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및 정보501 쿠바 여행기, 정열과 춤과 혁명의 도시들이여 쿠바 여행기 정열과 춤, 혁명의 도시들이여, 올라(Hola=안녕) 꾸바! 이지훈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차장 몇 해 전부터일까. 꾸바 혁명과 예술을 다룬 TV 다큐멘터리,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체 게바라 전기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등이 뒤죽박죽 나를 흔들었다. ‘설렘’이었다. 불안만이 영혼을 잠식하는 건 아니다. 감동 없는 일상에 끼어든 그 ‘설렘’은 맹렬히 자가분열을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집어삼켰다. 책상 뺄 각오로 휴가를 얻어 무작정 꾸바 여행길에 올랐다. 버스 종점에서 잠을 깼다. 차에 불이 꺼진 걸 보니 막차인가? 빈속에 마신 술로 휘청대는 몸을 가누며 돌아봤다. 한글 노선표가 선명한 버스들…, 꾸바에 한국산 중고버스가 이렇게 많았던가? “돈데 에스따모스(여기가 어.. 2008. 9. 8.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여, 너의 아름다운 하루여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여, 너의 아름다운 하루여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산토리니 신항구에 닻을 내린 배에서 여행객들이 내리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이 태양의 신 아폴론이 불의 전차를 몰고 가기 때문이라고 돼 있다. 아폴론이 하늘에서 온통 불에 휩싸인 전차를 끌고 나오면 태양이 뜨는 것이고, 그가 전차를 끌고 들어가면 태양이 진다는 것이다. 붉게 빛나며 스러져가는 태양도 멋있지만, 하늘이 형형색색으로 변하며 황홀한 색채의 향연을 펼치면 대자연의 신비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리스의 수많은 섬 중에 산토리니를 찾아가는 이유는 바로 세계 최고의 석양이라 하는 산토리니 이아의 석양을 보기 위함이다. 산토리니로 가는 배 안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피라’ 산토리.. 2008. 8. 29. 이탈리아 친퀘테레, 아름다운 바닷가 다섯 마을 순례 이탈리아 친퀘테레 아름다운 바닷가 다섯 마을 순례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몬테로소의 넓은 바닷가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길은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도시의 매끈한 보도블록이나 어느 낯선 곳 검은 아스팔트도 그렇지만, 앞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먼지와 발자국으로 드러나는 흙길은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한다.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새로운 길을 찾아 과감히 첫발을 내디디기도 한다. 이따금 길 위에 쓰러질 때도 있다. 어쩌면 사람이란 길 위의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나는 지금 푸른 지중해가 바로 옆으로 보이는 멋진 벼랑에 서 있다. 이탈리아 중부 레반토 지역 바닷가에 있는 다섯 마을 친퀘테레(Cinque Terre)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 2008. 8. 29. 모로코 탕헤르, 카페 하파에서 맛보는 바다 한 모금 모로코 탕헤르 카페 하파에서 맛보는 바다 한 모금 최상운 ▲박하차가 놓인 테이블 위로 뛰어오른 고양이. 지중해의 여유를 느끼게 한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탕헤르 항구 근처 작은 카페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밖은 약간 흐린 날씨인데,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스카프(‘히잡’이라 하는)와 이곳 전통의상인 발목까지 오는 긴 원피스가 눈에 띈다. 카페 안에는 몇 개의 테이블과 나무 의자가 소박하게 놓여 있다. 벽에는 모로코 국왕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아래에서 컵을 닦고 있는 웨이터의 얼굴이 사진 속 국왕을 많이 닮아 재미있다. 