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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식의 사진여행, 가을을 찍어라 [손재식의 사진여행] 가을을 찍어라 야생화·코스모스·단풍 등 100㎜ 내외 접사렌즈면 OK 글·사진 손재식 사진가 무덥기만 하던 여름이 슬그머니 꼬리를 감췄다. 그리고 그 자리에 맑은 햇빛과 푸르른 하늘이 개벽처럼 다가왔다. 아직 한낮의 볕이 따갑긴 해도 새벽녘이면 어깨위로 내리는 한기와 풀냄새에 가을기운이 한껏 담겨 있음을 느낀다. 해마다 이 때 태풍이 기승을 부리곤 했는데 다행히 그런 기색은 없다. 나이 들면서 가을은 기다릴만한 계절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지리산에 가고픈 생각이 드는 것은 아무래도 별빛 또렷한 밤하늘 영향이 큰 듯하다.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는 가장 감각적 기운은 역시 온도 변화가 아닐까. 풍경을 즐겨 찍는 사진가들은 날씨 변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느 날 기온이 .. 2008. 11. 2.
사랑시[35] : 바람 부는 날 - 김종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5] 바람 부는 날 - 김종해 ▲ 일러스트=클로이 사랑하지 않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더욱 괴로운 날,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당신에게로 갑니다. 날마다 가고 또 갑니다. 어둠뿐인 외줄기 지하통로로 손전등을 비추며 나는 당신에게로 갑니다. 밀감보다 더 작은 불빛 하나 .. 2008. 11. 1.
사랑시[34] : 어느 사랑의 기록 - 남진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4] 어느 사랑의 기록 - 남진우 ▲ 일러스트=이상진 사랑하고 싶을 때 내 몸엔 가시가 돋아난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은빛 가시가 돋아나 나를 찌르고 내가 껴안는 사람을 찌른다 가시 돋친 혀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핥고 가시 돋친 손으로 부드럽게 가슴을 쓰다듬는.. 2008. 10. 31.
사랑시[33]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 용 택 * 일러스트=이상진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 2008. 10. 31.
충북 영동, 반야사 문수전에서 만난 ‘주홍빛 가을동화’ 충북 영동 반야사 문수전에서 만난 ‘주홍빛 가을동화’ 박경일기자 ▲ 문수보살이 깃들어있다는 충북 영동의 반야사는 ‘지혜를 구하는 절집’이다. 까마득한 암봉 위에 아슬아슬 들어선 반야사의 암자 문수전에서 내려다본 석천계곡이 가을색으로 가득차 있다. ▲ 위의 큰 사진이 문수전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라면, 왼쪽 작은 사진은 문수전을 올려다본 모습이다. 반야사로 드는 길에 떨어진 단풍이 차마 밟기 주저될 만큼 화려하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계절입니다. 가을 여행의 진수는 단풍이라지만, 가을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이 어디 단풍만이겠습니까. 서늘하고 청명한 대기와 수묵화같이 피어나는 아침 안개, 가을걷이가 끝난 논두렁에 가지런히 놓인 볏짚. 낙엽을 모아 태우는 구수한 내음.. 2008. 10. 29.
충북 옥천, 차마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향수'의 고을 충북 옥천 차마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향수'의 고을 옥천 글·사진 민 병 준 ▲ 둔주봉에서 내려다본 조망. 금강 물줄기와 산줄기가 만나 한반도 지형을이뤘다. 고향! 산업화시대에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난 우리는 늘 고향을 그린다. 고향쪽에 머리를 두고 죽는다는 여우(首丘初心)나, 북풍에 몸을 의지한다는 호(胡)나라 말, 남쪽 가지에 깃든다는 월(越)나라 새 이야기(胡馬依北風 越鳥巢南枝)를 꺼내기 않더라도 고향은 그리움의 대상이다. 특히 온갖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이 가을은 누구라도 고향쪽을 향해 목을 쭈욱, 빼는 계절이 아닌가. 그리하여 충북 옥천(沃川)으로 간다. 가을날 고향을 그리는 여행지로는 옥천만한 고을도 없다. 정지용(鄭芝溶·1902-1950) 시인의 ‘향수’란 시 덕분에 .. 2008. 10. 29.
사랑시[32] : 거미 - 김수영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2] 거미 - 김수영 ▲ 일러스트=이상진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 2008. 10. 29.
