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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267

오죽헌-허난설헌 생가터, 봄꽃보다 진해라 조선여인의 향기 오죽헌-허난설헌 생가터 익숙한 강릉의 낯선 여행 봄꽃보다 진해라 조선여인의 향기 박경일 기자 ▲ 가는 봄비가 먹빛 기와를 촉촉이 적시는 날, 검은 대나무(烏竹·오죽)를 둘러친 오죽헌에 들었다. 600년의 시간을 건너온 오죽헌 마당의 율곡매는 분분히 지고 말았지만, 어제각 주위를 둘러친 오죽의 연초록 새잎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 오죽헌은 비록 압축성장의 시대에 우악스럽게 복원돼 옛 맛을 잃었지만 사임당과 율곡의 정신만은 오롯이 느낄 수 있다. ▲ 오죽 강릉. 이곳보다 더 익숙한 여행지가 또 있을까요. 동해를 찾는 이들이 먼저 가닿게 되는 바다가 바로 강릉의 바다입니다. 강릉에 닿고 난 뒤에야 ‘다 왔다’는 안도감 속에서 다음 목적지를 고르게 되지요. 목적지가 어디건 동해로 향하는 여정의 출발은 강릉입니다... 2009. 4. 2.
전설 깃든 원주 치악산과 구룡사 원주 치악산과 구룡사 전설 깃든 원주 치악산과 구룡사 글·사진 남상학 치악산이 속해 있는 원주는 지리상 사통팔달의 요충지로써 '지역이 개활되어 넓은 들판'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영서지방의 명산이자 원주의 진산인 치악산은 태백산맥의 허리에서 뻗어 나와 차령산맥의 남쪽 끝에 치악산맥을 떨구며 형성되었다. 가을철 단풍이 특히 아름다워 적악산(赤岳山)으로 불리었으나 꿩의 보은(報恩) 전설에 연유되어 '꿩치(雉)'의 치악산이 되었다 하고 이인직의 신소설 ‘치악산’의 본향으로 더욱 유명하다. 본래 도립공원이었으나 1984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옛 무사가 구렁이에게 희생되려는 꿩을 구해준 데서 생겨난 설화를 담고 있는 치악산은 넓고 험하여 주봉인 비로봉(1,228m)에서 남북으로 뻗은 능선.. 2009. 3. 16.
반세기 금단의 땅, 철원 - 철새들의 날갯짓엔 분단도 이념도 없더라 반세기 금단의 땅, 철원 철새들의 날갯짓엔 분단도 이념도 없더라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추위로 얼어붙은 한탄강 위를 두루미들이 날고 있다. 우아한 두루미의 모습이 마치 연하장 속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쇠둘레를 찾아갑니다. 쇠 철(鐵)에 둘레 원(圓). 쇠둘레란 강원 철원(鐵原)의 옛 이름입니다. 지금은 겨울, 철원평야는 춥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서 그 차가운 쇠의 땅을 찾아온 철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첩첩이 이어진 산들이 마치 쇠벽을 둘러친 듯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지요.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가 ‘미륵의 나라’를 꿈꾸며 도읍을 옮겨 태봉국을 건설했던 곳. 그러나 지금은 반세기 이전 전쟁의 흔적으로 녹슨 쇠들만 가득한 곳입니다. 그 차가운 쇠의 땅을 찾아온 철새들을 만납니다. 우.. 2009. 1. 17.