조금 어두운 실내에서 몇몇 사람이 마시는 음료도 처음 보는 모로코식이라 이 도시가 무척 낯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구에게나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물론 낯선 것에 호기심이.. 2008. 8. 27. 스페인 말라가 : Costa del Sol, 안달루시아의 태양 한 줄기 스페인 말라가 Costa del Sol, 안달루시아의 태양 한 줄기 최상운 ▲프랑스 쪽에서 바라본 지중해 옥색 바다는 마치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스페인 남부의 해안 도시 말라가, 시내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당신에게 이 편지를 쓴다. 창 밖으로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뿌옇게 흐려진 차창 너머 지중해의 도시 풍경이 조금은 을씨년스럽게, 조금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안달루시아를 통틀어 두 번째로 크다는 대도시여서일까. 버스는 꽤 세련된 분위기의 사람들로 붐빈다. 뒤에 앉은 남자에게 알카사바로 가는 길을 묻자 자기가 내리는 정류장의 다음이라며 이따가 알려주겠다고 한다. 그의 작은 친절에 대한 고마움으로 내 마음속에서 도시 전체의 인상이 바뀌는 것을 느끼는 순간, 인간은 그리 이성적인 동물이 못 된다는 .. 2008. 8. 27. 네팔 파탄, 도시 전체가 중세시대로 시간여행 온 듯 네팔 파탄 도시 전체가 건축물 전시장 중세시대로 시간여행 온 듯 글·사진=안진헌 * 더르바르 광장에 펼쳐져 있는 파탄의 왕궁 전경. 왕궁이 광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불과 5km 거리에 파탄(Patan)이 있다. 자칫 카트만두의 한 지역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과거의 파탄에는 엄연히 별도의 왕조와 수도가 있었다. 파탄은 바크타푸르(Bhaktapur)와 함께 말라 왕조 시대 독립된 세 개 왕국을 형성했다. 카트만두가 정치, 바크타푸르가 문화의 중심이었다면 파탄은 예술의 중심지였다. 네팔을 통일한 샤 왕조가 카트만두를 수도로 정하면서 파탄은 역사의 중심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현재는 카트만두의 한 부분처럼 여겨진다. 여행자들도 카트만두에서 반나절 코스로 다녀오는 여행지 정도로 치.. 2008. 8. 24. 요르단 와디 룸, 사막 풍경 마음 채우고 베두인 텐트서 낭만 만들고 배낭여행 요르단 와디 룸 사막 풍경 마음 채우고 베두인 텐트서 낭만 만들고 글·사진=안진헌 ▲와디룸 생뚱맞은 사암 바위산들이 붉은 모래사막과 어우러져 홍해로 치닫는 곳에 와디 룸(Wadi Rum)이 있다. 사막에는 물론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혼자 걸어서 여행하기란 불가능하다. 단체 투어에 참여하거나 가이드를 동행한 지프차를 빌려야만 한다. 다행히도 페트라를 여행하는 동안 눈인사를 주고받았던 젊은 여행자가 내게 동행을 권유했다. 만나고 헤어짐이 일상인 여행자들의 약속이 그러하듯 ‘생각이 있으면 다음 날 아침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라’는 것이었다. 와디 룸에 미리 연락해 가장 훌륭한 가이드를 섭외했다며 그가 제시한 조건은 아무런 준비도 없던 내겐 최상의 조건처럼 들렸다. 페트라에서 와디 룸 입구로 가는 버스.. 2008. 7. 26. 큰 바위 얼굴 ‘바이욘’의 미소, 세상 시름도 한순간에 말끔 캄보디아 앙코르톰 큰 바위 얼굴 ‘바이욘’의 미소 - 세상 시름도 한순간에 말끔 글·사진=고광노 *거대한 바이욘의 사면상. 오랜 시간 동안 돌이 바랜 정도가 각기 달라 멀리서 보면 화상을 입은 듯 얼룩덜룩해 보인다. 앙코르와트(Angkor Wat)로 대표되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은 인류가 가진 수많은 문화유산 중에서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하다. 비록 그 위대한 문명의 주인 크메르 왕국은 전설처럼 사라졌고, 그로부터 먼 후세인 지난해 세계 신(新)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앙코르 유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훌륭함에 손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앙코르 유적의 거대한 사원도시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 국기 한가운데에도 그려져 있다. 그만큼 대접받는 이 나라의 국보 1호이고, 앙코르 유적.. 2008. 6. 20. 