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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모항해수욕장 부안 모항해수욕장 어머니 품처럼 아늑한 모항해수욕장 "모항에 가면 바다를 껴안고 하룻밤 잘 수 있을 거야" 글·사진 남상학 모항해수욕장은 한 마디로 포근하고 아름답다.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 가고 싶은 호젓한 곳이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문득 떠오른 곳이 변산반도에 포근히 안긴 모항이다. ‘살아서는 변산(生居邊山)’이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소금·땔감이 넘쳐나서 살기 좋은 곳, 변산 예찬이다. 물산이 풍부하고 은자가 살만하다 하여 변산은 예로부터 하늘이 내린 땅(天府), 기근과 병란이 없는 십승지지, 조선 8경 중 하나로 불렸다. 육당은 “쳐다보고 절하고 싶은 것이 금강산이라면 끌어다 어루만지고 싶은 것이 변산”이라고 했다. 그런 까닭일까? 안도현의 시 은 그런 우리 마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2010. 5. 24.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 설립자,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선생 생가 전북 고창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 설립자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선생 생가 글·사진 남상학 인촌 김성수 생가(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봉암리 435)는 선운사에서 4~5Km 거리에 있다. 이 집은 김성수와 김연수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 1861년부터 40여년에 걸쳐 지었다. 낮은 담을 경계로 북쪽에는 큰집을, 남쪽에는 작은집을 지었는데, 하나의 대지 안에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는 두 집을 함께 지은 것이 특이하다. 김성수는 작은집의 안채에서 태어났으며, 1907년 봄 부안군 줄포면으로 양가(養家) 가기 전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명당으로 알려진 이곳에 1861년 11월 처음 큰댁 안채를 지었다. 큰댁 사랑채는 1879년 6월7일에 지었다. 이어 작은댁 안채는 1881년 10월에 조부인 김요협 옹이 건립.. 2010. 5. 24.
미당시문학관에서 서정주의 시향(詩香)에 취하다 고창 미당시문학관 서정주의 시향(詩香)에 취하다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231 글·사진 남상학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되었던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는 많은 독자들에게 감명을 준다. 이 시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소쩍새, 천둥, 먹구름, 무서리' 등의 시어 때문이다. 이들 단어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동원된 것들로서, 역경을 참고 이겨냈을 때 비로소 '누님 같은 꽃'이 필 수 있음을 역설한다. 시인의 정서와 표현하고자 하는 사상이 운율감을 획득하여 조화를 이룸으로써 훌륭한 작품이 되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 2010. 5. 24.
고창 선운사의 5월 고창 선운사의 5월 선운산에 자리잡은 한국의 명승 고찰 글·사진 남상학 5월, 날씨마저 화창한 날이다. 고창 나들이에 나선 우리는 선운사로 향했다.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가의 한 모퉁이에는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의 친필로 새겨진 '선운산 동구' 시비가 서있다. 일찍 피는 남도에 비해 늦게 피는 선운산 동백꽃의 특성을 미당은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로 돌려놓았다. 선운산 골짜기로 선운산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 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 그 옆에는 ‘선운산가(禪雲山歌)’비가 서 있다. 선운산가는 백제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노래인데, 원사(原詞)도 한역사(漢譯詞)도 전하지 않는.. 2010. 5. 18.
고창 학원농장, 초록 물결 춤추는 청보리밭 고창 학원농장 초록 물결 춤추는 청보리밭 - 30만평 규모 청보리밭 감탄사 절로~ 글·사진 남상학 * 고창 학원농장의 청보리밭은 5월 중순 경 이삭이 패인 보리가 초록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 산 119-2 호남평야 끝자락 넓은 구릉지대,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푸르른 청보리밭은 가슴속까지 다 후련하게 해준다. 30만평 규모의 전북 고창 학원농장 보리밭은 마치 초록의 수평선을 대하듯 일망무제의 푸르름이 이어진다. 누구나 청보리밭에 오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장대한 스케일의 푸르른 경관을 대할 수 있다. 한소끔 봄바람이 스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녹색물결이 출렁거린다. 이 풍광에 이리저리 눈길을 옮기자면 삶에 찌든 마음속에도 어느덧 초록의 바다가 펼쳐지는 느낌이다. 5월 중순, 이즈.. 2010. 5. 17.