정선, 아리 아라리 굽이굽이 나를 넘겨주게 정선, 아리 아라리 굽이굽이 나를 넘겨주게 정윤수 문화평론가 노래는 자신을 낳게 한 산야의 물형을 닮는다. 만약 이 지구에 ‘한국’이 유일한 나라이고 한국인들이 외적 영향 없이 유사 이래 삶을 가꾸어왔다고 한다면, 그리하여 오늘의 도시 문명을 주축으로 하는 경우에 도달했다고 한다면, 과연 ‘가요 톱10’ 1위곡은 어떤 양식이 될까? 아리랑? 판소리? 아악? 글쎄, 아마도 노바디가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앞의 양식들은 대도시의 수직선을 닮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직선의 삶, 곧 자신의 처지(A)에서 어떤 목표(B)를 향해 가장 빨리 도달하려는 이 질주하는 욕망은 구불구불하고 순환적인 양식을 원치 않는다. 직진하는 강렬한 비트가 오늘날 대중문화의 주조인 것은 미국의 팝 음악 영향 때문이 아니라, ‘현대’ 라.. 2009. 1. 6.
강원 금대봉 ~ 대덕산, 순백의 낭만, 푹푹 눈에 빠지며 걷는 능선 강원 금대봉 ~ 대덕산 순백의 낭만, 푹푹 눈에 빠지며 걷는 능선 박경일 문화일보 기자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오르는 길에 앙상한 겨울나무와 하얀 눈,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길은 백두대간 코스이기도 하다. 두문동재는 해발이 높아 금대봉까지 30분이면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강원도 태백시와 삼척시 사이에 있는 대덕산(大德山·1310m)은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와 야생화 단지로 근래 유명해진 산이다. 대덕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은 남과 북에 걸쳐 제법 규모 있는 것만 6개나 되고 자잘한 것까지 포함하면 50개 정도나 된다고 한다. 이는 ‘대덕’이란 이름을 우리 조상들이 좋아했다는 얘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산의 생김새와 관련이 있다. 이 이름을 가진 산들은 암반이 거의 없는 육산에 .. 2009. 1. 3.
강원 정선군 화암마을, 겨울철 ‘화암 8경’ 최고의 경관 자랑 강원 정선군 화암마을 겨울철 ‘화암 8경’ 최고의 경관 자랑 광막한 벌판 백색의 연가 외로움까지 아름답다 정윤수 문화평론가 눈이 내린다. 폭설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아스팔트가 금세 진창이 되고 말겠지만, 지금 하늘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눈은 그런 시궁창 같은 소멸의 훗날을 전혀 생각나지 않게 한다. 자연이 거룩한 것은, 거대한 국면에서 우리 인간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거의 무한대로 영양을 공급해주는 데 있지만, 더러는 이런 장관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다시금 성찰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어디 눈뿐인가. 봄에는 꽃이 만발한다. 흐드러진 벚꽃을 스무 번이나 서른 번쯤 보고 나면, 그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벚꽃처럼 이 세상을 떠나게 될지 모르지만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은 전혀.. 2008. 12. 23.
영월, 선돌, 단종의 유적, 김삿갓 계곡의 진기한 풍경 영월- 선돌, 단종의 유적, 김삿갓 계곡의 진기한 풍경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주천의 메타세콰이어 길지금 영월에 가시면... 재미납니다. 꽤 많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강원도 영월은 정말 눈이 바쁜 고장입니다. 똑같은 생각을 충청북도 단양에서 느꼈더랬습니다. 바보 장군이 죽은 온달산성과 고전적인 관광지 도담삼봉을 가지고 있는 곳이지요. 영월은, 어찌 보면, 단양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곳입니다. 그 이야기, 영월에서 드리는 두 번째 편지입니다. 지난 주 떠났던 영월 주천면 섶다리에서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큰길에서 섶다리를 건너면 마치 섬처럼 오도카니 숨어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거기에 이 숲길이 있었습니다. ‘보보스캇’이라는 이름을 가진 펜.. 2008. 12. 9.
