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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소설·가요 속에서 살아 흐르는 한강 한강 수많은 시·소설·가요 속에서 살아 흐르는 한강 한 굽이 돌아 설움 흐르고 두 굽이 돌아 사랑 넘치네 정윤수 문화평론가 ‘언니’는 이태 전에 남편을 잃었다. 남편은 추석을 지내고 근무지로 돌아가다가 비행기 사고를 당했다. 혼자가 되었다. 혼자가 되던 날, 폐경기에 이른 언니의 몸에서 ‘혈(血)’이 흐른다. ‘언니’의 마지막 피다. 시댁 식구들에게 ‘언니’는 무생물에 가깝다. 폐경기를 맞은 ‘언니’는 거실 한구석의 물기 잃은 화분처럼 푸석푸석한 몸이 되어간다. 그런 ‘언니’를 ‘나’는 만나러 간다. ‘나’ 역시 윤기 있는 긴 머리카락을 옷에 묻혀 들어오곤 했던 남편에 의하여 이혼을 제안받은 상태. 가만 생각해보니 같이 살아야 할 마땅한 이유도 없었고 굳이 헤어지지 못할 다른 이유도 없었다. 여자 나이 .. 2008. 8. 29.
영화 ‘박하사탕’의 무대에서 헛헛한 마음 채우기(제천시 백운면 진소마을) 제천 백운면 진소마을 영화 ‘박하사탕’의 무대에서 하루 종일 빈둥대며 헛헛한 마음 채우기 정윤수 문화평론가 최근 발간된 왕유 시전집(박삼수 역주, 현암사)을 읽었다. 현전하는 308편 376수 전체를 옮기고 일일이 주석을 단, 9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에 햇빛도 드나들고 바람도 선선히 지나다니도록 절반은 건성으로 서너 쪽씩 넘겨가다 위급사의 '산장'이란 시에서 손이 멈췄다. 그윽하고 고요한 곳을 찾다 드디어 이곳을 찾았나니 어찌 일찍이 이곳을 찾은 이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랴? 큰 산골짝은 별장 층계를 따라 돌고 도는데 뭇 산들이 문 안으로 들어와 층계를 오르는 듯하다 밥 짓는 연기는 깊이 우거진 대숲 위로 솟아 나오고 유객의 관인과 인끈은 늘어진 등나무에 가리거늘 내 이 같은 풍경에 빠져 기꺼이 벼슬을.. 2008. 8. 29.
하늘빛·물빛 절정 평창의 ‘가을연가’ 평창의 가을 하늘빛·물빛 절정 평창의 ‘가을연가’ 박경일기자 ▲ 오대산 월정사로 드는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면, 숲이 뿜어내는 향기로 몸과 마음이 다 정갈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 길에서는 ‘자연에서 위로를 받는다’는 말이 이토록 실감날 수 없다. 이 길은 지금 시멘트 포장을 걷어내고 지금 온전한 흙길로 되돌려놓는 작업이 한창이다. 한달 뒤쯤이면 폭신한 흙길을 밟을 수 있겠다. 똑같은 여행지라도, 여행자들의 느낌이나 감상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이들은 평생을 가슴에 담을 만한 감동을 받고 돌아오는 곳에서, 다른 이들은 실망만 안고 돌아오는 일이 허다합니다. 살펴보자면 이런 기복은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곳일수록 더한 것 같습니다. 사실 잘 가꿔놓은 인공의 정원이나 세련된 리조트, 혹은 놀이공원은 언제 .. 2008. 8. 29.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여, 너의 아름다운 하루여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여, 너의 아름다운 하루여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산토리니 신항구에 닻을 내린 배에서 여행객들이 내리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이 태양의 신 아폴론이 불의 전차를 몰고 가기 때문이라고 돼 있다. 아폴론이 하늘에서 온통 불에 휩싸인 전차를 끌고 나오면 태양이 뜨는 것이고, 그가 전차를 끌고 들어가면 태양이 진다는 것이다. 붉게 빛나며 스러져가는 태양도 멋있지만, 하늘이 형형색색으로 변하며 황홀한 색채의 향연을 펼치면 대자연의 신비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리스의 수많은 섬 중에 산토리니를 찾아가는 이유는 바로 세계 최고의 석양이라 하는 산토리니 이아의 석양을 보기 위함이다. 산토리니로 가는 배 안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피라’ 산토리.. 2008. 8. 29.
