란 빛으로 빛나는 은행나무 숲이요, 도솔암 가는 길은 수채화처럼 은은하게 반짝이는 단풍숲길이었다. 선운산은 겨울이 오자 또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동백산도 단풍산도 아니었다. 눈꽃산이었다. 백미로 꼽히는 투구바위~사자바위 능선 탐승 선운산은 밀집된 경관지에서 벗어난 최고봉 .. 2009. 1. 7. 전북 장수, 논개의 기개 빛나는 고을 전북 장수 논개의 기개 빛나는 고을 - ‘2덕(德), 3절(節), 5의(義)'의 고장 민 병 준 ▲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을 끼고 터를 잡은 장수의 산하는 높고도 깊다. 겨울의 들머리. ‘물이 긴 고을’ 장수(長水)로 간다. 장수의 산하는 심원하다. 산줄기가 끝없이 첩첩 이어진 강원도 땅과 얼핏 비슷해 보이는 풍광이지만, 강원도의 그것에 비해 한결 부드럽다. 무진장-. 전라북도 동부 산간 고지대에 있는 무주·진안·장수 세 고을을 이렇게 일컫는다. 이 산간 고지대는 기후는 물론이요, 언어도 전라북도의 여느 고을과는 조금 다르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인데, 장수읍의 해발은 약 400m 정도 된다. 무주읍이 200m요, 진안읍이 300m이니, 장수는 무진장 고원에서도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고을임을 알 수 있다.. 2008. 12. 12. 완주 화암사, 권율장군 이치대첩 이끈 요새 같은 절집 완주 화암사 권율장군 이치대첩 이끈 요새 같은 절집 국내유일 백제시대 하앙식 구조 극락전 정보성 안도현이라는 시인은 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이 작은 절을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라고 쓰고 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라고도 표현되기도 한 화암사는 시인에게 너무 소중한 느낌이 들어 가슴속에만 묻어두고픈 절인 듯하다. 늦가을 가는 완주에 있는 작은 절 화암사로 길은 정말 아름답다. 푹신한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숲길을 지나면 작은 협곡이 나타난다. 가을 가뭄에 물은 이미 말라 버렸지만 이끼 가득한 바위 절벽이 지난여름의 풍성했던 계곡 풍경을 전해주고 있다. 협곡이 끝나는 곳에 있는 철제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계곡과 절벽, 숲으로.. 2008. 11. 28. 내장산 단풍, 그 현란한 세상 속을 걷다. 내장산 단풍 그 현란한 세상 속을 걷다 글·사진 남상학 의 금년 단풍여행은 내장사 쪽으로 잡았다. 먼저 내장사를 보고 백양사로 이동하여 백양사 쪽 단풍을 구경한 다음 전주에 가서 1박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 동안 호남을 즐겨 찾았으면서도 전주는 그냥 지나치는 아쉬움이 많던 터에 이번에는 하루 일정이지만 전주를 탐방하고 싶어서였다. 12명의 회원 중에서 심한 감기로 한 쌍이 참여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안고 떠났다. 정읍 금호호텔 앞에 있는 정금식당(정읍시 수성동 711-6, 063-535-3644 )에서 백반으로 점심을 했다. 남도의 음식은 넉넉하고 인심 좋기로 유명하지만 5천 원짜리 백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성하다. 푸짐한 상차림을 받고 먼저 내장사로 행했다. 평일이라 해도 예년 같으면 내장사.. 2008. 11. 21. 완주 위봉사, 추줄산 산허리에 자리 잡은 비구니 사찰 완주 위봉사 추줄산 산허리에 자리 잡은 비구니 사찰 글·사진 남상학 완주 송광사에서 나와 진안의 운일암․반일암으로 가기 위해 종남산을 넘는 고갯길은 오후의 햇빛을 받은 주변 산들이 오색의 향연을 베푸는 듯했다. 이곳 단풍이 유명한 것을 아는 사람들이 승용차와 택시를 대절하여 이곳 산등성이 고갯길에 주차시켜 놓고 만추의 가을 정취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탄성을 지르며 고갯길을 넘어서니 조그마한 분지 마을이 보이고, 이 마을 주변 역시 노란 은행잎이 울려 더욱 황홀하다. 속도를 늦추고 달리는 차창으로 위봉사라는 사찰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예정에 없었으나 이곳 정취를 더 맛보고 싶은 마음에 마치 보물이나 발견한 듯 위봉사를 찾았다. 위봉사는 소양면 대흥리 추줄산 마루턱, 위봉산성 안에 자리하고 있다. 돌담.. 2008. 11. 19.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