사랑시[31] : 사랑의 역사 - 이병률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1] 사랑의 역사 - 이병률 ▲ 일러스트=클로이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치고 굳을 만하면 받치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상처'에 아픈 나, 그래도 심장은 또 뛰네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국문과 교수 여행을 하다 보면 '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팻말을 볼 때가 있다. 길에도 사.. 2008. 10. 29.
인제 대암산 용늪엔 500여 종 생명이 ~ 한국의 람사르 등록습지 인제 대암산 용늪엔 500여 종 생명이 ~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 정상의 '용늪'은 벌써 겨울을 맞고 있었다. 24일 이곳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도, 오전 11시쯤에도 4도밖에 되지 않아 입김이 보일 정도였다. 초속 13m의 강풍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추운 날씨 속에 '큰 용늪'을 뒤덮은 삿갓사초 등 식물들은 누렇게 변해 있었다. 남한 지역에서는 이곳에서만 발견되는 '비로용담'만이 새싹처럼 파랗게 돋아 있었다. 용늪을 가로지르는 실개천에는 가재도 보였다. '큰 용늪' 옆에 있는 '작은 용늪'은 습지 식물이 거의 사라져 풀과 나무류가 군락을 이뤄 '육지화'가 심각한 상태였다. '큰 용늪'과 '작은 용늪' 주변을 따라 난 1㎞의 군 작전도로는 사면에 나무를 심고 큰.. 2008. 10. 29.
아름다운 사은회(72년 졸업, 숭의여중 제자들과의 만남) 아름다운 사은회 1972년 졸업, 숭의여자중학교 제자들과의 만남 글·사진 남상학 지난 10월 23일 오후 7시, 신촌에 있는 음식점 에서 미국에 이민 가셨던 김희렴 선생님의 일시 귀국을 계기로 금년 두 번째로 제자들과의 반가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어느새 50대에 접어든지 수년이 지났지만 50대의 제자들과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옛날로 돌아가 대화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이 제자들을 만난 것은 지금부터 38년 전, 중학교 평준화 첫해가 되는 1969년 숭의여자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때였습니다. 그 후 1학년, 3학년 시절 담임을 하며 국어(國語)교과를 맡아 지도했습니다. 3년의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이들은 제각기 자기가 지원한 고등학교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어느 때나 마찬.. 2008. 10. 28.
사랑시[30] : 찔레 - 이근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30] 찔레 - 이근배 ▲ 일러스트=이상진 창호지 문에 달 비치듯 환히 비친다 네 속살꺼정 검은 머리칼 두 눈 꼭두서니 물든 두 뺨 지금도 보인다 낱낱이 보인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네게 던지마 피 걸레에 싸서 희디흰 .. 2008. 10. 27.
사랑시[29] : 사랑 사랑 내 사랑 - 오탁번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9] 사랑 사랑 내 사랑 - 오탁번 ▲ 일러스트=클로이 논배미마다 익어가는 벼이삭이 암놈 등에 업힌 숫메뚜기의 겹눈 속에 아롱진다 배추밭 찾아가던 배추흰나비가 박넝쿨에 살포시 앉아 저녁답에 피어날 박꽃을 흉내낸다 눈썰미 좋은 사랑이여 나도 메뚜기가 되어 그대 .. 2008. 10. 25.
서대문독립공원, 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있는 현장이자 민족의 성지(聖地) 서대문독립공원 독립운동의 정신이 살아 있는 현장이자 민족의 성지(聖地) 글·사진 남상학 서대문독립공원은 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 자리로, 1992년 8월 15일 형무소 일대를 독립 공원으로 개원했다. 지금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포함하여 사적 제32호인 독립문을 비롯하여 서재필 동상, 독립관, 3.1 독립선언기념탑, 순국선열추모탑으로 구성되어 있는 역사공원으로서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역사적으로 가장 상징적인 공원이다. 아울러 독립공원은 벽천 연못이 있고 나무가 울창하여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 독립공원 종합안내도(상)와 독립공원의 랜드 마크인 독립문(하) * 이곳 서대문형무소(西大門刑務所)는 1908년 경성감옥으로 개소되었다. 일제강점기 한국민의 열화와 같은 독립.. 2008. 10. 24.