이탈리아 친퀘테레, 아름다운 바닷가 다섯 마을 순례 이탈리아 친퀘테레 아름다운 바닷가 다섯 마을 순례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몬테로소의 넓은 바닷가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길은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도시의 매끈한 보도블록이나 어느 낯선 곳 검은 아스팔트도 그렇지만, 앞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먼지와 발자국으로 드러나는 흙길은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한다.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길을 찾아 과감히 첫발을 내디디기도 한다. 이따금 길 위에 쓰러질 때도 있다. 어쩌면 사람이란 길 위의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나는 지금 푸른 지중해가 바로 옆으로 보이는 멋진 벼랑에 서 있다. 이탈리아 중부 레반토 지역 바닷가에 있는 다섯 마을 친퀘테레(Cinque Terre)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 2008. 8. 29.
모로코 탕헤르, 카페 하파에서 맛보는 바다 한 모금 모로코 탕헤르 카페 하파에서 맛보는 바다 한 모금 최상운 ▲박하차가 놓인 테이블 위로 뛰어오른 고양이. 지중해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탕헤르 항구 근처 작은 카페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밖은 약간 흐린 날씨인데,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스카프(‘히잡’이라 하는)와 이곳 전통의상인 발목까지 오는 긴 원피스가 눈에 띈다. 카페 안에는 몇 개의 테이블과 나무 의자가 소박하게 놓여 있다. 벽에는 모로코 국왕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아래에서 컵을 닦고 있는 웨이터의 얼굴이 사진 속 국왕을 많이 닮아 재미있다. 조금 어두운 실내에서 몇몇 사람이 마시는 음료도 처음 보는 모로코식이라 이 도시가 무척 낯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구에게나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물론 낯선 것에 호기심이.. 2008. 8. 27.
스페인 말라가 : Costa del Sol, 안달루시아의 태양 한 줄기 스페인 말라가 Costa del Sol, 안달루시아의 태양 한 줄기 최상운 ▲프랑스 쪽에서 바라본 지중해 옥색 바다는 마치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스페인 남부의 해안 도시 말라가, 시내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당신에게 이 편지를 쓴다. 창 밖으로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뿌옇게 흐려진 차창 너머 지중해의 도시 풍경이 조금은 을씨년스럽게, 조금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안달루시아를 통틀어 두 번째로 크다는 대도시여서일까. 버스는 꽤 세련된 분위기의 사람들로 붐빈다. 뒤에 앉은 남자에게 알카사바로 가는 길을 묻자 자기가 내리는 정류장의 다음이라며 이따가 알려주겠다고 한다. 그의 작은 친절에 대한 고마움으로 내 마음속에서 도시 전체의 인상이 바뀌는 것을 느끼는 순간, 인간은 그리 이성적인 동물이 못 된다는 .. 2008. 8. 27.
설악산 12선녀탕 르포 설악산 12선녀탕 르포 12선녀탕계곡~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 15km 글 안중국 차장 | 사진 허재성 기자 ▲ 12선녀탕계곡의 암반 계류 옆을 걸어보고 있는 취재진. 최근 며칠 내린 비 덕분에 물줄기가 굵다. “급류에 휩쓸린 나무들, 옆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떠내려갈 것 같지요? 천만에요. 급류 위에 벌떡 서서 곤두박질을 치더라구요. 이렇게, 이렇게, 재주넘듯이 말이죠. 그렇게 한 번 넘어갈 때마다 허리가 절반씩 뚝뚝 부러지더니만 종내는 토막들이 돼서 흙탕물에 휩쓸려 사라지더라니까.” 쇠리에 살다가 장수대산장을 인수해 운영중인 김광현씨는 2년 전 7월15일 100년만의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는 당시 한계천의 살풍경을 그렇게 떠올린다. 집채만한 바윗덩이가 조약돌마냥 흙탕물 급류에 떼밀려 굴러가는 모습도 보였다.. 2008. 8. 25.
