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련1790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세한도(歲寒圖)를 읽다 / 용창선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신춘문예 시조 당선 소감 / 용창선 시를 사숙하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 ‘올해도 낙방하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에 쓸쓸해질 때, 당선 통보를 받았습니다. 최종심에 오른 지 8번 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배 시인들의 시를 몇 번씩 필사하고 음.. 2015. 1. 1.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키워드 / 최은묵 2015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키워드 최은묵 죽은 우물을 건져냈다. 우물을 뒤집어 살을 바르는 동안 부식되지 않은 갈까마귀 떼가 땅으로 내려왔다. 두레박으로 소문을 나눠 마신 자들이 전염병에 걸린 거목의 마을 레드우드 꼭대기로 안개가 핀다. 안개는 흰개미가 밤새그린 지하.. 2015. 1. 1.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면(面) / 정현우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면(面) 정현우 거울을 바라보네 내 눈 속 머리카락 어제보다 자라났네 검붉게 물들었네 오늘은 자소설*쓰네 이틀밤을 새우며 입안 가득 종이 넣고 꼭꼭 눌러 씹었네 갈등극복 영웅기 이왕이면 대서사시 사실은 나트륨이던 조미료 인생사여 2002 빨간색 .. 2015. 1. 1.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내 눈 속의 붉은 마녀 / 서상희 2015 조선읿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내 눈 속의 붉은 마녀 서상희 거울을 바라보네 내 눈 속 머리카락 어제보다 자라났네 검붉게 물들었네 오늘은 자소설*쓰네 이틀밤을 새우며 입안 가득 종이 넣고 꼭꼭 눌러 씹었네 갈등극복 영웅기 이왕이면 대서사시 사실은 나트륨이던 조미료 .. 2015. 1. 1. 2015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의류수거함 / 김범렬 2015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의류수거함 김범렬 재활용 의류수거함 뱃구레가 홀쭉하다 보름달 풍선처럼 제 깜냥 부푸는 변방 푹 꺼진 분화구 속에 적막 하늘 담고 있다. 잠 못 든 한 사내가 그 옆에 누워 있다. 이웃한 박주가리 덩굴손 감아올리고 첫 대면 어색한 동거에 치열한 자.. 2015. 1. 1. 2015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쌈 / 조창규 2015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쌈 조창규 나는 쌈을 즐깁니다 재료에 대한 나만의 식견도 있죠 동굴 속의 어둠은 눅눅한 김 같아서 등불에 살짝 구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낱장으로 싸먹는 것들은 싱겁죠 강된장, 과카몰리* 등 다양한 <쌈장 개발의 기원> 봄철, 입맛이 풀릴 때 나는.. 2015. 1. 1. 2015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백지의 척후병 / 김복희 2015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백지의 척후병 - 김복희 연속사방무늬 물이 부서져 날리고 구름은 재난을 다시 배운다 가스검침원이 밸브에 비누거품을 묻힌다 바닥을 밟는 게 너무 싫습니다 구름이 토한 것 같습니다 낮이 맨발로 흰색 슬리퍼를 끌면서 지나가고 뱀이 정수리부터 허물.. 2015. 1. 1. 2015 경향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선수들 / 김관용 2015 경향 신춘문예 시 당선작 선수들 김관용 전성기를 지난 저녁이 엘피판처럼 튄다 도착해보면 인저리타임 목공소를 지나 동사무소, 골목은 늘 복사된다 어둑해지는 판화 속에서 옆집이라는 이름을 골라낸다 옆집하고 발음하면 창문을 연기하는 배우 같다 보험하는 옛애인이 전화한 날.. 2015. 1. 1. 2015 부산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작 2015 부산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작 ▲ 삽화=류지혜 기자 소금꽃 장계원 개펄을 달구는 뜨거운 바람이 분다 달아나 숨을 곳은 그 어디에도 없기에 차라리 제 몸 가두고 웅크려 앉은 바다 발 물레 잣는 핏줄 터질 듯 꿈틀대면 맴도는 바퀴에 울렁증 난 바다는 울대에 걸린 갯물을 울컥울컥 .. 2015. 1. 1. 2015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탕제원 / 박은석 2015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탕제원 박은석 탕제원 앞을 지나칠 때마다 무릎의 냄새가 난다 용수철 같은 고양이의 무릎이 풀어지고 있던 탕제원 약탕기 속 할머니는 자주 가르릉 가르릉 소리를 냈었다 할머니의 무릎에는 몇 십 마리의 고양이가 들어 있었다. 