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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시[19] : 사랑의 기교 2 ―라포로그에게 - 오규원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9] 사랑의 기교 2 ―라포로그에게 오 규 원 ▲ 일러스트=클로이 사랑이 기교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사랑이란 이 멍청한 명사에 기를 썼다. 그리고 이 동어 반복이 이 시대의 후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까지도 나는 이 멍청한 후렴에 매달렸다. 나뭇잎 나무에 .. 2008. 10. 13.
사랑시[18] : 서울역 그 식당 - 함민복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8] 서울역 그 식당 - 함민복 ▲ 일러스트=이상진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 2008. 10. 11.
사랑시[17] : 열애 - 신달자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7] 열애 - 신달자 ▲ 일러스트=클로이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 2008. 10. 10.
마니산 정기 서린 강화 정수사(淨水寺) 강화 정수사 마니산 정기 서린 강화 정수사(淨水寺) - 함허화상과 그의 부인의 설화가 어린 곳 - 글˙사진 남상학 * 아래쪽 입구에서 정수사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 인천광역시 강화군(江華郡) 화도면(幻面) 마니산(摩尼山)에 있는 절로서 조계사(曹溪寺)의 말사이다. 우리겨레의 시조로 불리는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참성단이 지척에 있는 정수사의 본래 이름은 정수사(精修寺)로, 639년(신라 선덕여왕 8) 회정대사(懷正大師)가 창건하였다. 그 뒤 조선시대에 들어 1426년(세종 8) 함허화상(涵虛和尙)이 중건할 때, 법당 서쪽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것을 보고 정수사(淨水寺)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 정수사 중수 표지석과 대웅보전, 그리고 산신각 아래 있는 석중천(石中泉) 법당은 정.. 2008. 10. 9.
사랑시[16] :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6] 가난한 사랑 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 경 림 ▲ 일러스트=이상진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 2008. 10. 9.
경기 여주 ‘강변 여행’ - 가을빛 정취, 내 마음 강물되어 흐르네 경기 여주 ‘강변 여행’ 고요한 물빛, 가을빛 정취, 내 마음 강물되어 흐르네 문화일보 박경일 기자 ▲ 해가 지고 어둠이 강변의 숲을 서서히 빨아들일 무렵, 흰뺨검둥오리 한 마리가 경기 여주시 강천면 적금리 남한강변의 고요한 연못에 내려앉았다. ▲ 경기 여주군 강천면 굴암리의 남한강변에서 뜻밖에 마주친 드넓은 잔디밭. 골프장용 잔디농사를 짓는 곳이라는데, 진초록 잔디가 나무들과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푸드득. 인기척에 놀란 물오리떼들이 일제히 박차고 오릅니다. 우수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위로 날아오르는 물오리 울음소리가 강변을 가득 메웁니다. 강원도 횡성을 휘감으며 흘러들어온 섬강과 충북 충주의 물길을 따라온 남한강이 하나로 만나는 합수머리. 이곳은 강물이 소리죽여 부드럽게 흘러가는 남한강변입니다. 경기.. 2008. 10. 8.
사랑시[15] : 저녁에 - 김광섭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5] 저녁에 - 김 광 섭 ▲ 일러스트=클로이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 2008. 10. 8.
‘쇠락한 폐광촌’ 강원 영월 모운(募雲)동의 변신 하늘과 닿은 동화나라 ‘쇠락한 폐광촌’ 강원 영월 모운(募雲)동의 변신 문화일보 박경일기자 ▲ 구름이 모여든다는 강원 영월군의 산골마을 모운동은 도무지 마을이 들어설 것 같지 않은 산 정상쯤에 터를 잡았다. 옥동탄광이 호경기를 누리던 시절에는 1만여명이 북적였던 곳이라지만, 지금 마을 주민들은 60여명이 고작이다. 이렇듯 좁은 터에 ‘도시급’의 마을이 들어섰다는 것도 그렇지만, 폐광과 함께 그 도시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는 것도 마술처럼 느껴진다. ‘구름이 모이는 곳’이라 했습니다. 망경대산(1087.9m)의 8분 능선쯤에 들어선 작은 마을 강원 영월군 하동읍 주산리의 모운(募雲)동. 비가 오고 난 뒤면 마을이 늘 안개와 구름으로 뒤덮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답니다. 비가 오는 날을 겨누었다가 구불구.. 2008. 10. 7.
사랑시[14] :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 도종환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4]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도 종 환 일러스트=이상진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 2008. 10. 7.
사랑시[13] : 갈증이며 샘물인 - 정현종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13] 갈증이며 샘물인 - 정현종 ▲ 일러스트=클로이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갈증이며 샘물인 샘물이며 갈증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 갈증이며 샘물인 너는 내 속에서 샘솟는다 사랑하는 너, 내 마음속의 시소 - 장석남·시인·한양여대 교수 스무 살 언저리 어느 날, 친구 손에 이끌려 아주 작은 섬으로 소풍을 간 일이 있다. 그곳은 배를 타지 않아도 되는 섬, 도심의 뒷골목에 있는 찻집의 이름이 섬이었다. 그곳은 정현종(69) 시인의 시 〈섬〉을 기리는 집이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라고 조그만 액자로 걸려 있던 시구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처럼 외로운 심사를 위로 받았을까. 나 혼자만이 '섬'이 아니라 모두가 섬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고.. 2008. 10. 6.