빙하가 조각한 대자연,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가다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오르 빙하가 조각한 대자연,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오르’를 가다 박경일기자 ▲ 노르웨이 게이랑에르 피오르의 웅장한 모습. 눈을 이고 있는 양쪽의 까마득한 절벽 사이로 밀고 들어온 북대서양의 바다는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다. 뒤로 보이는 폭포가 이루지 못한 사랑의 전설이 깃든 7자매 폭포다. 유람선을 타고 거대한 협곡 사이로 들면 장엄한 풍경에 숨이 막힐 듯하다 노르웨이의 피오르(피오르드) 중 가장 아름답다는 ‘게이랑에르 피오르’. 그 협만을 발아래로 굽어보는 깎아지른 벼랑 위에 서면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란 헌사는 바로 이런 곳에 붙여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해안을 따라 내륙 깊숙이 들어온 바다. 게이랑에르 피오르 협만을 내려다보는 플리달렌의.. 2008. 5. 28. 하와이 카우아이 섬, 영화 ‘쥬라기 공원’의 무대 하와이 카우아이 섬 영화 ‘쥬라기 공원’의 무대 원시밀림 야생 정원 ▲밀림이 무성한 카우아이 섬 하와이는 여전히 미국인들의 로망으로 통한다. 와이키키 해변 덕분이기도 하지만, 카우아이 섬이 있어서다.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오래된 이 섬의 애칭은 ‘하와이의 정원’. 그린 투어 목적지로 더할 나위 없는 셈이다. 카우아이(Kauai) 섬은 외국인들보다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대표적인 예인데, 그는 이 섬의 원시적이고도 거대한 밀림에 반해 이곳에서 영화 ‘쥬라기 공원’을 찍었다. 좀더 정확한 영화 촬영장소는 섬 중앙에 자리한 와이알레알레(Waialeale) 산 일대. 깊은 산림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쥬라기공원’이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이 일대를 헬리콥터로 돌아보는 여행.. 2008. 5. 24. 스페인 안달루시아,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 그라나다~말라가~세비야 스페인 안달루시아 사랑과 정열의 안달루시아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 그라나다~말라가~세비야 글 김원섭 여행사진작가 ▲ 그라나다 구시가지 알바이신. 집시들이 많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다.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안달루시아. 스페인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이요 축제의 고장이다. 4월 세비야의 봄을 알리는 플라멩고 축제를 시작으로 코르도바의 파티오 축제와 말 축제, 말라가의 페리가 축제와 셰리 축제 등 축제가 연이어 펼쳐진다. 이베리아반도 남부에 위치하며 지부롤터 해협을 끼고 있어 여러 문화가 교차한 이곳은 오래 전부터 로마인과 서고트족이 정착했다. 716년경에는 이베리아반도의 2/3 가량이 이슬람교도의 지배 하에 들어갔고, 이후 시작된 기독교인들의 국토회복운동으로 1492년 마지막 이.. 2008. 5. 22.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천 년 신비 간직한 ‘앙코르의 미소’ 캄보디아 앙코르 와트 천 년 신비 간직한 ‘앙코르의 미소’ 박상문기자 ▲ 큰바위 얼굴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건립된 앙코르 톰의 바이욘 사원은 54개의 크고 작은 탑(37개만 현존)에 214개의 큰 바위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앙코르의 미소’로 불리는 큰 바위 얼굴은 관음보살이자 자야바르만 7세 자신을 표현한 것으로 천년의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비로운 얼굴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 다섯 봉우리는 수미산 앙코르 와트는 수리야바르만 2세가 힌두교의 비쉬누 신에게 봉헌한 사원으로 중앙 탑은 신화 속 신들이 사는 수미산의 다섯 봉우리를 나타내며, 뜰은 대륙을 상징한다. ▲ 자연과 사원 공존 따 프롬은 비단목화 나무의 뿌리가 사원을 휘감고 있어 자연의 위대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 일상생활 조각 바이욘 사.. 2008. 5. 7. 