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련1790 (수필) 글을 쓴다는 것 / 김태길 글을 쓴다는 것 김태길(金泰吉) 사람은 가끔 자기 스스로를 차분히 안으로 정리(整理)할 필요를 느낀다. 나는 어디까지 와 있으며, 어느 곳에 어떠한 자세(姿勢)로 서 있는가? 나는 유언 무언(有言無言)중에 나 자신 또는 남에게 약속(約束)한 바를 어느 정도까지 충실(充實)하게 실천(實踐)해 왔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답함으로써 스스로를 안으로 정돈(整頓)할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안으로 자기를 정리하는 방법(方法)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것은 반성(反省)의 자세로 글을 쓰는 일일 것이다. 마음의 바닥을 흐르는 갖가지 상념(想念)을 어떤 형식으로 거짓 없이 종이 위에 옮겨 놓은 글은, 자기 자신(自己自身)을 비추어 주는 자화상(自畵像)이다. .. 2014. 1. 9. (시) 새해의 기도 / 남상학 새해의 기도 - 남상학 언제나 우리들의 시간은 당신이 주시는 햇빛으로 눈부십니다. 빛은 영원(永遠) 안에 있고 그 빛 속에 소중한 생명은 사계(四季)를 거듭하며 성장합니다. 어느 하루도 따스한 사랑 끊인 적 없었지만 처음인 듯 새롭게 가슴 가득 안아 보는 은혜로운 햇살 새해 아침 떠오르는 아침 해가 불덩이 같은 사랑을 쏟아 냅니다 투명한 빛살 속에 퍼지는 자애로운 어루만짐 당신의 손길 말씀의 씨앗이 떨어져 죽지 않는 생명이 되듯이 눈부시어 눈뜰 수 없는 나 소담스런 꽃을 피우며 달아 오르는 마음으로 옷깃 여미며 살아가겠습니다. 삼백 예순 다섯 날 영혼의 충일(充溢)을 염원하며 생명의 텃밭을 일구는 성실한 농부이게 하십시오. 그래서 당신 안의 매일매일이 풋풋한 청(靑)과일로 익어 당신 제단(祭壇)에 바치는.. 2014. 1. 9. 2014 조선일보 신춘문에 시조 당선작 : 꽃피는 광장 / 전승헌 2014 조선일보 신춘문에 시조 당선작 꽃피는 광장 정승헌 돌담도 스크럼 짠 유월의 대한문 앞 물대포 날아드는 왜자한 화단 너머 샐비어 붉은 깃발이 자리싸움 한창이다 질끈 두른 머리띠에 징소리가 울린다 응어리진 선소리꾼 목이 쉰 구호마다 신호에 발 묶인 차들 덩달아 소리치고 발 .. 2014. 1. 3. 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무지개를 수놓다 / 김정수 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무지개를 수놓다 -김정수 사다리 걸쳐놓듯 계단 쌓은 다랭이논 시금치 초록 한 뼘 유채꽃도 덧대놓고 종다리 박음질 소리 자투리 천 깁고 있다 시침질 선을 따라 꽃바늘로 감친 삶을 한 땀 한 땀 길을 내며 구릉 위에 서고 보면 지난날 눈물겨움도 무지.. 2014. 1. 3. 2014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반가사유상 / 최찬상 2014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반가사유상 -최찬상 면벽한 자세만 철로 남기고 그는 어디 가고 없다 어떤 것은 자세만으로도 생각이므로 그는 그 안에 있어도 없어도 그만이겠다 한 자세로 녹이 슬었으므로 천 갈래 만 갈래로 흘러내린 생각이 이제, 어디 가닿는 데가 없어도 반짝이겠.. 2014. 1. 3. 2014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앵무새의 난독증 / 조유희 2014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앵무새의 난독증 - 조유희 의자 위에 두 개의 오렌지가 놓여있어요 나는 저 오렌지를 노란 앵무새라 불러요 한 마리는 어제로부터 날아왔고, 또 한 마리는 내일로부터 날아왔어요 어제의 혀가 내일의 혀를 그리워할 때, 당신은 내게 상큼한 거짓말로 다.. 2014. 1. 3. 2014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나의 악몽은 서정적이다 / 2014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일러스트: 윤문영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린 금붕어를 닮은 항아리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 잠을 잔다 성대를 다친 소녀들,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금붕어들 잠을 잔다 항아리의 주둥이를 배회하는 16분 음표의 음색은 표현할수록 거친 것이어서 누구.. 2014. 