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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경순왕릉, 망국(亡國)의 설움 서린 곳 신라 마지막왕 경순왕릉 망국(亡國)의 설움이 서린 곳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고랑포리 산18-2 글·사진 남상학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우리 좋은벗님네 회원 6명은 신라의 여러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 내에 있는 것으로 얼려진 경순왕릉을 찾아 나섰다.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50m 정도로 인접한 파주지역 나지막한 구릉의 정상부에 있다는 정보만 가지고 떠난 것이다. 언젠가 한번 다녀왔던 파주시 파평면 적성면은 최전방이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방향을 따라 찾아간 곳은 연천군 백학면 고랑포리 산18-2(고랑포 나루터 뒤편), 파주시와 연천군의 접경 지역의 최북단 마을이었다. 임진강을 넘기 전부터 도로 양편을 따라 변장을 한 무장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간혹 행군하는 모습이 최전방이란 것을 쉽.. 2008. 12. 11.
경기 남양주시 축령산 ∼ 서리산 경기 남양주시 축령산∼서리산 환갑의 ‘잣나무 숲’에 안겨… 산소충전·활력보충 엄주엽 기자 ▲ 축령산의 남이바위 코스로 오르는 길에 잣나무들이 큰 키를 자랑하고 있다. 축령산은 사철 푸른 잣나무 숲으로 유명하며 코스도 비교적 완만해서 누구나 쉽게 등반을 할 수 있다. ‘축령산’이란 이름의 산은 두 곳이 있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경계에 있는 축령산(886m)과 전남 장성과 전북 고창의 경계에 있는 축령산(620.5m)이 그것이다. 두 산은 이름 이외에도 모두 성공적인 인공조림으로 유명하다는 비슷한 점이 있다. 장성 축령산은 ‘한국의 조림왕’이라 불리는 임종국(1915~ 1987) 선생이 편백나무와 삼나무숲을 한국 최고 밀도로 가꾸어 놓은 곳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남벌과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된.. 2008. 12. 11.
영월, 선돌, 단종의 유적, 김삿갓 계곡의 진기한 풍경 영월- 선돌, 단종의 유적, 김삿갓 계곡의 진기한 풍경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주천의 메타세콰이어 길지금 영월에 가시면... 재미납니다. 꽤 많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강원도 영월은 정말 눈이 바쁜 고장입니다. 똑같은 생각을 충청북도 단양에서 느꼈더랬습니다. 바보 장군이 죽은 온달산성과 고전적인 관광지 도담삼봉을 가지고 있는 곳이지요. 영월은, 어찌 보면, 단양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곳입니다. 그 이야기, 영월에서 드리는 두 번째 편지입니다. 지난 주 떠났던 영월 주천면 섶다리에서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큰길에서 섶다리를 건너면 마치 섬처럼 오도카니 숨어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거기에 이 숲길이 있었습니다. ‘보보스캇’이라는 이름을 가진 펜.. 2008. 12. 9.
영월, 푸른 신비에 쌓인 섶다리, 그리고 적멸보궁 영월, 푸른 신비에 쌓인 섶다리, 그리고 적멸보궁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강원도 영월로 갔습니다. 온천지가 푸른 신비에 싸인 아침이었습니다. 흘러가는 서강(西江) 물살 위로 그림자가 비춥니다. 그림자를 자세히 보니 거기에 숲이 있고 소나무가 있고, 산이 있고, 다리가 있습니다. 그 모든 사물을 반영하는 강물, 그리 맑은 강물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습니다. ▲ 이 맑은 물을 보십시오 그 맑은 물을 가로지르는 다리 이름은 섶다리입니다. 강원도 영월 판운리 서강 자락에 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다리가 서고, 해마다 장마가 지면 떠내려가는 ‘찰라적’ 다리지요. 그 찰라의 미학이 아쉬워 사람들은 일년 삼백육십오일 굳건하게 서 있도록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맑은 강물을 바라보고, 그리고 석가모니의.. 2008. 12. 9.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THE CREATION)” 연주 꽃재교회(구 왕십리교회) 창립100주년 기념음악회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THE CREATION )” 연주 2008. 10. 4(토) 오후 6:30 /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 꽃재교회 (구 왕십리교회))창립100주년 기념음악회가 2008년 10월 4일 오후 6시 30분,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연합성가대를 구성하여 약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하여, 100년을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축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음악회는 본 교회 역사상 가장 성대하게 진행된 음악회로 서울연회 김기택 감독님을 위시하여 전국장로회 임원과 지방 교역자, 장로들, 그리고 본 교회 출신 교우들과 본 교회 교우 등 700여명이 참가하여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를 감상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렸다.. 2008. 12. 8.
