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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광주. 전남192

화순 운주사, 와불이 서는 날 민중 세상이 온다 화순 운주사 와불이 서는 날 민중 세상이 온다 글·사진 오주환(여행 작가) 깊은 산중에 버려진 듯 서 있는 가련한 불상과 불탑들. 나는 그 초라한 불상과 불탑들을 사랑한다. 민중이 염원하는 용화세상이 오는 날, 그들은 가슴 깊이 감추어온 미소를 지으며 세상을 향해 천천히 웃음을 터뜨리리라. ▲ 공사바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운주사 전경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인간의 지혜로 헤아리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존재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아무리 진실을 풀어내려 내도 풀지 못하는 신비. 꼭 비밀을 풀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현장에 서서 불가사의한 존재와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캄보이아의 앙코르와트나 인도네시아의 보르부두르 사원에 전 세계의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2010. 11. 2.
삼라만상 다 모인 신비의 월출산 영암 월출산 삼라만상 다 모인 신비의 산 한국관광공사 / 사진=여행작가 박동식 ▲ 월출산 자연관찰로 월출산처럼 사람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산도 드물 것이다. 보통의 산들은 다른 산맥과 능선이 이어지는 형세지만 월출산은 주변에 아무런 산이 없어 마치 거대한 기암괴석의 바위산을 뚝 떼어놓은 듯한 형상이다. 때문에 장중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명산이다. 월출산은 예부터 남한의 금강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자랑했다. 최고봉은 809m의 천황봉이며 면적은 56.1㎢로 규모면에서는 크다고 할 수 없지만 풍부한 암석 노출지와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또한 오랜 세월 동안 암석 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계는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생하는.. 2010. 10. 11.
영암 구림마을, 상대포·도기박물관 따라 옛 역사로 시간 여행 영암 구림마을 상대포·도기박물관 따라 옛 역사로 시간 여행 * 구림마을 토담길 *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은 백제의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탄생 전설을 품은 곳이자, 걸출한 인물들을 수 없이 배출한 2200년이란 긴역사가 깃든 마을로 면면히 지켜 온 문화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온 듯 옛 향기가 풀풀 살아나는 전통마을이다. 구림마을 탐방은 상대포구에서 시작해 영암 도기박물관을 가로질러 자연마을로는 그 규모가 으뜸이라는 구림마을로 들어간다. 구림마을의 입구인 상대포는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중국과 일본을 잇던 국제항구로 현재도 곶의 형태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왕인박사가 천자문과 백제의 발전된 문화를 일본에 전하기 위해 이곳에서 배를 탔으며, 일본과 중국의 교역선이.. 2010. 10. 7.
전남 장흥 ‘정자(亭子)기행’ , 손타지 않은 초록의 청량감 전남 장흥 ‘정자 기행’ 손타지 않은 초록의 청량감… 뽐내지 않는 정자의 소박함 박경일 기자 ▲ 전남 장흥의 상선약수마을은 짙은 숲과 마을이 한데 어우러지는 정취가 빼어나다. 마을 가운데 연못 송백정에서 고영완고택으로 이르는 어둑한 숲길은 아름드리 나무와 음지식물, 그리고 대숲이 어우러져 청량한 맛을 풍긴다. 마침 비가 내린 직후라 초록이 더욱 싱그럽다. 참으로 뜨겁고 길었던 여름이었습니다. 여름내내 도회지는 자글자글 달아오른 양철판과도 같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를 용케도 견뎌냈다 싶습니다. 이제 비로소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 끝이 서늘해졌습니다. 아직도 한낮에는 볕이 따갑다지만, 이런 정도라면 자그마한 부채 하나만으로도 더위를 다스리기에 충분하지요. 더위도 보내고, 지루한 가을장마.. 2010. 9. 16.