가늘고 예민한 수염을 .. 2015. 1. 1. 2015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오래된 신발 / 고창남 2015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래된 신발 -고창남 인도에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드르르륵, 문이 열리면 떠올랐다 가라앉은 먼지들과 가볍게 부풀어 올랐을 세상의 호들갑이 풀어진 끈을 갈고리처럼 엮어 꽉 조여 맨다. 만년설처럼 쌓여만 가는 아득한 먼지 속에서 태양은 너무 .. 2015. 1. 1. 2015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잉카염전 / 나미화 2015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잉카염전* 나루(본명 나미화) 바람이 누웠던 빈 둑마다 산이 뱉어놓은 통증이 하얗게 널려있다 내 어미가 바다가 아닌 산 이라니 소금은, 몰래 다듬어온 은빛 칼날로 자신을 가두었던 산의 자궁을 찌르고 싶었다 적막이 달빛처럼 침식해 들어와 점점 빙.. 2015. 1. 1. 2015 매일신문 신춘문예시 당선작 : 새벽낚시 / 박예신 [2015 每日 신춘문예 당선작/시] 새벽낚시 박예신 물상들이 번져가는 어슬한 하늘 움켜쥔 새벽. 틈으로 푸른빛 스치더니 이내 어둠은 바다를 기억으로 길게 풀어놓는다. 꽤 괜찮은 미끼를 산 낚시꾼이라면 으레 찾는 그 곳. 긴 장대 쥔 어둑한 손들이 끊임없이 베어대는 채찍소리. 벌어진 .. 2015. 1. 1. 201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감히 / 윤은주 [2015 每日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감히 / 윤은주 윤은주 민변도 (시조시인) 장미꽃 한 바구니가 배달 된 어느 저녁 향기에 얹혀있는 이름이 퍽, 낯설다 아무리 헤아려 봐도 내 몫은 이미 아닌, 나 모르게 꽃은 피고 나 모르게 가버린 봄 한동안 달뜬 나를 단번에 주저앉히는 스물 몇, 딸 나이.. 2015. 1. 1. 2015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난파선은 난파선 속으로 / 김기령 [2015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난파선은 난파선 속으로 김기령 난파선은 난파선 속에 뒤집혀 있다 깃발이, 갑판이, 선미가 부서졌다 아니 실제론 뼈댄 안 부서졌다 해일에 부딪쳤고 태풍에 부딪쳤다 그것들은 부딪침으로 섞인다 난파선은 난파선 속으로 지금은 멀미 중이다 난.. 2015. 1. 1.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 박복영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 박복영 ▲ 그림=권휘원 아찔한 둥지난간에 올라 선 아직 어린 갈매새는 주저하지않았다. 굉음처럼 절벽에 부딪쳐 일어서는 파도의 울부짖음을 두어번의 날갯짓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어미가 날아간 허공을 응시하며 뛰어내린 .. 2015. 1. 1. 2015 경상일보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 겨울 할머니 방 / 남정률 [2015경상일보신춘문예 당선작-동시] 남정률 겨울이 되면 시골 할머니 방에는 의좋게 같이 산다. ▲ 일러스트: 김천정 쌀 포대, 콩 자루, 고구마 자루, 호박덩이 콩나물시루가 옹기종기 의좋게 산다. 메주는 오래 매달리기 자랑을 하고 있다. 할머니는 콩나물시루 콩나물을 사랑하신다. 콩.. 2015. 1. 1. 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걸어가는 나무 / 정지윤 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시] - 정지윤 그들의 발소리는 너무 조용하여 일러스트: 김천정 먼 훗날 겨우 발견될 뿐, 아르볼 께 까미나(arbol que camina) 태양을 찾아가는 나무의 뿌리는 아마존의 고대 지도를 기억한다 끝과 시작이 맞닿은 유랑 기억을 더듬는 긴 촉수의 뿌리들은 수십 개.. 2015. 1. 1. 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가을, 랩소디 / 오은주 [2015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가을, 랩소디 오은주 읽다 놓친 편지처럼 또 한 번의 봄은 가고 시든 꽃대궁에 향기 남은 가을, 붉다 여자로 산다는 것은 매달 저를 지우는 일. 내일을 닫아버린 빈 방에 홀로 남아 올 터진 생각 달래 바늘귀에 꿰다보면 눈물도 나래를 펴나 창가로 가 .. 2015. 1. 1. 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아령 또는 우리의 王 김분홍 이것은 두 짝, 권력에 관한 보고서이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는 당신은 스킨십을 좋아해 자르려는 자와 붙어 있으려는 자의 대립으로 각을 세우고 같은 말을 쫑알대는 손가락에 권력이 붙는다 살을 섞으며, 당신을 사랑했.. 2015. 1. 1. 