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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고창 학원농장, 드넓은 청보리밭 감탄사 절로

by 혜강(惠江) 2010. 4. 8.

 

고창 학원농장 

 

드넓은 청보리밭 감탄사 절로

 

스포츠조선=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봄은 꽃이 있어 화사하다. 그러나 파릇파릇 수목의 초록 또한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기로는 봄꽃 못지않다. 특히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푸르른 초지는 가슴속까지 다 후련하게 해준다. 봄철 국내에서 장대한 스케일의 푸르른 경관을 대할 수 있기로는 청보리밭을 꼽을 수 있다. 30만평 규모의 전북 고창 학원농장 보리밭은 마치 초록의 수평선을 대하듯 일망무제의 푸르름이 이어진다. 한소끔 불어오는 봄바람에 출렁이는 녹색물결을 따라 이리저리 눈길을 옮기자면 삶에 찌든 마음속에도 어느덧 초록의 바다가 펼쳐진다.

 

 

 

30만평 규모 청보리밭

초록 지평선 만끽 … 24일부터 축제

 

 

   3월 하순, 이즈음 초록의 싱그러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으로는 보리밭만한 게 또 없다. 그중 30만평 규모의 광활한 대지에 펼쳐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보리밭이 단연 으뜸이다. 해남, 영암 등의 보리밭이 이른 봄소식을 담아낸다면 학원농장의 것은 장대한 스케일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푸르름이 끝 간 데 없이 펼쳐져 이국적 정취마저 느껴진다.

 

  학원농장은 십수 년 전 전 대기업 임원직을 박차고 귀농, 농부로 변신한 진영호씨의 땀냄새가 밴 공간이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싱그러운 전원의 목가적 풍광을 일궈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만 살았던 탓일까. 광활한 스케일의 청보리밭을 일궈 놓자 사람들은 너나없이 '속이 다 툭 트인다'며 환호했다.

  3월의 끝자락, 고창 공음면 일원은 완전 녹색지대로 변했다. 한뼘 이상 자란 부드러운 청보리가 학원농장 일대 30만평의 구릉에 끝없이 이어진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청보리밭. 회색빛 도시에 익숙한 이들에겐 '초록 바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특히 톱니바퀴처럼 쉼 없이 이어지는 갑갑한 일상 속에 대하는 보리밭은 꽃구경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저 그런 보리밭이 부려대는 신통력은 대단하다. 출렁이는 푸른 물결 속에 잠시 마음을 풀어놓고 있노라면 잔뜩 흐려진 마음도 어느새 맑게 갠 하늘처럼 밝고 환해진다.

  고창 청보리밭은 소문 듣고 찾아온 사진작가,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일 이어진다. 노송이 몸을 비틀고 서 있는 청보리밭 산등성이 마루와 전망대가 사진 포인트로 봄날의 추억을 담아내기에 분주하다.

  청보리밭은 봄이 익어갈수록 시시각각 새로운 풍광을 그려댄다. 이른 봄 잔디만큼 자란 보리 새순을 아이들이 뛰놀며 보리밟기를 해준다. 보리가 한 뼘 길이로 자라는 3월 하순에는 보리밭에 탐방로를 만들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 구불구불, 줄을 쳐놓은 탐방로를 따라 보리밭 안쪽 깊숙이 들어가 느릿한 산책에 추억도 담는다.

  '와~'하는 감탄사에 이어 터져 나오는 노랫말 '보리밭 사이 길로 걸어가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노랫가락을 흥얼거리게 된다.  만춘에 접어들어 보리가 무릎 높이로 자라면 완만한 구릉을 따라 부드러운 신록이 넘실대고, 5월을 지나 보릿대가 허리춤까지 성큼 자라면 '서걱 서걱, 쏴~' 광활한 대지 위에 봄날의 교향곡이 쉼 없이 울려 퍼진다.

  때를 맞춰 축제도 펼친다. 올해는 4월 24일부터 5월 9일까지 잔치를 연다. 학원농장 진영호 사장은 "축제 기간과 앞뒤로 2주 가량을 포함한 시기가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고 귀띔한다. 초여름의 보리밭은 완전 또 다른 세상을 펼쳐놓는다. 초록의 지평선은 이내 누런 황금물결로 넘실대며 여름을 재촉한다.

  학원농장의 광활한 보리밭은 계절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한다. 보리걷이가 끝나고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한여름을 지나면 마치 영화 '해바라기'속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해바라기 밭을 옮겨 놓기라도 한 듯, 수만 여 평의 해바라기밭이 이국적 풍광을 자아낸다. 노란 감동의 물결이 썰물처럼 빠져 나갈 즈음이면 가을의 전령사, 하얀 메밀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마치 굵은 왕소금을 흩뿌려 놓은듯 대지는 온통 하얀 메밀꽃 천지로 뒤덮인다. 그리고 한겨울, 푸른창공에 형형색색의 가오리-방패연이 생기발랄한 꽃이 되어 피어오른다.


 

 

 

▶ 둘러볼 곳

  고창은 문화유적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 조선 초기에 왜적을 막기 위해 쌓은 고창읍성, 고찰 선운사, 미당문학관, 신재효 생가 등 곳곳에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4월의 선운사는 동백꽃 말고도 진입로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봄햇살에 유난히 반짝이는 차밭, 그리고 경내 곳곳에 핀 수선화, 목련 등 봄꽃이 더 큰 볼거리가 된다. 특히 '선운사~도솔암'에 이르는 산책로 또한 산사의 고적함을 한껏 맛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고창에서 벚꽃의 자태가 빼어난 곳으로는 일명 '모양성'으로도 불리는 고창읍성을 꼽을 수 있다. 수원화성 못지 않은 빼어난 건축미를 지닌 성곽(둘레 1684m 높이 4~6m, 면적 5만172평) 곳곳에 봄꽃이 만발하며, 특히 맹종죽 대밭, 아름드리 솔숲은 삼림욕에 그만이다. 의식이 흡족하면 풍류를 생각케 된다.

 

  고창은 곡창 호남평야를 배경으로 문화가 꽃핀 곳이다. 고을 곳곳에 천석꾼, 만석꾼이 있어 이들의 풍류가 가풍(家風)을 낳고, 이것이 서민 문화와 결합, 독특한 고창의 문화를 형성시켜 온 셈이다. 동리 신재효에서 김소희로 이어지는 판소리의 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고창읍성 인근에는 판소리 여섯마당의 체계를 세우고 독특한 창법으로 판소리 사설문학을 집대성한 신재효 선생의 초가(1850년 건립)가 목련, 개나리 등 봄꽃과 어우러져 객들을 맞고 있다.

 


▲고창읍성

 

 

▶ 먹을거리

고창은 백합정식도 유명하다. 청정 심원갯벌에서 캐낸 백합을 구이, 탕, 죽, 회, 초무침 등으로 상에 올린다. 쫄깃한 육질은 물론 시원한 국물 맛이 속 풀이에 그만이다. 읍내리 다은회관 등이 대표적 백합전문 요리집으로 통한다.



 

▲선운사 대웅보전

 

▲신재효 생가

 

<출처> 2010. 4. 5 /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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