무화과의 고장 전남 영암을 가다 무화과의 고장, 전남 영암을 가다 - 영험한 기운 감도는 월출산, 도갑사 - 초록의 무화과는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열정적인 태양을 가슴에 품고 영글어 간다. 탱글탱글. 우리나라 속 지중해, 전남 영암에서 들려오는 무화과가 익어가는 맛있는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겨본다. 월출산의 영험한 기운이 스며있는 땅에서 새 힘을 발견했다. ▲ 월출산 구름다리 태양과 바다가 키운 달콤한 꽃, 무화과 고향집 뒷마당에는 무화과나무가 있었다. 손바닥 모양으로 생긴 넓적한 이파리는 신기한 장난감이었고, 생긴 것과 다르게 기막히게 달콤한 열매는 아껴두고 먹는 간식이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초록 열매가 하루라도 빨리 익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지켜보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여름 더위에 입맛을 잃을 때면 무화과의 단맛이 그.. 2010. 9. 1.
담양 대숲, 죽림별곡 여름이 가는 소리 담양 대숲, 죽림별곡 여름이 가는 소리 송강이 노래한 그 숲, 막바지 초록의 유혹 담양=김우성 기자 사진·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군락의 도시, 담양을 지금 찾는 데엔 이유가 있다. 늦여름은 서로 다른 군락이 제가 가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때다. 배롱나무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명옥헌 원림(園林)에서 붉은 꽃은 늦여름의 햇빛 아래 팝콘처럼 터졌다. 대숲에서 그 빛은 극명한 음영을 이뤄 다른 계절엔 볼 수 없는 풍경을 연출한다. 그러하니 여름의 끝을 담양에서 맞이하는 건 어떨까. 숲길을 걷고, 정자에서 쉬며 여름과 이별하는 담양 기행(紀行). ◆ 걸었다 (죽녹원~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길) 담양은 죽향(竹鄕)이다. 어느 길로 들어서도 집 한 채거나 마을 전체를 품은 대숲이 시야 어딘가에 걸쳐 있다. 멀리서 대숲.. 2010. 8. 29.
지리산 ‘七암자’ 순례, 암자 돌아 마음 비우니 지리산이 품에 안겼다 지리산 7암자 암자 돌아 마음 비우니 지리산이 품에 안겼다. 박 경 일 기자 ▲ 지리산 국립공원의 삼정산 능선 아래 자리잡은 문수암 법당앞 마당에서 도봉스님과 봉우리산장의 산장지기가 산아래 마천면 일대를 내려다보고 있다. 암자는 먼 거리와 높은 해발고도로 속세와 높은 담을 치고 물러나 앉아있는 셈이다. 지리산(智異山). 시도 때도 없이 피를 끓게 하고, 가슴을 두방망이질 치게 하는 산입니다. 새벽의 여명 속에서 어둠을 털어내며 화엄사를 출발해 노고단으로 차고 올라 벽소령, 세석, 연하봉을 거쳐 천왕봉까지. 지리의 주능선을 따라 2박3일 동안 100리를 걷는 지리산 종주는 여름휴가 때마다 꿈꾸는 ‘로망’이기도 합니다. 아마추어 등산인들이 ‘진짜 산꾼’이 되는 관문처럼 여기지만, 사실 지리산 종주란 ‘산을 .. 2010. 8. 5.
화순 운주사, 와불과 천불천탑의 전설 속으로 화순 운주사 와불과 천불천탑의 전설 속으로 세상 갈망하는 희망의 땅, 고난의 역사 돌탑처럼 켜켜이 쌓여 양 지 혜 * 운주사의 와불 * 산사 여행은 일상의 치열함에서 벗어나 느슨한 삶의 울림과 이우고 닳아버린 마음결을 다듬어 보는 여행지로 제격이다. 구나 이즈음의 절집 나들이는 길목부터 꽃등이 줄지어 마중 하며 신록의 풋풋함속에 다투어 핀 들꽃들 보는 재미와 대웅전 뜨락의 꽃나무에서 흩날리는 향기 공양까지 받는 호강을 누릴 수도 있으니 불심 깊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햇살 좋은 날, 마실길 나서듯 느슨한 마음으로 설렁설렁 절집으로 들어서 보자. 바다처럼 광활한 나주 평야를 내려다 보는 천불산이 품고 있는 가람, 운주사. 운주사는 송광사의 말사로서, 도선대사의 창건설속에 천불천탑의 신묘함과 미륵세상에 대한 갈.. 2010. 6. 5.
