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349

맥주 한잔에 짜릿한 재미 ‘독일남부 여행’ 맥주 한잔에 짜릿한 재미 ‘독일남부 여행’ 도심 속 파도타기·모래찜질… 일상마저 여유롭다 뮌헨·슈투트가르트·루스트(독일) = 글·사진 이화종 기자 ▲ 독일 뮌헨의 도심 속 공원 ‘잉글리시 가든’의 자전거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격랑과 만나게 된다. 기계장치 없이 경사와 간단한 구조물로 만들어진 험한 파도 위에서 서퍼(surfer)들은 물살을 가르며 스릴을 즐긴다. “하늘은 회색이었고 불투명하게 두꺼웠다. 공기는 물기에 가득 차 있었고 무겁고 척척했다.” 60여 년 전 뮌헨에 발을 디딘 전혜린(1934∼1965)에게 독일의 첫인상은 잿빛이었습니다. 독자들께는 전혜린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낯설 수도 있겠습니다. 31년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남긴 작품이래야 고작 번역책 몇 권과 유고집으로 수필 두 편만을 남긴 작.. 2013. 8. 20.
위도, 아픈 기억 속 숨은 진주 위도, 아름다운 고슴도치 섬 위 치 : 전북 부안군 위도면 위도에는 약 7여 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해안도로가 온 섬을 두르고 있는데,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어서 자가용을 가지고 들어가면 더욱 좋다. 위도여행은 격포항 좌우의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의 배웅에서 시작된다. 격포항에서 위도의 파장금 항까지는 여객선으로 40분 남짓 걸리나 여객선이 비교적 천천히 운행하는 것일 뿐, 격포항에서 위 도가 제법 크게 보일 정도로 실제로 먼 거리는 아니다. 위도는 멀리서 얼핏 보면 두개의 섬으로 보이나 파장금항 쪽으로 돌아 들어갈수록 점차 합쳐지면서 원래 하나의 섬임이 드러난다. 평소에도 파도가 센 곳인지 격포항과 마찬가지로 방파제가 양쪽에서 항구를 둘러싸고 있고 그 방파제 양쪽에 각각 하얀색과 빨간.. 2013. 8. 16.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 제천 청풍호 자드락길 산과 호수의 기분 좋은 만남 글, 사진 : 오주환(여행작가) ‘청풍호 자드락길’이란 어감이 참 예쁘다. 발음하기도 부드럽고,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행동한다는 ‘사부작거리다’는 의미로 느껴지기도 한다. 왠지 걷기 편한 트레킹 코스일 거란 예감이 든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일컫는다. 이 앞에 청풍호란 이름이 붙은 것은 청풍호를 둘러싼 산간마을을 중심으로 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산행길이라지만 걷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제천 청풍호 물길 100리 중 호수를 중심으로 수려한 경관을 따라 걸으니 이처럼 멋진 조망 포인트를 갖춘 도보여행길도 찾기 힘들다. 형제봉 인근에서 바라본 괴곡성벽길 풍경(사진제공.제천시청) 청풍호 바라보며 걷는 괴곡성벽길 청풍호 .. 2013. 8. 5.
정선 구미정계곡과 사을기 마을 정선 구미정계곡과 사을기 마을 뼝대와 물굽이가 만들어내는 풍경 글, 사진 : 장태동(여행작가) ‘이 봉우리에서 저 봉우리로 빨랫줄을 걸어도 된다’는 말이 전해지는 정선 두메산골. 좁은 도로를 구불구불 따라가다 만난 구미정계곡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다. 산 위에 자리한 사을기마을에서 한눈에 굽어보는 구미정계곡은 압권이다. 참! 아름답다. *하늘로 솟은 기암절벽 아래로 계곡물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른다. 아홉 가지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 두메산골 정선에서도 북쪽으로 더 올라가야 하는 산중 오지에 아름다운 풍경이 숨어 있다. 아홉 가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구미정계곡이 그곳이다. 조선 숙종 때 공조참의를 지낸 이자 선생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이곳에 구미정(九美亭)이라는 정자를 세웠다. 그는 정자를 세우.. 2013. 8. 5.
