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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또 하나의 명물, 덕진공원의 연꽃밭 전주 덕진공원 전주의 또 하나의 명물, 덕진공원의 연꽃밭 전주 시민의 유서 깊은 문화 휴식 공간 글·사진 남상학 전주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전주 IC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팔달로변(덕진구 덕진동2가 1314-4)에 조성된 덕진공원이다. 이 덕진공원은 고려시대부터 조성된 연못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전주의 대표적인 도시공원이다. 전주는 마한시대 이래 호남지방에서 규모가 큰 고을로 그 이름은 마한의 원산성에서 유래했다. 40여년간 후백제의 수도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이성계의 선조가 살았던 고향이라는 이유로 완산유수부로 개칭되기도 했다. 따라서 덕진연못은 이런 역사적 중요성에 따라 관개용이 아닌 풍수지리설에 연유해서 축조된 것으로 ‘덕진지(德津池)’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그러다가 이 지역의 유지였던 박기순(朴基順)이.. 2008. 11. 17.
전통문화도시 전주, 고풍스런 한옥마을에서 옛 풍류에 취(醉)하다 전주 한옥마을 고풍스런 한옥마을에서 옛 풍류에 취(醉)하다 - 천년의 세월에 농익은 문화적 향기 - 글·사진 남상학 경기전을 나와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전주한옥마을로 향했다. 한옥마을은 경기전 바로 옆에 있다. 마을을 동서로 관통하는 태조로를 따라 들어선 작고 소박한 공방들과 옛 멋을 살린 찻집들, 계획 없이 만나는 수준 높은 공연들은 전주 한옥마을 여행의 덤이다. 이곳에 서면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다. 전주 풍남동 일대에 자리한 한옥마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촌으로 고풍스런 7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과거로 돌아간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천 년이 넘는 ‘완전의 땅’ 전주의 역사와 기운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은 다시 천 년의 전통으로 이어질 문.. 2008. 11. 17.
가평군 유명산, ‘마른 단풍’ 아쉬움에 젖고 ‘억새군락’ 운치에 반하고 가평군 유명산 ‘마른 단풍’ 아쉬움에 젖고 ‘억새군락’ 운치에 반하고 글·사진 엄주엽 기자 ▲ 유명산 정상 직전 북능길의 숲길. 진녹색의 키 큰 전나무와 단풍 빛깔이 대조를 이루며 색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북능선은 다소 가파르지만 정상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다. ▲ 입구지계곡 코스를 통해 유명산을 오를 때 정상 바로 밑에서 만나는 억새밭. “유명산은 뭐가 유명해서 유명산인가요?” 경기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옥천면을 끼고 있는 유명산(有明山·864m) 정상에 오르면 누군가 꼭 이같은 질문을 한다. 그러면 주변 누군가 이 질문을 받아 “1970년대에 한 산악회가 이름이 없는 이 산을 발견해 등반대원 중 유일했던 여성의 이름을 따서 유명산으로 이름 붙였다”고 으쓱해 하며 말해 준다. 그러면 듣는 .. 2008. 11. 15.
경북 성주의 ‘만추’, 숨어있던 ‘가을 길’ 발견 경북 성주 숨어있던 ‘가을 길’을 발견하다 박경일기자 ▲ 경북 성주의 독용산성으로 오르는 길. 좁긴 하지만 유연한 곡선으로 이어진 이 길에 들어서면 온통 화려한 단풍에 멀미가 날 것같다. 이런 길이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무려 6㎞가 넘게 이어진다. ▲ 조선후기 공조판서를 지낸 이원조의 만귀정이 있는 옥계천의 구시폭포. 물이 흘러내린 소(沼)가 말구유같다고 해서 ‘구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경북 성주의 옥계천.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마치 흰 천을 펼친 것 같다고 해서 ‘포천(布川)구곡’이라고도 불리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 만귀정(晩歸亭)을 만났습니다. ‘너무 늦게 돌아왔다’고 해서 ‘늦을 만(晩)’자에 ‘돌아올 귀(歸)’자를 써서 이름으로 삼은 정자랍니다. 그 만귀정에 딸린 한 칸짜리 자그마한 .. 2008. 11. 15.