전남 보성 '만춘 여행', 초록-분홍 어우러진 '화사한 봄' 전남 보성 '만춘 여행' 초록-분홍 어우러진 '화사한 봄' 스포츠조선=김형우 기자 만춘에 접어든 이즈음 초목은 푸르름을 더해가고 산야를 수놓는 들꽃들의 자태는 더욱 강렬하다. 이맘때 훌쩍 떠날 만한 여행지로는 전남 보성이 제격이다. 곡우와 입하(5일)를 지나고 보성을 찾게 되면 초록의 차밭과 핑크빛 철쭉이 발산하는 '2색 향취'에 흠뻑 젖어 들 수 있다. 싱그러운 녹차밭에서는 이 무렵 연중 가장 좋은 품질의 차를 수확한다. 또 일림산-초암산 등 보성의 산야에서는 화사한 철쭉이 요원이 불길처럼 산정을 향해 불타오른다. 화사한 철쭉 군락이 이뤄낸 환상의 꽃밭 속을 거닐다 보면 어느덧 봄의 절정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보성의 차밭은 호남정맥 분수령인 활성산(465m) 기슭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성읍과 율.. 2010. 5. 16.
나주, 남도의 젖줄따라, 흘러흘러 영산이라(영산강-황포돛대-불화사-죽설헌 전남 나주 남도의 젖줄따라, 흘러흘러 영산이라 영산강-황포돛대-불화사-죽설헌 스포츠조선 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 영산강에 다시 띄운 황포돛배. 영산강의 옛 정취를 되살리기 위해 5월 중순부터 운행되는 황포돛배는 나주 관광의 새로운 테마거리가 되고 있다. 영산강이 넉넉한 호남 들녘을 휘감아 도는 전남 나주는 예로부터 풍요의 땅이었다. 삼한시대부터 조선조까지 호남내륙 수운의 거점으로 전라도의 또 다른 상징으로 군림해왔다. 그 중심 영산포는 1977년 영산강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까지 쌀과 소금, 홍어 등 호남 물자의 집산지로 풍요롭고도 독특한 천년의 문화를 형성해왔다. 때문에 곳곳에 귀한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으며, 홍어, 곰탕, 장어 등 남도 미식거리도 풍성하다. 배꽃이 지고 난 이즈음 영산강 줄기에는 옛 영.. 2010. 5. 10.
어촌걷기 : 강진 하저, 백사, 서중마을∼마량∼신지 임촌마을∼완도 전남 어촌을 걷다(상) 지르밟는 개펄마다 발끝엔 질퍽한 웃음이… 강진 하저, 백사, 서중마을∼마량∼신지 임촌마을∼완도 강진·완도=서영수 전문기자 갯벌은 금밭이다. 아낙네들은 갯벌에 코를 박고 ‘밥’을 캔다. 낙지를 잡고, 바지락을 캔다. 미역 매생이를 딴다. 갯벌은 아직 초록밭이다. 파래가 끝물이다. 파래는 5월 햇살에 윤기가 자르르하다. 비타민 A,C가 가득하다. 담배 니코틴을 중화하고 폐 점막을 튼튼하게 한다. 애연가에게는 파래가 으뜸 보약이다. 파래무침엔 식초 몇 방울 넣어야 비릿한 냄새가 가신다. 갯벌 파래밭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전남 강진 하저어촌체험마을 주민들. 저 멀리 고깃배가 아슴아슴하다. ‘알긴 뭐 알아, 네가 해안선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말야? 해안선이란 어떻게 태어난 거고, 어떻게.. 2010. 5. 7.
