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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덕유산 향적봉과 백련사 및 구천동계곡

by 혜강(惠江) 2007. 11. 2.

 

전북 무주

 

덕유산 향적봉과 백련사 및 구천동계곡

 

- 가을날 정상에서 맛보는 겨울 -



·사진 남상학

 

 

 

덕유산 능선

 

 덕유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소백산, 속리산 등을 솟아오르게 한 후 다시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그 중심부에 빚어놓은 또 하나의 명산이다. 덕유산은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1,300m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으로 장장 30㎞를 달리고 있으며 그 가운데 덕유산 주봉을 비롯해서 동쪽에는 지봉, 북쪽에는 칠봉이 자리하고 있는데 덕유산은 덕이 많은 너그러운 모산이라 해서 덕유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무주에서도 구천동 계곡은 덕유산의 손꼽히는 명승지로서 옛날 백제와 신라의 국경이자 관문이었다는 라제통문(羅濟通門)을 지나 덕유산 향적봉까지 36㎞에 이르는 계곡이다. 계곡 입구인 나제통문을 비롯하여 은구암, 와룡담, 학소대, 수심대, 비파담, 구천폭포, 연화폭포 등 구천동 33경의 명소들이 계곡을 따라 위치해 있다.


  이러한 자연조건과 함께 무주를 대표하는 것이 무주리조트. 1990년 12월에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 계곡을 끼고 개장한 무주리조트는 남부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스키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리조트와 차별성을 갖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1997.124~2.2)를 개최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키장을 비롯해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의 놀이시설과 컨벤션센터, 한방요양원 등의 부대시설도 함께 갖추고 있다. 특히 활강 및 대회전 슬로프, 점프대 등을 갖추었고 인근에 콘도 등 레저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앞으로 남부지역의 레저인구를 흡수하면서 호남지역의 유명 리조트지로 부상하고 있다.

  해발 1천5백20m의 향적봉에 가기 위해 관광 곤돌라를 탔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오전 9시~오후 4시 운행)를 타고 설천봉(1530m)까지 오를 수 있고, 설천봉에서 정상 향적봉(1614m)까지는 완만한 계단길이다.

 

 곤돌라에서 내려다 본 계곡은 어느 새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로 가득차 있다. 곤돌라에서 내려선 설천봉은 볼거리 많은 무주리조트의 대표 관광지이다. 주리조트에서 설천봉을 오가는 곤돌라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행하며 요금은 왕복 1만원. (063)322-9000

 

 

 

 

 

 설천봉에 올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절경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나무. 고사목 한 그루가 뼈대를 드러낸 채 기품을 뽐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과 덕유산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주목나무는 무주리조트에 오면 꼭 보고 가야할 관람 포인트. 설천봉엔 레스토랑과 전시관이 있다.

 

 

 

 

 

  설천봉에선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20분 만에 쉽게 오를 수 있다. 특별히 등산준비를 하지 않고 가더라도 가볍게 언덕을 오르는 기분으로 갈 수 있는 향적봉이 코앞에 보인다. 향적봉까지 가는 동안 덕유산의 아름다운 전경과 장쾌한 능선을 즐길 수 있고, 장쾌한 능선을 따라 오르면 전형적인 덕유산 특유의 멋을 느낄 수 있다.

 

 

 



  향적봉 주변은 오는 2004년까지 자연생태계 조사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각종 들꽃이나 천연식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철은 가을이지만 싸늘한 한기가 느껴져 겨울옷이 생각날 정도. 언젠가 초겨울에 추위를 가볍게 생각하고 향적봉 정상에 올랐다가 찬바람과 추위로 크게 고생한적이 있었다.  