사랑시[28] : 파문 - 권혁웅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8] 파문 - 권혁웅 * 일러스트=이상진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집 좁은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 보라,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라 당신이 걸어온 동그란 행복 안에서 당신은 늘 오른쪽 아니면 왼쪽이 젖.. 2008. 10. 24.
사랑시[27] : 세상의 등뼈 - 정끝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27] 세상의 등뼈 - 정끝별 ▲ 일러스트=클로이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 2008. 10. 23.
태백 매봉산, 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강원 태백 매봉산 시린 하늘이 손짓하는 하늘봉우리 ‘하늘봉우리’라는 뜻의 천의봉(天衣峰)이라고도 불리는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은 백두대간 줄기가 힘차게 뻗어 내려오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이며, 동시에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의미 깊은 산이기도 하다. 해발 1,303m 매봉산 봉우리에 오르면 머리 위로 올려다보는 하늘이 아닌 눈앞에 광활히 펼쳐지는 하늘과 평원을 마주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는 매봉산 정상에 우뚝 솟은 풍차는 반가운 인사를 건네고, 40만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배추밭은 연둣빛 물결을 일렁인다. 바람을 타고 춤을 추는 초지와 하얀 풍차의 아름다운 조화는 마치 한편의 그림동화를 연상케 한다. 해발 1303m 바람의 언덕, 하늘과 땅의 경계점이 .. 2008. 10. 23.
사랑시[26]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6] \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일러스트=이상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 2008. 10. 22.
사랑시[25] :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5]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 일러스트=클로이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70년대, 그 '가파른 시대'의 사랑 -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 시집 《저문 강에 삽을 씻고》에 실린 정희성 시인(63)의 얼굴을 바라본다. 젊은 시절의 모습이다. 단호함과 함께 신중한 결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다른 시집《詩를 찾아서.. 2008. 10. 21.
설악산 르포, 비선대~마등령~오세암~봉정암~구곡담~백담사 1박2일 산행 [단풍산행] | 설악산 르포 황폐함 속에서도 설악의 가을은 익어가고 있다 비선대~마등령~오세암~봉정암~구곡담~백담사 1박2일 산행 호젓한 소나무 숲길에는 부지런한 산보객과 등산객들이 벌써 비선대에서 내려서고 있다. 옥빛 물이 흘러내리는 와선대와 비선대는 한여름 더위가 언제였냐는 듯 가을을 향해 달음질치고 있다. 장군봉과 적벽을 비롯한 설악의 침봉들은 아침 햇살에 반짝이고, 그 반짝이는 벽에 빨려든 클라이머들은 수직벽을 거슬러 파란 하늘 향해 한 발 한 발 올라서고 있다. “역시 설악이야, 설악….” 비선대휴게소에 도착하자 업무상 여름 내내 해외 트레킹을 다녔던 김덕환씨(동국대 OB)는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골짜기, 깨끗한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류를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수시로 감탄사를 터뜨린다. 반짝이.. 2008. 10. 18.
서산 도비산, 352m 바다 위로 나는 섬 같은 산 충남 서산 도비산 352m 바다 위로 나는 섬 같은 산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도비산(都飛山)은 ‘본군 남쪽 18리 지점에 있다’로 되어 있고, 한자 이름이 ‘도읍, 모으다,모두,우아하다’의 뜻이 있는 ‘도(都)’자와 ‘날다’의 뜻인 ‘비(飛)’자를 쓰고 있다. 옛 서산군지 호산록에도 같은 한자를 쓰고 있다 한다. 그러나 지금은 ‘섬’이라는 뜻의 ‘도(島)’자를 써서 ‘도비산(島飛山-섬이 날다)’으로 쓰고 있다. 그 까닭은 천수만쪽에서 보면 도비산이 바닷물 위로 떠서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간월도에서 본 도비산은 바다 위에 떠있는 섬처럼 보였다. 또 다른 이야기는 옛날 도비산에 복숭아 나무가 많아 봄에는 복숭아꽃이 수북하게 쌓였다. 해서 복숭아 .. 2008. 10. 18.
사랑시[24] : 원시(遠視) -오세영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4] 원시(遠視) - 오세영 ▲ 일러스트=이상진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 2008. 10. 18.
사랑시[23] :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3]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 일러스트=클로이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 2008. 10. 18.