영월, 푸른 신비에 쌓인 섶다리, 그리고 적멸보궁 영월, 푸른 신비에 쌓인 섶다리, 그리고 적멸보궁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강원도 영월로 갔습니다. 온천지가 푸른 신비에 싸인 아침이었습니다. 흘러가는 서강(西江) 물살 위로 그림자가 비춥니다. 그림자를 자세히 보니 거기에 숲이 있고 소나무가 있고, 산이 있고, 다리가 있습니다. 그 모든 사물을 반영하는 강물, 그리 맑은 강물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습니다. ▲ 이 맑은 물을 보십시오 그 맑은 물을 가로지르는 다리 이름은 섶다리입니다. 강원도 영월 판운리 서강 자락에 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다리가 서고, 해마다 장마가 지면 떠내려가는 ‘찰라적’ 다리지요. 그 찰라의 미학이 아쉬워 사람들은 일년 삼백육십오일 굳건하게 서 있도록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맑은 강물을 바라보고, 그리고 석가모니의.. 2008. 12. 9.
강원 인제 응봉산의 자작나무 숲 강원 인제 응봉산의 자작나무숲 하얀 알몸이 처연한…‘북국(北國)의 겨울 비가(悲歌)’ 박경일기자 ▲응봉산 임도에 올라 내려다본 자작나무 숲. 이곳에는 서울 여의도 크기의 두 배나 되는 자작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강원도 산골짜기에는 일찌감치 깊은 겨울이 당도해있습니다. 활엽수들은 다 나뭇잎을 떨궜고 가장 늦게 잎을 내려놓는다는 낙엽송마저도 양지 바른 쪽에 있는 것들만 겨우 가지 끝에 노란 잎을 달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날카로운 펜화의 날렵한 선처럼 서있는 겨울 숲은 참으로 적막하고 또 황량합니다. 하지만 자작나무 숲만큼은 다릅니다. 자작나무는 겨울에 더 빛이 납니다. 겨울이 돼서 잎을 다 떨군 후에야 눈부시게 하얀 알몸을 드러내기 때문이지요. 자작나무의 하얀 알몸은 눈부시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합니다. .. 2008. 11. 28.
인제 대암산 용늪엔 500여 종 생명이 ~ 한국의 람사르 등록습지 인제 대암산 용늪엔 500여 종 생명이 ~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 정상의 '용늪'은 벌써 겨울을 맞고 있었다. 24일 이곳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도, 오전 11시쯤에도 4도밖에 되지 않아 입김이 보일 정도였다. 초속 13m의 강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추운 날씨 속에 '큰 용늪'을 뒤덮은 삿갓사초 등 식물들은 누렇게 변해 있었다. 남한 지역에서는 이곳에서만 발견되는 '비로용담'만이 새싹처럼 파랗게 돋아 있었다. 용늪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에는 가재도 보였다. '큰 용늪' 옆에 있는 '작은 용늪'은 습지 식물이 거의 사라져 풀과 나무류가 군락을 이뤄 '육지화'가 심각한 상태였다. '큰 용늪'과 '작은 용늪' 주변을 따라 난 1㎞의 군 작전도로는 사면에 나무를 심고 큰.. 2008. 10. 29.
태백 매봉산, 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강원 태백 매봉산 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하늘봉우리’라는 뜻의 천의봉(天衣峰)이라고도 불리는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은 백두대간 줄기가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이며, 동시에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의미 깊은 산이기도 하다. 해발 1,303m 매봉산 봉우리에 오르면 머리 위로 올려다보는 하늘이 아닌 눈앞에 광활히 펼쳐지는 하늘과 평원을 마주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는 매봉산 정상에 우뚝 솟은 풍차는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40만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배추밭은 연둣빛 물결을 일렁인다.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 초지와 하얀 풍차의 아름다운 조화는 마치 한편의 그림동화를 연상케 한다. 해발 1303m 바람의 언덕, 하늘과 땅의 경계점이 .. 2008. 10. 23.