꽃재교회 창립100주년기념 감사예배 꽃재교회 창립100주년기념 감사예배 2008. 10. 4(주일) 오전 10:30 / 대예배실 ▲ 창립100주년 기념예배에 몰려드는 교우들 역사의 증인(證人)으로 서야 하리 - 남상학 장로(시인)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던 그날처럼, 어둠 속 꽃재의 언덕 위로 솟은 해가 여명(黎明)의 빛을 밝혀 온 100년 세월 은혜로운 햇살 한 줌 움켜쥐고 어둠과 혼돈의 파도 넘고 넘어 가련한 영혼 보듬어 안고 기도의 눈물로 쓸고 닦아 온 위대한 역사 살아온 날들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그 역사 앞에 우리 모두 무릎 꿇어 호산나 감사의 찬양 올리나니, 이제 한 세기 다져온 진리의 터 위에서 다시 아득한 세계 저 너머 이글거리는 바울의 눈빛으로 찾아 나설 미래(未來)의 땅은 또 어디인지 새 성전을 향한 소망.. 2008. 12. 8.
신탄리 고대산(高臺山) - 기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신탄리 고대산(高臺山) 기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신탄리역 기차는 외롭다. 거대한 공룡처럼,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무작정 전진한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연천 신탄리까지 오가는 통근열차. 40분 남짓한 짧은 여정 동안 객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말이 없다. 멀리 산줄기와 동행하며 논과 밭 사이를 지난 기차가 신탄리에 멎는다. 철도의 종착점, 신탄리 모든 기차는 신탄리 너머로 전진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가면 남방한계선. 서울에서 출발한 경원선 열차는 신탄리에서 더 나아갈 수 없다. 철도 중단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어가 붙어 있는 역이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 햇살에 사람들은 손을 비비며 걸음을 재촉한다. 시간이 멎어 있는 예쁜 신탄리역을 사방에서 산이 에워싸.. 2008. 12. 7.
괴산 낙영산(落影山)과 질마재 괴산 낙영산(落影山)과 질마재 어명이다, 산 그림자를 찾아라!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충북 괴산 땅에 당나라 황제를 매료시킨 산이 숨어 있다. 낙영산이다. 질마재 고개에는 인심 넉넉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세숫물 받아놓고 얼굴 씻을 준비를 하던 당나라 황제 고조(高祖) 대야 위로 천하일미(天下一美)의 산 그림자가 비치는 것이었다. 황제가 당장 화가를 불러 자기가 본 산을 그리게 한 후 중국 대륙을 샅샅이 뒤지게 하명했으나, 황명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산 그림자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 하였겄다. 어느 날 밤 황제 앞에 동자승이 나타나 이리 말하고 사라졌다. “산은 동방의 신라국에 있다.” 신라로 파견된 사신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찾아낸 산이 과연 그림 그대로였으니, 그 산을 ‘그림자가.. 2008. 12. 7.
하늘 정원에서 배운 인생, 명성산 억새밭 명성산 억새밭 하늘 정원에서 배운 인생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하늘 호수 위로 하늘 정원이 숨어 있습니다. 정원에는 가을이 숨어서 빙긋 웃고 있습니다. 함께 가보시지요. 자, 하늘 정원 산책.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산정호수는 다들 아시겠지요. 산꼭대기에 뜬금없이 우물처럼 있다 해서 산정(山井)이라 합니다. 일제 때 저수지로 처음 생겼다가 지금은 농업용수보다는 관광호수로 쓰임이 바뀐 호수입니다. 한국전쟁 전까지 이곳에 김일성 별장이 있었다고 하지만,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강원도 고성에 김일성 별장으로 공식 확인된 곳이 있을 뿐. 어찌됐건 인공호수이지만, 산정호수는 이 땅에서 보기 드문 하늘 호수입니다. 얼마 전 하늘로 간 최진실의 홈페이지 제목이 ‘하늘로 간 호수’였습니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 2008. 12. 7.