전남 나주 영산강 동섬의 봄안개 전남 나주 영산강 굿바이! 동섬… 물안개 사이로 배웅하다 박경일 기자 ▲ 이른 새벽 영산강 동섬의 몽환적인 풍경. 이즈음 동섬은 유채꽃 환하게 피어난 강변의 물길을 따라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난다. 동섬의 ‘빛나는 봄’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동틀 무렵의 푸른 새벽, 전남 나주의 영산강변에 섰습니다. 봄이 당도했다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공기가 차갑습니다. 시린 손을 비비면서 강둑에 섰습니다. 느린 강물 위로, 깊은 꿈을 덮은 이불처럼 안개가 천천히 피어오릅니다. 그 안개 속에서 강변의 윷꽃들이 때늦은 꽃망울을 하나둘 터뜨리고 있습니다. 왕버드나무도 가지에 파릇한 새순을 틔워 내고 있었습니다. 영산강을 찾아간 이유는 곧 사라질 풍경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유채꽃 화사하게 피어나고 버드.. 2010. 4. 22.
순천 선암사 ~ 송광사 길, 어디 갔다 이제 오시나, 골골골 봄의 달음질 순천 선암사 ~ 송광사 길 어디 갔다 이제 오시나, 골골골 봄의 달음질 김화성 전문기자 봄에는 꽃이 피고 / 가을에는 달이 밝네 /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 / 겨울엔 흰눈 / 부질없는 일로 / 가슴 졸이지 않으면 / 인간의 좋은 시절 / 바로 그 것이라네 . ― 송광사 대웅보전 앞에 걸린 ‘이달의 선시’(無門禪師작품)에서 전남 순천(順天). 하늘을 거스르지 않는 땅. 그곳에 가면 조계산(884.3m)이 가부좌를 틀고 있다. 또 그 조계산자락엔 선암사와 송광사가 깃들어 있다. 송광사가 서쪽, 선암사가 동쪽 둥지이다. 송광사는 조계종, 선암사는 태고종. 둘 다 부처님 말씀을 따르는 것은 똑같다. 송광사는 스님들의 사관학교다. 공부하는 스님들로 북적인다. 절 마당을 오가는 스님들의 걸음걸이가 활달하다. 7, 8.. 2010. 4. 9.
목포로 떠나는 ‘신파 여행’, 유달산 자락에 숨은 ‘근대 풍경’ 목포로 떠나는 ‘신파 여행’ 유달산 자락에 숨은 ‘근대 풍경’… 누추해서 정겹다 박경일 기자 ▲ 유달산 중턱의 오포대에서 내려다본 서산동 일대의 모습. 해안가의 경사면을 따라 처마를 맞대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지붕 너머로 고깃배가 들어오고 있다. 서산동의 가파르고 좁은 골목을 걷다보면 누추하되 정겨웠던 오래전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항구도시 목포에서는 ‘신파’의 정서가 먼저 떠오릅니다. 트로트의 아릿아릿한 비음처럼, 순정과 배신의 드라마 결말처럼, 막걸리집의 젓가락 장단처럼…. 그렇게 목포에는 오래된 근대의 추억과 신파의 정서가 고여 있습니다. 목포를 목적지로 삼는다면 그 여행의 방법은 다른 도시와 사뭇 달라야 할 겁니다. 목포에서 빼어난 경관이나 다듬어진 관광지들만 찾아다니겠다면 목포를 ‘제대로’ 보지.. 2010. 4. 7.
장흥 천관산, 봄날 장흥 장천재에서 길을 잃다 장흥 천관산 봄날 장흥 장천재에서 길을 잃다 동백 향기에 취해 600년 신비 '태고송' 아름다움에 반해 정보상 와우트래블 운영자 * 장천재에서 올려다 본 천관산 * 지도를 놓고 서울 광화문에 있는 도로원표에서 남쪽으로 금을 그으면 전남 장흥(長興)을 지나게 된다. 장흥군의 안양면과 용산면, 관산읍, 회진면 일대의 바닷가 42.195km를 '정남진(正南津)'이라 부른다. 정남진의 해안선 길이는 우연인지 마라톤 코스의 길이와 같은데 이곳 바닷가에는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해안도로가 있고 아름답게 펼쳐진 다도해의 해돋이와 해넘이도 감상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수 있다. 봄기운을 잔뜩 머금은 유채꽃이 가득한 정남진 바닷가에 서면 장흥을 대표하는 천관산(天冠山, 723m)이 멀리 보인다. 천관산이 지.. 2010. 4. 6.
