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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제신춘문예 당선시 :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 / 도미솔 [2009 신춘문예시 당선작]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 도미솔(도순태)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그가 .. 2009. 1. 1.
2009 매일신춘문예 당선시 : 구름모자를 빼앗아 쓰다 / 최정아 < 2009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구름모자를 빼앗아 쓰다 - 최정아 한 떼의 구름이 내게로 왔다. 한쪽 끝을 잡아당기자 수백 개의 모자들이 쏟아졌다. 백 년 전에 죽은 할아버지의 모자도 나왔다. 그 속에서 꽹과리 소리와 피리 소리도 났다. 할아버지는 끝이 뾰족한 모자를 쓰고 어깨 흔들며 춤을 .. 2009. 1. 1.
2009 경상신춘문예 당선시 :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 / 정원 <2009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골목 안으로 열리는 봄날의 동화(童話) - 정원 ▲ 그림: 윤문영 봄은 아이들 시린 손끝에서 왔다 골목 안은, 어김없이 가위질 소리로 짤랑거리고 덩달아 온 세상 흰 밥풀꽃 가득한 뻥튀기 소리 와아, 골목 안 가득 풀려나오면 햇살처럼 환하게 웃음이 .. 2009. 1. 1.
2009 한라문예 당선시 : 오래된 잠 / 이민화 <2009 한라문예 시 당선작> 오래된 잠 - 이 민 화 ▲삽화 오승익(서양화가) 다섯 송이의 메꽃이 피었다. 아버지의 부재를 알리는 검은 적막을 깨고, 돌담을 딛고 야금야금 기어올라 초가지붕 위에 흘림체로 풀어놓는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바람벽이 움찔 다리를 절면, 마당가에 선 감나.. 2009. 1. 1.
2009 불교신문 신춘문예시 당선작 : 가게 세 줍니다 / 유금옥 * 2009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 * 가게 세 줍니다 - 유 금 옥 나뭇가지에 빈 가게 하나 있었어요. 참새 두 마리가 날아와 화원을 차렸죠. (햇살 꽃방) 정말 그날부터 햇빛들이 자전거 페달을 쌩쌩 밟았다니까요 가게에 봄이 한창일 때는 산들바람도 아르바이트를 했죠. 사랑에 빠진 벌 나비가.. 2008. 12. 31.
2009 문화신춘문예 당선작 : 즐거운 장례식 / 강지희 * 2009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즐거운 장례식 - 강지희 생전에 준비해둔 묫자리 속으로 편안히 눕는 작은 아버지 길게 사각으로 파 놓은 땅이 관의 네모서리를 앉혀줄 때 긴 잠이 잠시 덜컹거린다 관을 들어 올려 새소릴 보료처럼 깔고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 죽음 새벽이슬이 말갛게 씻어 놓은 .. 2008. 12. 31.
강진군 마량면 숙마마을 매생이 채취 현장 전남 강진군 마량면 숙마마을 매생이 채취 현장 “차가운 갯바람이 대수여? 매생이 딸 땐 흥이 난당께” 박상문기자 ▲ 붉은 노을 물든 ‘황금 어장’ 전남 강진군 마량면 원포리 숙마마을 앞 바닷가에서 매생이 채취를 마친 어민들이 저녁 노을에 발갛게 물든 대나무발을 뒤로한 채 집으로 향하고 있다. 어민들에게 고수익을 올려주고 있는 매생이 채취는 12월 말부터 시작해 이듬해 3월까지 계속된다. ▲ 철분과 칼륨 등 영양이 풍부한 매생이국은 숙취 해소에 더없이 좋은 것으로 소문나 있다. ▲ 한 어부가 완도군 넙도에서 채취한 매생이를 상인에게 판매하기 위해 강진의 마량항으로 옮기고 있다. ▲ 강진군 마량면 숙마마을 어민들이 본격적인 매생이 채취를 앞두고 작업에 필요한 배를 손질하고 있다. ▲장흥의 내저리 어민들이 매.. 2008. 12. 26.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 - 1억4000만년 묵은 ‘자연의 신비’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 1억4000만년 묵은 ‘자연의 신비’ ▲우포의 아침, 관리인이 우포 늪에서 노를 젓고 있다. ‘우포늪 사람들은 늪과 함께 하루를 연다 물안개 자욱한 새벽 쪽배를 타고 마름과 생이가래, 개구리밥이 만든 초록의 비단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 고기를 잡고 늪 바닥 이나 수초 줄기에 붙은 고둥을 건져 올린다 그들에게 늪은 모든 것을 내주고 그들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 배한봉의 ‘우포사람들’중에서 우포의 새벽을 여는 것은 물안개다. 밤새 초롱초롱 빛나던 새벽별도 이내 뽀얗게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몸을 숨겨야만 한다. 이때쯤이면 어김없이 늪 한쪽 귀퉁이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쪽배(이곳 사람들은 ‘이망배’라 부른다)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느리게 아주 느리게 물안개를 헤치며 나아간다. .. 2008. 12. 26.
