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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 장지연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위암(葦庵) 장지연(張志淵) 지난 번 이등(伊藤) 후작이 내한했을 때에 어리석은 우리 인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후작은 평소 동양삼국의 정족(鼎足) 안녕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사람인지라 오늘 내한함이 필경은 우리 나라의 독립을 공고히 부식케 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하여 인천항에서 서울에 이르기까지 관민상하가 환영하여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5조약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비단 우리 한국뿐만 아니라 동양 삼국이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이등후작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대황제 폐하의 성의(聖意)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 하지 않았으니 조약이 성립되지 않은 .. 2007. 6. 8.
(수필) 권태 / 이상 권태(倦怠) - 이상(李箱) 어서, 차라리 어둬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벽촌의 여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동에 팔봉산. 곡선은 왜 저리도 굴곡이 없이 단조로운고? 서를 보아도 벌판, 남을 보아도 벌판, 북을 보아도 벌판, 아아이 벌판은 어쩌라고 이렇게 한이 없이 늘어 놓였을꼬? 어쩌자고 저렇게까지 똑같이 초록색 하나로 되어 먹었노? 농가가 가운데 길 하나를 두고 좌우로 한 십여 호씩 있다. 휘청거린 소나무 기둥, 흙을 주물러 바른 벽, 강낭대로 둘러싼 울타리, 울타리를 덮은 호박넝쿨, 모두가 그게 그것같이 똑같다. 어제 보던 대싸리나무, 오늘도 보는 김서방, 내일도 보아야 할 흰둥이, 검둥이 해는 100도 가까운 볕을 지붕에도, 벌판에도, 뽕나무에도 암탉 꼬랑지에도 내려쪼인다. 아침이나 저녁.. 2007. 6. 7.
(수필) 생활인(生活人)의 철학(哲學) / 김진섭 생활인(生活人)의 철학(哲學) - 청천(聽川) 김진섭(金晋燮) 철학을 철학자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결코 무리한 일은 아니니, 왜냐 하면, 그만큼 철학은 오늘날 그 본래의 사명――사람에게 인생의 의의와 인생의 지식을 교시(敎示)하려 하는 의도를 거의 방기(放棄)하여 버렸고, 철학자는 속세와 절연(絶緣)하고, 관외(管外)에 은둔(隱遁)하여 고일(高逸)한 고독경(孤獨境)에서 오로지 자기의 담론(談論)에만 경청(傾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철학과 철학자가 생활의 지각(知覺)을 온전히 상실하여 버렸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 부단히 인생의 예지(叡智)를 추구하는 현대 중국의 '양식(良識)의 철학자' 임어당(林語堂)이 .. 2007. 6. 7.
(수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안톤 시나크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안톤 시나크 (Anton Schnack) / 김진섭 옮김 울음 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 한편 구석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시체 위에 초추(初秋)의 양광(陽光)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래서, 가을날 비는 처량히 내리고, 그리운 이의 인적(人跡)은 끊어져 거의 일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 아무도 살지 않는 옛 궁성, 그래서, 벽은 헐어서 흙이 떨어지고, 어느 문설주의 삭은 나무 위에 거의 판독(判讀)하기 어려운 문자를 볼 때. 숱한 세월이 흐른 후에,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가 발견될 때. 그 곳에 씌었으되,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여, 너의 소행(所行)이 내게 얼마나 많은 불면(不眠)의 밤을 가져오게 했는가……." 대체 나의.. 2007. 6. 7.
(수필) 페이터의 산문 / 이양하 페이터의 산문 - 이양하(李敭河) 만일 나의 애독하는 서적을 제한하여 이삼권 내지 사오 권만을 들라면, 나는 그 중의 하나로 옛날 로마의 철학자,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들기를 주저하지 아니하겠다. 혹은 설움으로 혹은 분노로, 혹은 욕정으로 마음이 뒤흔들리거나, 또는 모든 일이 뜻같이 아니하여, 세상이 귀찮고, 아름다운 동무의 이야기까지 번거롭게 들릴 때 나는 흔히 이 견인주의자 황제를 생각하고, 어떤 때는 직접 조용히 그의 명상록을 펴 본다. 그리하면, 그것은 대강의 경우에 있어,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회복해 주고, 당면한 고통과 침울을 많이 완화해 주고, 진무해 준다. 이러한 위안의 힘이 어디서 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모르거니와, 그것은 "모든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내 마음에 달.. 2007. 6. 7.