경남 남해, 한려수도 파란 바다를 빛내는 나비 한 마리 경남 남해 한려수도 파란 바다를 빛내는 나비 한 마리 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나비다. 지형도를 놓고 가만히 살펴보면 남해군(南海郡)은 한 마리 나비를 닮았다. 하지만 남해도(南海島)만으로는 불완전하다. 동쪽이 허전하다. 서쪽 날개와 동쪽 날개의 이런 불균형은 창선도(昌善島)가 연결됨으로써 완성된다. 그 역할을 지족해협에 놓인 창선교가 맡는다. 이렇게 해서 남해군은 한려수도 파란 바다를 수놓은 한 마리 아름다운 나비로 완벽하게 변신하게 된다. ▲ 남해도와 창선도 사이의 지족해협엔 전통 원시 어업의 하나인 죽방렴이 20여개 남아 있다. 조선 전기 4대 서예가의 한 사람인 자암(自菴) 김구(金銶·1488-1534)는 남해로 유배 왔다가 남해를 ‘한 점 신선이 사는 섬’이란 뜻으로 일점선도(一點仙島)라고 .. 2008. 8. 25.
네팔 파탄, 도시 전체가 중세시대로 시간여행 온 듯 네팔 파탄 도시 전체가 건축물 전시장 중세시대로 시간여행 온 듯 글·사진=안진헌 * 더르바르 광장에 펼쳐져 있는 파탄의 왕궁 전경. 왕궁이 광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불과 5km 거리에 파탄(Patan)이 있다. 자칫 카트만두의 한 지역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과거의 파탄에는 엄연히 별도의 왕조와 수도가 있었다. 파탄은 바크타푸르(Bhaktapur)와 함께 말라 왕조 시대 독립된 세 개 왕국을 형성했다. 카트만두가 정치, 바크타푸르가 문화의 중심이었다면 파탄은 예술의 중심지였다. 네팔을 통일한 샤 왕조가 카트만두를 수도로 정하면서 파탄은 역사의 중심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현재는 카트만두의 한 부분처럼 여겨진다. 여행자들도 카트만두에서 반나절 코스로 다녀오는 여행지 정도로 치.. 2008. 8. 24.
담양 정자 기행, 배롱나무 꽃그늘 드리워진 정자(명옥헌, 면앙정, 소쇄원, 환벽당) 전남 담양 정자 기행 배롱나무 꽃그늘 드리워진 정자 탐방 - 명옥헌, 면앙정, 소쇄원, 환벽당 등 박경일 기자 ▲ 명옥헌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친 오래 묵은 배롱나무들이 일제히 붉은 꽃을 틔워냈다. 화르르 붙은 꽃불은 지금이 절정이다. 선혈처럼 붉은 빛이 황홀할 지경이다 남도 땅에 배롱나무 붉은 꽃이 폭죽처럼 터졌습니다. 붉은 꽃잎이 선혈처럼 낭자합니다. 배롱나무가 아름답기로는 전남 담양의 명옥헌 원림(園林·집터에 딸린 숲)이 단연 최고지요. 운치있게 지어진 정자 아래 연못 둘레로 심어진 배롱나무도 좋지만, 연못에 띄워놓은 작은 섬에 가지를 뻗고 선 아름드리 배롱나무는 지금 불이 붙은 듯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꽃이 다 질 무렵.. 2008. 8. 20.