영월 요선암 돌개구멍, 그리고 요선정 영월 요선암 돌개구멍 자연이 빚어낸 대작(大作)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요선암 돌개구멍 박물관에 가면 역사의 시간이 빚어낸 오래된 유물을 볼 수 있듯이 자연 속에서도 오랜 세월을 가득 품은 걸작을 만나게 된다. 지난 4월 천연기념물 제543호로 지정된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이 바로 그 걸작 중 하나다. 억겁의 시간 속에서 자연이란 대작가가 빚어낸 가장 천연덕스러운 작품이다. 주천강 상류에서 대작가의 자연 전시회를 관람해보자. 억겁의 세월이 만든 걸작, 요선암 돌개구멍 동강과 서강을 끼고 있는 영월은 산세가 수려하고 물길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하송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76호), 고씨굴(천연기념물 제219호), 청령포 관음송(천연기념물 제349호), 문곡리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천연.. 2013. 8. 5.
보령의 미니 해수욕장 3선, 용두·독산·장안 보령의 미니 해수욕장 3선, 용두·독산·장안 대천과 무창포 부럽지 않은 호젓한 해변 글, 사진 : 유연태(여행작가) 충남 보령시는 내륙에 오서산과 보령호, 해안에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이라는 여행 명소를 보유하고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보령머드축제의 현장이고, 무창포해수욕장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만일 보령의 바닷가로 피서를 계획하고 있다면 용두, 독산, 장안에 눈길을 돌려보자. 숙박시설과 식당, 대중교통, 화장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은 대천이나 무창포에 비해 불편하지만, 비교적 덜 붐비는 해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피서지라는 평을 듣고 있다. 남포방조제 남단의 용두해수욕장 보령8경에서 제1경으로 꼽히는 대천해수욕장은 조개껍데기.. 2013. 8. 5.
정선 삼탄아트마인, 검은 탄광의 화려한 변신 강원도 정선 검은 탄광의 화려한 변신, 삼탄아트마인 위 치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삼탄아트센터 벽화 삼탄아트마인 관람은 삼탄아트센터에서 시작한다. 삼척탄좌 시절 종합 사무동으로 사용하던 공간이다. 경사지에 기대듯 자리한 삼탄아트센터는 로비가 4층에 있는 독특한 형태다. 삼탄아트센터 현대미술관 전시물 삼탄아트마인의 중심 공간답게 입구부터 다양한 예술 작품이 있다. 길쭉길쭉 우스꽝스러운 사람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사과 그림이 들어간 거대한 모빌도 보인다. 이들 작품은 ‘아티스트 인 레지던시(Artist-in-residency)’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의 작품이다. 삼탄아트센터 4층에는 레지던시 작가들을 위한 오픈 스튜디오도 마련되었다. 이곳에 상주할 작가 15명은 개인적인 작품 활동 외에.. 2013. 8. 5.
핀란드, 백야·호수·숲의 나라 백야·호수·숲의 나라 - 핀란드 빙하기적 ‘초현실 풍경’ 고스란히… 북극권 ‘낯선 아름다움’ 속으로 로바니에미·헬싱키(핀란드)=글·사진 박경일 기자 ▲ 핀란드 북극권의 땅 라플란드의 로바니에미에서 북쪽으로 1시간쯤 거리의 카트카 언덕에서 바라본 백야의 모습. 여름 시즌에 진행하는 ‘백야 사파리’프로그램에 동행해 이곳을 찾았다. 해가 지평선과 평행으로 이동하며 거대한 하늘을 낙조의 빛으로 붉게 물들이고 있는 이런 모습이 자정 무렵 풍경이다. 백야(白夜). 그곳에서는 해가 지지 않았습니다. 위도 66도 33분. 북극권의 위도가 지나가는 핀란드 북쪽의 도시 로바니에미. 오후 11시쯤 설핏 기우는 듯했던 해는 지평선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했습니다. 해가 막 떠오를 무렵의 창백한 보랏빛 여명은 밤새도록 계속됐습니다.. 2013. 8. 3.