(수필) 은근과 끈기 / 조윤제 은근과 끈기 - 조윤제(趙潤濟) 한국 문학과 한국 사람 생활의 특질(特質)이란 어떤 것인가? 오랜 역사의 전통에서 살아 온 한국 사람의 생활에 특질이 없을 리 없고, 또 그를 표현한 한국 문학에 특질이 없을 수 없다. 한국 예술(藝術)을 흔히들 선(線)의 예술이라 하는데, 기와집 추녀 끝을 보나, 버선의 콧 등을 보나, 분명히 선으로 이루어진 극치(極致)다. 또, 미인(美人)을 그려서 한 말에 '반달 같은 미인'이란 말이 있으니, 이도 또한 선과 선의 묘미(妙味)일 뿐 아니라, 장구 소리가 가늘게 또 길게 끄는 것도 일종의 선의 예술일 시 분명하다. 그런데, 반달은 아직 충만(充滿)하지 않은 데 여백이 있고, 장구 소리에는 여운(餘韻)이 있다. 이 여백과 여운은 그 본체(本體)의 미완성(未完成)을 말함일.. 2007. 6. 7.
(수필) 면학(勉學)의 서(書) / 양주동 면학(勉學)의 서(書) - 양주동(梁柱東) 독서(讀書)의 즐거움! 이에 대해서는 이미 동서(東西) 전배(前輩)들의 무수(無數)한 언급(言及)이 있으니, 다시 무엇을 덧붙이랴. 좀 과장(課長)하여 말한다면, 그야말로 맹자(孟子)의 인생 삼락(人生三樂)에 무름지기 '독서(讀書), 면학(勉學)'의 제 4일락(第四一樂)을 추가(追加)할 것이다. 진부(陳腐)한 인문(引文)이나 만인(萬人) 주지(周知)의 평범(平凡)한 일화(逸話) 따위는 일체 그만두고, 단적(端的)으로 나의 실감(實感) 하나를 피력(披瀝)하기로 하자. 열 살 전후 때에 논어(論語)를 처음 보고, 그 첫머리에 나오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운운(云云)이 대성현(大聖賢)의 글의 모두(冒頭)로 너무나 평범한 데 놀랐다. "배우고 .. 2007. 6. 7.
(수필) 산정무한(山情無限) / 정비석 산정무한(山情無限) - 금강기행(金剛紀行) - 정비석(鄭飛石) 이튿날 아침, 고단한 마련해선 일찌감치 눈이 떠진 것은 몸이 지닌 기쁨이 하도 컸던 탓이었을까. 안타깝게도 간밤에 볼 수 없던 영봉(靈峯)들을 대면(對面)하려고 새댁 같이 수줍은 생각으로 밖에 나섰으나, 계곡은 여태 짙은 안개 속에서, 준봉(峻峯)은 상기 깊은 구름 속에서 용이(容易)하게 자태를 엿보일 성싶지 않았고, 다만 가까운 데의 전나무, 잣나무들만이 대장부의 기세로 활개를 쭉쭉 뻗고,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것이 눈에 뜨일 뿐이었다. 모두 근심 없이 자란 나무들이었다. 청운(靑雲)의 뜻을 품고 하늘을 향하여 밋밋하게 자란 나무들이었다. 꼬질꼬질 뒤틀어지고 외틀어지고 한 야산(野山) 나무밖에 보지 못한 눈에는, 귀공자와 같이 기품(.. 2007. 6. 7.
(수필) 신록예찬(新綠禮讚) / 이양하 신록예찬(新綠禮讚) - 이양하(李敭河)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내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萬山)에 녹엽(綠葉)이 싹트는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 2007. 6. 7.
(수필) 나무 / 이양하(李敭河) 나무 - 이양하(李敭河) 나무는 덕(德)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滿足)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등성이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까, 골짜기에 내려서면 물이 좋을까 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 물과 흙과 태양의 아들로, 물과 흙과 태양이 주는 대로 받고, 득박(得薄)과 불만족(不滿足)을 말하지 아니한다. 이웃 친구의 처지(處地)에 눈떠 보는 일도 없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스스로 족하고, 진달래는 진달래대로 스스로 족하다. 나무는 고독(孤獨)하다. 나무는 모든 고독을 안다. 안개에 잠긴 아침의 고독을 알고, 구름에 덮인 저녁의 고독을 안다. 부슬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고독도 알고, 함박눈 펄펄 날리.. 2007. 6. 7.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 / 이효석 낙엽을 태우면서 이효석(李孝石)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 새 날아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의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건만 날마다의 시중이 조련(調練)ㅎ지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제일 귀찮은 것이 담쟁이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굴뚝의 붉은 빛만 남기고, 집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거들떠 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는 것도 .. 2007. 6. 7.
