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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모항해수욕장

by 혜강(惠江) 2010. 5. 24.

 

부안 모항해수욕장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모항해수욕장

 

 "모항에 가면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을 거야"


·사진 남상학

 

 

 



  모항해수욕장은 한 마디로 포근하고 아름답다.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 가고 싶은 호젓한 곳이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문득 떠오른 곳이 변산반도에 포근히 안긴 모항이다.  ‘살아서는 변산(生居邊山)’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소금·땔감이 넘쳐나서 살기 좋은 곳, 변산 예찬이다. 물산이 풍부하고 은자가 살만하다 하여 변산은 예로부터 하늘이 내린 땅(天府), 기근과 병란이 없는 십승지지, 조선 8경 중 하나로 불렸다.

 

  육당은 “쳐다보고 절하고 싶은 것이 금강산이라면 끌어다 어루만지고 싶은 것이 변산”이라고 했다. 그런 까닭일까? 안도현의 시 <모항가는 길>은  그런 우리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 따위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세상이 우리를 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스스로 세상을 한번쯤 내동댕이쳐 보는 거야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모항에 가는 거야
   부안읍에서 버스로 삼십 분쯤 달리면
   객지밥 먹다가 석삼 년만에 제 집에 드는 한량처럼
   거드럭거리는 바다가 보일 거야
   먼데서 오신 것 같은데 통성명이나 하자고,
   조용하고 깨끗한 방도 있다고,
   바다는 너의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러면 대수롭지 않은 듯 한 마디 던지면 돼
   모항에 가는 길이라고 말이야
   모항을 아는 것은
   변산의 똥구멍까지 속속들이 다 안다는 뜻이거든

   모항 가는 길은 우리들 생이 그래왔듯이 
   구불구불하지, 이 길은 말하자면
   좌편향과 우편향을 극복하는 길이기도 한데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드는 싸움에 나섰다가 지친 너는,
   너는 비록 지쳤으나
   승리하지 못했으나 그러나, 지지는 않았지
   저 잘난 세상쯤이야 수평선 위에 하늘 한 폭으로 걸어두고
   가는 길에 변산 해수욕장이나 채석강 쪽에서 잠시
   바람 속에 마음을 말려도 좋을 거야
   그러나 지체하지는 말아야 해
   모항에 도착하기 전에 풍경에 취하는 것은
   그야말로 촌스러우니까
   조금만 더 가면 훌륭한 게 나올 거라는
   믿기 싫지만, 그래도 던져버릴 수 없는 희망이
   여기까지 우리를 데리고 온 것처럼
   모항도 그렇게 가는 거야

   모항에 도착하면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을 거야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냐고 너는 물어오겠지
   아니, 몸에다 마음을 비벼 넣어 섞는 그런 것을
   꼭 누가 시시콜콜 가르쳐 줘야 아나?
   걱정하지마, 모항이 보이는 길 위에 서기만 하면
   이미 모항이 네 몸 속에 들어와 있을 테니까

    - 안도현의 '모항으로 가는 길' 전문

  

  모항은 격포 채석강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내소사, 곰소 방면으로 7km 정도 가서 우측에 있다. 이 일대는 부안군에서 가족호텔, 가족휴양촌 등 각종 숙박시설을 비롯해 샤워장, 탈의실, 주차장, 해변카페, 야영장, 낚시터, 오락시설지구 등 종합 휴양지로 조성된 곳이지만 어지럽지 않고 깔끔하다.  

  본래 모항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에 위치한 조그마한 어촌마을이었다. 그러나 레저바람을 타고 새롭게 개장되었다. 변산반도에 있는 다섯 개의 해수욕장 중 그중 규모가 가장 작다. 어찌 보면 해수욕장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아담한 해변이다. 그러나 푸른 송림과 소쿠리를 엎어놓은 듯한 반원형의 해수욕장은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고 풍광이 아름답다. 해수욕장 뒤로는 큰 소나무 숲이 마을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어 동해의 어느 해수욕장 같이 맑고 아름답다. 운치 있게 드리워져 있는 큰 소나무 아래 벤치가 있어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다. 그리고 해수욕장에서 올려다 보이는 언덕 위의 펜션은 이국의 멋진 풍광을 보는 듯하여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아름다운 풍광과 모든 부대시설을 부안군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어 깨끗하며, 부대시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더욱이 자그마한 어항이 있어 갯바위낚시, 선상낚시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모항 남쪽으로 이어진 갯벌습지에서는 갯벌체험과 함께 염전 체험을 할 수 있어 학생단체나 가족단위로 체험을 즐기기에 편리하다.

  모항에는 예쁜 펜션이 여러 개 있다. 해변 오른쪽 언덕에 그림처럼 얹혀있는 모항레져타운(063-584-8867)을 비롯하여 모항펜션(063-581-7222), 바다여행펜션(063-581-4042), 소나무그늘아래펜션(063-582-8892), 호랑가시나무펜션(063-581-4045) 등은 테라스가 있고 바비큐 시설도 갖추고 있다.  

  모항 인근에는 ‘휘목아트갤러리’(010-9998-8887)가 있다. 정갈하게 정돈된 정원엔 애써 길렀다 싶은 정원수들과 조각 작품들이 어우러져 있고 실내 갤러리에는 누드 회화 작품들이 즐비하다. 카페도 함께 운영한다. 정원 뒤쪽에 위치한 펜션과 함께 ‘휘목아트타운’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모항 여행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숙소

 

모항해나루가족호텔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203-6 / 063-580-0700

모항레저타운펜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204-12 / 063-584-8867

하이츠펜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204-30 / 010-9600-8254

나무향기펜션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150-2 / 010-3600-8905

까메오모던펜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204-35 / 063-583-0380

크리스탈펜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76-1 / 063-583-7379

안녕모항펜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128 / 010-6808-0662

헐리우드펜션 : 전북 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162-4 / 063-583-7088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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