이참이 안내하는 ‘아름다운 여행지’ 4選 이참 추천 ‘아름다운 여행지’ 4選 우리 땅·우리 섬·우리 집… 시간이 빚어낸 ‘기품있는 풍경’ 안동·공주 = 글·사진 박경일 기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함께 청량한 바람이 지나가는 안동의 체화정 마루에 앉았다. 정자에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여름의 복판에서 정자 앞의 배롱나무가 선홍색 꽃을 피우면 이런 정취는 더 그윽해질 것이었다. 곽성호 기자 푸른 눈의 한국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주변에서 그렇게들 부릅니다. 독일 라인란트팔츠 출신의 그는 197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고, 1986년 귀화했습니다. 한국에서 산 게 36년이고, 한국사람이 된 지 올해로 28년째니 인생의 절반쯤을 독일사람으로, 나머지 절반을 한국사람으로 산 셈입니다. 1970년대부터 중고 포니.. 2013. 7. 29.
지상 최고의 낙원 몰디브, 흩뿌려진 1192개의 섬 지상 최고의 낙원 몰디브 흩뿌려진 1192개의 섬, 산호꽃 핀 바다 정원 최재훈 기자 야자수가 물 위로 솟아 자라면 섬이고, 섬이 가라앉아 테두리만 남으면 아톨(Atoll·환초)이다. 섬 잠긴 자리엔 에메랄드빛 호수(라군·Lagoon)가 생겼다. 다윈은 산호섬이 이렇게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양 한가운데 뿌려진 산호섬 1192개. 진화 중인 듯 모양도 빛깔도 다르지만, 신부(新婦) 머리에 쓰는 동그란 화관(花冠·산스크리트어로 'MOLDIV')을 닮았다. 애초부터 한 덩어리는 아니었을까. 작은 섬들이 너무 많아 지도에 다 그릴 수도 없을 것 같다. '그저 섬나라겠지' 했다가는 뒤통수를 맞는 곳, 몰디브다. 인천공항에서 10시간 날아 도착한 곳은 훌룰레 섬의 이브라힘 나시르 공항. 1㎞ 정도 떨어진 곳에 .. 2013. 7. 22.
황산, 중국에서도 가장 으뜸인 산 중국 안휘성 황산 중국에서도 가장 으뜸인 산 "오악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이 보이지 않고, 황산을 보고 나면 오악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동부 안휘성에 있는 황산은 위의 말처럼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으로 이름나 있다. 중국 전설에 따르면 황제가 이곳에 수련연단(修身炼丹)한 원인으로 당나라 747년 6월 17일에 황제의 명령에 따라 황산이라는 이름을 받았다고 한다. 중국 삼산 오악 중에서도 '천하제일기산'이라고 불릴 만큼 중국에서는 제일의 산이다. 황산에는 기이한 소나무와 괴석(怪石),운해(云海), 온천이 '사절(四绝)'로 꼽힌다. 그 중 기이한 소나무는 해발 800미터 돌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소나무의 모양 또한 천태만상이다. 봉우리, 절벽, 암석 사이에서 자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연.. 2013. 7. 18.
