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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전북 임실, 아홉 구비 물줄기가 만들어낸 천담,구담마을

by 혜강(惠江) 2010. 9. 24.

 

전북 임실

아홉 구비 물줄기가 만들어낸 천담,구담마을

위치 : 전북 임실군 덕치면 천담리

 

 

한국관광공사 / 사진촬영 : 여행작가 이동미

 

 

 

물이 돌아나가는 물돌이 마을의 모습

 

 

 

  돌돌돌 새벽잠을 깨우는 물소리가 난다. 그 소리에 이끌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가면 희뿌연 물안개가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굽이굽이 돌담과 탱글탱글 박덩이와 길가의 개망초 그리고 먼 곳에서 온 이방인까지 살포시 보듬는 물안개는 잠이 덜 깬 어린 아이를 안아주듯 조심스레 마을을 안아준다.

 

 

 

  구담마을 앞 강의 새벽 물안개

 

 


   천담마을, 그곳은 섬진강 줄기가 품어주는 마을이다. 진안군 백운면의 작은 샘(데미샘)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물방울을 모아 옹달샘을 만들어 낮은 땅으로 흘려보내면 호남의 작은 물줄기들이 더해져 3개 도 12개 군을 거치며 600리 길을 흘러간다. 거세지 않으면서도 도도하게 흐르는 섬진강이 물우리마을을 지나면 크게 한번 회오리를 친다. 둥글게 몸을 말았다 다시 흐르니 진메마을 천담마을 구담마을을 만드는 물돌이동이다.  

 

  천내리와 구담리를 합해 행정구역상 천담리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천담마을 구담마을을 혼용해 부른다. 모두 물과 관련된 지명이다. 활처럼 휘어 흐르고 못(潭)처럼 깊은 소(沼)가 많다 하여 천담(川潭)이라고 부르고, 이 강줄기에 아홉 군데의 소(沼)가 있다하여 구담(九潭)이라 부른다. 마을 앞을 흐르는 섬진강에 자라(龜)가 많이 서식한다고 해서 구담(龜潭)이기도 하다.

 

  마을은 1680년경인 조선조 숙종 때 해주 오 씨가 정착하며 형성되었다. 불과 몇 년 전에 길이 났으니 그 전까지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동국여지승람>에 ‘산과 산이 첩첩 둘러 있어 마치 병풍을 두른 것처럼 아름다운 곳’이라 했다. 사람의 발길이 닿긴 어려웠지만 섬진강 물길은 스스로 찾아들어 둥글게 돌아나가니 산과 물이 어우러진 경치가 선경(仙境)이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장소 안내판

 

 

 

  예로부터 마을로 들어오는 물이 힘차게 달려오고 나가는 물이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곳이 명당마을이라 했다. 구담마을 당산에 서면 왼쪽에서 힘차게 달려오며 시원스런 물소리를 내는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있는 듯 없는 듯 물길이 사라진다. 또한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기러기 형국이기도 하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 TV 문학관 <소나기>, 드라마 문학관 <쑥부쟁이> 등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당산에 놓인 나무 데크에 올라서면 물돌이의 모습을 더욱 선연히 볼 수 있다. 더불어 쭉쭉 뻗은 당산나무와 당산제를 지낼 때 쓰는 제단, 그 뒤쪽으로 아이를 점지해 주시는 삼신할머니의 무덤과 삼신할머니를 위한 제단이 남아있어 지리학적, 민속학적인 학술접근의 호기심도 불러일으킨다.

 

 

 

 ▲ (좌) 섬진강가에서 다슬기를 잡는 아낙들 (우) 섬진강가의 한가로운 풍경 
 
 

  강으로 내려가 징검다리를 건너고 물가를 가만가만 걸으면 풀벌레 소리와 물소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듯 조화롭게 들린다. 바위에 앉아있던 백로와 왜가리가 푸드덕 날아오르고 목을 길게 뺀 자라가 일광욕을 즐기다 슬며시 물속으로 들어간다. 그 강가에서 마을 사람들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다슬기를 잡는다.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섬진강 줄기는 다슬기 국처럼 푸르다.

  저녁이면 돌돌돌 섬진강 자장가가 들려 절로 잠이 든다. 농부님의 곤한 코골이 소리에 맞춰 물줄기는 밤새 달리고 새벽이면 또 다시 물안개를 피어 올린다. 몽환적인 새벽강가에 서면 보이는 건 희뿌연 강줄기요 들리는 건 물소리며 비릿한 풀냄새와 물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햇살이 비치면 다시 정겨운 섬진강 줄기가 보이고 마을이 깨어난다. 일생에 한 번 쯤은 지켜보아야할 물돌이동 구담마을의 풍광이다.