비응도, 바람의 섬- 바람을 얻었다. 군산 비응도 바람을 잃은 섬, 바람을 얻었다 군산=글·사진 박상언 기자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라 불리는 새만금 방조제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면서 군산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새롭게 조성되는 간척지와 호수의 70% 이상이 "군산 소유"이기 때문이다. 현장을 찾으면 "활용 방안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방조제 자체 만으로 엄청난 관광자원이다. 특히 1만 1800㏊에 이르는 호수는 철새의 낙원이 될 뿐 아니라 수상레포츠 등 다양한 즐길거리까지 갖춘 천혜의 위락시설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문동신 군산 시장의 설명을 참고하지 않아도 군산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손색없을 것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방조제 길이만 무려 33㎞. 이전까지 세계 최장이라던 네덜란드의 주다찌 방조제를 500.. 2008. 8. 19.
역사의 배움터 조선왕릉을 찾아서(서울) 서울의 왕릉 역사의 배움터 조선왕릉을 찾아서 성북구 의릉, 동대문구 영휘원·숭인원, 강남구 선릉·정릉으로의 여행 정지섭 기자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고, 권력의 흔적이 남겨진 곳. 조선의 임금과 가족들이 잠든 왕릉은 역사의 배움터이고 아름다운 공원이다. 태극 문양이 달린 홍살문, 우뚝 선 정자각, 봉분을 지키고 있는 갖가지 모양의 석인상 등 비슷비슷한 모양 같아도 각 왕릉마다 전해주는 느낌은 제각각이다. 번잡하지 않고, 고요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어 가을을 코앞에 둔 요즘 짧은 여행지로 제격이다. ◆주택가에 숨은 비밀의 숲 의릉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삼거리 주택가를 뒤로하고 북쪽 큰길로 접어들어 보자. 5분도 지나지 않아 회색 건물들 사이로 숨어있던 푸른 숲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들어온다. 조선 20대 .. 2008. 8. 16.
단양 ‘야경팔경’ 속으로의 신선 여행 충북 단양 단양 ‘야경팔경’ 속으로의 신선 여행 - 어둠이 빚은 화폭에 빛으로 그린 산수화 -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짙은 어둠 속에서 도담삼봉이 새로 설치된 경관조명을 받아 하얗게 떠올랐다. 조명을 받은 도담삼봉이 이렇듯 아름다운 것은, 밝은 빛보다는 주위를 다 지워버리는 어둠 덕이 더 큰 듯하다. 불을 켜자 강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던 도담삼봉이 환하게 빛을 받아 떠올랐습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던 여름 해가 서쪽 산을 넘어가고 어둠이 천천히 내려앉을 무렵이었습니다. 남한강의 부드러운 물살에 유유하게 떠 있는 도담삼봉 3개의 봉우리와 중앙봉에 세워진 수각(水閣)이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났습니다. ‘아’ 하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습니다. 지난 8일 충북 단양의 이른바 ‘단양팔경’의 첫머리로 꼽히는 도담삼봉.. 2008. 8. 14.
동리․목월문학관, 천년 고도 경주에 번지는 문학의 향기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천년 고도 경주에 번지는 문학의 향기 - 한국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문단의 거봉 - 글·사진 남상학 경주가 낳은 우리 문단의 두 거목(巨木). 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은 경주 출신으로 한국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문단의 거봉들이다. 이 두 분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관이 경주 불국사 입구 맞은편(경주시 진현동 551-1)에 세워졌다. ‘동리․목월문학관’이라 명명한 건물 안에는 이 고향에서 성장한 두 문학인의 발자취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뜻있는 문인들을 중심으로 동리ㆍ목월기념사업회를 결성하고 이들이 경주시의 협력을 얻어 2006년 3월24일에 개관한 것이다. 지난 번 경주에 왔을 때 불국사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문학관 안내표지판을 본 터라 차는 불국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산책을.. 2008. 8. 14.