영암 월출산, 남쪽에 제일가는 그림같은 산 영암 월출산 나신의 황홀경 `남쪽에 제일가는 그림같은 산`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 남도를 향해 달려온 부드러운 연봉들이 바다에 가로막혀 용틀임하다, 영암(靈巖)들판에 우뚝 솟는다. 편편한 들판 한가운데 불쑥 솟은 바위산은 신비스러움 기운을 뿜어낸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 매월당 김시습은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고 노래하며 "남쪽에 제일 가는 그림같은 산"이라 칭송했다. 고산 윤선도는 기이함과 웅장함을 극찬하며 구름에 걸친 월출산을 '선경(仙境)이라 했다. 영암땅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 월출산에 깃드는 여명을 바라보고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는 월출산에서 떠오른 달을 보며 잠자리에 든다고 할 정도로 월출산은 떼 놓을래야 뗄 수가 없.. 2010. 3. 31.
영암 월출산, 절벽 위 ‘무소유 암자’… 산과 하나되네 전남 영암 월출산 절벽 위 ‘무소유 암자’… 산과 하나되네 박경일 기자 ▲ 월출산 노적봉 아래 아슬아슬 매달린 암자 상견성암. 조선후기 문인화가 이하곤은 호남지방을 여행하고 지은 기행문 ‘남유록’에 남긴 시에서 상견성암을 ‘가파른 절벽 위에 풍경처럼 매달린 절’이라고 했다.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영암 사람들은 이곳에서 보는 열사흘 달이 뜨는 모습이야말로 ‘월출산 최고의 풍경’이라고 했다. 전남 영암에 대해 말하자면, ‘달(月)’을 빼놓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영암에서는 모정마을의 운치 있는 정자 풍영정 위에도, 선암마을의 초가지붕 위에도 희고 맑은 달이 떠오릅니다. 달이야 다른 곳에서도 매양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영암에서 만나는 달은 어쩐지 다른 곳에서 보는 그것과는 다릅니다. 한 번이라도 영암 땅에서.. 2010. 3. 31.
함평 모평마을, 대숲소리와 흙돌담이 어우러지는 천년 한옥마을 함평 모평마을 대숲소리와 흙돌담 어우러지는 천년 한옥마을 위치 : 전라남도 함평군 해보면 상곡리 모평마을 ▲ 흙돌담이 이어지는 모평마을 고즈넉한 흙돌담과 바람에 살랑대는 대숲소리, 찰랑찰랑 샘물이 천년을 이어온 마을이 있다. 언덕배기 정자에 오르면 시라도 한 수 읊고 싶어지는 모평마을이다.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복원 우수마을로 지정되고 전라남도로부터 행복마을로 선정된 모평마을은 요즘 한옥 스테이로 인기가 한창이다. 흔히들 한옥에서 잔다고 하면 고택 스테이를 연상시키며 화장실과 샤워시설의 불편함에 고개부터 젓지만 이곳 모평마을은 그렇지 않다. 외형과 건물은 한옥이지만 내부시설은 현대인들에게 불편하지 않도록 꾸며져 있다. 그럼 모평마을을 돌아보며 어느 집에서 머물까 고민해보자. 고려시대 모평헌 소재지였던 모평.. 2010. 3. 31.
수묵 향기 그윽한 진도, 붓끝을 나침반 삼아 화폭(畵幅) 속으로 수묵 향기 그윽한 진도 을 나침반 삼아… 화폭(畵幅) 속으로 박경일기자 ▲ 實운림산방 ▲ 畵운림산방 진도에 갑니다. 남도 출신 화가들의 붓끝을 지도 삼아 화폭 속으로 들어갑니다. 광양의 매화마을과 목포의 유달산, 그리고 해남의 대흥사를 지나서 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는 진도 땅으로 갑니다. 한때는 쓸쓸한 유배의 땅이었던 곳. 그 유배의 서릿발 같은 정신이 남아있는 곳. 그 정신이 한자락 소리가 되고, 한 폭의 그림이 된 곳. 그런 진도에 갑니다. 진도의 첨찰산 아래에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터를 잡고 기거했던 운림산방이 있습니다. 소치 허련에서 미산 허형, 남농 허건으로 이어지는 남종화 3대의 맥이 이어져온 곳입니다. 연못을 앞에 두고 선혈처럼 붉은 동백꽃과 반들반들한 수피의 배롱나무, 그리고 세월의 깊이를.. 2010. 3. 27.