김포 덕포진, 그리하여 그들은 바다로 갔다- 김포 덕포진 그리하여 그들은 바다로 갔다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포구 너머로 해가 기운다 지금 덕포진, 대명포구에 가야 할 이유가 몇 있다. 이 가을, 이 찬란한 가을에 포구에 가서 사랑과 추억과 역사를 담아 보심은..! 서울에서 경기도 김포를 지나 강화도쪽으로 가다 보면 ‘대명포구’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어항(漁港)이다. 동네사람들이 바닷바람 맞으며 잡아온 온갖 해산물을 구경하고, 먹고, 사 올 수 있는 곳이다. 그 옆에는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켜낸 군사지대 덕포진(德浦鎭)이 있다. 한적하기 짝이 없는 은밀한 공간이다. 그 옆에는 은퇴한 부부 교사가 만든 박물관이 있다. 병마로 시력을 잃은 아내는 학교 대신 여기에 재현해놓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풍금 치.. 2008. 12. 7.
안성 꽃길 여행, 불륜 남녀 침입금지! 경기도 안성꽃길여행 불륜 남녀 침입금지!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한택식물원의 꽃숲. 눈감고 셔터를 누르면 바로 수채화가 나온다. 토성의 위성들 가운데 가장 추운 이오(Io)에서 문제아로 찍혀 쫓겨난 마시무스 뷁이 사하라 사막을 헤매고 있을 때 프랑스의 조종사 생떽쥐베리가 그를 발견했으니, 그가 바로 우리 뇌리에 낭만적으로 박혀 있는 어린왕자다. 2005년 10월 비범한 기회에 뷁을 만난 이래 3년째 그와 동행하며 이 땅을 돌아다니는 중이다. 가장 지구답지 않은 비경을 찾아 지구인과 이오인이 헤매니, 그곳은 바로 일상에 찌든 우리 지구인들이 늘 가기 원하는 휴식처요 피난처다. 그와 동행한 세 번째 여행, 경기도 안성이었다. 찬란한 가을날, 뷁은 안성에서 꽃들을 보았다. 경기도 안성 땅이 떠오르게 하.. 2008. 12. 6.
단양 온달산성, 이 가을 단양에는 몽환과 전설이 있다. 단양 온달산성 이 가을 단양에는 몽환과 전설이 있다. 글·사진=박종인 기자 ▲ 고구려 장군 온달이 신라군과 맞서 싸우던 산성이다. 온달은 이곳에서 신라군 화살에 맞고 전사했다. 이 가을, 산성으로 가지 않으시려나! 충청북도 단양(丹陽). 도담 삼봉이며 고수동굴 기타 등등 ‘전통적인’ 관광지다. ‘전통적’이라는 말이 가끔은 ‘낡았음’라는 말과도 통하기도 한다. 그래서 단양은 본질과 상관없이 젊은이들에게 외면 받는 관광지가 되었다. 이제는, 다르다! 이 가을 단양에는 몽환과 전설이 있다. 낮에는 너무나도 예쁜 산성, ‘온달산성’에서 전설을 만난다. 밤이 되면 낮 동안 숨어 있던 풍경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어둠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나그네로 하여금 24시간 내내 숨을 막히게 만드는 도시, 단양 여행. 물.. 2008. 12. 6.
덕수궁, 100년의 근세사 압축 고요한 곡선의 美 발산 덕수궁 100년의 근세사 압축 고요한 곡선의 美 발산 대도시의 숨가쁜 경적도 고궁의 담장 넘지 못하는 듯 정윤수 문화평론가 늦가을, 그러니까 바로 요즘에는 덕수궁이 이 산하의 가장 아름다운 성감대로 변한다. 이미 단풍은 내장산, 지리산으로 남진하였고 크고 작은 도시의 가로수는 제 몸의 부스러기인 양 잎들을 떨구고 있을 때 덕수궁 숲은 비로소 생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날것의 오브제로 변한다. 글쎄, 어쩌면 그 잎이며 푸른빛조차 허황한 장식이고 착시였던 것은 아닐까. 그 절정이 되는 단풍의 작렬하는 오르가슴이 물러서고 나면 나무는 그저 한 줄기의 가느다란 직선이 되고 마는 것인데, 바로 그런 삭막함이나 시선을 막막하게 만들어버리는 앙상함이 오히려 생의 비의(秘義)를 드러내는 듯 보인다. 시인 황지우는 1.. 2008. 12. 1.