사랑시[12] : 새벽밥 - 김승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2] 새벽밥 - 김승희 ▲ 일러스트=이상진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해설> 그래도, 껴안을 수 있는 사랑이 있기.. 2008. 10. 4.
성북동 걷기코스: 한성대입구역-최순우옛집-성락원-길상사-심우장-수연산방 성북동 걷기코스 성북동 비둘기는 수연산방에서 쉬다 가네 한성대입구역에서 최순우옛집-성락원-길상사-심우장-수연산방 이익우(걷기모임 유유자적 회원) 서울 성북구 성북동은 서울의 어느 곳보다도 옛 사람의 흔적과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곳입니다. 골목길을 고샅고샅 누비다 보면 옛 사람들이 살던 모습과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습니다. ▲ '성락원' 가는 길엔 개성 있는 주택들이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 한성대 입구역~최순우 옛집(0.8㎞/10분)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입구로 나와 편의점 ‘훼미리 마트’를 지나 곧장 앞으로 간다. ‘한마음 동물병원’ ‘성북1동사무소’에 이어 ‘신한은행’을 지나면 왼쪽으로 골목길이 두 개 보인다. 오른쪽 골목(‘제일 크리닝’과 ‘원희패션’ 사잇길)으로 50m 들어.. 2008. 10. 3.
사랑시[11] : 남편 - 문정희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1 남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 2008. 10. 3.
사랑시[10] : 즐거운 편지 - 황동규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0] 즐거운 편지 - 황동규 ▲ 일러스트=이상진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 2008. 10. 2.
강원도 원주, 섬강과 치악이 빚어낸 강원도 으뜸 고을 강원 원주 섬강과 치악이 빚어낸 강원도 으뜸 고을 글, 사진= 민병준 ▲ 부론면 법천사지에 있는 지광국사 현묘탑비. 원주 지방에서 불교가 아주 성했음을 증명하는 고려시대의 걸작품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길손에게 강원도 원주(原州)는 어릴 적 들은 ‘까치 보은 설화’로 맨 처음 다가왔다. 영서지방의 큰 산인 치악산(雉嶽山·1,288m)도 그때 가슴 한쪽에 자리 잡았다. 벼르고 벼르다 1980년대 후반에 밤기차를 타고 치악산을 처음 찾았을 때, 시내에서 가까운 구룡사가 아니라 굳이 접근하기 불편한 상원사를 거쳐 치악산의 품에 안겼던 것도 이 설화가 그만큼 머릿속에 크게 자리했기 때문이리라. 그 후 원주는 아주 다양한 때깔로 안겨왔다. 물 맑은 섬강과 간현유원지, 강원도란 지명이 유래한 고을, 은둔한 선비.. 2008. 10. 1.
강화도 갯벌 강화도 갯벌 글 윤제학 동화작가, 사진 정정현 사진부장 ▲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의 본질을 일러주는 갯벌의 일몰. 이 저녁이 곧 내일 아침 (장화리 갯벌) 바닷가는 ‘육지’의 가장자리임이 분명한데도 ‘바다’가 그 공간의 정체성을 독점한다.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곳을 가리키는 ‘해안’이라는 말에서도 바다가 주체의 자리에 놓인다. 흔히 사람들은 분명히 두 발을 육지를 두고서도 바닷가를 혹은 해변을 걷는다고 말한다. 바닷가, 해안, 해변 같은 말을 떠올리면 육지를 등지고 먼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의 뒷모습이 어른거린다. 외로움과 호연, 동경과 도전, 체념과 안도, 희열과 비애, 초조함과 느긋함이 혼재돼 있다. 물론 마음자리의 형편에 따라서 상반된 두 감정의 부피가 달라지지만, 어느 한쪽이 압도적이지는 않다. 동.. 2008. 10. 1.
사랑시[9] : 그대 있음에 - 김남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9] 그대 있음에 - 김남조 ▲ 일러스트=클로이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 2008. 10. 1.
사랑시[8] : 찔레꽃 - 송찬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8] 찔레꽃 - 송찬호 ▲ 일러스트=이상진 그해 봄 결혼식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 2008. 9. 30.
사랑시[7] : 연(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7] 연(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서 정 주 ▲ 일러스트=클로이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2008. 9. 29.
사랑시[6] :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미정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6]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미정 ▲ 일러스트=이상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2008. 9. 28.