가을을 밟아보자 - 운치있는 낙엽 숲길 3선 운치있는 낙엽 숲길 3선 가을을 밟아보자 스포츠조선=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한껏 무르익은 가을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가을과 겨울이 만나는 11월, 수목은 노랗고 발간 오색 자태를 훌훌 털어 내느라 분주하다. 이들의 월동 준비는 농익은 가을을 발산하는 또 다른 감흥이다. 곱디곱던 단풍이 한소끔 바람에 낙엽 되어 뒹굴고, 수북이 쌓인 갈 빛 낙엽은 '바스락!' 계절의 촉감을 전해온다. 코끝으로 느껴지는 마른 낙엽 내음은 또 어떠한가. 굳은 마음에 감성의 훈풍까지 불어 넣는 계절의 진한 여운이다. 절정의 자태를 넘어 겨울로 향하는 늦은 가을, '낙엽 길' 따라 만추기행을 떠나보자. '속리산 오리숲', '함양 상림', '문경 새재길' 등 가을의 서정이 듬뿍 담긴 운치 있는 숲길에서는 계절의 맛과 멋을 듬뿍 .. 2008. 11. 15.
사랑시[47] : 날랜 사랑 - 고재종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7] 날랜 사랑 - 고재종 ▲ 일러스트=클로이 장마 걷힌 냇가 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 은피라미떼 보아라 산란기 맞아 얼마나 좋으면 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 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 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 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 푸른 햇발 튀는구나 오.. 2008. 11. 15.
사랑시[46] :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6]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 일러스트=이상진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 2008. 11. 15.
충남 예산 예당호, 낚싯대 드리우고 가을을 낚는다 충남 예산 예당호 낚싯대 드리우고 가을을 낚는다 예산=김숙현 여행작가 ▲ 잔잔한 예당호에 물안개가 피고 낙엽 몇 장이 그 위로 앉으면 가을이 온 몸으로 전해진다. 낚시를 위해 떠있는 좌대들이 호수의 가을 풍경에 방점을 찍는다. /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 기자 물에도 가을빛이 든다. 수면이 한층 맑아지고 하늘빛을 닮아 더 파래진다. 낙엽 몇 장이 동동 떠다니는 호수 위로 아침엔 안개가 짙다. 바다처럼 드넓은 충남 예산 예당호로 가을 낚시 여행을 떠나자. 사실 낚시는 핑계일 뿐이다. 느긋하게 낚싯대 드리우며 책도 읽고 빨간 사과, 누런 벼 익는 냄새 킁킁 맡으며 가을을 낚아보려는 게 목적이다. 예당호의 가을 안개를 보려면 늦어도 오전 9시까지는 도착하는 게 좋다. 안개 덮인 호수 저 너머 아련한 산자락이며 물 .. 2008. 11. 13.
사랑시[45] : 저녁의 연인들 - 황학주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5] 저녁의 연인들 - 황학주 ▲ 일러스트=클로니 침대처럼 사실은 마음이란 너무 작아서 뒤척이기만 하지 여태도 제 마음 한번 멀리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만이 당신에게 다녀오곤 하던 밤이 가장 컸습니다 이제 찾아오는 모든 저녁의 애인들이 인적 드문 길을 한동안 .. 2008. 11. 13.
사랑시[44] : 백년(百年) - 문태준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4] 백년(百年) - 문태준 ▲ 일러스트=이상진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 2008. 11. 13.