남한강 목계리, 산업화가 훌쩍 떠난 곳 강물은 잔돌이 되라 하네 남한강 충주 목계리 산업화가 훌쩍 떠난 곳, 강물은 잔돌이 되라 하네 한때 사람들 북적이던 ‘목계장터’ 이젠 막막한 아름다움 정윤수 문화평론가 밀레의 ‘건초를 묶는 사람들’ 화가 루소와 밀레가 파리를 떠나 퐁텐블로 근처의 작은 마을 바르비종으로 떠난 직접적인 이유는 콜레라 때문이었다. 19세기 중반, 갑자기 창궐한 콜레라 때문에 대도시는 순식간에 죽음의 냄새로 뒤덮였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났고, 그 행렬에 젊은 화가들도 끼여 있었다. 루소와 밀레는 바르비종으로 갔다. 그러나 이들의 동선이 ‘도시에서 시골로’ 향한 것이었고, 그 직접적인 이유가 콜레라 때문이기는 했어도 그들의 빛나는 그림이 단지 그런 이유 때문에 그려진 것이라고 말해서는 부족하다. 그 심미적인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19세기 중엽의 양.. 2008. 12. 1.
장흥아트파크, 미술관 같은 놀이터, 놀이터 같은 미술관 장흥아트파크 미술관 같은 놀이터, 놀이터 같은 미술관 ▲ 장흥아트파크의 상징인 블루·레드·옐로 스페이스 중 레드(오른쪽)와 블루. / 조선영상미디어 조영회 기자 미술관이 말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 나, 놀이터야'. 그러자 놀이터도 끼어든다. '우습게 보지 마. 나, 미술작품이야'. 장흥아트파크에 가면 미술관과 놀이터가 이런 말을 주고받을 것만 같다. 장흥아트파크(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8)는 미술관, 조각공원, 미술가가 만든 놀이터,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문화체험 공간이다. 주변에 박물관, 천문대, 조각공원, 수목원 등이 몰려 있어 짧아지는 가을 낮이 아쉽게 느껴진다. '마이카' 붐이 일기 시작하던 1980년대 말, 장흥관광지는 인기 드라이브 코스였다. 그러나 1990년대 .. 2008. 11. 29.
경기 화성 겨울여행, 굴 따기 즐기고 낙조 감상하기 경기 화성 겨울여행 굴 따기 즐기고, 낙조 감상하기 ▲ 궁평항 낙조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와 제부도 사이의 바다는 썰물 때마다 바닷길이 열린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여행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말에 이 바닷길이 ‘모세의 기적’ 드라이브길이라고 소문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바다 한가운데의 길이 드러나는 것은 모세의 기적이 아니라 밀물과 썰물의 교차 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신기하다고 여기면서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즐겨 찾는다. 송교리 제부도 입구에는 매표소가 만들어져 있고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알려주는 시간표도 세워져 있다. S자로 여러 번 휘어지는 바닷길은 개펄 위에 차량 통행의 편리를 위해 시멘트로 포장됐다. 왕복 2차선 규모이며 제부도까지의 총연장 거리는 2.3k.. 2008. 11. 29.
충남 공주 '천탑마을', 탑 천 개 될 때까지 꿈 쌓는 동네 충남 공주 '천탑마을' 탑 천 개 될 때까지 꿈 쌓는 동네 김숙현 여행작가 ▲충남 공주시 사곡면 부곡리 주민들이 마을회관 옆에서 돌탑을 쌓고 있다. /전재홍 기자 돌에는 온기가 없지만 돌탑에는 따사로운 기운이 감돈다.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쌓아 올린 정성 덕분이다. 지금은 100개 남짓하지만 1000개의 탑을 꿈꾼다는 마을,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탑들을 만났다. 둥근 뿔처럼 하늘을 향해 뾰족뾰족 솟아있는 돌탑은 돌이 아니라 꿈 조각을 쌓아 올린 듯 보였다. 마곡사 입구를 지나 한적한 산간도로를 달리다 보니 도로변으로 돌탑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 천탑마을이 가깝다는 증거다. 마을회관 맞은편에 3개, 그 옆에 3개 제법 큰 돌탑이 있다. 맞은편 3개 중 가운데 탑은 공주시 399개.. 2008. 11. 28.