설악산 르포, 비선대~마등령~오세암~봉정암~구곡담~백담사 1박2일 산행 [단풍산행] | 설악산 르포 황폐함 속에서도 설악의 가을은 익어가고 있다 비선대~마등령~오세암~봉정암~구곡담~백담사 1박2일 산행 호젓한 소나무 숲길에는 부지런한 산보객과 등산객들이 벌써 비선대에서 내려서고 있다. 옥빛 물이 흘러내리는 와선대와 비선대는 한여름 더위가 언제였냐는 듯 가을을 향해 달음질치고 있다. 장군봉과 적벽을 비롯한 설악의 침봉들은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그 반짝이는 벽에 빨려든 클라이머들은 수직벽을 거슬러 파란 하늘 향해 한 발 한 발 올라서고 있다. “역시 설악이야, 설악….” 비선대휴게소에 도착하자 업무상 여름 내내 해외 트레킹을 다녔던 김덕환씨(동국대 OB)는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골짜기, 깨끗한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류를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수시로 감탄사를 터뜨린다. 반짝이.. 2008. 10. 18.
춘천 삼악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중부권 명산 춘천 삼악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중부권 명산 수도권 등산 마니아들이 하루 산행코스로 즐겨찾는 삼악산(三嶽山). 한때 학생들의 수련모임(MT) 장소로 인기가 높았던 ‘강촌마을’ 맞은편에 솟아 있는 산이 바로 삼악산이다. * 삼악산 정상 뒤편으로 북한강 물줄기가 도도히 흐르고 있다. /사진작가 오세기씨 제공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에 위치한 삼악산의 높이는 해발 654m. 그다지 큰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 서면 의암호와 호반의 도시 춘천시내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다. 북서쪽으로는 화악산, 그 옆으로 북배산과 계관산의 능선이 이어진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뒤로 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무릉도원으로 들어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2008. 10. 17.
강원 대암산, 두 번 넋을 잃게 하는 곳 강원 대암산, 두번 넋을 잃게 하는 곳 강원 인제군 북면 월학리 * 대암산 정상 부근 강원 양구군 동면·해안면과 인제군 서화면에 걸쳐 있는 대암산(大岩山). 휴전선과 인접한 지역인 데다 1973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 비교적 수림이 잘 보전돼 있다. 대암산의 높이는 해발 1304m. 동남쪽으로 미시령·한계령 능선 등 외설악 준령이, 동북으로는 도솔산·가칠봉이, 서쪽엔 사명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과거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생태식물원을 연계한 등산로 3곳이 개설됐다. 생태식물원을 들머리로 산을 오르다보면 수령이 100~200년쯤된 소나무와 갈참나무·발달나무 등이 즐비하다. 정상에 서면 설악산에서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 2008. 10. 17.
강원도 점봉산, 그 천상의 비경 강원도 점봉산, 그 천상의 비경 강원 인제군 기린면과 양양군 서면에 걸쳐 있는 해발 1424m의 점봉산(點鳳山). 일부 산등성이는 설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돼 있다. 북동쪽에 설악산 대청봉이, 북서·남서쪽엔 가리봉(1519m)과 가칠봉(1165m)이 솟아 있다. 양양 방면은 기암괴석과 암반위를 흐르는 계곡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인제 쪽은 산 중턱부터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다. 점봉산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보존돼 생태계 보고이기도 하다. 한반도 식물 남북방 서식지의 한계선이 맞닿아 있어 우리나라 전체 식물종의 20%에 해당하는 854종이 자생해 유네스코가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산림청도 점봉산 일대를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역에서 철저한 입산 통.. 2008. 10. 16.
인제 방태산, ‘어머니의 품인 듯’ 마지막 남은 원시림 강원 인제·홍천 방태산 ‘어머니의 품인 듯’ 마지막 남은 원시림 * 방태산 능선 사이에 골골이 들어찬 운해가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강원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위치한 방태산(芳台山)은 국내에서 가장 원시적인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다. 수령이 100년 이상된 소나무와 신갈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하늘을 향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치솟아 있다. 우거진 숲은 대낮에도 컴컴할 정도로 짙푸르다. 천수를 다한 듯 숲속에 드러누워 흙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고사목들은 왠지 모를 낯섦과 함께 덧없는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계곡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각종 음지 식물과 이름 모를 풀꽃들은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방태산은 기린면의 진동계곡과 함께 ‘이 땅에 마지막으로 남은.. 2008. 10. 16.