사랑시[43] :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성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3]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 박성우 ▲ 일러스트=클로이 뒤척이는 밤, 돌아눕다가 우는 소릴 들었다 처음엔 그냥 귓밥 구르는 소리인 줄 알았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누군가 내 몸 안에서 울고 있었다 부질없는 일이야, 잘래잘래 고개 저을 때마다 고추씨 같은.. 2008. 11. 13.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①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① 월간조선 통신원 김신묵의 해피투어 경주, 옛날에는 해외 여행이나 심지어 제주도 여행도 쉽지 않아서 신혼여행을 경주, 온양등지로 많이 갔었던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난날의 추억으로 버무려진 기억을 갖고 있는 경주. 그러나 그 당시 무엇을 보았는지? 그것들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또 현실이기도 하다.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慶州). 고구려는 우리가 갈 수 없는 북쪽에 치우쳐 있고, 백제는 패망한 나라의 역사로 어두운 그늘 속에 묻혀 있다면 삼국을 통일한 신라의 문화와 역사가 밝은 햇빛속에 고스란히 살아있는 곳 경주. 고려에게 짓밟히고 압살당하고 초토화되어 멸망한것이 아니라 국력이 다하여 신흥국가인 고려에 왕위와 나라를 바치고.. 2008. 11. 12.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2)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② 불국사권과 동해권 월간조선 통신원 김신묵의 해피투어 ■ 불국사권 돌아보기 경주여행 첫날에 남산과 경주시내 박물관, 첨성대, 황룡사 절터를 둘러본 우리는 다음날 아침 일찍 토함산에 올라 일출을 보려고 가까운 토함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머무르며 시간 맞춰 새벽에 산에 올랐다. 일출을 맞이하고 나서 내쳐 석굴암을 돌아보고 난후 내려와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ㅇ 토함산 일출과 석굴암 4월 중/하순이면 대략 해뜨는 시간이 5시 40분 내외, 충분히 일찍 서둘러 산에 올랐는데 이맘때쯤이면 어느 주차장이나 절집이나 입장료를 받지 않고 (지키는 사람도 없다) 드나들기 마련인데 토함산 주차장에는 어림없이 이미 관리인이 차고 앉아 주차비를 받고 있었는데 그 근면성실(?)함에 매우 놀라.. 2008. 11. 12.
전주 전동성당, 호남지역 천주교 신앙의 요람 전주 전동성당 호남지역 천주교 신앙의 요람 글·사진 남상학 "순교의 피는 신앙의 진주 / 선연한 핏자욱 위에 우뚝 솟은 / 고색창연한 하늘의 종가 지상에서 천상까지 찬미 바쳐올 / 은총의 터전 전동성당" 경기전 맞은편에 있는 전동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신해박해 때 처형당한 풍남문(豊南門)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세워진 성당으로 순교지를 보존하고 있는 신앙의 요람이다. 신유박해(1801년) 때에는 이곳에서 유항검과 유관검 형제가 육시형을, 윤지헝, 김유산, 이우집 등이 교수형을 당했다. 이곳은 원래 전라감영(全羅監營)이 있던 자리이며, 박해 후 전주 지역의 사목을 맡게 된 보두네(Francois Xavier Baudounet, 한자명 尹沙物, 1859-1915년).. 2008. 11. 11.
전주 풍남문, 유서 깊은 전주의 관문이자 상징 전주 풍남문 유서 깊은 전주의 관문이자 상징 글·사진 남상학 * 사진 : 전주에 도착하여 밤에 찍은 것 내장산 단풍길에 좋은 벗님들과 전주를 찾았다. 그 동안 전남 지역을 여행할 때마다 스쳐지나가는 정도였기에 전주를 집중탐구하기 위해 일부러 일정에 잡은 것이다. 여행계획을 자다 보니 전주는 역사의 도시요, 전통문화를 선양하기 위해 애쓰는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주에는 전주성의 남문인 풍남문과 태조 이성계 영정을 모신 경기전(慶基殿), 향교, 객사 등 조선조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고, 이성계가 운봉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오면서 승전 연회를 열었던 오목대, 이성계의 고조부가 살던 터인 이목대, 조선 첫 천주교 순교자 윤지충·권상연이 처형된 자리에 세워진 전동성당 있다. 어디 그뿐인가. 전주에는 한.. 2008. 11. 11.