1. 3. 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체면 / 오서윤(본명:오정순) 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체면 - 오서윤(본명:오정순) 막, 죽음을 넘어선 지점을 감추려 서둘러 흰 천으로 덮어놓고 있던 익사자 최초의 조문이 빙 둘러서 있다 발을 덮지 않는 것은 죽은 자의 상징일까 얼굴은 다 덮고 발을 내놓고 있다 다 끌어올려도 꼭 모자라는 내력이 있다 태.. 2014. 1. 3. 2014 경남일보 시조 당선작 : 풀꽃을 말하다 / 박복영 2014 경남일보 시조 당선작 풀꽃을 말하다 - 박복영 햇볕이 제 몸 꺾어 담벼락을 올라간 곳 담장 밑에 땅을 짚고 깨어난 풀꽃하나 시간의 경계 밖으로 내몰린 듯 애처롭다 뿌리박고 살아있어 고마울 따름인데 손때 묻은 구절들이 꽃잎으로 흔들린다 흔하디 흔한 꽃으로 피어있는 이름처럼 .. 2014. 1. 3. 2014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상강/최영숙 2014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상강 시 최영숙 장독대 옆에 살던 뱀은 산으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무는 허술해져 경계처럼 빗금을 긋는다 저렇게 주먹 불끈 쥐고 가는 길 너를 향해 가는 고추 벌레 구멍 같은 길 툭 부러지고 싶다 이제 그만 자리 잡고 눕고 싶은 생각 생각은 자면.. 2014. 1. 3. 2014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발레리나 / 최현우 2014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발레리나 최현우 부슬비는 계절이 체중을 줄인 흔적이다 비가 온다, 길바닥을 보고 알았다 당신의 발목을 보고 알았다 부서지고 있었다 사람이 넘어졌다 일어나는 몸짓이 처음 춤이라 불렸고 바람을 따라한 모양새였다 날씨는 가벼워지고 싶을 때 슬쩍 .. 2014. 1. 1. 2014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오리시계 / 이서빈 2014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리시계 - 이서빈 겨울, 오리가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녁이면 다시 걸어 나온다. 연못으로 들어간 발자국과 나간 발자국으로 눈은 녹는다. 시침으로 웅덩이가 닫히고, 방수까지 되는 시간들. 오리는 손목이 없는 대신 뭉툭한 부리의 시간을 가.. 2014. 1. 1. 201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대화 / 김진규 2014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대화 -김진규 일러스트 김경진기자 메마른 나무옹이에 새 한 마리가 구겨져있다 다물어지지 않는 부리 위를 기어 다니는 어두운 벌레들 작은 구멍에 다 들어가지 않는 꺾인 날개가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들의 그림자를 쓰다듬고 있다 누군가가 억지로 .. 2014. 1. 1. 2014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갈라진 교육 / 2014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갈라진 교육 - 심지현 오빠 내가 화장실 가다가 들었거든, 내일 아줌마가 우릴 갖다 버릴 거래. 그 전에 아줌마를 찢어발기자. 우리가 죽인 토끼들 옆에 무덤 정도는 만들어 줄 생각이야. 토끼 무덤을 예쁘게 만들어 주는 건 오빠의 즐거움이잖아. 아줌마.. 2014. 1. 1.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바람의 책장-여유당*與猶堂에서/구애영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바람의 책장-여유당*與猶堂에서 -구애영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그대의 표정을 보네 파도소리 스며있는 머리말 속살을 타고 첫 장을 지나는 노을 갈채로 펼쳐지네 오래도록 서 있었을 배다리 뗏목 위로 저문 하늘을 업고 떠나는 새떼를 향해 별들도 .. 2014. 1. 1.