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및 정보/- 인도.네팔,스리

지상 최고의 낙원 몰디브, 흩뿌려진 1192개의 섬

by 혜강(惠江) 2013. 7. 22.

 

지상 최고의 낙원 몰디브

 

흩뿌려진  1192개의 섬,  산호꽃 핀 바다 정원

 

 

최재훈 기자

 

 

 

  야자수가 물 위로 솟아 자라면 섬이고, 섬이 가라앉아 테두리만 남으면 아톨(Atoll·환초)이다. 섬 잠긴 자리엔 에메랄드빛 호수(라군·Lagoon)가 생겼다. 다윈은 산호섬이 이렇게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인도양 한가운데 뿌려진 산호섬 1192개. 진화 중인 듯 모양도 빛깔도 다르지만, 신부(新婦) 머리에 쓰는 동그란 화관(花冠·산스크리트어로 'MOLDIV')을 닮았다. 애초부터 한 덩어리는 아니었을까. 작은 섬들이 너무 많아 지도에 다 그릴 수도 없을 것 같다. '그저 섬나라겠지' 했다가는 뒤통수를 맞는 곳, 몰디브다.

 

 

 인천공항에서 10시간 날아 도착한 곳은 훌룰레 섬의 이브라힘 나시르 공항. 1㎞ 정도 떨어진 곳에 홍콩을 닮은 도시 섬 말레가 보인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보트나 수상 비행기를 타고 뿔뿔이 흩어진다. 이 섬은 수도, 저 섬은 공항, 저기 저 섬은 리조트…. 그들의 바다살이는 이랬다.

 

 

 

* 몇 발자국만 가면 바다다. 물속에 뛰어들면 부서진 산호 가루 사이로 형형색색 물고기가 노닌다.  란다 기라바루에 들어선 포시즌스 리조트 비치 방갈로 풍경이다. / 포시즌스 리조트 제공

 
 

◇ 둥글게 모인 섬 1192개


 

  훌룰레 섬에서 스피드보트에 올랐다. 30여분 뒤 도착한 쿠다 후라. 몰디브 말(디베히어)로 '작은 섬'이다. 해변을 따라 물 위에 지은 방갈로가 야자수와 함께 마을을 이루고 있다. 물속에 쌓인 산호 가루를 밟으며 200~300m를 걸어나가도 허리춤밖에 오지 않는 얕은 바다는 정원이요, 어항 속을 들여다보는 듯 선명한 산호와 물고기는 그 정원에서 자라는 꽃이요, 나무다. 해를 가리는 먹구름도, 갑자기 퍼붓는 소나기(스콜·squall)도 여기선 낭만이다.

  게을러질 자유? 천만의 말씀. 해먹에 누워 낮잠을 즐기고, 보드라운 모래밭을 걷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풀에서 바다와 눈높이를 맞추다 보면 시간은 훌쩍 간다. 윈드서핑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겨도 좋다. 헤엄치기보단 두둥실 떠다니는 게 더 어울리는 바다다. 인도양을 제대로 느끼려면 먼바다로 나가자. 눈앞에서 돌고래쇼가 펼쳐지고, 바다거북 사파리도 가능하다. 낚시를 던지면 팔뚝만 한 물고기가 척척 올라온다. 망망대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신비롭다.

 

 

*몰디브 앞 바다는 해양생물의 보고다.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하면 책에서나 보던 진귀한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 해양 생물 보존 지역

 

 

  쿠다 후라에서 보트를 타고 10여분 물살을 가르니 가로 5m·세로 10m 크기의 뗏목 하나가 떠 있다. 12인승 수상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간이공항이다.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수상 비행기를 타면 보석 같은 섬들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40여분 날아 도착한 란다 기라바루는 호텔·리조트 그룹인 '포시즌스 리조트'가 만든 리조트 섬이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섬이다.

  섬에선 생물학자 10여명이 해양생물 연구와 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관광객들의 기부로 산호와 바다거북, 쥐가오리의 번식을 돕고, GPS를 달아 애완동물처럼 보살핀다. 지구온난화로 수면이 높아져 바다생물들이 사라지고, 섬들이 가라앉는 것을 막기 위한 몸부림이다. 리조트 매니저 마틴씨는 "몰디브는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섬 한쪽에 펼쳐진 'S'자 모양의 모래 언덕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물이 빠지면 바다가 갈리듯 길이 열린다.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면 온통 오렌지빛으로 물들고, 이내 하늘엔 쏟아질 듯 별이 반짝인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이슬람 사원과 망고 장수

 


 

  몰디브 공화국은 1968년 독립 공화정을 세운 회교 국가. 인도·스리랑카의 싱할리인들이 건너와 정착했다. 전체 인구 39만여명 중 3분의 1이 수도 말레에 산다. 나머지는 리조트 섬 102개를 포함해 200여곳에 퍼져 있다. 관광이 주요 수입원이다 보니 몰디브 사람들은 7살 때부터 영어를 배우고, 친절은 몸에 배 있다.

  말레 거리의 대통령궁·정부청사 등을 둘러보며 30여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오토바이가 우르르 몰려가고, 인근 섬 사람들이 속속 모여든다. 황금 돔이 빛나는 이슬람 사원 앞에 모인 이들이 엎드려 기도를 한다. 이곳은 가장 큰 예배가 있는 금요일이 휴일이다. 오후 2시쯤 가게 문이 열리고 거리는 다시 숨을 쉰다. 재래시장 입구, 망고 장수가 한 조각 잘라 "먹어보라"며 내민다. "슈크리아~" 하고 감사 인사를 건네니 "웰컴 코리아!"라며 웃는다.

 

 

 

 

●교통: 지난 3월 정기 직항편이 생겨 가는 시간이 4~5시간 짧아졌다. 대한항공이 주 3차례 인천공항~몰디브 직항편을 운항한다.

포시즌스 리조트

 

 

 

<출처> 2013. 7. 4 / 조선닷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