맛과 멋이 풍성한 양평~가평 나들이 맛과 멋이 풍성한 양평~가평 나들이 박종인 여행전문기자 도시도 탈출하고 여름도 탈출하는 하루 나들이, 경기도 양평-가평 드라이브다. 식당과 모텔이 질리도록 많지만,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보석을 잘 꿰면 양평과 가평은 우아하고 시원하고 맛있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 코스, 이렇게 가본다. 아니, 이렇게 간다. 가평 호명산 산중 숲길에 햇살이 반짝인다. 맛이면 맛, 멋이면 멋 한꺼번에 만족할 수 있는 경기도 양평과 가평의 숨은 보석 가운데 하나다. 어비계곡 입구까지 오전 11시 정도에 도착할 것. 어비계곡은 6번국도 양평 못 미쳐 고읍교차로에서 청평, 홍천 방면으로 좌회전. 백현사거리에서 중미산쪽으로 좌회전한 뒤 농다치고개를 넘을 것. 고개 아래 삼거리에서 유명산자연휴양림 쪽으로 오른쪽 길을 택하면 유명산 입.. 2013. 6. 30.
토장국, 추억의 맛에서 건강 해장국으로 토장국의 추억 추억의 맛에서 건강 해장국으로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58-10 / 전화: 02-334-3312 기고= 글 이정훈, 사진 변귀섭 나 같은 촌놈은 토장이란 말만 들어도 정겹다. 나지막한 흙담 너머 허물어진 장독대 위. 커다란 독에서는 된장이 익어갔다. 토장은 장에서 간장을 뺀 장, 즉 된장이다. 그 된장은 토담이나 토장이라고도 불렀던 이웃한 흙담의 흙 냄새를 닮아갔다. 그래서 토장(土墻)과 토장(土醬)은 촌놈의 머리 속에서 하나의 의미만으로 존재한다. 저녁이면 고만고만한 초가집 사이 고샅으로 퍼지던 매캐한 밀짚과 보릿짚 타는 냄새. 그리고 거기 얹힌 토장국 냄새. 서민의 일상 음식이었던 토장국은 어느새 잊혀진 음식이 되었다. 그러나 그 느낌 그 맛과 함께 건강식이자 훌륭한 해장국으로 서울에서.. 2013. 6. 30.
진짜 평양냉면 맛집은? 평양냉면의 강호(强豪)를 찾아서 냉면마니아들이 평가한 진짜 평양냉면 맛집은? 빼어나게 잘 생기거나 예쁘지는 않지만, 내면에서 우러나는 온화한 성격이나 정감 있는 모습을 지닌 이들을 보고 우리는 흔히 ‘볼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첫눈에 호감을 사기 보다는 ‘볼수록 매력적이다’라는 뜻이다. 음식에서는 마치 평양냉면을 두고 하는 말 같다. 평양식 냉면은 불필요한 감미료 넣을 것 없이 오랜 시간 푹 우려낸 육수(肉水)와 고루 잘 삶은 고기 몇 점, 투박하게 뽑아낸 순수 메밀 면의 삼박자만으로 맑고 담백한 맛이 난다. 첫맛은 싱겁다 못해 밍밍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두세 번 먹고 나면 나중에는 그 특유의 밍밍함이 자꾸만 생각나고 당긴다. 별 거 아닌 듯해도 육수와 면발, 고명의 밸런스가 잘 맞아야 ‘중독성 있는’ .. 2013. 6. 30.
소바, 여름 입맛을 사로잡는 시원한 메밀국수 소바 여름 입맛을 사로잡는 시원한 메밀국수 한낮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하루,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라는 동료들의 대화 속에서 시원한 청량감과 짭조름한 쯔유가 배어든 소바를 맛있게 후루룩후루룩 먹고 싶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왔나 싶은 생각이 드는 가운데 소바가 점심 메뉴로 정해지고 어느덧 입안에 들어온 소바는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끔 해준다. 이제 소바는 계절의 척도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면 요리인 것 같다. 허나 소바를 접하는 많은 사람들이 소바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소바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음식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소바에 대한 배경과 지식을 알고 있으면 더 맛있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기에 소바에 관한 정보들을.. 2013. 6. 30.