(수필) 청춘 예찬 / 민태원 청춘예찬(靑春禮讚) 민태원(閔泰瑗, 1894~1935)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鼓動)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바로 이것이다.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얼음에 싸인 만물은 얼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 내는 것이 따뜻한 .. 2007. 6. 7.
(수필) 장미 / 피천득 장 미 - 피천득 잠이 깨면 바라다보려고 장미 일곱 송이를 샀다. 거리에 나오니 사람들이 내 꽃을 보고 간다. 여학생들도 내 꽃을 보고 간다. 전차를 기다리고 섰다가 Y를 만났다. 언제나 그는 나를 보면 웃더니, 오늘은 웃지를 않는다. 부인이 달포째 앓는데, 약 지으러 갈 돈도 떨어졌다고 한다. 나에게도 가진 돈이 없었다. 머뭇거리다가 부인께 갖다 드리라고 장미 두 송이를 주었다. Y와 헤어져서 동대문 행 전차를 탔다. 팔에 안긴 아기가 자나 하고 들여다보는 엄마와 같이 종이에 싸인 장미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문득 C의 화병에 시든 꽃이 그냥 꽂혀 있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때는 전차가 벌써 종로를 지났으나 그 화병을 그냥 내버려두고 갈 수는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전차에서 내려 사직동에 있는 C의 하.. 2007. 6. 7.
(수필) 수필 / 피천득 수필 - 피천득 수필은 청자 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브먼트가 될 수도 있다.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 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수필은 흥미를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 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수필의 빛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기 빛이거나 진주빛이다. 수.. 2007. 6. 7.
다시 열린 내금강(內金剛) 사전답사기 내금강 답사 다시 열린 내금강 사전답사기 - 즈려밟다, 금강의 진미 글·사진 최명애기자 교과서에 나왔던 금강산은 죄다 내금강이었다. 정철의 ‘관동별곡’ 절반이 내금강 유람,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도 내금강 전경. 정말 그렇게 좋을까? 혹시 옛 사람들 특유의 과장은 아니었을까? 지난 1일 내금강 관광이 시작되면서 그 명성을 확인해 볼 수 있게 됐다. 사실 진면목을 느끼기엔 시간이 짧다. 내금강에 주어진 시간은 5시간30분. 이동시간까지 합쳐도 하루다. 금강산 관광의 특수성 때문에 투어 형태도 한 가지. 내금산 관광객의 일정대로 트래블팀이 먼저 다녀왔다. ◇ 08:05 외금강 온정각 버스는 예정보다 5분 늦게 온정각을 출발했다. 내금강 관광의 기점인 표훈사까지는 44㎞. 1시간40분~2시간이 걸린다. 금강.. 2007. 6. 7.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걷기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걷기 - 새소리를 들으며 시(詩)와 함께 걷는 길 - 글·사진 남상학 의사의 권유에 따라 1주일에 3회 정도 낮은 산에 오르기 3개월, 숨이 가쁘고 무겁던 내 몸은 조금씩 가벼워졌다. 평지를 빠르게 걷는 속보나 가볍게 뛰는 조깅보다는 자연적인 높낮이에 맞춰 장시간 걷는 등산이 유산소운동에는 크게 효과가 있다는 말에 가벼운 등산을 시작한 것이다. 등산의 효과는 심폐기능 향상, 근력(筋力)강화, 정신적 만족감 등 세 가지로 알려져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언덕을 오를 때 숨이 가쁘던 것이 좀 완화된 것만 보아도 심박출량(심장이 한 번의 박동으로 피를 뿜어내는 양)이 늘어나고, 오르막과 내리막운동으로 골밀도 강화까지는 몰라도 근육이 강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집에 있으면 대부분의 .. 2007. 6. 6.