사랑시[42] : 사랑 - 박형준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2] 사랑 - 박형준 ▲ 일러스트=이상진 오리떼가 헤엄치고 있다. 그녀의 맨발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 홍조가 도는 그녀의 맨발, 실뱀이 호수를 건너듯 간질여 주고 싶다. 날개를 접고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떼. 맷돌보다 무겁게 가라앉는 저녁 해. 우리는 풀밭에 앉아있.. 2008. 11. 10.
경북 경주, 신라 천년의 향기가 오롯이 남아있는 터전 경북 경주 신라 천년의 향기가 오롯이 남아있는 터전 르포라이터 민병준 ▲ 대왕암 일출. 이곳은 동해의 용이 되어 왜적으로부터 신라를 지키겠다는유언을 남긴 문무대왕의 뼈를 뿌린 산골처다. 경주로 간다. 무려 1천년 가까이 신라의 도읍이었던 경주는 세계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역사 도시다. 시내 곳곳에 자리한 왕릉, 불국사, 석굴암 등 빼어난 문화유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알려진 첨성대 등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이 참 많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학창시절 수학여행의 추억이 아련한 경주. 그래서 가장 잘 아는 듯하지만, 사실 곱씹어보면 그다지 선명하지 않은 고장이 바로 다름 아닌 경주다. 1천년 도읍이라는 시공간이 워낙 깊고 넓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 어마어마한 문화유산은 미.. 2008. 11. 9.
포천 명성산, 가을 가시는 길… ‘억새의 눈물’ 경기 포천 명성산 가을 가시는 길… ‘억새의 눈물’ 글·사진 엄주엽 기자 ▲명성산 억새군락은 이미 억새꽃이 져서 고적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억새의 한창 때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등반객들이 평일임에도 억새군락을 찾아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다. 사진 위 왼쪽은 산정호수의 조각공원, 오른쪽은 삼각봉 가는 능선길. 억새 끝물에 명성산(922.6m)을 찾았다. 알려진 대로, 억새군락지로 유명한 명성산(鳴聲山)은 ‘울음산’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이 가을에 ‘짠’한 울림이 있는 산이름 아닌가. 그런데 고인이 된 고복수씨가 부른 국민애창곡인 ‘짝사랑’의 “으악새 슬피우니…”의 ‘으악새’는 억새의 방언이다. 울음산과 억새와 ‘짝사랑’은 무언가 한 묶음 같다. 바람에 무리져 누우면 곱게 빗은 머리칼처.. 2008. 11. 9.
겨울손님 철새 탐방, 다시 한반도 찾은 철새들의 군무 겨울 손님, 철새 탐방 반가운 겨울손님들, 어서 오시게… 다시 한반도 찾은 철새들의 군무… 사랑… ‘황홀’ 사진·글 = 김연수기자 ▲ 수만마리의 가창오리들이 충남 서천군 웅포앞 금강하구에서 낮 동안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이 되자 먹이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세계 가창오리의 90% 이상이 우리나라의 천수만, 금강하구, 해남간척지,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한다. ▲ 재두루미 ‘새벽을 깨우다’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들이 강원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한탄강가에서 새벽을 맞고 있다. 러시아, 중국의 아무르(헤이룽)강 주변 습지에서 번식한 후 대부분 일본의 이즈미에서 월동하고 일부가 우리나라의 철원평야, 천수만, 주남저수지, 김포 등에서 월동한다. ▲저어새의 ‘사랑’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한.. 2008. 11. 9.
사랑시[41] : 농담 - 이문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1] 농 담 - 이 문 재 ▲ 일러스트=클로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 2008. 11. 8.
사랑시[40]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40]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 일러스트=이상진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내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추한 세상을 뒤로 하고 나타샤, 함께 산골로.. 2008. 11. 7.