여수, 오동도의 '봄' 여수 오동도 오! 오동도의 '봄' …여수 봄 기행 여수=글·어수웅 기자 / 사진· 김승완 기자 ▲ 남해의 바다가 쪽빛 뱃살을 흔들며 춤추고 노래하는 곳, 동백이 푸른 잎을 흔들어 동박새를 부르고, 서대가 군평선이와 손뼉 치고 노래하는 곳, 여수 오동도의 봄이다. 사진d은 오동도 산책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펼쳐지는 여수 앞바다 풍경. 인면(人面) 석상으로 유명한 남태평양 이스터섬에는 오래된 상형문자 목판이 전해집니다. 목판의 이름은 '코하우 롱고롱고'. 서양의 한 언어학자가 그 책의 한 문장을 이렇게 번역했다죠. "모든 새들이 물고기와 짝을 지었네. 그리고 해가 태어났네." 여수 오동도의 일출을 보며 그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쪽빛 남해바다의 고운 물(麗水), 저 아래에서 펄펄 뛰놀고 있을 서대·군평선이.. 2010. 3. 21.
구례 산수유 마을, 노랑을 찍어 새봄을 색칠하다 구례 산수유 마을 노랑을 찍어 새봄을 색칠하다 박경일기자 ▲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개울가에 핀 산수유꽃이 봄의 전령처럼 당도했지만, 뒤편의 지리산 자락에는 희끗한 잔설이 남아있고, 천변에는 지난 가을의 억새가 아직 성성하다.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다. ‘봄의 색깔’이라면 아무래도 노란색이지 싶습니다. 봄의 노란색에서는 솜털 보송보송한 병아리를 살포시 쥘 때와 같은 촉감이 느껴집니다. 지리산 자락 아래 구례 땅은 그런 노란빛으로 가득합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일대의 마을에는 온통 산수유꽃들이 만개해 봄의 노란빛을 화사하게 뿜어내고 있습니다. 이즈음 산수유꽃으로 사태가 난 구례의 마을에 들어선다면 가볍게 쥔 손바닥에 전해지는 병아리의 심장이 가늘게 팔딱이는 듯한 느낌이 전해질 겁니.. 2010. 3. 17.
전남 광양의 황홀한 봄마중, 초록·빨강·노랑 다랑밭 전남 광양 초록·빨강·노랑 다랑밭… 황홀한 봄마중 박경일기자 ▲ 중흥사로 오르는 길에서 내려다본 전남 광양시 옥룡면 운평리의 다랑밭. 광양은 겨울에도 따스한 기후 때문에 묘목 농사가 흔하다. 다랑밭에 보리와 함께 심어진 동백나무, 철쭉, 광나무, 치자나무 묘목들이 조형적으로 어우러져 마치 꽃밭을 방불케한다. 전남 광양의 섬진강변 매화마을에 아직 매화의 꽃소식은 당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매화가지에는 탱탱하게 물이 올랐고, 가지마다 작은 꽃눈이 다닥다닥 달렸습니다. 섬진강변 풀숲의 버들강아지 어린 잎자루에도 솜털이 보송보송합니다. 요즘처럼 따스한 날들이라면 아마 며칠 뒤에는 매화가 폭죽처럼 터지면서 봄의 꽃잔치가 시작되겠지요. 매화가 채 꽃망울을 터뜨리기 전에 광양을 찾아간 것은 ‘광양의 봄’을 그저 매.. 2010. 2. 28.
