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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전주 전동성당, 호남지역 천주교 신앙의 요람

by 혜강(惠江) 2008. 11. 11.

 

전주 전동성당

 

호남지역 천주교 신앙의 요람

 

 

·사진 남상학

 

 

"순교의 피는 신앙의 진주 / 선연한 핏자욱 위에 우뚝 솟은 / 고색창연한 하늘의 종가

상에서 천상까지 찬미 바쳐올 / 은총의 터전 전동성당"

 

 

 

  경기전 맞은편에 있는 전동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신해박해 때 처형당한 풍남문(豊南門)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세워진 성당으로 순교지를 보존하고 있는 신앙의 요람이다. 신유박해(1801년) 때에는 이곳에서 유항검과 유관검 형제가 육시형을, 윤지헝, 김유산, 이우집 등이 교수형을 당했다.


  이곳은 원래 전라감영(全羅監營)이 있던 자리이며, 박해 후 전주 지역의 사목을 맡게 된 보두네(Francois Xavier Baudounet, 한자명 尹沙物, 1859-1915년) 신부가 1889년부터 대승리(완주군 소양면)를 중심으로 사목을 하다가 1891년에 이곳으로 거처를 옮겨 옴으로써 '전주 본당'(지금의 전동 본당)이 시작된 곳이다. 


  전동 성당은 프랑스 보두네 신부는 한국 최초의 순교자였던 윤지충과 권상연을 기리기 위해 그들이 피를 흘린 형장자리를 성당 부지로 매입하고, 1908년 V.L.프와넬(한자명 朴道行) 신부의 설계로 1907년에 착공해 1914년에 완공하였다.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것의 하나로, 처형지인 풍남문의 성벽을 헐어 낸 돌로 성당 주춧돌을 세웠고, 벽돌은 당시 공사를 담당한 중국인 기술자들이 직접 구워 낸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화강석을 기단(基壇)으로 사용한 붉은 벽돌 건물로서, 본당과 측랑(側廊)의 평면 구성에다 내부는 둥근 천장으로 되어 있다.


  중앙의 종탑을 중심으로 양쪽에 배치된 작은 종탑들은 조화로운 입체감을 창출, 건물의 상승감을 더해 준다. 종머리는 로마네스크의 주조(主調)에 비잔틴풍(風)이 가미되어 있어 건물 본체와 잘 어울린다. 

 

 



  호남 최초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서양식 건물로 국가 지정 기념물 제288호로 지정돼 있는 전동 성당은 순교지를 알리는 머릿돌과 순교자 권상연과 윤지충, 유중철·이순이 동정 부부를 채색화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눈길을 끈다.

 

 

 

   순결을 상징하는 흰 대리석으로 조각된 유항검과 동정 부부 기념상 그리고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의 기념 동상도 볼 수 있다. 

 

 

 


  비잔틴 풍에 로마네스크 양식이 가미된 전동성당은 그 자체로도 매우 아름다운 건물이다. 이러한 아름다움이 영화촬영에도 이용되기도 하였는데, 관객들로 하여금 눈물바다를 이루게 했던 영화 <약속>의 두 주인공 박신양과 전도연이 결혼식을 한 곳이다. 또한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전동성당 여기저기서 날아다니는 가운데, 신랑 신부의 웨딩 사진촬영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불행히 1988년 화재로 건물 일부가 소실되었다.

  호남의 사도인 유항검과 초기 전라도 교회의 지도급 인물들이 순교한 거룩한 땅 전동성당.  바로 이웃에 풍남문, 경기전과 한옥마을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동서양의 만남이 신비스런 역사적인 곳이다. 전동성당을 둘러보고 나오며 한편의 시를 읊어본다.       

 

 

 

 

     이 땅의 첫 순교의 열매

     방방곡곡 퍼져나간
     놀라운 복음의 요람

     그 이름도 거룩한 순교일번지

     천주실의 칠극 통한

     교회 가르침에 순명하여
     서슬 퍼런 칼날 아래 숨져간

     장하다 이 땅의 첫 순교자
     윤지충 권상연의 청솔 같은 기상

     아, 높이 흠숭하리

     초남리 들녘에 뜨는 별
     신앙의 대부 유항검

     하늘에 빛나는 순교의 월계관이여

     순교의 피는 신앙의 진주

     선연한 핏자욱 위에 우뚝 솟은
     고색창연한 하늘의 종가

     지상에서 천상까지 찬미 바쳐올
     은총의 터전 전동성당

     여기,

     하느님 사랑에 들꽃처럼 스러져간
     임들의 숭고한 넋 하늘의 별처럼 새겨
     사랑의 종소리 온누리에 울려 퍼지리

     호남성에서 천국성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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