파주 벽초지문화수목원, 천국의 문 지나 동·서양 정원으로 파주 벽초지문화수목원 천국의 문 지나 동·서양 정원으로 글=박근희 기자, 사진=이구희 객원기자 손바닥만한 그늘마저 허락지 않는 뜨거운 아스팔트. 이제 여름의 입구에 섰을 뿐인데 작열하는 태양이 원망스럽다. 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요즘, 수목원으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시원함은 물론 풀벌레 소리, 새소리 들으며 걷다 보면 더위는 물론 근심, 걱정도 어느새 저만치 물러서 있다. 6월 와이드기획은 그늘과 녹음 그리고 명상이 있는 공간, 수목원 탐방이다. 첫 번째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있는 벽초지문화수목원을 소개한다. 유럽스타일의 로맨틱한 정원 퀸스가든&천국의 광장 용인 한택식물원이 산과 들에 아무렇게나 자라 있는 그대로의 들꽃과 나무를 구경할 수 있다면 벽초지문화수목원은 조경의 힘.. 2007. 6. 5.
고창 청보리밭, 황금물결 출렁이는 보리밭 사잇길로 추억이 걸어온다 고창 청보리밭 황금물결 출렁이는 보리밭 사잇길로 추억이 걸어온다 박상문기자 ▲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는 고창군 공음면의 학원농장 보리밭이 파란 하늘에 점점이 떠있는 흰 구름과 어울려 목가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 청보리가 누렇게 익어가기 전 연록의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 학원농장 보리밭을 찾은 젊은이들이 초가로 지은 정자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기후 여건이 좋아 대풍을 이룬 보리밭에서 콤바인을 사용해 보리를 수확하고 있다. ▲ 보리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기계에 의해 자동으로 탈곡된 보리가 우수수 쏟아지고 있다. ▲ 학원농장 보리밭을 찾은 한 부부가 보리피리를 불며 어린 시절 추억을 음미하고 있다. ▲ 학생들이 보리 이삭을 불에 태우며 보리 서리를 체험하고 있다. 남쪽 들녘은 지금 .. 2007. 6. 2.
제주 여미지식물원, 동양 최대의 온실을 갖춘 식물원 제주 여미지식물원 동양 최대의 온실을 갖춘 식물원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여미지식물원의 옥외식물원. 제주도 자생식물원과 세계 여러 나라의 특색 있는 민속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동양 최대의 온실식물원을 보유한 사립 식물원으로 부국개발이 운영하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부지 면적 34,000평에 2,550종 6만 개체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1989년 10월 개원 이래 관광객과 수학여행단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온실식물원과 옥외식물원으로 크게 구분된다. 여미지의 상징과 다름없는 온실식물원은 3,800평 규모로서 화접원을 비롯하여 수생식물원, 열대생태원, 열대과수원, 다육식물원, 중앙 전망탑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접원은 관람객들에게 가장 .. 2007. 6. 2.
포항 기청산식물원, 교육 강조하는 고즈넉한 식물 포항 기청산식물원 교육 강조하는 고즈넉한 식물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덕성리 362 / 054-232-4469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이 식물원은 식재한 후 30년 이상 관리해온 큰 수목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서 있어 몇 해만에 새롭게 조성되는 식물원들과는 달리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오래 된 수목들을 생태적으로 배려해 관리하기 때문에 수많은 동물들이 함께 서식하는 것도 이 식물원만의 자랑이다. 또한, 외모가 화려한 외래식물보다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자생식물만 수집한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1969년 설립된 기청산농원을 기반으로 1990년에 식물원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식물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였다. 사립 식물원으로서 전체 면적은 25,000평에 이르며, 자생식물 1,800.. 2007. 6. 2.
용인 한택식물원, 최대 규모의 사립 식물원 용인 한택식물원 최대 규모의 사립식물원 글· 현진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국내 최대의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사립 식물원이다. 1979년 설립된 이래 수년 동안 회원과 교육을 위한 방문만을 허용하다가 2003년 5월 편의시설을 확충하여 공식 개장했다. 20여만 평 부지에 크게 동원(East Garden)과 서원(West Garden)으로 나뉘어 조성되어 있다. 보유식물은 자생식물 2,400여 종류, 외국식물 5,900여 종류 등 8,300여 종류이며, 개체수로는 730만 개체에 달하여 이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서원은 초창기에 조성된 식물원으로서 지금은 연구시설과 재배시설이 자리 잡고 있어 일반인의 방문은 허용되지 않는다. 서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한데,.. 2007. 6. 2.