 

 

                                 ▲ (좌) 옥정호의 환상적인 운해 (우) 국사봉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운해 사이의 옥정호와 붕어섬

 

 

 

  이렇게 섬진강은 사람의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는다. 옥정호도 마찬가지다. 남한에서 4번째로 큰 물줄기이자 우리나라에서 아홉 번째로 긴(총길이 212.3㎞) 섬진강이 한동안 머무는 곳이 바로 옥정호다.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에 걸쳐있는 265㎢의 넓은 호수는 호남평야에 물을 대기위해 만든 저수지로 옥정호가 유명세를 탄 것은 운해 때문이다.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운해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붕어 모양의 섬 ‘외얏날(붕어섬)’은 감질나도록 그 모습을 아끼다 해가 뜨면 제 몸을 드러낸다. 산으로 한참을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섬, 배를 타야만 닿을 수 있는 육지속의 섬이다.  

 

 

 


(좌) 오수마을에 있는 의견비각 (우) 네 명의 신선이 놀다 갔다는 사선대   

 

 

 

  임실 땅의 다른 곳도 살펴보자. 오수면에 들어서면 100년 전 충견 이야기가 있다. 고려시대 최자(1188-1260)의 <보한집(補閑集)>에 의하면 김개인(金蓋仁)이라는 노인이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다 들에서 잠이 들었다한다. 산불은 번져오고 주인은 정신이 없자 개울에 가서 온 몸을 물로 적신 뒤 주인의 주변을 뒹굴어 물기로 불길을 막아 주인의 생명을 구하고 자신은 기진맥진 쓰러져 죽었다는 것이다.

 

 노인은 슬퍼하며 양지바른 곳이 묻어주고, 무덤 위에 자신의 지팡이를 꽂아놓았는데 그 지팡이에서 싹이 나고 뿌리가 내려 훌륭한 나무가 되었다한다. 사람들은 이를 개나무(오수, 獒樹)라고 불렀고, 이 고장 이름은 오수가 되었다.

 

 

통일신라시대의 기품이 느껴지는 용암리 석등     

 

 

 관촌면 관촌리에는 네 명의 신선이 놀다 갔다는 사선대(四仙臺)가 있고 신평면 용암리에는 보물267호로 지정된 임실용암리석등이 근엄하다.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국내에 현존하는 석등 중에서 2번째로 크다. 이천년의 세월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석등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채 오늘도 푸른 하늘을 이고 있다. 

 

 

 

(좌) 임실치즈마을에서 송아지 우유주기 (우) 임실치즈마을에서 치즈만들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여행이라면 임실 치즈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이장님들이 운전하는 경운기를 타고 가서 송아지에게 우유먹이고 치즈를 만들고 그 치즈로 피자 만들고 산양우유로 비누를 만드는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을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다.

 

 

 

<여행정보>

 

 

○ 문의전화
- 임실군청 문화관광과 063-640-2344 / 임실 치즈마을 063-643-3700 /
천담마을 김인상 이장님 010-4608-7587

 

○ 대중교통 정보

[ 기차 ] 임실 내에는 관촌역, 오수역, 임실역이 있으니 편리한 곳으로 이용하면 된다.
[ 버스 ] 동서울 터미널에서 임실행 1일 2회. 서울남부터미널에서 1일 8회

 

○ 자가운전 정보

[서울-임실] 서울 - 경부고속도로 - 천안JC - 천안논산고속도로 - 논산JC - 호남고속도로 - 전주IC - 남원방면 26번국도 - 17번국도 - 임실 

 

○ 숙박정보

- 세심자연휴양림 : 삼계면 죽계리 063-644-4611
- 성수산 자연휴양림 : 임실군 성수리 063-642-9456~7 www.sungsusan.co.kr
- 김인상 씨댁 민박 : 덕치면 천담리 010-4608-7587
- 하얀집모텔 : 운암면 마암리 063-221-2590
- 흙집연 : 강진면 옥정리 063-643-2922
- 국사봉모텔 : 운암면 입석리 063-643-0440
- 관촌사선장 : 관촌면 슬치리 063-642-3700

 

 

○ 식당정보
- 원동산식당 : 오수면 오수리, 가정식 백반, 063-642-5244

- 일송정가든 : 운암면 운종리, 매운탕 063-643-8986
- 취선정 : 임실읍 이도리, 한우전문 063-643-3655
- 임마누엘기사식당 : 임실읍 두곡리, 다슬기탕 063-643-4006

 

 

○ 축제 및 행사정보
- 의견문화제 : 매년 4월. 임실군청 063-640-2114
- 소충/사선문화제 : 10월 5일 전후, 임실군청 063-640-2114

 

 

○ 이색체험 정보 : 필봉전통문화체험학교
임실필봉농학보존회에서 운영하는 필봉전통문화체험학교는 초중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 11-마호) 뿐 아니라 민요 대동놀이 천연염색 국악공연 등을 전수한다. 당일, 1박2일, 2박3일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문의 063-643-1902

 

 

○ 주변 볼거리 : 상이암, 임실필봉농악, 임실오수망루, 만취정

 

 

 

<츨처> 2010. 8. 30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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