푸른빛 깨끗한 섬, 태국 코사무이를 가다 태국 코사무이 이름 그대로 푸르고 깨끗한 섬 글·사진 민상원 기자 | 일러스트 김한나 ▲ 낭뉴안(Koh Nangyuan) 태국어로 코(Koh)는 섬을 뜻하고, 사무이(Samui)는 깨끗하다는 뜻으로 코사무이는 이름 그대로 깨끗한 섬이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약 한 시간 뒤 눈을 뜨면 비행기 창 밖으로 찬란한 푸른빛을 띤 바다가 펼쳐지는 그곳이 사무이다. 품격있는 프라이빗한 풀빌라 ‘실라 에바손 하이드어웨이’ 식스센스 실라 에바손 하이드어웨이 리조트에 도착한 저녁 7시. 바닷가 절벽에 있는 리조트 로비는 붉게 물든 석양이 비치고 있었다. 카트와 사람이 다니는 길 주변은 울창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숲이 우거져 있다. 버틀러(집사)의 안내로 도착한 숙소는 오리엔탈풍의 풀빌라로 2층은 거실 겸 침.. 2008. 4. 16. 북아프리카의 진주 튀니지를 가다 북아프리카 튀니지 북아프리카의 진주 튀니지를 가다 시디 부사이드-튀니스-나불-마트마타-도우즈-토주르 순례 글·사진 김원섭 여행사진작가 지중해와 만나는 북아프리카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튀니지. 영어보다 프랑스어가 더 일상적으로 쓰이는 이곳은 한니발의 숨결이 오롯이 살아 있는 곳이다. 또한 지중해에 면한 아름다운 해변과 이국적인 사막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랍국가다. 한반도보다 작은 규모지만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나라다. ▲ 비르사 언덕에서 본 카르타고 유적지. 한니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로마가 소금 뿌려 철저히 유린한 카르타고 한니발 장군의 영광을 간직한 카르타고(Carthage). 카르타고는 페니키아가 북아프리카에 세운 무역 거점도시로 출발했다. 한때 지중해 무.. 2008. 3. 25. 스리랑카, 실론 섬에서 부르는 태양의 노래 스리랑카 실론 섬에서 부르는 태양의 노래 강혜란 기자 (중앙일보) 몰랐던 것이 아니라 잘못 알았던 것을 깨치는 여행지로 스리랑카만 한 곳은 없으리. 인도 대륙에서 50㎞ 정도 떨어진 이 작은 섬나라는 ‘인도의 눈물’이라는 별명 이상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부처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안개 속 산봉우리,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화강암 요새, “첫눈 빼고 다 있다”는 다채로운 자연 풍광의 나라. 물질적 풍요와 관계 없이 ‘행복지수’에서 방글라데시와 세계 수위를 다투는 이곳에서 그 기쁨을 나눠 가질 수 있다면 갈아타는 비행기 속 새우잠쯤은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열대의 풍광과 에메랄드빛 물살을 자랑하는 남서해안 휴양지 골(Galle)은 유럽인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첫눈 빼고 다 있는 열대의 섬 칠.. 2008. 3. 3. 푸껫 방라로드, 성(性) 편견 사라진 트랜스젠더들의 낙원 푸켓 방라로드 성(性) 편견 사라진 트랜스젠더들의 낙원 글·사진=김연미 ▲푸껫 바통비치 전경(왼쪽). 바통비치의 야자수들 비행기가 푸껫 국제공항에 가까이 이르자 태국인 스튜어디스의 안내방송이 나온다. 귀에 소곤거리는 사랑의 속삭임처럼 그녀의 목소리는 나른하다. ‘태국은 조용한 나라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경쾌한 한국인 여승무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 나라 여승무원 목소리를 들으며 슬며시 웃음을 지었다. 목소리가 그 나라의 민족성을 대변하는 걸까? 무슨 일에든 급한 한국인과 “노(No Problem)!” 하고 대답하는 느긋한 태국인의 차이를 생각하게 했다. 이윽고 비행기가 착륙하자 사람들이 서둘러 짐을 내렸다. 짐을 챙기던 한 한국인이 “푸껫에는 찜질방이 없나?”라고 일행에게 물었다. “푸껫은 밖에.. 2008. 2. 26. 불가리아 소피아 : 작고 아담한 도시, 가을 닮은 거리 불가리아 소피아 작고 아담한 도시, 가을 닮은 거리 사진=김형렬 ▲비에 젖은 소피아 시내 불가리아는 지난 밤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10월 초순의 새벽. 전날 저녁 9시 터키 이스탄불을 출발해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로 달리는 나이트 버스는 두 나라의 국경 검문소에서 멈췄다. 앞자리에 앉은 백인 숙녀가 “Passport control”이라고 알려줬다. 우리 일행은 모두 버스에서 내려 국경 검문소 앞에 줄을 섰다. 일행은 버스기사를 포함해 열 명 남짓이었다. 