완주 모악산, 아이 품은 듯 포근한 어머니의 山 완주 모악산 아이 품은 듯 포근한 어머니의 山 박용근기자 지난해 봄 모악산에서 눈길을 끄는 행사가 열렸다. 전북 완주군이 마련한 ‘기(氣)찬 아이 낳기 등산대회’. “똑똑하고 건강한 아기를 갖도록 ‘어머니 산’의 기운을 듬뿍 받아가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내걸렸다. 예비·신혼부부와 불임부부, 늦둥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행사는 호응을 얻었다. 많고 많은 명산 중에 왜 모악산에서 이런 행사가 열렸을까. 전북 김제·전주시와 완주군에 위치한 모악산은 높고 큰 산을 뜻하는 ‘엄뫼’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순수한 우리말이던 산 이름은 한자가 들어오면서 바뀌었다. 금산사지(金山寺誌)에는 ‘엄뫼’를 어머니 산이라는 뜻으로 의역해서 ‘모악(母岳)’이라 적었다고 했다. 모악산 꼭대기에 흡사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 .. 2008. 10. 17.
청양 칠갑산, 볼거리 가득한 충남의 명산 충남 청양 칠갑산 볼거리 가득한 충남의 명산 - 장곡사·고운식물원 꼭 들러볼 것 - 정혁수기자 칠갑산은 충남 청양군 대치면 대치리와 정산면 마치리에 걸쳐있는 지역 대표 명산이다. 열악한 교통여건과 고원지대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때 ‘오지’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칠갑산의 높이는 해발 561m.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이 어우러진 주변 경치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뛰어나다. “콩밭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로 시작되는 가수 주병선의 ‘칠갑산’이 유행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친숙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의 면적은 32.542㎢로 인근 정산·대치.. 2008. 10. 17.
춘천 삼악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중부권 명산 춘천 삼악산,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중부권 명산 수도권 등산 마니아들이 하루 산행코스로 즐겨찾는 삼악산(三嶽山). 한때 학생들의 수련모임(MT) 장소로 인기가 높았던 ‘강촌마을’ 맞은편에 솟아 있는 산이 바로 삼악산이다. * 삼악산 정상 뒤편으로 북한강 물줄기가 도도히 흐르고 있다. /사진작가 오세기씨 제공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에 위치한 삼악산의 높이는 해발 654m. 그다지 큰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 서면 의암호와 호반의 도시 춘천시내 전경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고 있다. 북서쪽으로는 화악산, 그 옆으로 북배산과 계관산의 능선이 이어진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뒤로 하고 아름드리 소나무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무릉도원으로 들어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2008. 10. 17.
남양주 축령산, 철쭉이 절정인 수도권 명산 남양주 축령산 철쭉이 절정인 수도권 명산 최인진 기자 경기 남양주 축령산(해발 879m). 우뚝 올라서 준걸하고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아름답다. 바위와 암봉이 많아 천혜의 전망대가 여러 개 있는 수도권 명산이다. 축령산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말에 사냥 왔다가 짐승을 한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몰이꾼이 “이 산은 신령스러운 산이라 산신제를 지내야 한다”고 해 산 정상에서 제를 지낸 후 멧돼지를 잡았다는 설이 있다. 그래서 ‘고사를 올린 산’이라 해 축령산(祝靈山)이라 불리고 있다. 원이름은 ‘비령산’이다. ‘빌 축’자가 새김으로 읽는 이두(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우리말로 적는 표기법)였는데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를 모르고 축령산으로 써왔다. 축령산은 국도에서 보이지 않고 교통도 불편해 오래도록 알려지지 않.. 2008. 10. 17.
제천 금수산,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 제천 금수산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 - 숲과 어우러진 기암절벽이 절경 - 경향신문 김영이 기자 충북 제천시 금수산(錦繡山·1016m)은 숲과 어우러진 기암절벽이 절경이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엔 단풍, 겨울철에는 설경 등 사계절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때문에 금수산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등산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금수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이었다. 그런데 조선조 중엽 단양군수였던 퇴계 이황(1501~1570)이 단풍 든 산의 모습을 보고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고 감탄하며 산 이름이 금수산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수산 정상의 원경은 다양한 형태로 등산객을 유혹한다. 길게 누운 임산부의 모습인가 싶더니 사자의 머리형상 같기도 하고, 남쪽 능선에서는 뾰족.. 2008.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