전남 보성 '만춘 여행', 초록-분홍 어우러진 '화사한 봄' 전남 보성 '만춘 여행' 초록-분홍 어우러진 '화사한 봄' 스포츠조선=김형우 기자 만춘에 접어든 이즈음 초목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산야를 수놓는 들꽃들의 자태는 더욱 강렬하다. 이맘때 훌쩍 떠날 만한 여행지로는 전남 보성이 제격이다. 곡우와 입하(5일)를 지나고 보성을 찾게 되면 초록의 차밭과 핑크빛 철쭉이 발산하는 '2색 향취'에 흠뻑 젖어 들 수 있다. 싱그러운 녹차밭에서는 이 무렵 연중 가장 좋은 품질의 차를 수확한다. 또 일림산-초암산 등 보성의 산야에서는 화사한 철쭉이 요원이 불길처럼 산정을 향해 불타오른다. 화사한 철쭉 군락이 이뤄낸 환상의 꽃밭 속을 거닐다 보면 어느덧 봄의 절정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보성의 차밭은 호남정맥 분수령인 활성산(465m) 기슭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성읍과 율.. 2010. 5. 16.
전북 무주 금강벼룻길 : 초록빛 천국… 오매, 내 마음도 초록물 들것네 전북 무주 ‘금강벼룻길’ 초록빛 천국… 오매, 내 마음도 초록물 들것네 ∼ 김광일 기자 ▲ 금강을 따라 이어지는 금강벼룻길은 고요한 강변의 신록으로 가득한 강변 오솔길이다. 숲도 강도 모두 연초록으로 물든 이 길에서는 꽃향기와 새소리까지 따라온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오감이 다 파르르 .. 2010. 5. 12.
나주, 남도의 젖줄따라, 흘러흘러 영산이라(영산강-황포돛대-불화사-죽설헌 전남 나주 남도의 젖줄따라, 흘러흘러 영산이라 영산강-황포돛대-불화사-죽설헌 스포츠조선 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 영산강에 다시 띄운 황포돛배. 영산강의 옛 정취를 되살리기 위해 5월 중순부터 운행되는 황포돛배는 나주 관광의 새로운 테마거리가 되고 있다. 영산강이 넉넉한 호남 들녘을 휘감아 도는 전남 나주는 예로부터 풍요의 땅이었다. 삼한시대부터 조선조까지 호남내륙 수운의 거점으로 전라도의 또 다른 상징으로 군림해왔다. 그 중심 영산포는 1977년 영산강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까지 쌀과 소금, 홍어 등 호남 물자의 집산지로 풍요롭고도 독특한 천년의 문화를 형성해왔다. 때문에 곳곳에 귀한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으며, 홍어, 곰탕, 장어 등 남도 미식거리도 풍성하다. 배꽃이 지고 난 이즈음 영산강 줄기에는 옛 영.. 2010. 5. 10.
어촌걷기 : 강진 하저, 백사, 서중마을∼마량∼신지 임촌마을∼완도 전남 어촌을 걷다(상) 지르밟는 개펄마다 발끝엔 질퍽한 웃음이… 강진 하저, 백사, 서중마을∼마량∼신지 임촌마을∼완도 강진·완도=서영수 전문기자 갯벌은 금밭이다. 아낙네들은 갯벌에 코를 박고 ‘밥’을 캔다. 낙지를 잡고, 바지락을 캔다. 미역 매생이를 딴다. 갯벌은 아직 초록밭이다. 파래가 끝물이다. 파래는 5월 햇살에 윤기가 자르르하다. 비타민 A,C가 가득하다. 담배 니코틴을 중화하고 폐 점막을 튼튼하게 한다. 애연가에게는 파래가 으뜸 보약이다. 파래무침엔 식초 몇 방울 넣어야 비릿한 냄새가 가신다. 갯벌 파래밭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전남 강진 하저어촌체험마을 주민들. 저 멀리 고깃배가 아슴아슴하다. ‘알긴 뭐 알아, 네가 해안선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말야? 해안선이란 어떻게 태어난 거고, 어떻게.. 2010. 5. 7.