그저 관행적인 검사인 줄 알았는데 젊은 공무원이 내 여권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기다려라”라고 짤막하게 말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잠시 후 나이 든 한 사내가 와서 내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 또한 내 여권을 가지고 휑하니 사라졌다.. 2008. 2. 26. 뉴질랜드 넬슨, 예술과 느림의 미학이 숨쉬는 도시 뉴질랜드 넬슨 예술과 느림의 미학이 숨쉬는 도시 글·사진 = 천소연 ▲넬슨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오두막 ‘예술도시’라고 하면 흔히 유럽의 파리, 로마나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을 떠올린다. 또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역사와 전통의 힘, 문화적 다양성과 유명해질 기회가 있는 대도시에서 예술을 연마하고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넬슨 사람들은 예술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글쎄요, 예술이란 그냥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것 아닌가요.” 넬슨은 뉴질랜드 남섬의 북쪽에 자리한 인구 5만명이 채 안 되는 소도시다. 하지만 넬슨시와 외곽지역에서 활동하는 현업 예술가가 350여 명이나 돼 뉴질랜드에서 인구당 아티스트 비율이 가장 높은, 공인된 아티스트의 공간이다. 우리나라에는 WOW라는 약칭으로 .. 2008. 2. 26. 벨기에 브뤼셀 : 그 유명한 ‘오줌싸개 소년’ 키가 왜 이리 작아 [트래블게릴라의 개성만점 배낭여행] 벨기에 브뤼셀 그 유명한 ‘오줌싸개 소년’ 키가 왜 이리 작아 글·사진=이용한 시인 ▲브뤼셀 그랑플라스 광장의 야경. 장 콕토와 빅토르 위고가 격찬을 아끼지 않았던 광장이다. “벨기에에서 유명한 것이 무엇입니까?” 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벨지안조차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러나 잠시 후 우리는 그에게서 장시간에 걸쳐 벨기에의 유명한 것들에 대한 지루한 설교를 들어야만 한다. 가령 그는 유럽연합(EU) 본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벨기에가 맥주와 초콜릿의 나라이고 풍차의 원조국이며, 오줌싸개 동상은 물론 축구대표팀 ‘붉은 악마’라든가 설기현이 활약했던 축구클럽 ‘안더레흐트’에 대한 자랑을 끊임없이 늘어놓을 것이다. 만화 ‘스.. 2008. 2. 26. 요르단 페트라, 놀라워라 붉은 장미의 도시 요르단 페트라 놀라워라, 붉은 장미의 도시 글·사진 안진헌 ▲2000년 전에 만들어진 원형극장 중동을 여행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페트라에 가봤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만큼 요르단이라는 나라는 익숙하지 않아도 페트라는 여행자들 사이에 꼭 가봐야 하는 순례지가 됐다. 페트라에 가려면 먼저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가야 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레바논 전쟁, 이란 핵문제 등으로 중동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암만에서는 주변 정세와 무관한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처음 가보는 도시는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인사말조차 모르는 아랍어와 우리와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어렵사리 찾아낸 여행자 숙소의 응접실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여행자들.. 2008. 2. 26. 러시아 이르쿠츠크와 바이칼 호수, ‘시베리아 진주’에 영혼의 목 축이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와 바이칼 호수 ‘시베리아 진주’에 영혼의 목 축이다 글 ·사진 전소연 ▲교회 종탑에서 바라본 이르쿠츠크 전경(왼쪽). 짙푸른 강물이 인상적인 앙가라 강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러시아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했다. 3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다. ‘시베리아의 파리’라 불리는 이르쿠츠크는 바이칼호에서 서쪽으로 65km 떨어진 앙가라 강을 배경으로 세워진 도시. 1661년 탈영한 군인이나 체제에 반항한 양심수들의 수용소가 들어서면서 이르쿠츠크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기차에서 내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몽골로 다시 돌아가는 기차표를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한 창구 아가씨는 “달러는 받지 않는다”며 친절하게도 환전할 수 있는 .. 