속리산(俗離山), 속세를 떠나 승경(勝景)에 묻혀볼까 충북 보은 속리산 속세를 떠나 승경(勝景)에 묻혀볼까 - 정이품송과 황금미륵불상으로 유명한 법주사 - 글 사진 : 남상학 충청북도 보은군 내속리면·외속리면과 경상북도 문경시 화북면·화남면에 걸쳐있는 속리산(俗離山)은 1058m)이다. 태백산맥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 솟아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내의 여러 산들 가운데 맹주가 되는 산으로, 백두대간의 장엄한 산줄기가 속리산 최상봉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비로봉, 문장대, 관음봉, 길상봉 문수봉 등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전에는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구봉산(九峰山)이라 하였고, 광명산(光明山)·미지산(彌智山)·형제산(兄弟山)·소금강산(小金剛山) 등 여러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속리산은 백두대간의 여느 산들보다.. 2008. 8. 14.
부안 줄포리, 북적대던 항구 간 데 없고 고적한 마을에 시심(詩心)만 가득 부안 줄포 북적대던 항구 간 데 없고 고적한 마을에 시심(詩心)만 가득하네 정윤수 문화평론가 * 전북 부안군 줄포면 줄포리의 오래된 방앗간. 토사 축적 등으로 90년대 완전 폐항 많은 시인들 이곳을 소재로 시(詩) 남겨 이 산하 곳곳에 비경과 절경이 차고 넘쳐서 이제는 ‘체험학습’이니 ‘문화관광’이니 하는 소리를 넘어서 ‘디카 출사처’니 ‘드라이브 코스’ 같은 소리도 숱하게 들린다. 저 임진강에서 남녘의 섬까지 이 잡듯 속속들이 뒤져낸 끝물이니 이 작은 산하가 지리부도에 나와 있는 모양보다는 훨씬 넓고 깊게 확장된 것은 좋으나 그 모양새가 ‘천혜의 비경’을 탐사하는 형국으로 그친다면, 산하는 산하로되 다만 그것은 무기질의 대상이 될 뿐이다. 속 깊이 사랑하지 않고서 어찌 산하 속으로 스며들 수 있겠는가... 2008. 8. 9.
가평 호명산, ‘어흥~’ 호랑이 노닐던 산길따라 어슬렁 경기도 가평 호명산 ‘어흥~’ 호랑이 노닐던 산길따라 어슬렁~ 글·사진 엄주엽 기자 ▲ 호명호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명산 능선. ▲ 안전유원지 코스의 휴게터에서 내려다본 청평댐. ▲ 호명산에서 장자터로 가는 능선길 중 한 장면. 한북정맥의 지맥을 통해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길은 옛적에 태백산 호랑이가 이곳까지 어슬렁거렸을 법하게 숲이 우거지고 호젓하다. 우리나라에는 호명산(虎鳴山)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여러 군데 있다. 말 그대로 ‘범 울음소리’라는 의미인데, 경기 가평과 파주 그리고 충북 단양 부근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으며 아마도 전국적으로는 더 많을 것 같다. 이 산들은 모두 높지가 않은데, 이는 예전에 우리나라에선 민가에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릴 만큼 그 수가 적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2008. 8. 9.
강원도 함백산, 하늘 아래 초록 숲길 한여름에도 서늘 강원도 함백산 하늘아래 초록 숲길 한여름에도 서늘~ 박경일기자 ▲ 온통 초록으로 가득한 해발 1400m 고지의 숲길에서 만난 ‘천상의 식탁’. 함백산 정상으로 오르는 포장도로에서 300m 정도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한낮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고 알싸한 숲향이 짙은 이곳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해도 좋겠고, 미뤄둔 책을 읽어도 좋겠다 ‘천상의 식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으로 오슬오슬 소름이 돋는 곳. 바닷가나 계곡보다 더 시원하게 여름날의 만찬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식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은퇴 후 태백에 자그마한 아파트를 사두고 올해로 8년째 서늘한 ‘고원(高原)에서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이로부터 들었습니다. 강원도 정선과 태백, 그리고 영월 땅에 산 한 자락씩을 걸치고 있는 함.. 2008. 8. 9.