전북 김제 청보리 여행, 여의도의 두 배, 가도 가도 청보리밭만 보인다 전북 김제 청보리 여행 여의도의 두 배, 가도 가도 청보리밭만 보인다 지평선의 정적을 깨고 山하나가 솟구쳤다 김제 = 글·김우성 기자 /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 지금의 김제 진봉 반도는 상반된 풍경을 동시에 품고 있다. 평야는 바람에 철썩이는 보리로 바다를 닮았으되(사진 위), 정작 바다는 물을 잃어 마른 땅이 됐다(사진 아래). 전북 김제 진봉면에서 올해 처음으로 보리밭 축제(5월 8~9일)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봄이나 보리는 가을이죠. 수확을 앞두고 들판을 황색으로 물들이기 전에, 마지막으로 청록을 맘껏 뽐내는 시간이 바로 5월입니다. 본래 청보리는 고창의 학원농장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규모로 보면 진봉면 보리밭의 면적은 학원농장의 10배가 넘습니다. .. 2010. 5. 7.
충남 금산 보곡산골, 꽃눈이 5월 산골에 내리다 충남 금산 보곡산골 꽃눈, 5월 산골에 내리다 글 사진 : 박경일 기자 ▲ 금산 보곡산골에서 활짝 피어난 산벚꽃이 연초록 신록과 어우러져 반짝이고 있다. 총연장 9㎞에 달하는 임도는 꽃을 보며 걷기에 더없이 좋다. 숲 사이에 ‘보이네요’란 현판을 달고 있는 정자가 보인다. 산벚은 곧 지고 말겠지만, 그 뒤에도 이쪽 산자락에는 병꽃나무, 국수나무, 산딸나무, 자귀나무들이 앞다퉈 피어난다. 봄꽃이 아름답기로는 여러 곳이 꼽히지만, 금산의 꽃들이 각별한 이유는 그 꽃들이 죄다 산자락에서 저 스스로 피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즈음 금산의 꽃들은 하루가 다르게 물들어 가는 신록의 숲그늘 아래 고요히 피어나고 있습니다. 뻐꾹새 울음소리가 그윽한 산길에 무더기로 불 붙은 숲속 봄꽃들의 정취와 향기를 어디 감히 줄 .. 2010. 5. 4.
토박이 추천, 전주 '숨은 맛집 4곳' 토박이 추천 전주 '숨은 맛집 4곳' 비빔밥만 달랑 먹고 가는…'서울 촌놈들' 전주-완주 김형우 기자 전주로 미식기행을 떠난다. 뭘 먹을까? 비빔밥? 백반? … . 하지만 전주에는 비빔밥이 전부가 아니다. 백반이 전부도 아니다. '맛의 본향'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전주에는 골목마다 숨은 별미가 가득하다. 맛난 집들이 넘쳐난다는 전주. 그곳의 토종 미식가들은 대체 어떤 곳을 맛집으로 삼고 있을까. 입맛 까다로운 전주 사람들이 "글씨, 이것 다 알켜 주먼 안 되는디~"라며 혀를 끌끌 차고 가르쳐 준 별미집을 딱 네 곳만 공개한다. 1. 다슬기 돌솥밥 섬진강서 잡은 청정의 맛 / 양념장 쓱쓱 비벼 한입~ 같은 식재료가 일단 전주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또 다른 별미가 탄생한다. 다슬기로는 탕만 끓이는 줄 알았.. 2010. 5. 4.