수도권 일대 ‘온천 여행’, ‘따뜻한 유혹’ 에 한번 빠져볼까 수도권 일대 ‘온천 여행’ ‘따뜻한 유혹’ 온천… 한번 빠져볼까 ▲ 한탄강과 고석정을 내려다보며 노천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한탄리버 스파호텔의 온천. ▲ 스파그린랜드는 어린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로 찾기에 좋다. ▲ 다양한 수치료 시설을 갖춘 이천 테르메덴의 실내 바데풀. ▲ 파라다이스 스파도고는 바데풀은 물론 실외 유수플 등도 넓게 들어서 있어 쾌적하다. 단풍이 채 다 지기도 전에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급기야 서해안 지역에는 폭설이 쏟아졌다. 예고없이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몸이 한껏 움츠러든다. 마침 경기 불황까지 겹쳐 추위는 더하다. 이런 때 가족과 함께 뜨끈한 온천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탕에 몸을 담그고 매서운 칼바람에 긴장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내.. 2008. 11. 28.
강원 인제 응봉산의 자작나무 숲 강원 인제 응봉산의 자작나무숲 하얀 알몸이 처연한…‘북국(北國)의 겨울 비가(悲歌)’ 박경일기자 ▲응봉산 임도에 올라 내려다본 자작나무 숲. 이곳에는 서울 여의도 크기의 두 배나 되는 자작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강원도 산골짜기에는 일찌감치 깊은 겨울이 당도해있습니다. 활엽수들은 다 나뭇잎을 떨궜고 가장 늦게 잎을 내려놓는다는 낙엽송마저도 양지 바른 쪽에 있는 것들만 겨우 가지 끝에 노란 잎을 달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날카로운 펜화의 날렵한 선처럼 서있는 겨울 숲은 참으로 적막하고 또 황량합니다. 하지만 자작나무 숲만큼은 다릅니다. 자작나무는 겨울에 더 빛이 납니다. 겨울이 돼서 잎을 다 떨군 후에야 눈부시게 하얀 알몸을 드러내기 때문이지요. 자작나무의 하얀 알몸은 눈부시기도 하고, 처연하기도 합니다. .. 2008. 11. 28.
완주 화암사, 권율장군 이치대첩 이끈 요새 같은 절집 완주 화암사 권율장군 이치대첩 이끈 요새 같은 절집 국내유일 백제시대 하앙식 구조 극락전 정보성 안도현이라는 시인은 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이 작은 절을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라고 쓰고 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 속에 주춧돌을 놓은 잘 늙은 절 한 채"라고도 표현되기도 한 화암사는 시인에게 너무 소중한 느낌이 들어 가슴속에만 묻어두고픈 절인 듯하다. 늦가을 가는 완주에 있는 작은 절 화암사로 길은 정말 아름답다. 푹신한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숲길을 지나면 작은 협곡이 나타난다. 가을 가뭄에 물은 이미 말라 버렸지만 이끼 가득한 바위 절벽이 지난여름의 풍성했던 계곡 풍경을 전해주고 있다. 협곡이 끝나는 곳에 있는 철제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계곡과 절벽, 숲으로.. 2008. 11. 28.
(시) 그날은 몇 날인가 / 남상학 그날은 몇 날인가 - 남상학 이 자리는 어디쯤인가 돌아보는 날은 불씨 하나 살아 남아서 모진 바람 부대끼며 꺼지지 않는 작은 불꽃이었지 한 방울 물이 모여 흐르는 저만치 강물처럼 오늘이 어제런듯 어둠에서 빛으로 늘 출발뿐인 길이었다 해도 허허로운 바람 소리 영혼의 불꽃은 흔들리고 하늘 꿈꾸는 동안 발자국마다 따라와 친구가 되어 내 곁에 눕는 그대 그림자 별이 눈을 뜨고 새벽 닭 울음으로 타는 불꽃 한 떨기로 비로소 환한 아침이 열리는 아, 그날은 몇 날인가.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2008. 11. 27.
(시) 빛의 작업 / 남상학 빛의 작업 - 남상학 한밤중에 어부(漁夫)들은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불씨를 찾아 짙은 어둠의 바다에서 갓 올라온 물고기 비늘 같은 광채(光彩)를 그물에 걷어 올린다 빛을 낚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눈부시다. 가장 날카로운 곡괭이로 암반을 쪼아내는 광부(鑛夫)들은 빛의 광맥을 따라 한 발짝씩 어둠을 뚫어내고 부싯돌 같은 빛의 원형(原型)을 쪼아낸다 빛을 캐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눈부시다. 살아 있는 의식(意識)을 위하여 길가에서 주운 하찮은 것들을 독특한 연금술(鍊金術)로 구워내는 시인(詩人)들은 외로운 밤을 홀로 앉아 싱싱한 언어를 갈고 닦는다 빛을 창조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눈부시다. 무형(無形)의 빛, 그 위대한 빛의 작업(作業)은 몇 년이 걸릴까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2008. 11. 27.