만해 한용운이 만년을 지낸 심우장 (尋牛莊) 심우장(尋牛莊) 총독부를 향하기 싫다며 북향으로 지은 집 글·사진 남상학 서울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성대입구에서 내려서 성북동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다시 달동네를 오른다.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유난히 푸른 집이 심우장(尋牛莊:서울 성북구 성북동222-1,2)이다. 심우장은 3.1운동 때 33인 중 불교계의 대표인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 선생이 53살(1933년)에 짓고 65살에 입적할 때까지 산 집이다. 그러니가 심우장은 만해가 만년을 보낸 곳이다. 심우장을 짓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3.1운동에 적극 가담한 죄목으로 3년 동안의 옥고 끝에 출옥한 한용운 선생이 성북동골짜기 셋방에서 빈한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그때 벽산(金碧山) 스님이 자기가 초.. 2008. 9. 26.
덕숭산, 수덕사와 한 몸이 되어 있는 ‘호서의 금강’ 예산 덕숭산 수덕사와 한 몸 이룬 ‘호서의 금강’ 글·사진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 하산길 도중에 있는 거북처럼 생긴 큰 바위. 벼랑 위여서 조망이 좋다. 원래 덕숭산은 호서의 금강이라 불리기도 했다. 산 전체에 숲이 울창하고 멋이 있는 노송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숲에 둘러싸인 산 한가운데의 골짜기는 바위로 되어 있으며, 깊고 가팔라 낮에도 해를 보기 어렵다. 이 경관이 좋은 덕숭산 남면 일대는 거의가 수덕사 경내로 산 여기저기에 정혜사, 정월사, 금선대, 향운각, 소림초당, 비구니 암자인 견성암, 환희대, 그리고 만월당, 선수암, 운수암, 극락암, 만공탑, 관음보살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소림초당 등은 깎아지른 바위벼랑 위에 벽을 등지고 숨은 듯 앉아있기 때문에 길에서는 나무에 가려 잘 .. 2008. 9. 26.
사랑시[5] :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5]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 일러스트=클로이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 2008. 9. 26.
사랑시[4] :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4]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 최승자 ▲ 일러스트=이상진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雪)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 2008. 9. 25.
사랑시[3] : 먼 후일(後日) - 김소월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 먼 후일(後日) - 김 소 월 ▲ 일러스트=클로니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 2008. 9. 24.
사랑시[2] : 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詩)] [2] 사랑하는 까닭 - 한 용 운 ▲ 일러스트=이상진 사랑하는 까닭 ​ - 한용운 ​ ​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나의 죽음조차 사랑하는' 당신이기에 - 김선우·시인 어느 날 문득 연인이 "왜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어오면 뭐라 말할 수 있을까. 누추한 도시 가로수에 번개처럼 꽂힌 단풍.. 2008. 9. 23.
미당문학상 수상작 : 송찬호의 <가을>과 심사평 * &lt;축하&gt; 송찬호의 "가을"을 제8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 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 2008. 9. 22.
사랑시[1] : 서시(序詩) - 이성복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1] 서시 - 이 성 복 ▲ 일러스트=클로이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습니다 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 2008. 9. 22.
문 닫은 ‘주당(酒黨)’의 해방구 ‘시인통신’ 애사(哀詞) 문 닫은 ‘주당(酒黨)’의 해방구 '시인통신’ 애사(哀詞) - 죽은 시인의 골목 ‘피맛골’ 아, ‘시인통신’의 시대여! - 김화성 동아일보 기자 만나면 우리 왜 술만 마시며 저를 썩히는가. 저질러 버리는가. 좋은 계절에도 변함없는 사랑에도 안으로 문 닫는 가슴이 되고 말았는가. 왜 우리는 만날 때마다 서로들 외로움만 쥐어뜯는가. 감싸주어도 좋을 상처. 더 피 흘리게 하는가. 쌓인 노여움들 요란한 소리들 거듭 뭉치어 밖으로 밖으로 넘치지도 못한 채…. - 이성부 ‘만날 때마다’ 전문 1780년 음력 칠월 여드레. 연암 박지원(1737~1805)은 사방이 탁 트인 중국 요동벌판에 들어서면서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아, 훌륭한 울음터로다! 크게 한번 통곡할 만한 곳이로구나!” 그 유명한 호곡장론(好哭場論)이.. 2008. 9. 18.
망우리 별곡, 가을 속으로 떠난 ‘목마’ 박인환(朴寅煥) 망우리 별곡 : 한국의 비명(碑銘)문학 가을 속으로 떠난 ‘목마’ 박인환 사랑은 가도 과거는 남는 것, 그 시와 말은 내 가슴에 있어 김영식 수필가, 번역가 1956년 3월20일, 시인 박인환은 31세의 나이에 망우리 묘지에 묻혔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 감수성 풍부한 시를 내놓으며 대중의 폭발적 사랑을 받은 시인. 하지만 시단에선 그를 통속시인으로 매도하며 철저하게 무시했다. 오늘날 그는 광복 후 모더니즘 운동의 기수로서, 그리고 6·25전쟁의 참혹한 체험을 시로 승화시킨 1950년대의 대표 시인으로 인정받는다. 갖은 풍상에 비석 글은 스러졌지만 그가 남긴 시와 말은 커다란 울림으로 살아 숨쉰다. 망우리공원 관리사무소를 지나 조금 오르면 순환로가 나오고 그곳에 갈림길이 있다. 발걸음을 오.. 2008.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