군산, 신(新)산업 허브, 근대문화거리 돌고 64개 섬 유람 군산시 신(新)산업 허브, 근대문화거리 돌고 64개 섬 유람 김창곤 기자 군산과 김제 부안 고창은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2시간 반이면 닿는다. 새만금과 함께 서해안 관광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키 위한 포부를 오래 다져온 곳이다. 방조제 준공 이후 밀려올 국내·외 손님들을 맞기 위해 기존 관광자산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새만금과 연계, 특색 있는 새 관광 콘텐츠들을 속속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골리앗 크레인이 들어서고 300여 업체가 몰려와 공장을 지으면서 서부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새만금과 함께 한국의 미래를 짊어진 기업도시지만 1899년 개항 이후 근대사의 영욕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 내항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이 대량으로 일본에 반출된 곳으로 그 현장들이 남아 있다. 썰물 때 .. 2010. 5. 4.
제주 추자도, 섬과 섬이 만나는 제주의 다도해 섬 제주 추자도 섬과 섬이 만나는 제주의 다도해, 추자도 한국관광공사 ▲ 하추자도-추자도에 왔다면 이곳 묵리고개는 필수 코스 이른 아침 제주공항에 닿아 바로 제주항으로 향한다. 추자도로 가는 가장 빠른 배편은 오전 9시 20분 제주항을 출발하는 쾌속선, 핑크돌핀호다. 귀여운 분홍 돌고래가 그려진 배를 타고 넘실대는 파도에 가볍게 몸을 뒤뚱거리다보면 점점이 보이던 섬들이 선명해지고 그 가운데 가장 큰 섬, 추자도가 나타난다. 추자도는 한반도와 제주도를 잇는 다리 같은 섬이다. 1910년 제주도로 편입되기 전까지 전라남도에 속해있던 추자도는 북쪽으로는 윤선도가 머문 보길도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운이 좋으면 한라산 정상까지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추자도로 가는 배편은 핑크돌핀호(1시간 소요)와 한일카.. 2010. 5. 3.
보길도, 고산의 발자취를 따를까 해안 경승에 취할까 보길도 고산의 발자취를 따를까 해안 경승에 취할까 한국관광공사 / 사진촬영 : 여행작가 유연태 ▲ 완도타워에서 본 다도해 노화도의 이목항과 보길도의 청별항 사이에는 2008년 개통된 보길대교(길이 620m)가 놓여 있다. 이 교량의 등장으로 보길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노화도까지 아울러 돌아볼 수 있게 됐다. 해남군 땅끝마을 선착장, 완도군 화흥포항에서 노화도행 카페리가 하루 10여 차례 왕복 운항된다. 해남에서 배를 탄다면 노화도 산양진항, 완도에서 출발한다면 노화도 동천항에 닿는다. 과거 보길도 청별항까지 배를 타고 갔던 시절에 비하면 승선 시간이 20∼30분 정도는 줄어들었다. 어느 곳으로 입도하건 보길도로 가기 위해서는 노화도를 관통한 다음 보길대교를 건너야만 한다. ▲ (좌)완도 화흥포항 (우)해남.. 2010. 5. 3.
통영 사량도 옥녀봉, 발아래 황홀경을 두고 오르는 산행 통영 사량도 옥녀봉 발 아래 황홀경을 두고 오르는 산행 한국관광공사 / 사진촬영 : 여행작가 이종원 ▲ 대항해수욕장과 가마봉 오르는 등산로 가끔 바다가 미치도록 그리울 때가 있다. 발아래 바다 황홀경을 두고 기암괴석을 오르내리며 육지와 절연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사량도 카페리호에 올라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바다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을 하염없이 응시해도 좋고 해안도로를 걷다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 3개 유인도와 6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사량도는 상도와 하도 사이에 흐르는 물길이 가늘고 긴 뱀처럼 구불구불한 형세 때문에 사량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사량도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 100대 명산 중에 하나인 지리산과 옥녀봉을 오르는데 있다. 가장 인기있는 산행코스는 돈지항-지리산-불모산-가.. 2010. 5. 3.
