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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미평봉화산 산림욕장, 도심속 산림욕장 탄성이 절로

by 혜강(惠江) 2011. 8. 1.

 

여수 미평봉화산 산림욕장

도심속 산림욕장 탄성이 절로 나온다

 

50년 넘은 편백숲 '공기 샤워'… 시청서 15분 거리 '성황'

조홍복 기자

 

 

          

          

전남 여수 미평동 산림욕장에서 산림욕을 즐기는 사람들. /조홍복 기자

 

 

 

  차량 소음이 멀어지더니 익숙한 매미 소리가 귓전에 울리기 시작했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며 사각거렸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목청을 뽐내는 새들의 지저귐. 정겨웠다. 목재데크를 200m 걷다 보니 드넓은 저수지가 나타났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폭이 좁은 호젓한 길이 저수지 주변에 죽 놓여 있었다. 저수지길을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했다. 멀찌막하게 떨어진 아파트 단지가 아니었다면 주변에 도심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전남 여수시 미평동에 자리한 '미평봉화산 산림욕장'은 손꼽히는 도심 속 숲이다. 여수시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평일 낮 시간에도 가족단위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하루 평균 700여명이 산책하며 산림욕을 즐긴다. 인근 도시인 순천과 광양에서도 찾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박현경(38·소호동)씨는 "여수에 오래 살았는데 이렇게 원시림 같은 휴양림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맑은 공기를 깊이 마시니깐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고 했다.

  편백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 아래엔 어김없이 평상이 있었다. 걸터앉아 담소를 나누며 과일을 먹는 사람들, 돗자리를 깔고 아예 들어누워 단잠에 빠진 사람들. 저마다 산림욕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나무 그늘에 어둑해진 주변은 서늘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황춘성(41·안산동)씨는 "틈나면 식구들과 꼭 1시간가량 맑은 공기 '샤워'를 하러 온다"며 "바다도 좋지만 이렇게 산 속을 걷는 게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산림욕장은 지난해 11월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우리가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을 공유하고 숲의 소중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열린다. 시민의 숲, 전통마을 숲, 천년의 숲, 학교 숲 등 4개 부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는데, 미평 산림욕장은 시민의 숲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김도규 시 홍보팀장은 "접근성이 좋고 울창한 숲과 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로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교육·생태·환경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큰 숲으로 평가받았다"며 "내년 여수엑스포 관광객들이 여수의 바다뿐만 아니라 산림욕장도 많이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봉화산 자락에 펼쳐진 산림욕장은 33㏊(사유지 1㏊ 포함)에 달한다. 이 산은 미평과 만덕동의 중간에 위치해 있어 도심과 가깝다. 해발 422m로 낮은 산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봉화산의 꼭대기에 오르면 만성리 해수욕장과 봉화산 줄기에 있는 천성산과 마래산이 보인다. 여수 시내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금의 나무데크와 휴게·운동 시설 등은 2005년부터 시가 만들었다. 사업비는 10억원. 팔각전망대·평상·야외탁자·산림욕대·산책로(5㎞) ·목재데크(450m)·숲속교실·먼지털이장·공중화장실 등을 설치했다.

  한때 식수로 사용했던 저수지 주변에는 후박나무와 편백나무가 줄지어 있다. 편백림은 수령이 50년을 훌쩍 넘는다. 이밖에 참나무·삼나무·해송·산벚나무·생강나무·때죽나무 등이 분포돼 있다. 다람쥐·너구리·청솔모 등도 서식하고, 동박새 등의 새들도 눈에 자주 띈다.

  김충석 시장은 "편백숲에선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의 심신을 안정케 하는 피톤치드가 다량 방출된다"며 "스트레스 해소와 아토피 피부질환 치료에 매우 좋다"고 말했다. 다만 국도 대체 우회도로가 주변에 놓인 뒤 차량 소음으로 숲의 평화가 깨진 것은 아쉽다.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만성리해수욕장·오천공단 방향으로 이동하면 오른쪽에 여수 충무고가 보인다. 전방으로 2~3분 더 이동하면 오른쪽에 수정로교회가 나오는데 맞은편에 바로 산림욕장 입구가 있다. 여수장애인복지관 입구 옆에 데크가 설치돼 있다. 주차장은 따로 없다. 여수엑스포 박람회장과는 차로 5분 거리다. ☎(061)690-2061

 

 

 

<출처> 2011. 7. 29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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