동해 내음 한아름 안겨주던 길, 7번 국도 확장공사로 인적 끊겨가는 옛 7번 국도 동해 내음 한아름 안겨주던 길, 빨라지는 세상에 밀려버린 길…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장호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전망대. 7번 국도를 달리는 차들은 이런 풍경 앞에서 차를 멈춘다. 그러나 이 길은 오는 연말 새로운 7번 국도가 놓이면서 국도 자리에서 밀려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바다 여행의 고전’이라면 단연 ‘7번 국도’였습니다. 강원 고성에서 부산까지 동해안의 등뼈를 따라 내려가는 513㎞의 이 길은 동해에서 이름난 명소를 죄다 거쳐가는 길이었지요. 굽이친 해안도로 언덕에 오르면 넘실거리는 바다가 차창으로 한가득 밀려들었고, 거쳐가는 포구마다 비릿하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천천히 굽어지는 도로를 따라 핸들을 잡고도 푸른 바다를.. 2008. 10. 15.
‘쇠락한 폐광촌’ 강원 영월 모운(募雲)동의 변신 하늘과 닿은 동화나라 ‘쇠락한 폐광촌’ 강원 영월 모운(募雲)동의 변신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구름이 모여든다는 강원 영월군의 산골마을 모운동은 도무지 마을이 들어설 것 같지 않은 산 정상쯤에 터를 잡았다. 옥동탄광이 호경기를 누리던 시절에는 1만여명이 북적였던 곳이라지만, 지금 마을 주민들은 60여명이 고작이다. 이렇듯 좁은 터에 ‘도시급’의 마을이 들어섰다는 것도 그렇지만, 폐광과 함께 그 도시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는 것도 마술처럼 느껴진다. ‘구름이 모이는 곳’이라 했습니다. 망경대산(1087.9m)의 8분 능선쯤에 들어선 작은 마을 강원 영월군 하동읍 주산리의 모운(募雲)동. 비가 오고 난 뒤면 마을이 늘 안개와 구름으로 뒤덮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비가 오는 날을 겨누었다가 구불구.. 2008. 10. 7.
강원도 원주, 섬강과 치악이 빚어낸 강원도 으뜸 고을 강원 원주 섬강과 치악이 빚어낸 강원도 으뜸 고을 글, 사진= 민병준 ▲ 부론면 법천사지에 있는 지광국사 현묘탑비. 원주 지방에서 불교가 아주 성했음을 증명하는 고려시대의 걸작품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길손에게 강원도 원주(原州)는 어릴 적 들은 ‘까치 보은 설화’로 맨 처음 다가왔다. 영서지방의 큰 산인 치악산(雉嶽山·1,288m)도 그때 가슴 한쪽에 자리 잡았다. 벼르고 벼르다 1980년대 후반에 밤기차를 타고 치악산을 처음 찾았을 때, 시내에서 가까운 구룡사가 아니라 굳이 접근하기 불편한 상원사를 거쳐 치악산의 품에 안겼던 것도 이 설화가 그만큼 머릿속에 크게 자리했기 때문이리라. 그 후 원주는 아주 다양한 때깔로 안겨왔다. 물 맑은 섬강과 간현유원지, 강원도란 지명이 유래한 고을, 은둔한 선비.. 2008. 10. 1.
