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자 화 상(自畵像)
- 남상학
하늘 우러러
물빛 눈매를 닮은
학(鶴)이 운다.
아득한 간구(墾求)만이
표적(標的) 위에 나부끼기엔
이제 힘이 겨워
목을 흔들어 학이 운다.
다가갈수록 초조해지고
우러러 볼수록 달아나는 얼굴
빈 공간을 휩싸고 도는 바람 소리에
아픈 울음을 삼키다가도
태어날 때 이미 배운
습성(習性) 때문에
행여나 기다림에 가슴 조이며
하늘에 목을 올려
오늘도 학이 운다.
<수록> 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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