인천 소야도 트레킹, 산릉의 장쾌함과 해안 비경이 조화로운 섬 인천 소야도 트레킹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산릉의 장쾌함과 해안 비경이 조화로운 섬 국사봉과 왕재산 연결하는 소야도 능선길 완성돼 글 김기환 기자 / 사진 염동우 기자 ▲ 소야반도 남쪽의 막끝해변 풍광. 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거친 파도가 인상적이다. 여름이 다가오며 하루가 다르게 ‘산 빛’이 짙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야외활동의 시기가 찾아오며 주말마다 가까운 산은 사람들의 발길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길은 흙먼지가 자욱하고 언덕배기 쉼터는 발 디딜 틈도 없다. 어느새 휴일의 산등성이는 서울 명동보다 더 붐비는 공공장소가 되었다. 번잡함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섬은 좋은 대안 여행지다. 드나드는 배편이 한정되어 있어 교통이 불편하지만, 오히려 그 제한적인 접근성이 매력이다. 휴일에도 찾는 사.. 2013. 6. 29.
거제 해안도로 드라이브, 굽이굽이 달리다 절경속에 앉으니 시간도 쉬어가네 거제 해안도로 드라이브 굽이굽이 달리다 절경속에 앉으니 시간도 쉬어가네 거제 = 글·사진 박경일 기자 ▲ 오전 나절에 우람한 술숲이 만든 그늘이 백사장까지 길게 드리워지는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명사마을 의 명사해수욕장. 소나무 그늘 아래 캠핑 의자를 펼쳐 놓고 쪽빛 바다와 마주 앉으면 더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언젠가부터 이른바 ‘걷기여행’이 대세입니다. 느린 걸음의 도보여행. 그 미덕 중의 하나가 바쁘게 지나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찬찬히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풍경을, 또 세상을 자세히 보는 것이 꼭 걸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차를 타고 마음 가는 대로 달리다 때때로 멈춰 서서 풍경 앞에서 시간을 넉넉히 내주는 것만으로, 걷기 못잖은 여행이 가능하니까.. 2013. 6. 27.
‘산고수장(山高水長)의 땅’ 경남 거창, 두 가문이 탐낸 ‘수승대’ '산고수장(山高水長)의 땅’ 경남 거창 두 가문이 탐낸 ‘수승대’… 빨치산 목욕하던 ‘유안청폭포’ 거창=글·사진 박경일 기자 ▲ 요수정에서 소나무 사이로 내려다본 수승대의 모습. 거북 형상의 바위인 수승대에는 옛사람들이 남긴 이름과 시들이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새겨져 있다. 수승대는 그대로 옛사람들이 자연 속에 남긴 한 권의 책, 혹은 방명록과 다를 바 없다. 산 깊으면 물 또한 좋다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지리산과 덕유산을 비롯해 해발 1000m가 넘는 16개의 거대한 산군(山群)을 주위에 병풍처럼 거느리고 있는 경남의 거창. 그곳을 일러 ‘산고수장(山高水長)’의 땅이라 합니다. 산(山)은 높이(高) 솟았고 물(水)은 길게(長) 흐르는 고장이란 얘기지요. 거창 땅 곳곳에는 그늘 .. 2013. 6. 16.
대학로에서 성북동까지, 골목길 걷기 여행 예술이 있는 추억의 골목길 대학로에서 성북동까지, 골목길 걷기 여행 글, 사진 : 장태동(여행작가) 문화의 거리 대학로에서 낙산을 넘어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심우장과 소설가 상허 이태준 선생의 수연산방이 있는 성북동까지 걷는 길은 시와 소설, 벽화가 있는, 추억으로 가는 골목이다. 시와 벽화의 만남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뒤로 돌아보면 담쟁이 이파리에 뒤덮인 샘터사 건물이 보인다. 이번 걷기 여행의 출발점이 그 건물인데, 출발하기 전에 대로변에 있는 시비를 먼저 돌아본다. “어느 머언 곳의 / 그리운 소식이기에 /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로 시작되는 시 를 지은 김광균 시인의 시비가 눈에 띈다. 전문이 새겨진 비석 앞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인의 섬세한 감정의 결을 헤아려본다. [위/아래]대학로.. 2013. 6. 13.
