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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정보/- 맛집

토박이 추천, 전주 '숨은 맛집 4곳'

by 혜강(惠江) 2010. 5. 4.

 

토박이 추천

 

주 '숨은 맛집 4곳'              

 

 

비빔밥만 달랑 먹고 가는…'서울 촌놈들'

 

 

 

전주-완주 김형우 기자

 

 

  전주로 미식기행을 떠난다. 뭘 먹을까? 비빔밥? 백반? … . 하지만 전주에는 비빔밥이 전부가 아니다. 백반이 전부도 아니다. '맛의 본향'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전주에는 골목마다 숨은 별미가 가득하다. 맛난 집들이 넘쳐난다는 전주. 그곳의 토종 미식가들은 대체 어떤 곳을 맛집으로 삼고 있을까. 입맛 까다로운 전주 사람들이 "글씨, 이것 다 알켜 주먼 안 되는디~"라며 혀를 끌끌 차고 가르쳐 준 별미집을 딱 네 곳만 공개한다.

 


1. 다슬기 돌솥밥

섬진강서 잡은 청정의 맛 / 양념장 쓱쓱 비벼 한입~

 

         

 

 

  같은 식재료가 일단 전주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또 다른 별미가 탄생한다. 다슬기로는 탕만 끓이는 줄 알았더니 글쎄 돌솥밥까지 다 지어 먹는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 신리역 인근에 자리한 '호림이네집'을 찾으면 다슬기돌솥밥을 맛 볼 수 있다. 이 집은 정말 꼭꼭 감춰진 맛집이다. 전주 미식가들끼리 알음알음 아껴가며 찾는 집이다.

 

  주인(이호림씨ㆍ44)의 이름이 밥집의 명칭. 이 집의 특징은 웬만한 식재료는 직접 재배 내지는 채취를 해다가 쓰고, 모든 장류는 주인이 직접 담근다. 우선 다슬기는 주인 이씨가 섬진강, 순창 쌍치 등에서 직접 잡아다 쓴다. 해감 시킨 다슬기를 삶아 속살을 빼낸 것을 돌솥에 한 움큼 집어넣고 쌀, 옥수수, 당근과 함께 은근한 불에 35분 정도 밥을 짓는다.

 

  다 된 다슬기밥은 하얀 쌀밥에 푸르스름한 비취색이 감돌아 보기에도 먹음직하다. 쌉쌀한 다슬기 특유의 향과 쫄깃하게 씹히는 육질이 '별미'라는 명칭을 붙일 법하다. 대접에 밥을 덜어낸 후 양념장, 야채 등을 곁들여 비벼 먹는 맛이란 상큼하고도 자연의 맛이 물씬 느껴진다. 함께 따라 나오는 찬거리도 볼만하다. 이씨가 직접 잡고 채취한 것을 부인(김영순씨)이 무치고 버무리고, 끓여낸 것들이다. 시원한 국물맛의 민물새우탕, 부추무침, 김치, 마늘쫑무침, 들깨로 무쳐낸 시금치, 새싹, 돈나물, 상추, 취나물, 산두릎에 장아찌류(콩잎, 마늘, 양파, 쪽파, 고추)가 한상 가득 오른다.

 

  마무리는 돌솥에 숭늉을 부어 만든 누룽지. 고소하고도 다슬기의 은근 쌉쌀한 맛이 어우러져 이 또한 마지막까지 솥바닥을 긁게 한다. 이씨는 맛의 비결로 "장모님의 손맛을 속 빼닮은 안식구의 음식솜씨와 속이지 않고 자연산만 고집하는 점"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이 집에서는 쏘가리, 메기 등 민물 매운탕도 맛볼 수 있다. 다슬기돌솥밥, 다슬기탕 각 1만2000원, 새우탕 4000원, 참게장 2만원, 참게탕 6만원, 잡어탕 5만원. 전주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말이 완주군이지 전주시내와 진배없다. (063)285-4007

 

 


2. 뚝배기 짜장

식지 않아 처음 맛 그대로 / 느끼하지 않고 '얼큰 매콤'

 

        

 

 

 전주는 한식만 잘하는 게 아니다. 맛의 고장답게 중국집 자장면 맛도 일품이다. 특히 전주 음식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푸짐함'을 자장면에도 접맥시킨 '뚝배기 짜장'은 맛과 푸짐함에 포만감이 절로 든다. 다양한 야채와 해물을 듬뿍 넣고 볶아낸 뜨끈한 자장면 한 그릇이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잔주시 완산구 태평동 전주 중앙중학교 오거리에 위치한 '한성원'은 전주 미식가들 사이 '뚝배기 짜장'으로 유명하다. 이 집의 주방장이자 40년 경력의 중국 요리 전문가 한병옥(63)씨가 수년 전 직접 개발해 선보인 별미이다. "기냥 어디를 가나 짜장면이 똑같잖어요. 그게 싫드라고요. 그래서 해봤지요, 느끼하지 않음서도 맛있는 짜장, 그것이 뚝배기짜장이지요." 여느 자장면과의 차이점이라면 재료부터가 듬뿍 들어간다는 점. 돼지고기와 감자, 호박, 양파 등을 넣고 볶은 짜장소스는 기본. 여기에 파프리카, 피망, 느타리버섯, 목이버섯, 당근, 고추, 오이, 사과 등 다양한 야채가 동원된다.