사랑시[39] : 마치…처럼 - 김민정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9] 마치…처럼 - 김민정 ▲ 일러스트=클로이 내가 주저앉은 그 자리에 새끼고양이가 잠들어 있다는 거 물든다는 거 얼룩이라는 거 빨래엔 피존도 소용이 없다는 거 흐릿해도 살짝, 피라는 거 곧 죽어도 빨간 수성사인펜 뚜껑이 열려 있었다는 거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얼.. 2008. 11. 6.
검단산, 서울 근교의 조망이 뛰어난 산 하남 검단산 서울 근교의 조망이 뛰어난 산 글·사진 남상학 검단산(黔丹山, 657m)은 대도시인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있고, 교통편도 편리해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는 가족산행지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88도로를 따라 팔당대교 쪽으로 가면 식당가 막다른 곳에서 창우리로 들어가는 길이 회전도로 옆으로 나온다. 옆에 주차장도 있다. 주차장 뒤 산록에 검단산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이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편안한 산행이 가능하다. 주차장에서 산 아래쪽으로 좁은 포장도로를 걸어 내려가면 버스 종점이 있다. 이곳에 산 입구가 있다. 조선말 개화파였고 서유견문록(西遊見聞)을 쓴 유길준(兪吉濬)의 묘가 여기에 있다. 산길을 유길준 묘로 들어가도 되고 오른쪽으로 난 큰 길로 올라가도 된다. 버스 종점 옆으로.. 2008. 11. 5.
사랑시[38] :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라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8]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라연 * 일러스트=이상진 동짓달에도 치자꽃이 피는 신방에서 신혼일기를 쓴다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은 평강공주의 꽃밭 색색의 꽃씨를 모으던 흰 봉투 한 무더기 산동네의 맵찬 바람에 떨며 흩날리지만 봉할 수 없는 내용들이 밤 이면 비에 젖어 울지만 이제 나는 산동네의 인정에 곱게 물든 한 그루 대추나무 밤마다 서로의 허물을 해진 사랑을 꿰맨다 …가끔…전기가…나가도…좋았다…우리는… 새벽녘 우리 낮은 창문가엔 달빛이 언 채로 걸려 있거나 별 두서넛이 다투어 빛나고 있었다 전등의 촉수를 더 낮추어도 좋았을 우리의 사랑방에서 꽃씨 봉지랑 청색 도포랑 한 땀 한 땀 땀흘려 깁고 있지만 우리 사랑 살아서 앞마당 대추나무에 뜨겁게 열리지만 장안.. 2008. 11. 5.
사랑시[37] : 마른 물고기처럼 - 나희덕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7] 마른 물고기처럼 - 나희덕 ▲ 일러스트=클로이 어둠 속에서 너는 잠시만 함께 있자 했다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네 몸이 손에 닿는 순간 그것이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너는 다 마른 샘 바닥에 누운 물고기처럼* 힘겹게 파닥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어 죽.. 2008. 11. 4.
사랑시[36] : 서귀포 - 이홍섭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6] 서귀포 - 이홍섭 ▲ 일러스트=이상진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 2008. 11. 4.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태고의 땅 곤드와나로의 여행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태고의 땅 곤드와나로의 여행 타나 재래시장·안치라베 온천·이살로 국립공원 등 곤드와나(Gondwana) 대륙은 우리 지구가 형성된 후 생긴 최초의 대륙이라고 여겨진다. 당시 곤드와나 대륙은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 해변으로부터 남인도와 말레이시아를 거쳐 호주까지 이르렀던 땅으로 마치 거대한 섬과도 같았다고 한다. 곤드와나 대륙에는 현재의 아라비아 해와 뱅갈 해,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들, 그리고 오세아니아까지 포함됐다고 한다. 바로 이 거대했던 대륙이 우리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며, 많은 고대문명이 발상했던 무대였다. 약 6천5백만 년 전 마다가스카르(Madagascar)는 아프리카 대륙에 붙어있던 땅이었지만, 어떤 거대한 자연현상에 의해서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나와 현재 우리가 .. 2008.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