홍성, 항일운동의 큰 별이 태어난 역사의 땅 충남 홍성 항일운동의 큰 별이 태어난 역사의 땅 ☆ 김좌진장군생가지 : 충남 홍성군 갈산면 백야로546번길 12 ☆ 한용운선생생가지 : 충남 홍성군 결성면 만해로318번길 83 조양문 홍성군에서는 역사 속의 위인들이 많이 배출됐다. 고려 말기의 큰스님 보우국사, 명장이자 재상 최영, 사육신 성삼문, 조선 후기의 문신 남구만, 조선 말기의 순국지사 이설, 독립운동가 김복한 선생 등이 홍성 출신이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펼친 홍성 출신의 대표적 인물로 만해 한용운 선생과 백야 김좌진 장군이 손꼽힌다. 최근의 인물로는 고암 이응노 화백이 있다. 이응노생가 홍성군은 1914년 홍주군과 결성군이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홍성 읍내에 자리한 홍주성역사관에서 선현들의 발자취와 홍주읍성의 예전 모습, 홍성의 역사 등을.. 2013. 6. 11.
제철 맞은 '주꾸미'와 '물회' 이야기 주꾸미, 물회 제철 맞은 '주꾸미'와 '물회' 이야기 글·사진 김인규(아포리아) 맛집블로거 현재 제철 맞은 주꾸미잡이가 한창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봄엔 주꾸미, 가을엔 낙지라고도 한다. 아무튼 봄철 주꾸미는 산란을 위해 숨는 습성이 있어 소라 껍데기를 이용해 잡는데 요즈음이 육질도 아주 연하고 맛도 좋으면서 영양도 풍부하다고 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매가 기준으로 1kg에 2만 8천원에서 3만 4천원까지 팔리고 있다고 한다. 작년 이맘때보다 많이 오른 가격이다. 이유는 수온 상승과 남획으로 말미암아 어획량이 급감하였고, 그러다 보니 국산 주꾸미는 가격이 떨어질 기미조차 보이질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이나 심지어 베트남산, 태국산 등이 팔리기도 한다. 그래서 충남 무창포, 서천 등 서해안 곳곳.. 2013. 6. 8.
순대 없는 순대국밥 골목 순대국밥 순대 없는 순대국밥 골목 김인규(아포리아) 서양에 소시지가 있다면 한국에는 순대가 있다. 순대를 만드는 방법 또한 그 내용물과 색상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 소시지를 만드는 방법과 흡사하다. 순대국밥의 기원은 곧 순대의 기원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는데 문헌에 나타난 기록으로는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양의 피와 양고기 등을 다른 재료와 함께 양의 창자에 채워 넣어 삶아 먹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봤을 때 미루어 짐작하건대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순대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며, 그렇기에 순대는 몽골의 칭기즈칸이 정복 전쟁을 하면서 전투 식량으로 돼지 창자에다 쌀과 채소를 넣어 말리거나 냉동시켜 지니기 편리하게 만든 데서 유래했다는 학설이 많이 인용되고 있다. 또한 순대는 만주어로 순대를 가리키는.. 2013. 6. 8.
도심에서 맛보는 강원도식 투박한 막국수 도심에서 맛보는 강원도식 투박한 막국수 글·사진 김인규(아포리아) ▲산촌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에서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재탄생한 막국수 얼마 전 모 방송 매체에서 막국수 로드 동행 취재를 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다녀온 적이 있었다.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막국수의 매력에 푹 빠져 틈만 나면 막국수를 찾아다니고 있다. 막국수가 무엇인가? 말 그대로 막 갈아서 막 뽑아 막 먹는다고 해서 막국수이다. 일설에 의하면 우리 나라에 메밀이도입된 시기가 삼국시대 7~8세기 경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로부터 한참 뒤의 일이지만 조선시대, 특히 임진·병자 양란으로 전국토가 피폐해진데다가 설상가상으로 흉년까지 들자 국가에서 그 위기 타개책으로 메밀 재배를 권장했었다고 하는데 그런 내용들로 보아 적어도 조선조 중기 .. 2013. 6. 8.