  정상인 향적봉에 서면 구름과 안개로 멀고 가까운 산들이 섬을 이루어 신선들이 뱃놀이를 즐겼다는 향적 운무사이로 적상산에서부터 마이산, 가야산, 지리산, 계룡산, 무등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조망이 빼어나다. 향적봉은 덕유산의 가장 높은 곳이니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전망이 좋아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향적봉에서 중봉을 거쳐 백련사와 구천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아주 좋은 등산로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향적봉에서 오른편으로 나있는 계단을 내려가면 물을 마실 수 있는 약수터가 나오고 약수터 뒤편으로 덕유산 대피소가 보인다. 중봉을 거쳐 백련사로 향하는 8부 능선(1300m)까지는 앙상한 가지에 '바스락' 낙엽 밟히는 소리가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여름철의 무성한 수풀과 맑은 물은 삼복더위를 잊게 해주며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가을철의 단풍과 겨울철 설경 등 사시사철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 백련사까지의 거리는 6.5㎞나 되는 먼 길이지만, 등산로라기보다는 산책하기에 알맞은 코스로 곳곳에 산재한 비경들을 즐기며 힘들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중간엔 송어 양식장도 자리하고 있어 송어회와 송어매운탕을 맛볼 수 있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깨끗한 자연에서만 볼 수 있는 모래무지, 긴몰개, 갈겨니 등의 물고기와 큰오색 딱다구리, 어치(산까치), 곤줄박이 등의 새가 서식하고 있다.

 

  벌써 가을에 접어들어 붉게 물든 주변 능선을 감상하기에는 그만이다. 주목, 사스래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1000~1300m 구간에는 곱게 물든 단풍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만산홍엽이 어우러진 등산로가 이어져 덕유산 오색단풍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처럼 고운 단풍은 신라고찰 백련사로 향하며 절정에 이른다. 사찰 주변은 온통 빨강, 노랑, 주황의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절정기 단풍의 자태를 뽐낸다.

 

 

 

 

 

  백련사는 무주구천동 계곡 끝부분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찰 중의 하나다. 옛날에는 이 계곡에 14개의 사찰이 있었다는데 모두 폐찰이 되고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거찰이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은거해 있었던 이곳에 하얀 백련꽃이 피어나 그 위에 절을 짓고, 백련암이라 했다고 전해진다.


  전성기 때는 14개의 사암이 있어 구천인의 승려들이 도를 닦던 곳이어서 이 일대의 이름을 구천동이라 했을 만큼 큰 사찰이었다. 일제 때 북해도제국대학에서 왜식 초가사찰을 지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된 후 1962년에 대웅전을 복원하고 사천왕문, 일주문 등을 지어 오늘의 모습을 되찾았다.

 

 

 

 

 

 

  대웅전을 나와 일주문에 도착하면 매월당 김시습과 영국 데일리메일 신문사의 회장을 역임한, 영국 언론의 황제라고 일컫는 러더미어 3세의 부도탑이 나란히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생전 러더미어 회장은 구천동의 가을 풍광에 매료된 나머지 그의 부인(한국인)을 사랑하여 영원히 구천동 계곡에 남을 방법으로 부도를 택했다. 영원한 사랑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백련사 일주문에서 구천동 매표소에 이르는 2.5km 구간은 정감 넘치는 오솔길로 굽이마다 구천동계곡의 절경 속에 곱게 물든 단풍이 천하의 비경을 빚어낸다.


  이속대, 백련담, 명경담, 구천폭포 등 구천동 33경이 단풍길을 따라 이어지고, 절경마다 크고 작은 소(沼)와 청정 계곡수에는 오색 단풍이 투영돼 마치 형형색색의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가을이 녹아 흘러 내린다 이와 같은 경관은 70리 계곡을 따라 나제통문까지 이어진다.


  특히 구천동 단풍 트레킹에는 소나무 등 짙은 숲내음이 진동해 눈뿐만 아니라 코끝을 통해서도 만추의 절정을 느낄 수 있다. 무주리조트~곤돌라~설천봉~향적봉~백련사~구천동 매표소까지 쉬엄쉬엄 4~5시간 소요.

 

 

 

 



▶가는 길=대진고속도로 무주 IC~무주읍~무주리조트.

 

▶먹거리= 산세 깊은 덕유산 자락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로는 산채정식을 꼽을 수 있다. 그중 무주구천동 관광단지에 자리한 '전주진미식당'(063-322-3140)은 무주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다. 1만3000원(1인 기준).   이밖에도 무주의 먹을거리로는 신선한 민물고기로 죽을 쑨 어죽(4000~6000원)과 민물매운탕 등을 꼽을 수 있다. 자가사리와 시래기를 넣고 끓여낸 국물에 밥을 따로 내는 따로국밥(6000원)도 무주 사람들이 즐겨 찾는 미식거리. 내도리 '섬마을 식당'(063-322-2799)이 대표적 맛집. 읍내 군청 뒤 향토식당(063-322-2344)의 시골밥상(4000원)도 토속적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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