춘천 삼악산, ‘三岳’에 올라 ‘삼락(三樂)’에 젖다 춘천 삼악산 ‘삼악(三岳)’에 올라 ‘삼락(三樂)’에 젖다 엄주엽 기자 ▲ 삼악산 상원사 코스를 오르다 바라본 의암호 전경. 물에 떠 있는 섬이 붕어섬이다 승용차로 서울에서 춘천을 갈 때 도심에 얼마 못 미쳐 신연교를 지나 의암호 전체 모습이 막 드러날 즈음 왼편에 우뚝 솟은 바위산이 바로 삼악산(三岳山·654m)이다. 높이는 1000m에 못 미치지만 주변 해발이 낮아 우뚝해 보인다. 의암호는 의암댐이 생기면서 조성된 인공호로 춘천을 ‘호반의 도시’로 만든 주인공이다. ‘의암호에 드리운 산그늘’이 바로 삼악산이다. 이 산을 오르는 기점 중 하나인 등선폭포 입구 주변이 우리의 영원한 ‘청춘가도’, 바로 ‘경춘국도’의 종착점이다. 산도 산이지만 꼭대기에서 의암호와 춘천시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 2008. 9. 16.
고성 화암사(禾巖寺), 금강산 신선봉 아래 터잡은 고찰 고성 화암사(禾巖寺) 금강산 신선봉 아래 터잡은 고찰 - 산허리에 돌출한 왕관모양의 수바위(穗巖)의 위용 - 글·사진 남상학 * 화암사 옆의 수암에 올라 바라본 화암사 전경 * 강원도 북단 고성에는 세 개의 절이 있다. 금강삼사(金剛三寺), 건봉사(乾鳳寺), 화암사(禾巖寺)기 그것이다. 금강삼사는 최북단 화진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고, 그보다 8㎞ 남쪽으로 건봉사가 있다. 옛날 766칸의 건봉사 가람은 6.25 전쟁 때 전소되었고, 그 동안 통제되었다가 1989년부터 출입이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그리고 건봉사의 말사(末寺)로서 창건된 화암사는 훨씬 남쪽으로 토성면 신포리 세계잼보리장에서 1.5㎞ 떨어진 곳에 있다. 화암사가 '금강산 화암사'로 표기되는 것은 화암사가 금강산의 남쪽 줄기에 닿고 있기 때문이.. 2008. 9. 1.
하늘빛·물빛 절정 평창의 ‘가을연가’ 평창의 가을 하늘빛·물빛 절정 평창의 ‘가을연가’ 박경일기자 ▲ 오대산 월정사로 드는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면, 숲이 뿜어내는 향기로 몸과 마음이 다 정갈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 길에서는 ‘자연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말이 이토록 실감날 수 없다. 이 길은 지금 시멘트 포장을 걷어내고 지금 온전한 흙길로 되돌려놓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달 뒤쯤이면 폭신한 흙길을 밟을 수 있겠다. 똑같은 여행지라도, 여행자들의 느낌이나 감상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이들은 평생을 가슴에 담을 만한 감동을 받고 돌아오는 곳에서, 다른 이들은 실망만 안고 돌아오는 일이 허다합니다. 살펴보자면 이런 기복은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곳일수록 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잘 가꿔놓은 인공의 정원이나 세련된 리조트, 혹은 놀이공원은 언제 .. 2008. 8. 29.
설악산 12선녀탕 르포 설악산 12선녀탕 르포 12선녀탕계곡~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 15km 글 안중국 차장 | 사진 허재성 기자 ▲ 12선녀탕계곡의 암반 계류 옆을 걸어보고 있는 취재진. 최근 며칠 내린 비 덕분에 물줄기가 굵다. “급류에 휩쓸린 나무들, 옆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떠내려갈 것 같지요? 천만에요. 급류 위에 벌떡 서서 곤두박질을 치더라구요. 이렇게, 이렇게, 재주넘듯이 말이죠. 그렇게 한 번 넘어갈 때마다 허리가 절반씩 뚝뚝 부러지더니만 종내는 토막들이 돼서 흙탕물에 휩쓸려 사라지더라니까.” 쇠리에 살다가 장수대산장을 인수해 운영중인 김광현씨는 2년 전 7월15일 100년만의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는 당시 한계천의 살풍경을 그렇게 떠올린다. 집채만한 바윗덩이가 조약돌마냥 흙탕물 급류에 떼밀려 굴러가는 모습도 보였다.. 2008. 8. 25.