충북 보은, ‘크고 높은 풍경’을 찾아 충북 보은 ‘크고 높은 풍경’을 찾아, 나 무릎 꿇을 밖에 박경일 기자 ▲ 보은의 삼년산성에 오르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되짚어보기도 전에 먼저 거대한 성곽의 풍모앞에 압도당하게 된다. 성곽을 딛고 도는 길에서는 속리산의 주능선이 주르륵 펼쳐진다 충북 보은에는 도처에 ‘크고 높은’ 풍경이 있습니다. 먼저 널리 알려진 것만 꼽아봅니다. 속리산 법주사의 우람한 금동미륵불이 그렇고, 가지를 높이 뻗어올린 정이품송이 그렇습니다. 이것만이 아닙니다. 보은에는 까마득한 높이로 세워진 웅장한 삼년산성이 있고, 무려 22년 동안 지어진 99칸짜리 집 ‘선병국 가옥’이 있습니다. 미륵불이나 정이품송이야 워낙 잘 알려져 그렇다고 쳐도, 산성과 가옥의 규모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대단하답니다. 난공 불락의 요새.. 2008. 12. 26.
강원 정선군 화암마을, 겨울철 ‘화암 8경’ 최고의 경관 자랑 강원 정선군 화암마을 겨울철 ‘화암 8경’ 최고의 경관 자랑 광막한 벌판 백색의 연가 외로움까지 아름답다 정윤수 문화평론가 눈이 내린다. 폭설이다. 따뜻한 날씨 탓에 아스팔트가 금세 진창이 되고 말겠지만, 지금 하늘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눈은 그런 시궁창 같은 소멸의 훗날을 전혀 생각나지 않게 한다. 자연이 거룩한 것은, 거대한 국면에서 우리 인간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거의 무한대로 영양을 공급해주는 데 있지만, 더러는 이런 장관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다시금 성찰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어디 눈뿐인가. 봄에는 꽃이 만발한다. 흐드러진 벚꽃을 스무 번이나 서른 번쯤 보고 나면, 그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벚꽃처럼 이 세상을 떠나게 될지 모르지만 그 순간에 그런 생각은 전혀.. 2008. 12. 23.
시름 안고 저무는 해, 희망 싣고 솟아라 '해넘이·해맞이' 올해는 어디서? 시름 안고 저무는 해, 희망 싣고 솟아라 박종현 기자 산다는 것은 망설이는 것이고, 우물쭈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놀이공원에서만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는 어딘지 허전할 수도 있다. 해넘이와 해맞이를 다녀와야 1년을 제대로 마무리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지는 해를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뜨는 해를 보며 희망에 부풀다 보면 한겨울의 추위는 느낄 수도 없다. 충남 당진군 왜목마을 인근에 사위를 붉은 빛으로 물들인 해가 걸려 있다. 내수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행사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마침 한국관광공사는 ‘연말연시 알뜰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겨울 여행 추천 e-메일 보내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노트북 등 경품이.. 2008. 12. 21.
‘포항∼울산’ 31번 국도 따라 떠나는 해돋이 여행 ‘포항∼울산’ 31번 국도따라 떠나는 해돋이 여행 희망, 다시 품습니다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문무대왕릉 앞 해변에서 마주한 일출 풍경. 갈매기들이 솟아오른 해를 등지고 날고 있다. 동틀 무렵 동해바다의 색조와 빛은 이렇게 아름답다 2008년도 이제 보름 남짓. 또 이렇게 한 해가 갑니다. 뒤돌아보면 참 불안하고, 어수선했던 한 해였습니다. 세밑으로 들어서면서도 좀처럼 마음이 들뜨지 않는 것도,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나 새해를 맞는 기대가 덜 한 것도 다 그 때문인 듯합니다. 다들 새해에는 불안과 둠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들 합니다. 더 춥고 시린 날들이 우리들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고통이 깊고 어둠이 짙다한들 희망까지 꺾을 수 있겠습니까. 새해 첫날,.. 2008. 12. 19.