전남 고흥 봄맞이 여행, 초록의 힘, 겨울을 밀어내다 전남 고흥 봄맞이 여행 초록의 힘, 겨울을 밀어내다 박경일 기자 ▲ 전남 고흥의 나로대교 아래 옥강리의 바지락 양식장에 떠밀려온 파래가 온통 초록의 밭을 이루고 있다. 설 연휴 하루 전날, 도회지에서 귀향할 자식들을 위해 촌로들이 차진 개펄에서 겨우내 탱글탱글 속살이 여문 석굴을 따고 있다. 온통 초록색이었습니다. 외나로도 봉래산의 삼나무 숲에도, 나로대교 아래 옥강리의 바지락 양식장에도, 과역리의 마늘밭에도 초록색이 당도했습니다. 전남 고흥반도에서는 바람 끝에도, 햇살 끝에도 봄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 바람과 햇살이 고흥의 산과 바다, 들판을 차례로 초록색으로 물들여가고 있었습니다. 그 초록을 딛고 남도는 지금 봄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전남 고흥반도는 멀고 멉니다. 수도권에서 가자면 예닐곱 시.. 2010. 2. 19.
함평 돌머리 해안, 저무는 기축년… 낙조 황홀경 함평 돌머리 해안의 낙조 황홀경 어둠아 어둠아∼ 걸음을 멈춰다오! 박경일 기자 ▲ 함평 돌머리 해안의 낙조풍경. 바위 끝에 세워진 초가 정자가 이국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인 날이었지만 해질 무렵 띠처럼 길게 열린 하늘이 노을로 물들었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즈음에는 서해안의 낙조가 유난히 장엄합니다. 해는 매양 핏빛 노을을 만들며 서쪽 바다로 지는 것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무렵의 낙조가 유독 아름다운 것은 저물어가는 것의 아쉬움이 더 깊기 때문이겠지요. 함평(咸平). 두루(咸) 화평한(平) 땅. 며칠 남지 않은 한 해를 보내는 낙조를 만나러 간 곳이 함평의 돌머리 해안이었습니다. 두꺼운 구름이 몰고온 차가운 겨울비가 막 그친 뒤여서 새빨간 햇덩이를.. 2009. 12. 16.
담양, 눈 오는 날 노천탕에서 이야기꽃 피우는 웰빙여행! 전남 담양 눈 오는 날 노천탕에서 이야기꽃 피우는 웰빙여행! 위 치 : 전남 담양군 금성면 원율리 399번지 눈이 오는 날 노천탕에 앉아 몸을 담그고 있으면 그야말로 신선이 따로 없다. 몸은 후끈후끈 뜨겁지만 얼굴에 부딪히는 눈송이 때문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모처럼 부모님과 야외 노천탕에 앉아 피로를 풀며 오순도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가족들과 온천욕으로 시간을 보낸 후 따뜻한 차를 한잔 곁들이면 몸을 위한 완벽한 코스가 이루어진다. 담양은 대나무와 하얀 눈이 마음을 사로잡는 겨울풍경이 여행자를 반긴다. 여기에 겨울 여행의 백미인 온천까지 곁들인다면 완벽한 휴식여행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여행의 묘미를 경험할 수 있는 담양리조트는 금성산성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1,26.. 2009. 12. 13.
전남 영광, 칠산정에 올라 시름을 내쉰다 전남 영광 칠산정에 올라 시름을 내쉰다 채지형 여행작가 1. 칠산정에서 내려다본 백수해안도로 달력을 들춰보니 남은 것은 겨우 한 장. ‘아,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르륵 흘러간다. 열심히 달린 것 같은데, 돌아보니 빨간 신호등 앞에 신호대기로 서 있던 시간들만 떠오른다. 아우토반 위의 스포츠카처럼 달리겠다던 연초의 계획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답답해진 마음을 풀어보려고 가방을 둘러멨다. 그리고 전라남도 영광으로 향했다. 백수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먹먹한 가슴이 시원해지겠지 싶었다. 불갑사에 들러 도깨비기와에 인사도 하고, 매번 그냥 지나치던 영산성지도 찾아가리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길, 백수해안도로 뭔가 응어리지고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2009. 12. 2.