평강식물원, 동양 최대 암석원 갖춘 산정호수의 식물 평강식물원 동양 최대 암석원 갖춘 산정호수의 식물원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668 (031-531-7751) ▲ 평강식물원의 초여름 풍경. 명성산 자락의 산정호수 근처에 자리 잡은 사립 식물원이다. 명성산 자락 산정호수 근처에 자리 잡은 사설 식물으로 98,000여 평의 부지에 1999년부터 조성을 시작하여 2006년 5월부터 관람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위도 상 북쪽이고 고도도 높은 산지에 위치한 기후적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백두산, 한라산, 히말라야, 로키산맥 등의 고산식물과 역시 고산성 식물인 만병초류를 대량 확보하여 전시하고 있다. 이들 고산성 식물을 비롯하여 5,000여 종류의 국내외 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10,000종까지 수집할 계획이다. 주요 보유식물로는 단풍나무류 100여 .. 2007. 6. 2.
광릉 국립수목원, 광릉 숲속의 식물원 광릉 국립수목원 광릉 숲속의 식물원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51-7(031-540-1030) ▲ 국립수목원의 수생식물원. 수련, 노랑어리연꽃, 창포, 조름나물, 물부추, 독미나리 등의 수생식물 200여 종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일제시대에도 보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관리하던 광릉숲에 자리 잡고 있어 주변 산림이 원시림에 가까울 정도로 울창하다. 198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광릉수목원으로 탐방객을 맞이하다 1999년 5월 국립수목원으로 위상이 높아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보전해야할 광릉숲에 위치해 확장이 어렵고, 전시나 교육보다는 연구가 주를 이루는 기관이기 때문에 수목원 자체의 규모나 시설면에서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립수목원 전체 면적은 340만 평에 이르는데.. 2007. 6. 2.
오봉산, 소양호를 내려다보는 맛 일품 춘천 오봉산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명품 바위산 글·사진 월간산 민병준 르포라이터 ▲ 제2 정상에서의 조망. 왼쪽으로 제2봉과 정상이 보인다. 강원도 춘천시와 화천군 간동면 사이에 솟은 오봉산(五峰山·779m)은 아름드리 소나무와 화강암 바위가 어우러진 암릉을 걸으며 소양호를 내려다보는 맛이 좋아 오래 전부터 많은 등산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명산이다. 산림청에선 ‘산세는 크지 않으나 바위와 수목이 어우러진 경관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100명산으로 선정했다. 소양호를 끼고 있어 인기 많아 옛 이름이 경운산(慶雲山)인 오봉산이 유명해진 이유는 청평사, 고려정원, 구성폭포 등 명소가 많을 뿐만 아니라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임에도 소양호를 끼고 있어 산행을 위해 배를 타고 들어가는 맛이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 2007. 6. 2.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可居島) , 거기 가보지 않겠나?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可居島), 거기 가보지 않겠나? ▲대한민국 최서남단의 섬 가거도의 관문. 섬은 소외된 듯하다. 그러면서도 늘 동경의 대상이다. 뭍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그 아련함은 더욱 커진다. 가거도(可居島)는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떠 있는 섬이다. '가히 살만한 섬'이란 뜻을 지닌 가거도(可居島). 옛날에는 ‘아름다운 섬’이란 뜻의 ‘가가도(嘉佳島, 可佳島)’로 불렸다. 한때 일본사람들에 의해 '소흑산도'라 불렸다. 지금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라는 행정지명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가히 살 만하다’는 의미인 가거도(可居島)가 된 건 1896년부터다. 가거도는 유난히 전설이 많다. 가거도 주민들은 바위마다 깃든 사연을 마치 어제 일어난 옆집 이야기처럼 줄줄이 풀어낸다. 신화와 전설로.. 2007. 5. 31.
이해인 수녀의 추모사 - 피천득 선생을 그리워하며 이해인 수녀의 추모사 - 피천득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 * 29일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금아(琴兒) 피천득 교수의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시인 이해인 수녀가 조시를 읽고 있다. 존재 자체로 시와 수필이 되시고 산호가 되고 진주가 되신 선생님, 생전에도 뵙고 나서 .. 2007. 5. 30.
작품 "인연"으로 유명한 피천득, 세상과 <인연(因緣)>을 끊다. &lt;수필&gt; 인연(因緣) 피천득(皮千得) 지난 사월 춘천에 가려고 하다가 못 가고 말았다. 나는 성심여자 대학에 가보고 싶었다. 그 학교에 어느 가을 학기, 매주 한 번씩 출강한 일이 있다. 힘드는 출강을 한 학기하게 된 것은, 주수녀님과 김수녀님이 내 집에 오신 것에 대한 예의도 있었지.. 2007.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