삼척 죽서루, 문인 학자들의 자취 가득한 관동 8경의 하나 삼척 죽서루 문인 학자들의 자취 가득한 관동 8경의 하나 오마이뉴스 기자 이상기 죽서루는 오십천 북쪽 절벽 위에 세워진 정자로 북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므로 죽서루에 대한 접근은 북쪽에서 가능하다. 죽서루를 보려면 주차장으로 쓰이는 바깥마당에서 안내소로 보이는 평삼문을 지나 안마당으로 들어가야 한다. 죽서루는 안마당의 절벽 쪽 단 위에 2층 누각으로 세워져 있다. 그러나 1층은 바위와 땅을 이용해 기단 형태로 만들어졌고, 2층에는 누마루가 놓여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길 수 있게 했다. 1층은 암반과 지형을 그대로 이용하다 보니 기둥이 13개이며, 2층은 20개이다. 미수 허목의 에 숨겨진 이야기 나는 1층의 기둥을 돌아 2층 누각으로 올라간다. 2층 누각은 남쪽으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그것은 남쪽.. 2008. 8. 9.
나의 사랑 이작도 - 대이작도에서의 2박 3일 나의 사랑 이작도 대이작도에서의 2박 3일 글·사진 남상학 * 대이작도 큰말의 평화로운 풍경 * 2008년 7월 17일, 나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인천 앞바다에 떠있는 이작도(伊作島: 인천 옹진군 자월면 이작리)로 떠났다. 이 섬은 내게 유년 시절의 꿈이 서린 추억의 섬이다. 일행은 모두 6명, 평소 ‘이작도 예찬론’을 들어왔던 친구들이 나의 이작도 방문 의사를 듣고 동행했다. 이 섬은 선친(남성희 선생님)께서 한국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10여 년 동안 이작분교 교사로 근무했던 곳이며, 내 누이(상옥)는 초등학교를 이곳에서 졸업했고, 남동생 둘(상범, 상우)은 이 섬에서 태어났다. 나는 두 살배기 어린애로 이 섬에 와서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해까지 10년간을 살았으니, 내게는 고향이나 진배없다. 우리 .. 2008. 8. 4.
변산반도 : 산, 들, 호수, 강, 바다 등 조물주의 종합 선물 부안 변산반도 산, 들, 호수, 강, 바다 등 조물주의 종합 선물 부안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내변산의 직소폭포로 드는 길에서 만난 이국적인 산중호수. 하류 쪽에 부안댐을 짓는 과정에서 계곡을 보로 막으면서 호수가 만들어졌다. 호수를 끼고 이어진 나무데크 길이 낭만적이다. ▲ 부암댐 상류 부근의 수몰지역. 옛길의 자취가 남아 있다. ▲ 부안 바다의 차진 개펄에서 ‘그레’를 긁어가며 조개를 잡고 있는 모습. 너른 땅과 깊은 산. 그리고 광활한 바다와 황토빛 강. 이 모든 것이 한데 비벼지고 섞여서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 그곳이 바로 전북 부안입니다. 부안에는 끝간 데 없는 간척지의 너른 논들이 있고, 장대한 암벽을 드러내고 선 내변산이 있습니다. 또 너른 개펄을 안고 있는 외변산의 거친 바다가 있고, 황토빛으로.. 2008. 7. 31.
요르단 와디 룸, 사막 풍경 마음 채우고 베두인 텐트서 낭만 만들고 배낭여행 요르단 와디 룸 사막 풍경 마음 채우고 베두인 텐트서 낭만 만들고 글·사진=안진헌 ▲와디룸 생뚱맞은 사암 바위산들이 붉은 모래사막과 어우러져 홍해로 치닫는 곳에 와디 룸(Wadi Rum)이 있다. 사막에는 물론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혼자 걸어서 여행하기란 불가능하다. 단체 투어에 참여하거나 가이드를 동행한 지프차를 빌려야만 한다. 다행히도 페트라를 여행하는 동안 눈인사를 주고받았던 젊은 여행자가 내게 동행을 권유했다. 만나고 헤어짐이 일상인 여행자들의 약속이 그러하듯 ‘생각이 있으면 다음 날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라’는 것이었다. 와디 룸에 미리 연락해 가장 훌륭한 가이드를 섭외했다며 그가 제시한 조건은 아무런 준비도 없던 내겐 최상의 조건처럼 들렸다. 페트라에서 와디 룸 입구로 가는 버스.. 2008. 7. 26.
