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 칠갑산
볼거리 가득한 충남의 명산
- 장곡사·고운식물원 꼭 들러볼 것 -
정혁수기자
칠갑산은 충남 청양군 대치면 대치리와 정산면 마치리에 걸쳐있는 지역 대표 명산이다. 열악한 교통여건과 고원지대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때 ‘오지’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칠갑산의 높이는 해발 561m.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이 어우러진 주변 경치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뛰어나다. “콩밭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로 시작되는 가수 주병선의 ‘칠갑산’이 유행하면서 일반인들에게는 친숙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의 면적은 32.542㎢로 인근 정산·대치면 등 4개면에 걸쳐 산세가 이어진다. 특히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해 봄에는 산철쭉과 벚꽃이 만개한 ‘꽃대궐’을, 여름에는 울창한 천연림이 ‘하늘 그늘막’을 자랑한다. 가을에는 아흔아홉골에 단풍이 지면서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산이 일품이고 겨울에는 마치 천상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설경이 기막히다. 진달래와 철쭉·야생 벚나무가 만발하는 봄철이 가장 화려하다.
주요 명소로는 아흔아홉골·칠갑산장·장승공원·산정호수인 천장호·장곡사·정혜사·자연휴양림·도림사지·냉천골 등이 있다. 칠갑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장곡사(長谷寺)는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850년(통일신라 문성왕 12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후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증건·보수돼 지금에 이르렀다. 장곡사는 우리나라에서 대웅전을 2개 갖고 있는 유일한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칠갑산자연휴양림은 70ha의 울창한 천연림과 청정산림욕장이 으뜸이다. 90년 조성된 후 통나무집 7동, 원두막 4동, 야영장 2개소, 전망대 1동, 산책로·체력단련시설·물놀이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산 북동쪽에 자리해 계곡이 깊고 물이 얼음같이 찬 냉천골은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칠갑산은 백제의 얼이 감긴 천년사적지로 불릴 만큼 문화재가 많고 그 유래가 깊다. 사적지를 찾아 이를 감상하는 기쁨은 산행에서 오는 즐거움 못지 않다. 산 끝자락이 백제의 옛 도읍지인 공주의 서쪽, 그리고 부여의 북쪽과 맞닿아 있는 것도 이채롭다.
옛 문헌에 따르면 백제는 이 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鎭山)으로 여겨 항상 이 곳에서 제천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만물생성의 7대 근원 ‘칠(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갑(甲)’자를 써 생명의 발원지 칠갑산이라 경칭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금강 상류의 지천을 굽어보는 산세에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어 칠갑산으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칠갑산의 명칭은 원래 칠악산(七岳山)이었다고 한다. 설악·관악·월악산 등 우리나라의 명산 대부분이 이름에 ‘악(岳)’자가 들어 있다. 삼국시대 시가(詩歌) 중 최초의 정형시로 알려진 신라 유리왕의 도솔가에 나오는 ‘칠악’이 바로 칠갑산이다.
산림청 산림휴양문화 포털 사이트인 ‘숲에on(www.foreston.go.kr)’ 참조
다양한 등산로
칠갑산에는 모두 7개의 등산로가 있다. 출발지와 중간지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산행시간이 크게 차이난다. 산장로·사찰로·휴양로·지천로·장곡로·천장로·도림로 등 계절별로 자신의 개성에 맞춰 코스를 택해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코스 대부분이 평균 왕복 2~4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장곡로(5시간20분)와 휴양로(6시간20분)처럼 긴 코스도 있다.
산행 중 만나게 되는 장곡사는 희귀한 문화재가 많으므로 빠뜨려서는 안될 코스다. 보물 162호로 지정된 상대웅전을 필두로 내부에 철조약사여래좌상 부석조연화대좌(국보 58호)·철조비로자나좌상 부석조대좌(보물 174호)·미륵 불탱화(국보 300호)·금동약사여래불좌상(보물 337호)·설선당(유형문화재 273호) 등 볼거리가 많다.
산행 뒤 여유시간을 활용해 인근에 위치한 가파마을·고운식물원 등을 들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아름다운 언덕’이란 이름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가파마을은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유명하다. 한때 방치됐던 폐교를 농촌 문화체험학교로 활용하면서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았다.
고운식물원은 식물의 보고다. 규모만으로도 중부권 최대시설이다. 2003년 문을 연 이곳은 12년간의 준비과정이 말해주듯 희귀 및 멸종위기 15종을 포함한 6500여종의 식물이 11만평에서 자라고 있다.
산행 뒤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를 넣어 만든 구기자한과와 충남 무형문화재 제30호인 구기자주·청양고추장 등을 맛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출처> 2007년 05월 03일 / 경향신문
'국내여행기 및 정보 > - 충청남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남 예산 예당호, 낚싯대 드리우고 가을을 낚는다 (0) | 2008.11.13 |
---|---|
서산 도비산, 352m 바다 위로 나는 섬 같은 산 (0) | 2008.10.18 |
덕숭산, 수덕사와 한 몸이 되어 있는 ‘호서의 금강’ (0) | 2008.09.26 |
안면도 해수욕장, 마음을 쪽빛으로 물들였다 (0) | 2008.07.23 |
공주 계룡산, ‘바위 성벽’ 오르면 마치 구름 탄 도사 된 듯 (0) | 2008.07.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