세종대왕기념관 탐방 세종대왕기념관 탐방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산 1-157 글·사진 남상학 * 기념관 뜰에 세운 세종성왕기념탑 * 겨울 어느 포근한 날 오후, 세종대왕기념관을 찾았다. 국문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서울에 살면서도 세종대왕기념관을 방문하지 못한 것이 못내 송구하던 차에 죄송한(?) 마음으로, 한편 큰 기대를 안고 방문했다. 세종대왕기념관은 1956년 510돌 한글날 기념식장인 경기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학․예술계와 교육계 중진 다수와 28개 문화단체 대표들이 발기․창립한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축이 되어 건립되었다. 기념사업회는 세종성왕의 성덕과 위업을 추모하고 성왕의 민족 자주 정신과 애민 정신 및 과학스런 창조정신을 온 국민에게 계승시켜 민족중흥의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는데 기여하고자 1968년 9월 10.. 2008. 12. 17.
황금빛 갈대밭 노을 데이트 -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와 신성리 일대 충남 서천 달콤한 소곡주에 취하고, 황금빛 갈대밭 노을 데이트 충남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와 신성리 일대 사진촬영: 여행작가 유철상 ▲ 메인 소곡주 제조과정과 기구들 갈대 위 후드득 철새가 날아오른다. 금빛 가을의 끝 무렵인 11월부터 겨울 내내 서천은 낭만과 운치가 풍성해진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서천으로 여행을 준비한다. 술 익는 마을이 있고, 서걱대는 갈대숲을 거닐고, 떼 지어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비상을 만날 수 있는 서천은 명품 겨울여행지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서천을 여행한다면 훗날 아련한 흑백사진처럼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전통주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한산 소곡주를 곁들인다면 시공을 초월해서 신선이 어디 따로 있겠는가. ▲ 소곡주와 무형문화재 전수관 첫 번째 .. 2008. 12. 16.
영종도, 공항철도 타고 가서 즐기는 해넘이 명소 영종도 공항철도 타고 가서 즐기는 해넘이 명소 스포츠조선= 나성률 기자 어려웠던 한해였던 만큼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는 느낌은 그 어느때보다 특별할 것 같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바다는 영종-용유도다. 특히 올해 마지막 일몰은 31일 오후 5시25분 영종-용유도 일대부터 시작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영종도와 용유도가 이어진 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 섬아닌 섬이 되었지만, 옛 서해바다의 정취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적하고 깨끗한 해변과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른 물이 겨울바다의 묘미. 여기에 아름다운 일몰까지 더해져 겨울나그네들을 손짓하고 있다. 영종-용유도는 김포공항~인천공항을 운행하는 공항철도를 타고 쉽게 갈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역에 내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으.. 2008. 12. 16.
화석정(花石亭), 율곡이 학문과 사상을 키운 작은 정자 화석정(花石亭) 율곡이 학문과 사상을 키운 작은 정자 주소 :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산 100-1 글·사진 남상학 이율곡의 유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파주 땅에서 자운서원과 더불어 이율곡의 인품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 화석정(花石亭)이다. 자운서원에서 12km쯤 떨어진 임진각 상류의 화석정(花石亭)은 임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산 100-2) 위에 앉은 작은 정자에 불과하지만, 나라를 걱정했던 이율곡의 혜안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본래 화석정은 1443년 율곡의 5대조인 강평공 이명신이 고향마을에 세워 대대로 사용되어 왔던 정자였다. 율곡은 여섯 살 때 외가인 강릉에서 이곳 친가로 올라와서 화석정에서 수양을 했으며, 그가 여덟 살에 지었다는 시가 지금도 화석정 안에 .. 2008. 12. 15.
율곡 이이(李珥)의 얼이 숨쉬는 자운서원(紫雲書院) 파주 자운서원 율곡 이이(李珥)의 얼이 숨쉬는 곳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산 5-1번지 글·사진 남상학 파주엔 볼거리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파주3현으로 불리는 율곡 이이(자운서원, 화석정), 황의 정승(반구정), 윤관 장군(상서대)의 유적이 이곳에 있다.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산 5-1번지. 자운산(紫雲山) 기슭에는 자운서원(紫雲書院)이 있다. 정문 격인 자운문을 들어서면, 왼쪽 언덕 위로 율곡 이이의 일대기를 기록한 비석인 신도비가 있다. 오른쪽으로는 8각형 지붕의 율곡기념관이 있고, 율곡기념관을 지나 오른쪽 뒤편에 율곡연수원이 있다. 여기서 매점과 우측 연못을 지나 언덕 위로 율곡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자운서원이 자리를 잡았다. 이 서원에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학자이며 경세가인 율곡.. 2008. 12. 15.