안면도 해수욕장, 마음을 쪽빛으로 물들였다 태안 (안면도) 해수욕장들 푸른 바다가 마음을 쪽빛으로 물들였다 태안(안면도) 해수욕장 지도 서해안에 자리잡고 있지만 동해처럼 맑고 깨끗한 바다와 소나무 향기가 그만인 안면도. 우리나라에서 여섯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2002안면도국제꽃박람회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고 꽃지해수욕장을 비롯한 10여개의 해수욕장과 항·포구가 전국의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지만 울창한 송림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자랑하는 안면도를 포함한 태안 중·남부지역은 기름띠가 덮치지 않아 예전의 청정해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울창한 송림과 동양 최대의 백사장을 자랑하는 몽산포 해수욕장, 별주부마을로 널리 알려진 청포대 해수욕장 등은 이미 손님 맞이할.. 2008. 7. 23.
전남 무안 회산백련지,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생산지 장관 전남 무안 회산 백련지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생산지 장관 - 연꽃이 피면 무안의 경제도 핀다 - 무안=김성현 기자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인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의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 백련지(白蓮池). 33만여㎡(10만 평)의 광대한 수면이 백련으로 가득했고, 직경 50~70㎝ 가량의 커다란 연잎 사이로 새하얀 꽃봉오리가 순결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박삼균 무안군 백련개발담당(계장)은 "수위(水位)와 시비(施肥) 조절로 개화시기를 앞당겨 다음 주말 연꽃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 백련 산업화 '새바람'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인 이곳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고운 꽃과 향으로 관광객을 불렀던 무안 백련이 단순한 관광자원에서 지역경제를 .. 2008. 7. 21.
바쁜가? 그래도 훌훌 털고 떠나라 CEO 맞춤형 피서지 6선 바쁜가? 그래도 훌훌 털고 떠나라 몸과 마음 씻고 오면 힘이 ‘불쑥’ 글·사진=이신화 경제도 어렵고 나라도 시끄럽다. 예전처럼 훌쩍 떠날 여유는 없지만 그래도 삶에는 여백이 필요하다. 특히 24시간 일에 쫓기는 CEO에게 휴식을 통한 충전은 보약과도 같다. 가족과 자신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올여름 CEO가 입맛에 맞게 떠날 수 있는 숨어있는 국내 베스트 여행지 6곳을 추천한다. 명상에 제격인 사찰 찻집 정적이면서도 소소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CEO라면 한적한 절집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여가를 보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미시령 고갯길 밑에 화암사(www.hwaamsa.or.kr,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라는 절집이 있다. 금강산 첫 암자라는 뜻으로 ‘금강산 화암사’라는 현판이 걸.. 2008. 7. 20.
전남 곡성, 추억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골짝나라 전남 곡성 추억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골짝나라 르포라이터 민병준의 향토기행 강과 계곡이 그리운 계절, 호남땅 곡성(谷城)으로 간다. 호남의 으뜸 강물인 섬진강이 흐르고, 깨끗한 보성강이 젖줄을 이루고 있는 곡성은 ‘골짝나라’다. 백제시대엔 욕내군(欲乃郡), 혹은 욕천군(浴川郡)으로 불렸는데, 이는 골짜기라는 우리말을 한자로 빌려 표현한 것이다. 지금의 한자도 같은 뜻을 지니고 있다. 이렇듯 곡성은 호남정맥에서 뻗어나온 ‘통명지맥’이 부려놓은 골짜기에 소박하게 자리 잡은 심심산골이다. 하지만 이런 자연 조건 때문에 곡성은 발전이 늦다는 전남에서도 제일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혀왔다. 나라에서 세운 광역개발권역 어디에도 들지 못했다. 그래서 곡성 주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긴 순창처럼 고추장.. 2008.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