(시) 라보니어 / 남상학 라보니여 - 남상학 그 옛날 팔레스타인의 현자(賢者)처럼 당신의 위대한 이름을 불러 봅니다. 라보니여 낮게 더 낮게 작게 더 작게 이 땅에 오셔서 큰 스승으로 사신 이여 당신은 찬란한 빛이십니다. 사랑의 빛 용서의 빛 평화의 빛 정의의 빛 진리의 빛 라보니여, 당신과 더불어 한 점 빛이 되지 못한 부끄러움으로 가늘게 아주 가늘게 흔들립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빛을 그리는 마음이 불타듯이 라보니여, 우리 삶의 어둠 속에서 빛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넘치도록 기름을 부어 주소서. * 라보니(Rabboni)는 '선생'을 의미하는 히부리어, '랍비'의 또 다른 표기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2008. 11. 27.
(시) 자화상 / 남상학 자 화 상(自畵像) - 남상학 하늘 우러러 물빛 눈매를 닮은 학(鶴)이 운다. 아득한 간구(墾求)만이 표적(標的) 위에 나부끼기엔 이제 힘이 겨워 목을 흔들어 학이 운다. 다가갈수록 초조해지고 우러러 볼수록 달아나는 얼굴 빈 공간을 휩싸고 도는 바람 소리에 아픈 울음을 삼키다가도 태어날 때 이미 배운 습성(習性) 때문에 행여나 기다림에 가슴 조이며 하늘에 목을 올려 오늘도 학이 운다.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2008. 11. 27.
(시) 땅 위에 쓰는 글씨 / 남상학 땅 위에 쓰는 글씨 - 남상학 무리 속에서 당신이 허리 굽혀 땅 위에 글을 쓰듯이 나는 어둠의 골방에 숨어 감히 당신의 흉내를 내어 남몰래 글을 쓴다. 가녀린 새싹처럼 고개를 세운 나의 부끄러운 언어(言語)들은 어느 광명한 날 눈부신 태양 아래 당당한 얼굴로 나설 수 있을까. 용서할 수 없는 곳에 사랑은 용서하듯 증거할 수 없는 곳에 믿음은 증거하듯 잠자는 마음 속 양심을 푸른 생명처럼 일깨울 수 있을까. 돌팔매질 일보 전(一步前)에 하나씩 둘씩 슬그머니 돌을 놓고 돌아가는 기적 아닌 기적을 위하여 싸늘한 겨울 가지 끝에 매어 달린 메마른 나의 언어에는 언제쯤 하이얀 눈꽃을 피울 수 있을까. 아니면 어느 이른 봄날 화신(花信)이 오는 길목의 잔설을 헤집는 바람 되어 꽃샘 바람이 되어 무리 속에서 당신이 .. 2008. 11. 27.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 / 윤오영 방망이 깎던 노인 윤 오 영(尹五榮) 벌써 40여 년 전이다. 내가 갓 세간난 지 얼마 안돼서 의정부에 내려가 살 때다. 서울 왔다가는 길. 청량리역으로 가기 위해 동대문서 일단 전차를 내려야 했다. 동대문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방망이를 한 벌 사가지고 가려고 깎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줄 수 없느냐고 했더니, "방망이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던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었다. 더 깍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이내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2008. 11. 26.
(수필) 끝없는 만남 / 안병욱 끝없는 만남 - 안 병 욱 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하는가? 만나기 위해서다. 누구를?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을. 독서는 인생의 깊은 만남이다. 우리는 매일 가족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고 스승을 만나고 동료를 만나고 또 이웃을 만난다. 만남이 없이는 인생이 있을 수 없다. 인생은 끊임없는 조우요, 부단한 해후다. 우리는 같은 시대의 사람을 만나는 동시에 옛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옛 사람을 어떻게 만나는가? 책을 통하는 길밖에 없다. 독서는 옛 사람들과의 깊은 정신적 만남이다. 만남에는 얕은 만남이 있고 깊은 만남이 있다. 불행한 만남이 있고 행복한 만남이 있다. 소비적인 만남이 있고 생산적인 만남, 창조적인 만남이 있다. 옛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들의 정신과 만나는 것이요. 그들의 사상과 만나는 것이다. .. 2008.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