4월, 남산 꽃길을 걷다. 4월, 남산 꽃길을 걷다. 서울 시민의 사랑을 받는 유서 깊은 공원 글·사진 남상학 * 남산 북측 순환도로를 걷는 시민들 * 4월 하순에 접어든 남산은 어지럽다. 이제 그 고운 자태를 감추려는 벚꽃의 마지막 화려함이 파랗게 돋아나는 새잎과 어울려 한 바탕 어지럽게 난장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마치 수채화 물감을 흠뻑 뒤집어쓰고 얼이 빠져 가슴을 풀어헤친 모습이다. 서울의 중심이자 한국인의 마음속 중심이 되는 산. 서울의 어디서 바라보아도 잘 보이는 남산(243m)은 그리 크진 않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크고 당당한 산인 동시에 언제나 정겹고 다정한 산으로 다가온다. 위압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만큼 느낌과 위상은 당당하다. 그처럼 남산은 서울의 도심 한 가운데 보석처럼 박혀있는 것이다. 남산은.. 2010. 4. 30.
제천 청풍호, 꽃비 맞으며 호수와 산을 감상하는 환상의 드라이브 제천 청풍호 꽃비 맞으며 환상의 드라이브 푸르른 호수, 짙푸른 산 그림자, 분홍 벚꽃이 어우러져 장관 연출 정보상(와우트래블 운영) * 청풍호반의 일몰 * 올해 봄소식은 동장군의 심술 탓인지 많이 늦다. 남녘에서 들려오는 꽃소식도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는 것 같고 꽃 잔치도 뒤숭숭한 나라 안팎소식 때문에 축소되거나 아예 접어버리는 지자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은 꽃소식과 함께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 벚꽃은 봄을 가장 확실하고도 황홀하게 장식해 주는 대표 봄꽃. 옅은 핑크빛 꽃무리가 활짝 폈다가 한 줄기 봄바람에도 현란한 꽃비를 뿌려대는 벚꽃 길을 달려가며 우울한 세상사를 던져버리자. 청풍호는 충주호의 제천 쪽에 있는 호수다. 충주에선 이곳을 여전히 충주호로 부르지만.. 2010. 4. 30.
강릉 장덕리, 다채로운 봄꽃이 반기는 복사꽃마을 강릉 장덕리 다채로운 봄꽃이 반기는 복사꽃마을 글∙사진 신성순 여행작가 * 장덕리는 복사꽃 마을로도 불린다.* 봄은 꽃의 계절이다. 봄맞이 간다는 건 꽃구경 간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봄꽃 여행지에서는 한 가지 꽃만 볼 수 있다. 이제 여러 종류의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자. 강릉시 주문진읍에 있는 장덕리가 바로 그곳이다. 이 마을에서는 복사꽃을 위주로 하여 자두꽃과 벚꽃, 배꽃, 유채꽃, 그리고 흰 민들레 등의 야생화까지 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장덕(長德)이라는 지명은 긴 둔덕 주변에 마을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붙은 것이라고 한다. 신리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 마을과 북쪽 마을로 나뉜 장덕리는 100여 가구에 300여 주민이 오순도순 살아간다. 장덕리는 일명 복사꽃마을이라고.. 2010. 4. 30.
‘클럽메드 발리’, 시큰둥하던 아이도 눈이 반짝 ‘클럽메드 발리’ 시큰둥하던 아이도 눈이 반짝 발리=조성하 여행전문기자 《이런 상상을 해본다. 어느 날 난데없이 외계인과 조우하는 사건이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외계인이 던진 질문이다. 지구로 휴가를 왔는데 지구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곳을 알려달라는. 글쎄. 여행전문기자인 내게도 이건 좀 과하다. 한두 곳이라면 몰라도 지구촌을 두루 둘러보겠다는, 그것도 다른 행성에서 온 초짜 지구여행자에게. 그때 번득 머릿속을 스치는 기막힌 아이디어. ‘클럽메드가 좋겠는데요. 지구 곳곳에 한 90개나 되고 말만 하면 일사천리로 도와주는 지오(GO·General Organizer)라는 별종의 기막힌 지구인도 사니까. 그 덕분에 거기서는 누구나 금방 친구가 됩니다. 아참, 혹시 애들 있나요. 그러면 거기가 딱입니다. 애도.. 2010. 4. 30.