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달빛 길어 올리기 / 오은주 [2015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달빛 길어 올리기 오은주 바람마저 돌아누운 달빛 아래 한지를 뜬다 고마운 천형天刑처럼 물질하는 늙은 손이 물속에 내려앉은 달, 달의 속살 건져낸다 백번을 흔들어야 항복하는 닥의 껍질, 아린 숨결 본떠내고 별빛 고이 아로새겨 하얗게 거듭난 .. 2015. 1. 1. 김유정문학촌에서 살펴본 소설가 김유정의 삶과 문학 김유정문학촌 김유정문학촌에서 살펴본 소설가 김유정의 삶과 문학 글·사진 남상학 한국문학사에서 가장 토속적인 작가로 꼽히는 김유정. 우리나라 철도역 가운데 유일하게 사람 이름을 따온 역인 김유정역에서 동쪽으로 400m 걸어가면, 김유정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자 그의 소설 배경이 된 실레마을과 김유정문학촌이 나온다. 이곳은 원래 경춘선 신남역이었으나 이름을 ‘김유정역’으로 바꾸었으며 청량리에서 하루에 아홉 번 기차가 다닌다. 김유정문학촌은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에 있다. A. 실레마을의 김유정문학촌 금병산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옴폭한 떡시루 같다 하여 '실레'라는 이름이 붙여진 마을 전체가 김유정 작품의 산실이자 무대이다. 금병산 자락의 실레마을은 김유정의 삶과 문학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 10. 14. 무명도(無名島) / 이생진 ▲완도타워 2층 전시실에 걸린 이생진의 시 무명도(無名島) - 이생진 저 섬에서 한 달만 t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눈으로 살자 - 이생진 ‘악(惡)으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대안 찾아야 완도타워에서 여섯 번째 희망편지를 띄웁니다.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의 슬픔이 되고 있는 이때, 참사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완도의 완도타워 2층 전시물에서 우연히 속의 시 여섯 편을 발견하고 여섯 번째 희망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이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저 나름의 생각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였습니다. 이제 마지막의 편지는 이생진 시인의 와 관련이.. 2014. 5. 9. 그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완도타워 2층에 걸린 송수권의 시 그 적막한 바닷가 -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 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채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 송수권 더러는 비워놓고,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완도타워에서 다섯 번째 희망편지를 띄웁니다. 침묵의 바다가 원망스러워 산 언덕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적막한 마음을 달랠 수 없습니다. 전망층에서는 다도해가 한눈에 보였습니다. 오른.. 2014. 5. 9.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 / 황지우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 - 황지우 새는 자기 몸을 쳐서 건너간다. 자기를 매질하여 일생일대의 물 위를 날아가는 그 새는 이 바다와 닿은, 보이지 않는, 그러나 있는, 다만 머언, 또 다른 연안(沿岸)으로 가고 있다. - 황지우 지금은 나 자신을 매질해야 할 때 완도타워에서 네 번째 꿈의 편지를 띄웁니다. 사리 때로 접어드는 오늘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게 일 것”이라는 예보가 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지?’란 말이 들려옵니다. 이래저래 가슴 찢는 소식에 제 마음도 천근만근 무거워집니다. 오늘도 허공에 시선을 놓아둔 채 넋을 잃고 먼바다를 바라보는 당신에게 또 한 장의 위로의 편지라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로의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신문보도에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계속 드러.. 2014. 5. 9. 바다 2 / 채호기 ▲ 완도타워 2층에서 만난 채호기의 시 바다 2 - 채호기 바다에 와서야 바다가 나를 보고 있음을 알았다. 하늘을 향해 열린 그 거대한 눈에 내 눈을 맞췄다. 거울을 보면 그 속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바다는 읽을 수 없는 푸른 책이었다. 쉼 없이 일렁이는 바다의 가슴에 엎드려 숨을 맞췄다. 바다를 떠나고 나서야 눈이 바다를 향해 열린 창임을 알았다. 바다의 눈에 내 눈을 맞추고 완도타워에서 세 번째 편지를 띄웁니다. 