월악산, 천년 동안 사무친 그리움 충주 미륵사지 월악산, 천년 동안 사무친 그리움 글·사진=박종인 기자 ▲ 월악산 미륵리사지에 미륵불이 서 있습니다. 중생을 구원하러 올 미래불입니다. 부처님이 바라보고 있는 저 산자락 위에 또 다른 부처님이 계십니다. 두 부처님은 천년 동안 서로를 그렇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사무쳐서 돌이 되었고, 바위가 되었습니다. 여기는 충청북도 월악산. 황량한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미륵리사지 절터입니다. 옆에는 한국에서 가장 처음 개발된 온천 마을 수안보가 있습니다. 이번 주, 월악산으로 초대합니다.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세요. ▲ 산 그림자를 충주호에 드리우는 월악산 풍경입니다. 이 웅장한 산 속에 그리움이 숨어 있습니다. 망국의 한(恨), 그리고 미륵불 도선 국사가 이랬다지요. “월악산 그림자가 물에 비치.. 2008. 12. 14.
전북 장수, 논개의 기개 빛나는 고을 전북 장수 논개의 기개 빛나는 고을 - ‘2덕(德), 3절(節), 5의(義)'의 고장 민 병 준 ▲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을 끼고 터를 잡은 장수의 산하는 높고도 깊다. 겨울의 들머리. ‘물이 긴 고을’ 장수(長水)로 간다. 장수의 산하는 심원하다. 산줄기가 끝없이 첩첩 이어진 강원도 땅과 얼핏 비슷해 보이는 풍광이지만, 강원도의 그것에 비해 한결 부드럽다. 무진장-. 전라북도 동부 산간 고지대에 있는 무주·진안·장수 세 고을을 이렇게 일컫는다. 이 산간 고지대는 기후는 물론이요, 언어도 전라북도의 여느 고을과는 조금 다르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인데, 장수읍의 해발은 약 400m 정도 된다. 무주읍이 200m요, 진안읍이 300m이니, 장수는 무진장 고원에서도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고을임을 알 수 있다.. 2008. 12. 12.
신라 경순왕릉, 망국(亡國)의 설움 서린 곳 신라 마지막왕 경순왕릉 망국(亡國)의 설움이 서린 곳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고랑포리 산18-2 글·사진 남상학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우리 좋은벗님네 회원 6명은 신라의 여러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도 내에 있는 것으로 얼려진 경순왕릉을 찾아 나섰다.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50m 정도로 인접한 파주지역 나지막한 구릉의 정상부에 있다는 정보만 가지고 떠난 것이다. 언젠가 한번 다녀왔던 파주시 파평면 적성면은 최전방이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지시하는 방향을 따라 찾아간 곳은 연천군 백학면 고랑포리 산18-2(고랑포 나루터 뒤편), 파주시와 연천군의 접경 지역의 최북단 마을이었다. 임진강을 넘기 전부터 도로 양편을 따라 변장을 한 무장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간혹 행군하는 모습이 최전방이란 것을 쉽.. 2008. 12. 11.
경기 남양주시 축령산 ∼ 서리산 경기 남양주시 축령산∼서리산 환갑의 ‘잣나무 숲’에 안겨… 산소충전·활력보충 엄주엽 기자 ▲ 축령산의 남이바위 코스로 오르는 길에 잣나무들이 큰 키를 자랑하고 있다. 축령산은 사철 푸른 잣나무 숲으로 유명하며 코스도 비교적 완만해서 누구나 쉽게 등반을 할 수 있다. ‘축령산’이란 이름의 산은 두 곳이 있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경계에 있는 축령산(886m)과 전남 장성과 전북 고창의 경계에 있는 축령산(620.5m)이 그것이다. 두 산은 이름 이외에도 모두 성공적인 인공조림으로 유명하다는 비슷한 점이 있다. 장성 축령산은 ‘한국의 조림왕’이라 불리는 임종국(1915~ 1987) 선생이 편백나무와 삼나무숲을 한국 최고 밀도로 가꾸어 놓은 곳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남벌과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된.. 2008. 12. 11.