마카오- 동과 서, 성(聖)과 속(俗)이 악수하는 곳 마카오 동과 서, 성(聖)과 속(俗)이 악수하는 곳 마카오=조성하 여행전문기자 세계유산 성당만 8곳 400여년 전 동양을 향한 서양의 전진기지 그 사이 늘어선 라스베이거스급 카지노 《마카오는 두 얼굴의 도시다. 그 둘은 성(聖)과 속(俗), 동과 서다. 성이란 25개나 되는 세계유산 중 8개를 차지하며 도시 전체를 통틀어 총 18개를 헤아리는 성당(로마가톨릭)을 말함이다. 그리고 속이란 10년 새 33개로 늘어난 카지노 덕분에 ‘아시아판 라스베이거스’로 거듭 태어난 카지노 타운 마카오를 지칭한다. 또 다른 두 얼굴은 양(洋)의 동서(東西)가 혼재한 모습. 이것은 1557년 포르투갈이 유럽인 최초로 중국대륙인 이곳에 무역거점으로 둥지를 튼 이래 1999년 반환 때까지 400여 년간 광둥 성에 뿌리내린 유럽.. 2010. 4. 30.
경북 영덕 봄 기행, 복사꽃 흐드러진 마을이 무릉도원? 경북 영덕으로 떠나는 봄 기행 복사꽃 흐드러진 마을, 이 곳이 무릉도원이련가 스포츠조선=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지품면 삼화리 일대 '분홍 꽃사태' 트레킹 코스'블루로드' 선보여 … 바닷가 따라 굽이굽이 절경 ◆복사꽃 잔치가 펼쳐진 영덕 삼화리는 '무릉도원' 4월의 하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이 진 자리는 과일꽃이 대신한다. 아이보리 배꽃이며, 백색의 사과꽃, 핑크빛 복사꽃 등 구릉에 펼쳐진 과수원 마다 풍성한 꽃 잔치가 펼쳐진다. 그중 연분홍 여린 꽃잎이 화사한 복사꽃의 자태란 가히 '꽃 중의 꽃'이라 할만하다. 이즈음 우리의 산하 곳곳에서 복사꽃을 만날 수 있다. 경기도 장호원, 경북 청도 등 전국 복숭아 산지마다 꽃 잔치가 한창이다. 하지만 여행지로 추천할 만큼 멋진 풍광을 자아내는 곳으로는.. 2010. 4. 29.
천안함 46명의 수병을 보내며 - 절망보다 분노하라, 울기보다 다짐하라 천안함 46명의 수병을 보내며 절망보다 분노하라, 울기보다 다짐하라 - 시인 정호승 봄비가 내린다. 연사흘 줄곧 내리는 이 비는 통곡의 봄비다. 적과 싸워보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한 채 서해에 수장된 천안함 장병 46명이 흘리는 통한의 눈물이다. 어찌 이 봄비가 새봄을 알리는 생명의 봄비일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 내걸린 조문 구절이 허사(虛辭)처럼 느껴진다. 결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의 말이라기보다 이번만은 꼭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말처럼 들린다. 마음속으로 ‘대한민국은 당신들의 원수를 반드시 갚아드리겠습니다’라고 고쳐 읽어본다. 답답했던 속이 좀 풀린다. 그러나 한순간일 뿐이다. 추모 행렬 속에 줄을 서 있다가 국화 한 송이를 장병들의 영.. 2010. 4. 29.