구례 화엄사, 목탁과 염불소리의 어울림 이만한 교향악이 또 있을까 구례|화엄사 세속의 정욕과 잡념까지 말끔히 씻어주는 듯 정윤수 문화평론가 화엄사 각황전 여행자는 피곤에 못 이겨 의자에 앉자마자 눈부터 감았다. 지난 닷새 동안 그는 하루에 겨우 네댓 시간을 빼놓고는 하루 종일 차를 몰았다. 차가 쉴 때도 그는 일을 했다. 일이 끝나면 다시 차를 몰았고, 밤을 도와 달려 다음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서둘러 그날 보고 들은 바를 정리한 다음 몇 시간 눈을 붙인 후 또 달려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비록 딱딱한 성당 의자였지만 그의 몸은 연체동물처럼 쉽게 교합이 되었다. 얼마쯤 흘렀을까. 정확히 셈한다면 설익은 잠은 10분 안팎의 일이겠지만, 허우적거리는 순간이 영원토록 달콤하게 이어질 것 같은, 측량할 수 없는 시간이 누군가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걸음에 의하여 중단되었다. .. 2009. 11. 28.
전남 순천의 명소들(다랑이마을과 낙안읍성) 전남 순천 ‘남도 여행 1번지’ 전남 순천의 명소들 전남 순천 다랑논 마을의 ‘가을 풍경’과 낙안읍성 박경일 기자 ▲ 조계산 자락 산척마을의 다랑논에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구불구불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다랑논의 조형미 넘치는 모습이 마치 예술작품과도 같다. 노인들이 다랑논을 오르내리며 고되게 지어 거둔 쌀은, 추석명절에 고향을 찾아온 자식들의 밥상에 오르는 뜨거운 밥이 되리라. 만추로 가는 ‘황금 계단’… 산골 백발 농부의 풍년歌 전남 순천시 송광면 봉산리의 산척마을. 조계산 자락에 푸근하게 자리잡은 이 마을에는 다랑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락 비탈진 사면에 층층이 석축을 쌓아 만든 다랑논에 익어가는 벼가 물결칩니다. 땅 한배미만 있어도 물길을 대고 써레질을 해서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산골.. 2009. 10. 7.
전남 담양 금성산성, 어둠의 전설조차 푸르다 전남 담양 금성산성 어둠의 전설조차 푸르다 글 : 김신영 기자 ▲ 담양 금성산성 옛날 옛적 축대 하나를 쌓아 올리라는 명을 받은 어린 형제는 작업을 마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규칙 때문에 쉴 새 없이 일했다. 주변에서 쉬라고 권하는데도 축대를 완성하지 못하면 늙은 부모에게 그 일이 맡겨질 것을 걱정하며 천신만고 끝에 작업을 마친다. 그러나 너무나 지친 형제는 축대가 완성되는 순간 쓰러졌고 결국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견고해서 아름다운 전남 담양 금성산성을 쌓기 위한 '아픈 사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핏빛 역사'로 이어진다. 단단한 산성에서 1894년 동학군과 관군의 혈전이 벌어졌고 동학군 수령 전봉준은 부하의 배신으로 잡혀갔으며 한국전쟁 때는 빨치산들의 거점으로 여러 차례 불길에 휩싸였.. 2009. 9. 21.
전남 구례, 얼음물 모이는 여름 지리산 ‘물이 차다’ 전남 구례 여름 지리산 ‘물이 차다’ 박경일기자 ▲ 더위를 물리치는 피서로 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수락폭포의 거센 물줄기 아래 서면 이가 딱딱 부딪칠 정도로 온몸에 한기가 스며든다. 올여름은 특히 잦은 비로 지리산이 물을 한껏 머금고 있어 폭포의 물줄기가 훨씬 굵어졌다 숨이 턱까지 차고, 뼛속까지 한기가 파고듭니다. 거센 폭포의 물줄기를 맞아 온몸이 휘청거립니다. 어찌나 물살이 센지 귀가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습니다. 오들오들 추위에 입술은 파랗게 질리고, 이까지 딱딱 마주칩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기리의 수락폭포. 예부터 ‘물맞이 폭포’로 이름난 곳입니다. 한여름이면 전국에서 물을 맞으러 오는 인파로 북적대는 곳이지요. 올해는 유난히 긴 장마로 지리산이 넉넉하게 물을 품고 있어 이곳 폭포의 물살도.. 2009.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