영월, 선돌, 단종의 유적, 김삿갓 계곡의 진기한 풍경 영월- 선돌, 단종의 유적, 김삿갓 계곡의 진기한 풍경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주천의 메타세콰이어 길지금 영월에 가시면... 재미납니다. 꽤 많은 시간 동안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강원도 영월은 정말 눈이 바쁜 고장입니다. 똑같은 생각을 충청북도 단양에서 느꼈더랬습니다. 바보 장군이 죽은 온달산성과 고전적인 관광지 도담삼봉을 가지고 있는 곳이지요. 영월은, 어찌 보면, 단양보다 더 근사하고 멋진 곳입니다. 그 이야기, 영월에서 드리는 두 번째 편지입니다. 지난 주 떠났던 영월 주천면 섶다리에서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큰길에서 섶다리를 건너면 마치 섬처럼 오도카니 숨어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거기에 이 숲길이 있었습니다. ‘보보스캇’이라는 이름을 가진 펜.. 2008. 12. 9.
영월, 푸른 신비에 쌓인 섶다리, 그리고 적멸보궁 영월, 푸른 신비에 쌓인 섶다리, 그리고 적멸보궁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강원도 영월로 갔습니다. 온천지가 푸른 신비에 싸인 아침이었습니다. 흘러가는 서강(西江) 물살 위로 그림자가 비춥니다. 그림자를 자세히 보니 거기에 숲이 있고 소나무가 있고, 산이 있고, 다리가 있습니다. 그 모든 사물을 반영하는 강물, 그리 맑은 강물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습니다. ▲ 이 맑은 물을 보십시오 그 맑은 물을 가로지르는 다리 이름은 섶다리입니다. 강원도 영월 판운리 서강 자락에 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다리가 서고, 해마다 장마가 지면 떠내려가는 ‘찰라적’ 다리지요. 그 찰라의 미학이 아쉬워 사람들은 일년 삼백육십오일 굳건하게 서 있도록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다리를 건너고, 맑은 강물을 바라보고, 그리고 석가모니의.. 2008. 12. 9.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THE CREATION)” 연주 꽃재교회(구 왕십리교회) 창립100주년 기념음악회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THE CREATION )” 연주 2008. 10. 4(토) 오후 6:30 /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 꽃재교회 (구 왕십리교회))창립100주년 기념음악회가 2008년 10월 4일 오후 6시 30분,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연합성가대를 구성하여 약 3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하여, 100년을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축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진 음악회는 본 교회 역사상 가장 성대하게 진행된 음악회로 서울연회 김기택 감독님을 위시하여 전국장로회 임원과 지방 교역자, 장로들, 그리고 본 교회 출신 교우들과 본 교회 교우 등 700여명이 참가하여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를 감상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렸다.. 2008. 12. 8.
꽃재교회 창립100주년기념 감사예배 꽃재교회 창립100주년기념 감사예배 2008. 10. 4(주일) 오전 10:30 / 대예배실 ▲ 창립100주년 기념예배에 몰려드는 교우들 역사의 증인(證人)으로 서야 하리 - 남상학 장로(시인)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던 그날처럼, 어둠 속 꽃재의 언덕 위로 솟은 해가 여명(黎明)의 빛을 밝혀 온 100년 세월 은혜로운 햇살 한 줌 움켜쥐고 어둠과 혼돈의 파도 넘고 넘어 가련한 영혼 보듬어 안고 기도의 눈물로 쓸고 닦아 온 위대한 역사 살아온 날들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그 역사 앞에 우리 모두 무릎 꿇어 호산나 감사의 찬양 올리나니, 이제 한 세기 다져온 진리의 터 위에서 다시 아득한 세계 저 너머 이글거리는 바울의 눈빛으로 찾아 나설 미래(未來)의 땅은 또 어디인지 새 성전을 향한 소망.. 2008. 12. 8.
신탄리 고대산(高臺山) - 기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신탄리 고대산(高臺山) 기차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신탄리역 기차는 외롭다. 거대한 공룡처럼, 정해진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무작정 전진한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연천 신탄리까지 오가는 통근열차. 40분 남짓한 짧은 여정 동안 객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말이 없다. 멀리 산줄기와 동행하며 논과 밭 사이를 지난 기차가 신탄리에 멎는다. 철도의 종착점, 신탄리 모든 기차는 신탄리 너머로 전진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가면 남방한계선. 서울에서 출발한 경원선 열차는 신탄리에서 더 나아갈 수 없다. 철도 중단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어가 붙어 있는 역이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 햇살에 사람들은 손을 비비며 걸음을 재촉한다. 시간이 멎어 있는 예쁜 신탄리역을 사방에서 산이 에워싸.. 2008. 12. 7.