 

  뿐만 아니라 오징어, 새우, 조갯살 등이 들어간 짬뽕육수와 멸치육수가 더해진다. 커다란 팬에 멸치육수와 짬뽕육수, 야채, 자장소스, 그리고 삶은 면을 넣고 센 불에 볶아 준다. 이 과정에서 고소한 자장소스와 돼지고기, 야채, 그리고 짬뽕의 해물과 얼큰한 육수가 함께 어우러져 매콤 고소한 자장면이 탄생된다. 이를 뚝배기에 담아내면 그만이다. 영양 밸런스도 갖춰진데다 양도 뚝배기로 한 가득이고 보니 4500원에 푸짐한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일반 자장면은 3500원. (063)254-0002

 

 


3. 속풀이 홍어탕

홍어살과 미나리 '환상 궁합' / 콧구멍 뻥 뚫리며 속이 시원

 

        

 

 

  전주의 홍어탕은 남도의 것과 또 다르다. 나주 영산포나 목포의 것이 보리순과 된장을 듬뿍 풀어 무슨 해장국, 시래기국 처럼 끓여 놓는 반면, 전주 홍어탕은 매콤 얼큰한 게 매운탕 맛에 더 가깝다. 특히 미나리 주산지(전주시 전미동) 답게 미나리를 듬뿍 넣어 탕을 끓인다. 숨죽은 미나리를 초장에 찍어 먹고 홍어살 한 점에 국물 한 숟갈을 곁들이자면 '어허!' 소리 절로 나며 콧구멍도 함께 뻥 뚫린다.

 

  전주에서 홍어탕을 곧잘 하는 집으로는 고사동 한성호텔(관광공사 굿스테이 가맹점) 골목에 자리한 '태봉집'이다. 주인 김송희씨(55)가 20년이 넘도록 이 집에서 홍어탕을 끓여 왔다. 잘 삭은 홍어는 미나리의 억센 숨을 잘 죽여 줘 홍어탕에 데쳐 먹으면 유독 부드럽다. 홍어살과 미나리를 찍어 먹는 초고추장도 일미. 국물맛 또한 얼큰 달짝지근하면서도 발효생선 특유의 미각까지 더해져 여느 매운탕과는 또 다른 맛을 낸다.

 

  홍어탕은 보름 이하, 그 이상을 삭힌 것 등 취향에 따라 주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홍어는 열을 만나면 더 쏘는 맛이 강해진다. 따라서 웬만한 마니아가 아니고서는 12일 정도 숙성시킨 것을 끓여달라고 요구하는 게 좋다. 탕을 다 먹어갈 즈음 고소하고 부드러운 홍어애를 넣고 끓여 준다. 마무리는 '야쿠르트'. 작지만 추억과 인정이 느껴지는 후식이다.

 

  홍어탕 1만1000원, 복탕 1만4000원, 홍어찜, 아구찜 각 3만~5만원. 시래기해장국 4000원, 모주 1500원. (063)283-2458

 

 


4. 명품 국수

건면 6개월 이상 숙성 / 2500원 내면 무한리필

 

       

 

 

  전주에는 한정식, 상다리가 휘어지게 찬이 오르는 백반만 있는 게 아니다. 단출하고 검박한 잔치국수도 별미다. 멸치국물을 잘 우려 6개월 이상을 숙성시킨 건면을 삶아 말아먹는 잔치국수는 기름지지 않고 개운해 좋다.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 병원 입구 길(백제로) 건너에 자리한 국수전문점 '이연'은 꽤이름난 국수집이다. 17년 전통의 이연은 지난해 가을 이름을 바꿨다. 종전 이름은 '이조(李朝)'. 주인 김창영씨(57)가 유명 브랜드가치를 일고에 바꿔치운 일화가 재밌다.

 

  친구가 '이조(李朝)'는 일본인들이 조선왕조를 폄하해 부른 것이라고 알려주더라고요. 비록 국수는 말고 있지만 그런 이름을 써서는 안 되겠다 싶어 당장 이름을 바꿔 버렸지요.." 이 집은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두 가지 메뉴를 내놓는다. 각 2500원. 하지만 먹고 싶은 만큼 면을 리필 해주니 라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가격에 한 끼 식사를 배부르게 할 수 있다. 값이 싸다고 해서 정성마저 뒤지 진 않는다. 오히려 주인은 '명품국수'에 도전하고 있다.

 

  이 집의 국수는 조상대대로 이어온 가양식을 상품화 한 경우다. 때문에 면 하나에도 나름의 관리 방식이 있다. 면은 주문 생산을 하고 있다. 생밀가루냄새나 뜬내를 막기 위해 반죽 숙성에 공을 들인다. 이후 건면 상태에서 6개월을 더 숙성시킨 것을 주방에서 쓰는데, 깊이 있는 면 맛을 내는 기본이라고 한다.

 

  또 시원한 멸치국물은 '좋은 멸치'를 쓰는 게 비결. 마른 멸치 또한 일정 기간 숙성과정을 거쳐 사용해 멸치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주인의 주장이다. 주인 김씨가 거듭 '영국여왕이 먹어도 될 수준의 고급음식'이라고 자랑하는 국수의 맛은 어떨까. 진한 멸치 육수가 우러난 국물맛이 시원하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비빔국수는 소스 맛이 매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뒷맛이 인상적이다. 글쎄 면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밀가루냄새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찬은 작은 종지에 담긴 배추김치와 매콤한 풋고추 몇 개가 전부. 하지만 결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상차림이다. (063)242-0036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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