강원도 함백산, 하늘 아래 초록 숲길 한여름에도 서늘 강원도 함백산 하늘아래 초록 숲길 한여름에도 서늘~ 박경일기자 ▲ 온통 초록으로 가득한 해발 1400m 고지의 숲길에서 만난 ‘천상의 식탁’. 함백산 정상으로 오르는 포장도로에서 300m 정도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한낮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고 알싸한 숲향이 짙은 이곳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해도 좋겠고, 미뤄둔 책을 읽어도 좋겠다 ‘천상의 식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으로 오슬오슬 소름이 돋는 곳. 바닷가나 계곡보다 더 시원하게 여름날의 만찬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식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은퇴 후 태백에 자그마한 아파트를 사두고 올해로 8년째 서늘한 ‘고원(高原)에서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이로부터 들었습니다. 강원도 정선과 태백, 그리고 영월 땅에 산 한 자락씩을 걸치고 있는 함.. 2008. 8. 9.
삼척 죽서루, 문인 학자들의 자취 가득한 관동 8경의 하나 삼척 죽서루 문인 학자들의 자취 가득한 관동 8경의 하나 오마이뉴스 기자 이상기 죽서루는 오십천 북쪽 절벽 위에 세워진 정자로 북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므로 죽서루에 대한 접근은 북쪽에서 가능하다. 죽서루를 보려면 주차장으로 쓰이는 바깥마당에서 안내소로 보이는 평삼문을 지나 안마당으로 들어가야 한다. 죽서루는 안마당의 절벽 쪽 단 위에 2층 누각으로 세워져 있다. 그러나 1층은 바위와 땅을 이용해 기단 형태로 만들어졌고, 2층에는 누마루가 놓여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길 수 있게 했다. 1층은 암반과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기둥이 13개이며, 2층은 20개이다. 미수 허목의 에 숨겨진 이야기 나는 1층의 기둥을 돌아 2층 누각으로 올라간다. 2층 누각은 남쪽으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그것은 남쪽.. 2008. 8. 9.
내린천 상류 미산계곡 - ‘비조불통(非鳥不通)’ 가보셨나요 ? 미산계곡 내린천 상류 미산계곡 ‘비조불통(非鳥不通)’ 가보셨나요? 박경일기자 ▲ 내린천의 급한 여울이 흘러가는 미산계곡은 폭이 넓어 맨몸으로는 건널 수 없고, 물굽이도 거칠어서 배도 띄울 수 없다. 미산계곡 물 건너쪽 ‘대궐터’에서 농사를 짓는 신장호씨가 계곡에 쇠줄을 잇고 엘리베이터 모양의 탈 것을 매달아 만든 ‘신종 운송수단’은 이곳의 명물이다. ‘비조불통(非鳥不通)’. 이름 그대로 ‘새가 아니면 가 닿을 수 없다’는 비밀스러운 곳. 맨몸으로는 도무지 건너갈 엄두가 나지 않는 내린천 상류의 급한 여울 건너편의 개인산(開仁山·1341m) 산자락에 깊이 숨어있는 계곡의 이름이 그랬습니다. 사실 내린천 상류인 미산계곡에는 말 그대로 ‘새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곳’들이 도처에 있습니다. 유순한 물길의 강.. 2008. 6. 4.
옛 철원 노동당사엔 전쟁의 상흔(傷痕)이 그대로 남아 철원 노동당사 옛 철원 노동당사엔 전쟁의 상흔(傷痕)이 그대로 남아 글·사진 = 남상학 노동당사를 찾아가는 길은 드넓은 철원평야를 끼고 간다. 철원평야는 남한 땅에서 가장 위쪽에 자리 잡은 평야로 강원도 제1의 곡창지대이다. 1930년대부터 봉래지·봉양저수지 등의 수리시설 건설과 토질개량을 한 결과 비옥한 벼농사지대를 이루었다. 철원쌀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며 현재 휴전선이 지나고 있어 민통선(民統線) 북방에서는 출입 및 입주에 의해 농사를 짓고 있다. 이곳 넓은 평야 한쪽에 뼈대와 겉모습만 덩그러니 서 있는 3층짜리 건물이 있다. 이곳 철원은 광복이후 6.25전까지만 해도 북한 땅이었다. 노동당사는 북한이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때까지 사용한 조선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서 이곳 철원을 관할하기 위해 지었.. 2008. 6. 3.