괴산 낙영산(落影山)과 질마재 괴산 낙영산(落影山)과 질마재 어명이다, 산 그림자를 찾아라!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충북 괴산 땅에 당나라 황제를 매료시킨 산이 숨어 있다. 낙영산이다. 질마재 고개에는 인심 넉넉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느 날 아침 세숫물 받아놓고 얼굴 씻을 준비를 하던 당나라 황제 고조(高祖) 대야 위로 천하일미(天下一美)의 산 그림자가 비치는 것이었다. 황제가 당장 화가를 불러 자기가 본 산을 그리게 한 후 중국 대륙을 샅샅이 뒤지게 하명했으나, 황명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산 그림자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 하였겄다. 어느 날 밤 황제 앞에 동자승이 나타나 이리 말하고 사라졌다. “산은 동방의 신라국에 있다.” 신라로 파견된 사신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찾아낸 산이 과연 그림 그대로였으니, 그 산을 ‘그림자가.. 2008. 12. 7.
하늘 정원에서 배운 인생, 명성산 억새밭 명성산 억새밭 하늘 정원에서 배운 인생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하늘 호수 위로 하늘 정원이 숨어 있습니다. 정원에는 가을이 숨어서 빙긋 웃고 있습니다. 함께 가보시지요. 자, 하늘 정원 산책.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산정호수는 다들 아시겠지요. 산꼭대기에 뜬금없이 우물처럼 있다 해서 산정(山井)이라 합니다. 일제 때 저수지로 처음 생겼다가 지금은 농업용수보다는 관광호수로 쓰임이 바뀐 호수입니다. 한국전쟁 전까지 이곳에 김일성 별장이 있었다고 하지만,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강원도 고성에 김일성 별장으로 공식 확인된 곳이 있을 뿐. 어찌됐건 인공호수이지만, 산정호수는 이 땅에서 보기 드문 하늘 호수입니다. 얼마 전 하늘로 간 최진실의 홈페이지 제목이 ‘하늘로 간 호수’였습니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 2008. 12. 7.
김포 덕포진, 그리하여 그들은 바다로 갔다- 김포 덕포진 그리하여 그들은 바다로 갔다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포구 너머로 해가 기운다 지금 덕포진, 대명포구에 가야 할 이유가 몇 있다. 이 가을, 이 찬란한 가을에 포구에 가서 사랑과 추억과 역사를 담아 보심은..! 서울에서 경기도 김포를 지나 강화도쪽으로 가다 보면 ‘대명포구’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어항(漁港)이다. 동네사람들이 바닷바람 맞으며 잡아온 온갖 해산물을 구경하고, 먹고, 사 올 수 있는 곳이다. 그 옆에는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켜낸 군사지대 덕포진(德浦鎭)이 있다. 한적하기 짝이 없는 은밀한 공간이다. 그 옆에는 은퇴한 부부 교사가 만든 박물관이 있다. 병마로 시력을 잃은 아내는 학교 대신 여기에 재현해놓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풍금 치.. 2008. 12. 7.
안성 꽃길 여행, 불륜 남녀 침입금지! 경기도 안성꽃길여행 불륜 남녀 침입금지! 글·사진·영상=박종인 기자 ▲ 한택식물원의 꽃숲. 눈감고 셔터를 누르면 바로 수채화가 나온다. 토성의 위성들 가운데 가장 추운 이오(Io)에서 문제아로 찍혀 쫓겨난 마시무스 뷁이 사하라 사막을 헤매고 있을 때 프랑스의 조종사 생떽쥐베리가 그를 발견했으니, 그가 바로 우리 뇌리에 낭만적으로 박혀 있는 어린왕자다. 2005년 10월 비범한 기회에 뷁을 만난 이래 3년째 그와 동행하며 이 땅을 돌아다니는 중이다. 가장 지구답지 않은 비경을 찾아 지구인과 이오인이 헤매니, 그곳은 바로 일상에 찌든 우리 지구인들이 늘 가기 원하는 휴식처요 피난처다. 그와 동행한 세 번째 여행, 경기도 안성이었다. 찬란한 가을날, 뷁은 안성에서 꽃들을 보았다. 경기도 안성 땅이 떠오르게 하.. 2008.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