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알 / 박세미 2014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알 -박세미 처음부터 거기 있었는지 모른다 지나가던 개가 아무렇게나 싸놓은 똥처럼 거기엔 무단 투기 금지라고 쓰여 있었는데 나는 당당했지 버려진 적 없으니까 어느 날 거기 옆에 쪼그려 앉아 말했다 누가 널 낳았니 이름이 없어 좋겠다 털이 있다는.. 2014. 1. 1. 201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시소가 있는 풍경 / 노동주 2014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시소가 있는 풍경- 노동주 ▲ 그림=권휘원 시소는 늘 기울어 투석기처럼 한쪽 팔을 바닥에 떨구고 있다 빈둥거리는 그 사내의 엉덩이가 얼마나 무거울까 쏘아 올리기에는 시소의 두 팔이 너무 길다 곤장이라도 맞은 듯 매번 엎어져 있다 사내도 굄돌처럼.. 2014. 1. 1. 201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열화되다 / 이승은 2014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열화되다 -이승은 나무들의 연대가 적요롭다 몸 말아 등선이 고운 태아처럼 묵언수행을 선언한 지난 계절부터 딱 그만 크기의 추를 세우고 조그맣게 서 있다 저 추가 어떻게 뜨거움을 보여줄 것인가 작년 봄 2쪽 그즈음과 같은 모양새여서 땅이 .. 2014. 1. 1. 2014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옹이 / 박주용 2014 신춘문예 당선작/시…『옹이』 이름 : 박주용(1961년생)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건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건양대학교병설 건양고등학교 교사 문인수 송재학 옹이 박주용 난다 냄새 난다 나는 내가 긁어 부스럼이라 냄새 난다 나는 나를 날린 셈인데 냄새 나는 나는 나는 새.. 2014. 1. 1. 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단단한 물방울 /김유진(본명 김옥진) 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단단한 물방울 /김유진(본명 김옥진) 참 단단한 물방울이라 여기면서, 밤을 깐다 복도가 나오고 수 많은 문이 보인다 벌레는 아주 가끔씩 빛처럼 부서졌다 그때 흔들린 손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한 말을 다시 반복하는 뉴스는 보았다 나는 물을 마신다 .. 2014. 1. 1. 2014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바람의 징후(최재하) 2014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바람의 징후 최재하 붉은 헝겊 같은 노을이 살다갔다 죽은 나무에 혈액형이 달라진 피를 돌려야 할 심장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기다림의 대상이, 그, 무엇이었던 동안 더 이상 풀빛은 자라지 않았다 대신에 동구 밖의 삼나무들이 푸른 잎을 마쳤다 가두어.. 2014. 1. 1. 2014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풍경에 놀다 2014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풍경에 놀다 송지은 ▲삽화=고보형 화가 하나의 풍경을 읽었다 찬 냉기의 한쪽 모퉁이부터 뜯어내는 봄비의 가느다란 손놀림에 어디서부터가 시작인지 모르는 비 맞은 고양이 울음에 가슴 안에서 빗방울처럼 또박또박 싹이 돋아나는 걸 무심히 들여다.. 2014. 1. 1. 2014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2014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뱀을 아세요? / 윤석호 ▲ 삽화=박나리 기자 nari@ 뱀이 왜 기어 다니는지 아세요 불안하기 때문이래요 손발 없이 귀머거리로 사는 동물은 또 없거든요 독이라도 품어야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얼마나 불안했으면 혀가 다 갈라졌겠어요 남의 땅에 사는 것도 .. 2013. 12. 31. 순우리말사전 순우리말사전 (ㄱ) ㄱ자집 : 지붕이나 집의 평면이 'ㄱ'자 꼴을 한 집. 가 : 어떤 면의 끝나는 부분이나 바깥 둘레 부분. 가가(假家) : ①'가게'의 방언. 상점 또는 집들. ② 덕. 