철원, 철(鐵)의 삼각지의 대명사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철원, 철(鐵)의 삼각지의 대명사 제2땅굴과 철원 평화전망대 글·사진= 남상학 고석정에서 철의삼각전적관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마친 뒤 전적지 견학에 참가했다. 한탄강관광사업소에서 주관하는 안보견학은 견학 당일 한탄강 관광사업소 1층 접수처에서 신청서를 작성하여 접수시키면 된다. 이곳 철원 지역은 ‘철의 삼각지’의 대명사처럼 이해될 만큼 그 상징적 의미가 크다. 철의 삼각지란 6.25동란 당시 중부전선의 중심부로서 그 지리적 중요성이 매우 큰 철원, 평강, 김화를 잇는 삼각축선을 말하는데, 당시 피아간의 전황으로 볼 때 이 지역의 확보 없이는 중부전선을 장악하기 어려웠으므로 6.25동란의 전 기간을 통하여 피아간 쟁탈전이 무섭게 전개되었던 곳이다. 특히 철의 삼각지 일대는 아군이 공격하기에는 불리하고 적군.. 2008. 6. 3.
고석정(孤石亭), 한탄강 물줄기가 빚어놓은 절경 철원 고석정(孤石亭) 한탄강 물줄기가 빚어놓은 절경 글·사진 남 상 학 철원군은 동쪽으로는 화천, 양구, 서쪽으로는 경기도 연천, 남쪽 으로는 경기도 포천과 접한 지역으로 휴전선 155마일 중 28%인 43.6마일을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철원하면 철의 삼각전적지가 대명사처럼 이해 될 만큼 그 상징적 의미가 크며, 6.25동란 전 기간을 통하여 피아간의 쟁탈전이 크게 전개 되었던 곳이다. 철원의 대표적인 관광지 고석정을 찾으면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안보관광지의 요람인 ‘철의삼각전적관이다. 철의 삼각지란 6.25동란 당시 중부전선의 중심부로서 그 지리적 중요성이 매우 큰 철원, 평강, 김화를 잇는 삼각축선을 말하는데, 당시 피아간의 전황으로 볼 때 이 지역의 확보 없이는 중부전선을.. 2008. 6. 3.
강릉 부연동 오대산 숲길을 걷다 - 계곡에 숨은 ‘비밀의 정원’ 강릉 부연동 오대산 숲길을 갇다 사람 없는 숲길 이름 없는 폭포 돌아가기 싫구나 평창·강릉 = 글·사진 박경일기자 ▲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부연동에서 출발해 물길을 따라 상류 쪽으로 2시간쯤 올라가다 만난 쌍폭포. 짙고 어두운 숲에서 수정처럼 맑은 물이 쏟아져 내린다. 그야말로 적요한 산길입니다. 숲길을 따라오는 것은 그저 청아한 물소리뿐입니다. 가끔 길섶의 야생화 꽃잎 사이로 토종 꿀벌들이 잉잉거리는 소리만 뒤섞입니다. 오지 중의 오지라는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부연동. 오대산 북쪽 두로봉 골짜기에 자리잡은 그 마을에서 깊은 계곡으로 더 들어선 길입니다. 이즈음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지만, 그래봐야 한여름에 잠깐 몰려드는 피서객들뿐. 부연동만 해도 첩첩산중의 오지마을로 꼽히는 판이니, 그곳에서 계곡 .. 2008.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