제천 청풍호, ‘악어산’서 내려다본 비경 제천 청풍호 ‘악어산’서 내려다본 제천 청풍호 비경 산자락을 ‘엉금엉금’ 오르니 물만난 악어떼가 ‘우글우글’ 박경일 기자 ▲ 악어산에서 내려다본 청풍호. 발아래로 월악산에서 내려온 능선의 긴 자락들이 마치 악어떼가 물을 마시러 나온 듯 펼쳐지면, 그제야 ‘악어산’이란 이름에 무릎을 치게 된다 ▲ 청풍호 주변에는 저마다 새잎을 내는 시기가 다른 수목들이 한데 어우러져 회화와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충주호. 제천쪽에선 청풍호라고 부르는 호수에는 악어가 있고, 봉황도 있습니다. 뜬금없이 웬 악어와 봉황이냐고요? 다름 아닌 충주 월악나루 뒤편 월악산 자락의 ‘악어산’과 제천 청풍면의 ‘비봉산’을 일컫는 말입니다. 둘 다 해발 500m 남짓한 산인데 ‘악어산’은 정상에 오르면 눈 아래 펼쳐진 호수에 잠긴 산자락이.. 2010. 4. 29.
삼천포 노산공원에 우뚝 선 박재삼문학관 삼천포 박재삼문학관 고향 삼천포 노산공원에 우뚝 선 박재삼문학관 - 박재삼, 그는 한국 서정시의 맥을 잇는 ‘슬픔의 연금술사’였다 - 글·사진 남상학 어제 남해도를 일주할 때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거친 바람이 불었으나, 오늘은 언제 그랬느냐 싶게 바람도 자고 하늘도 맑고 날씨가 상쾌하다. 이런 상쾌한 날, 삼천포를 방문한 것은 이번 여행의 큰 선물이다. 애당초 남해 일주를 구상하면서 삼천포는 계획에 빠져 있었으나 남해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삼천포항으로 직행하여 어시장을 구경하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에 홀려 해안 언덕으로 발길을 옮겼다. 나뭇가지엔 연둣빛 어린 나뭇잎들로 초록물이 올랐는데 벚꽃이 어울려 온통 파스텔 빛깔의 향연을 펼치고 있.. 2010. 4. 27.
한옥 정취 살아있는 북촌 한옥마을, 100년 전 그대로 남아줘서 고마워 북촌 걷기 100년 전 그대로 남아줘서 고마워 황희연 여행·영화 칼럼니스트 * 중국 후퉁거리 중국 후퉁과북촌 한옥마을 중국인들이 허름한 골목길에 불과한 후퉁(胡同)의 가치를 깨달은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크고 웅장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제국의 수도를 좀 더 요란하고 번지르르하게 꾸미기 위해 안달했다.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도시, 기상천외한 건축물들이 촘촘히 들어선 동네, 동양 최대의 쇼핑몰. 심장을 멎게 할 만한 으리으리한 관광지들이 몇 년 사이 베이징 수도를 가득 메워나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작 베이징을 찾은 이방인들이 매혹된 것은 싼리툰의 화려한 건축물이나 동방신천지의 세련된 쇼핑몰이 아니라, 한낱 골목길이었다. "후퉁을 보지 않으면 베이징을 알기 힘들고, 후퉁.. 2010. 4. 22.
전남 나주 영산강 동섬의 봄안개 전남 나주 영산강 굿바이! 동섬… 물안개 사이로 배웅하다 박경일 기자 ▲ 이른 새벽 영산강 동섬의 몽환적인 풍경. 이즈음 동섬은 유채꽃 환하게 피어난 강변의 물길을 따라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난다. 동섬의 ‘빛나는 봄’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동틀 무렵의 푸른 새벽, 전남 나주의 영산강변에 섰습니다. 봄이 당도했다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공기가 차갑습니다. 시린 손을 비비면서 강둑에 섰습니다. 느린 강물 위로, 깊은 꿈을 덮은 이불처럼 안개가 천천히 피어오릅니다. 그 안개 속에서 강변의 윷꽃들이 때늦은 꽃망울을 하나둘 터뜨리고 있습니다. 왕버드나무도 가지에 파릇한 새순을 틔워 내고 있었습니다. 영산강을 찾아간 이유는 곧 사라질 풍경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유채꽃 화사하게 피어나고 버드.. 2010.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