가개 붕(柵) 널이나 막대기 같은 것을, 나뭇가지나 기둥 사이, 또는 양쪽에 버티어 세운 나무 위에 걸거나 얹 거나 또는 사람이 올라앉도록 만든 시렁이나 선반 같은 것. 덕대. 덕장. 가개비 : [제주도 방언] 개구리 가갸 : (한글이 가갸거겨로 시작되는 데서) '한글'을 이르는 말. 가갸날 : '한글날'의 처음 이름. 가게 : 작은 상점. 작은 규모로 상품을 벌여 놓고 파는 집. 가겟집. 가게-채 : 한 집에서 가게로 쓰는 채. 가게내기 : 미리 만들어 놓고 파는 물건. '기성품'에 해당하는 말. 가겟-집 : 살림을.. 2013. 10. 13. (시) 꽃재 / 남상학 꽃재 - 남상학 동대문 밖 왕십리 홍익동 언덕은 갖가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예부터 ‘꽃재’라 불렀다. 가시떨기 우거진 돌밭 눈물로 일궈 예쁜 꽃씨 뿌린 머나먼 세월 당신 사모하는 애절한 마음이 봄 뜨락에 하이얀 목련으로 피기도 하고 여름날 햇볕에선 해바라기로 피기도 하고 추운 날 빨간 동백 송이로 벌기도 하고 저마다 아름다움을 다투어 피는 꽃숲에 우리는 날마다 신나는 나비와 꿀벌 되어 홍익동(弘益洞)* 이름 그대로 하늘과 땅, 사람을 두루 아우르며 조화롭게 살았다. 새벽에는 푸른 종소리에 어둠의 날개 털고 맑은 이슬 머금어 미역을 감았지. 낮에는 훨훨 날아 단꿀을 여기저기 나누어 주다가 진액(津液)에 취하여 낮잠을 자고 깊은 밤엔 임 그리워 편지를 쓰다가 긴 밤 단꿈에 들기도 했지. 얼마나 아름다운가.. 2013. 1. 4.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번지점프(송필국)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번지점프 - 송필국 한 점 깃털이 되어 허공 속을 떠돌다가 치솟은 바위틈에 밀려 든 솔씨 하나 서릿발 등받이 삼아 웅크리고 잠이 든다 산까치 하품소리 따사로운 햇살 들어 밤이슬에 목을 축인 부엽토 후비작대며 아찔한 난간마루에 고개 삐죽 내민다.. 2013. 1. 2.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이끼의 시간(김준현)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끼의 시간 - 김준현 우물 위로 귀 몇 개가 떠다닌다 검은 비닐봉지 속에 느린 허공이 담겨 있다 나는 내 빈 얼굴을 바라본다 눈을 감거나 뜨거나, 닫아놓은 창이다 녹슨 현악기의 뼈를 꺾어 왔다 우물이 입을 벌리고 벽에는 수염이 거뭇하다 사춘기라면 젖은 눈으로 기타의 냄새 나는 구멍을 더듬는, 장마철이다 손가락 몇 개로 높아지는 빗소리를 누른다 저 먼 곳에서 핏줄이 서는 그의 목젖, 거친 수염을 민다 드러나는 싹이여, 자라지 마라 벌레들이 털 많은 다리로 밤에서 새벽까지 더듬어 오른다 나는 잠든 그의 뒷주머니에 시린 손을 숨긴다 부드럽고 가장 어두운 비닐봉지 안에 차가운 달걀 몇 개를 담아 바람에 밀려가는 주소를 찾는다 귀들이 다 가라앉은 물에도 소름이 돋는 중이다 .. 2013. 1. 2. 2013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오늘의 의상(정지우) 2013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오늘의 의상 -정지우- ▲ 일러스트 = 이정학 기자 luis80@munhwa.com 성당의 느티나무 그늘이 무더위에 끌리고 있다 팔랑거리는 양떼들을 데리고 계절 속으로 입성하려면 가벼운 체위는 가리고 고딕의 시대를 지나야 한다 폭염은 언덕에 한낮으로 누워 있다 .. 2013. 1. 2. 2013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 눈동자에 살고 있는 구름(정선희) [2013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눈동자에 살고 있는 구름 시 정선희 눈동자를 자주 쳐다보는 사람은 언젠가 떠나게 되어있지 눈동자는 또 다른 눈동자를 부추기지 검은 눈동자 흰 눈동자 눈동자에 살고 있는 구름 하늘에 있는 구름이 눈동자 속으로 흘러들면 그는 더 이상 가만히 있.. 2013. 1. 2. 2013 김유정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 지렁이를 알아가다(서귀옥) [김유정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지렁이를 알아가다 - 서귀옥 얼마나 천천히 몸을 대보는지요 아스팔트 위에서 겉돌았던 생을 자책하듯 틈새기 찾으며 보도블록들이 공중에 쏟아지지 않게 꽉 붙들고 누가 몰래 이 별의 불룩한 자루 속을 뒤지나 누가 자꾸 이 별의 아픈 데를 헤집나 알아내.. 2013. 1. 1.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