서래마을 '하오커' 짜장면', 천연재료를 사용한 착한 짜장면집 서래마을에 있는 '하오커' 짜장면 천연재료를 사용한 착한 짜장면집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서래마을에 위치한 퓨전 중식당 ‘하오커’의 짜장면 맛은 착하다. 짜장면에 굳이 맛있다는 말이 아닌 착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맛을 냈기 때문.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만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꽤나 오랜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 지름길을 포기하고 멀고 험한 미로 같은 길을 걷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미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고 좋은 과정을 거친 결과는 더욱 가치 있는 법이다. 천연재료를 사용해 맛을 낸 하오커의 ‘착한짜장면’ 천연조미료만으로 맛을 냈다고 하는 하오커의 짜장면은 어떤 맛일까. .. 2013. 6. 8.
강원 정선 '삼탄아트마인', 막장 속 고단한 삶의 흔적… 예술로 ‘환생’하다 강원 정선 미술관 '삼탄아트마인’ 막장 속 고단한 삶의 흔적… 예술로 ‘환생’하다 영월·정선·태백 = 글·사진 박경일 기자 ▲ 강원 정선의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의 조차장은 수직갱도와 레일, 석탄차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던 탄광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폐광된 광산이 미술관 ‘삼탄아트마인’으로 재탄생하면서 쇠락해가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조차장에 ‘레일바이뮤지엄’으로 이름 붙였다. 산업 시대의 추억이 쇠락해가는 모습을 그대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삼은 셈이다. 쓰러져 가쁜 숨을 몰아쉬다가 끝내 마지막 숨이 끊어져버린 거대한 검은 짐승. 강원 영월과 정선, 태백 일대에 폐허처럼 남아 있던 폐광된 탄광의 느낌이 꼭 그랬습니다. 멈춘 탄차와 높이 솟은 수직갱, 녹슬어가는 기계, 깨진 유리창…. 탄더미 가.. 2013. 6. 1.
영광 숲쟁이꽃동산 영광 숲쟁이꽃동산 법성포에 날리는 꽃향기의 근원지 글, 사진 : 오주환(여행작가) 영광 법성포에는 오색의 꽃으로 단장한 예쁜 동산이 있다. 숲쟁이꽃동산이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와 법성포 숲쟁이느티나무군을 연결한 곳으로 꽃과 나무 사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이다. 영광 하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것이 굴비와 포구이기에 꽃동산을 마주하는 순간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바닷가 특유의 짠내와 주렁주렁 걸린 굴비 대신 화사한 꽃과 나무가 반겨주니 봄날의 포구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꽃밭 사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꽃향기에 취하고, 걷는 내내 법성포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숲쟁이꽃동산은 법성포 여행이 주는 보너스다. 숲쟁이꽃동산 전경 영산홍 활짝 핀 봄의 화원 영광 숲쟁이꽃동산.. 2013. 5. 21.
서울 허준박물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의 모든 것 서울 허준박물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의 모든 것 글, 사진 : 구완회(여행작가) 《동의보감》과 허준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까? 《소설 동의보감》은 밀리언셀러였고, 드라마 은 그때까지의 시청률 신기록을 갈아치웠으니. 하지만 소설과 드라마를 통해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그것들은 아무래도 사실보다는 허구, 역사보다는 흥미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2013년 탄생 400주년을 맞는 《동의보감》에 대해 좀더 정확한 사실, 풍부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서울 강서구의 허준박물관을 찾아가보자. 아이들 손을 잡고 같이 둘러보면 더욱 좋은 곳이다. 허준기념실 앞 초상화 구암 허준은 양천 허씨다. 조선의 양천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에 해당하는 지역. 강서구의 구암공원 일대는 허준이 태어났.. 2013.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