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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전북 부안으로 겨울여행 떠나보실래요?

by 혜강(惠江) 2007. 12. 3.
 

전북  부안 

 

전북 부안으로 겨울여행 떠나보실래요?

 

내소사 입구

 

   입동에 이어 얼음이 얼고. 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도 지났다. 앞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지난주 초 첫 눈이 내렸다. 겨울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강원도에도 이미 순백의 세상이 열렸다. 이젠 완연한 겨울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남녘은 가는 세월이 아쉬운듯 가을의 끝자락을 맴돌고 있다. 남도의 땅 끝까지 달려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부담스럽다면 그 중간쯤 서해 바다를 끼고 있는 전북 부안이 어떨까. 서해안의 새시대를 열어갈 새만금 들녘이 시작되는 고장. 아직은 옷섶을 파고드는 바닷바람은 예리함이 덜하고.

   시간을 놓친듯 그늘 아래 띄엄띄엄 숨어있는 단풍이 이제야 붉은 빛을 띠기도 한다. 전국적 명성을 자랑하는 곰소항에서는 겨울 밥반찬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젓갈이 맛깔지게 숙성되고 있다.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 옆에 우뚝 솟은 절벽 채석강은 부안의 대표적 여행지이다. 중국 당나라의 시선 이태백이 배를 타고 술을 마시던 도중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모습이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여름 피서객들의 한바탕 아우성을 겪은 채석강은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 쉼없이 찰랑거리는 파도와 바람소리만이 귓전을 때릴 뿐 오가는 발길마저 뜸하다. 바로 옆 격포해수욕장과 어우러진 풍경은 초겨울 바닷가의 정취를 한껏 뿜어낸다.

  사람이 없으니 어디를 가든. 어디에 서던 ‘나만의’ 공간이다.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기기묘묘한 형태를 만들어낸 채석강. 절벽은 같은 두께의 책을 수천만권 쌓아놓은 듯하고. 발 밑 바위는 크고 작은 골짜기와 호수로 이뤄진 작은 계곡이 만들어져 있다.

 
 
채석강

 

  여기저기 ‘계곡 속 호수’에는 바닷물이 찼을 때에만 영양분을 공급받는 손톱만한 석화들이 빼곡이 터를 잡고 있지만 대부분 하얀 껍질을 드러내고 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좋을 것을 ‘생각없는’ 사람들이 따먹었기 때문이다.

  절벽을 돌아 격포항 방파제 옆으로 가면 커다란 동굴 네 개가 뚫려 있다. 해식동굴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동굴은 깊이가 10m. 높이가 20m 가까이 된다. 안으로 들어서 밖을 보니 한반도 지형 같기도 하고. 횃불이 타오르는 것 같기도 한 형상이 신비롭기만 하다. 인적 드문 채석강의 겨울이 주는 선물이다.
        
   내소사 일주문을 지나면 약 4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이 나타난다. 수령 150년 안팎의 아름드리 전나무가 마치 경쟁하기라도 하듯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전나무숲으로 들어서면 계절이 헷갈린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전나무는 강한 향기를 내뿜으며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 아래 풀들도 아직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차가운 바람만이 겨울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듯하다.
 
 
내소사


   느릿느릿 심호흡과 함께 삼림욕을 하며 절집으로 향하던 도중 갑자기 눈 앞이 환해지는 것을 느낀다. 유독 한 그루의 단풍나무가 이제야 붉고 노란 빛을 띠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을 놓치긴 했지만 햇살에 비친 단풍잎의 알록달록한 색깔은 푸른 전나무와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느껴지게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연환경안내원 김수미씨는 “내소사 주변 곳곳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잎이 떨어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 주말까지는 철지난 단풍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소사 안에서도 여기저기서 단풍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나무들도 자신보다 키가 훨씬 큰 전나무에 가려 있다.

   그래도 햇살 비치는 곳에 뿌리를 내린 대부분의 나무는 잎을 모두 떨어뜨렸다. 절집 한 가운데를 차지한 수령 1000여 년의 느티나무는 물론 절집을 감싸고 있는 벚나무도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 겨울잠에 들어갔다.

  곰소항은 충남 논산의 강경. 홍성의 광천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젓갈산지로 꼽힌다. 저마다 특징이 있지만 곰소 젓갈은 서해바다에서 갓잡은 싱싱한 재료에 인근 곰소염전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을 더해 만들어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부안 도청리 호랑가시나무


 
  곰소항 주변에는 60여 개의 젓갈집이 성업중인데. 새우·황석어·꼴두기·밴댕이·전어·소라·갈치·낙지 등 각종 물고기가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젓갈로 가공한다. 새우를 제외한 모든 젓갈은 최소 2년 이상 저온창고에서 숙성된 뒤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젓갈단지 초입에 자리한 엄마손젓갈(063-581-6335)의 황성자(54) 사장은 “곰소젓갈의 특징은 화학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과 국내산 양념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이다. 간이 잘 맞고 맛이 깊어 곰소젓갈만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고 자랑한다.
 
 
곰소항에 닻 내림 새우잡이 배
 
 
 
  새우젓의 경우 육젓은 1㎏에 3만원. 추젓은 5000~1만원 선이며. 액젓은 9ℓ에 2만~3만원이면 살 수 있다. 명란저·가리비젓·오징어젓 등 각종 반찬류는 500g에 5000~1만원이다.

   이 때문에 곰소에서는 젓갈백반이 유명하다. 직접 담근 젓갈을 내놓는데. 곰소쉼터(063-584-8007)에 가면 1만원에 9가지의 맛깔진 젓갈을 맛볼 수 있다.
 

<출처>  2007.11. 27 /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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