진도는 완도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진도 팽목항 앞바다는 우리가 부딪치며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한 현장입니다. 숙명이라고나 할까요? 삶의 현장으로 비유된 바다는 어부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늘 위협의 대상이며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우리는 그 앞에서 얼마나 무력하고 하찮은 존재인가를 실감하게.. 2014. 5. 9. 어부 / 김종삼 ▲완도타워 2층에서 만난 김종삼 시인의 시 어부 - 김종삼 바닷가에 매어둔 작은 고깃배 날마다 출렁거린다 풍랑에 뒤집힐 때도 있다 화사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얼리 노를 저어 나가서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이 되어서 중얼거리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고 사노라면 많은 기쁨이 있다고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면 완도타워에 올라 두 번째 희망편지를 띄웁니다. 오늘 이른 새벽 바닷가에 나갔습니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간밤 뒤숭숭한 꿈자리로 잠을 설쳐 새벽에 눈을 붙이려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 바닷가에 살면서 일찍부터 바다의 두 얼굴을 목격하며 살았습니다. 잔잔한 바다에 태풍 일어 바다가 뒤집히는 날에는 으레 새벽 바닷가 모래사장에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 떠밀려온 물체를 .. 2014. 5. 9.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완도타워 2층 전시홀에서 만난 김종해의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추운 겨울 다 지내고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완도에 갔었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온 나라가 비통에 젖어 있는 때에 진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완도타워에 올라 바라본 바다는 예상외로 잔잔했습니다. 그런 그곳에 죄 없는 어린 것들이 잠들어 있다는 생각에 가.. 2014. 5. 9. 완도타워에서 띄우는 희망편지⑥ - ‘악(惡)으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대안 찾아야 완도타워에서 띄우는 희망편지⑥ ‘악(惡)으로부터의 도피’를 위한 대안 찾아야 완도타워에서 여섯 번째 희망편지를 띄웁니다.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유가족은 물론 전 국민의 슬픔이 되고 있는 이때, 참사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완도의 완도타워 2층 전시물에서 우연히 속의 시 여섯 편을 발견하게 되어 이 시를 바탕으로 희망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이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저 나름의 다짐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였습니다. 이제 마지막의 시는 이생진 시인의 입니다. 이생진 시인은 ‘섬시인’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섬과 바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을 지닌 시인입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시집과 화첩을 들고 수많은 섬으로 돌아다닌.. 2014. 5. 4. 완도타워에서 띄우는 희망편지⑤ - 그 적막한 바닷가에서 완도타워에서 띄우는 희망편지⑤ 그 적막한 바닷가에서 완도타워에서 다섯 번째 희망편지를 띄웁니다. 침묵의 바다가 원망스러워 산 언덕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적막한 마음을 달랠 수 없습니다. 전망층에서는 다도해가 한눈에 보였습니다. 오른쪽으로 소안도, 보길도, 노화도, 횡간도, 흑일도가 보였습니다. 진도 참사 현장은 아마도 횡간도와 흑일도 사이 그 너머 먼 바다인 듯싶습니다. 밝혀진 진실은 우리를 너무 놀라게 합니다. 탐욕에 눈이 어두웠던 사람들, 엄청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실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했던 사람들을 믿고 배를 탄 것이 어리석었던 것일까요? 이런 생각을 하니 적막감은 격분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치솟아 오르는 울분을 참으며 타워 2층으로 내려와 전시벽에 걸린 송수권 시인의 시 를 읽었습니다. 더러.. 2014. 5. 3.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