2008. 2. 26. 시베리아 횡단열차 : 자작나무 사열, 잠 못 드는 감동 시베리아 횡단열차 자작나무 사열, 잠 못 드는 감동 글·사진 전소연 몽골 고비를 지나 이제 러시아 바이칼로 떠나야 한다. 그곳까지 가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교통수단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것은 ‘시베리아’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그리움 때문일까. 아니면 무려 9000km가 넘는 대륙을 횡단하는 열차의 매력 때문일까. 설렘은 두려움을 동반했다. 짧은 영어도 통하지 않는 데다 재수가 좋으면(?) ‘마피아’와 ‘스킨헤드 오빠’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던 탓이다. 게다가 야간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야 하니 고만고만한 여행자들에겐 용기와 무모함이 필요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길이가 9466km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경.. 2008. 2. 26. 라오스 루앙프라방, 천 년 역사 간직 순결한 사원의 도시 라오스 루앙프라방 천 년 역사 간직 순결한 사원의 도시 글·사진=박동식 여행작가 ▲루앙프라방은 전체가 사원으로 뒤덮인 평화로운 도시다. 박물관 석판에 쓰인 옛 문자는 정말 아름다웠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책도 신기했고 비단 제품들 또한 훌륭했다. 진열장 속 수백 개의 불상 중에는 크리스털로 만들어진 것도 제법 많았고, 금판으로 옷을 입히거나 머리 장식, 보좌 등을 만들어 것도 있었다. 대검의 칼집과 손잡이의 섬세한 금은 세공의 극치를 보여줬고, 고대 벽화처럼 문양이 퇴색된 목재가구는 신비감이 느껴질 정도로 고풍스러웠다. 란쌍 왕조의 古都 800년 영화 누려 한때 이 도시를 호령한 마지막 왕의 거처였던 왕궁을 개조한 박물관에는 그와 선대 왕들이 수집하고 소유한 많은 물건들이 당시 그대로 전시돼 있었다. 루앙.. 2008. 2. 26. 태국의 수상시장 담넌, 사두악 삶의 미소가 아름다운 물의 도시 태국의 수상시장 담넌 사두악 삶의 미소가 아름다운 물의 도시 글·사진=이용한 시인 ▲다리에서 내려다본 태국 수상시장 풍경. 태국을 다녀온 이들이 선물하는 관광엽서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풍경이 있다. 과일을 잔뜩 실은 배들이 수로에 즐비한 모습,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가 보트를 타고 줄행랑치던 곳, 태국 여행을 홍보하는 길거리 여행사마다 추천 코스에 포함시키는 ‘담넌 사두악(Damneon Saduak)’ 수상시장이다. 물론 수도 방콕의 톤부리에도 수상시장이 있다. 그러나 이미 그곳은 시장의 기능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전통적인 모습도 사라졌다. 톤부리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쉽게도 관광객을 상대로 과일과 음료수를 파는 잡상인의 배가 전부다. 원형을 간직한 전통적인 수상시장으로는 담넌.. 2008. 2. 26. 인도 리시케시, 하늘과 가까운 명상·요가의 성지 인도 리시케시 하늘과 가까운 명상·요가의 성지 안석현 트래블게릴라 ▲힌두교 수행자들이 행하는 ‘불의 의식’. 요가와 명상의 도시로 유명한 리시케시(Rishikesh)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Uttar Pradesh) 주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이다. 명상의 본고장인 인도 안에서도 특히 수행자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힌두교의 지존(至尊)은 시바신이다. 힌두 신화는 시바신의 거처를 메루산(수미산)으로 묘사한다. 그동안 인도인들은 히말라야의 카일라스산을 메루산으로 생각해왔는데, 리시케시는 히말라야에서 가까우면서도 겨울에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다. 때문에 예부터 히말라야에서 수행하던 이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났다고 한다. 요즘도 히말라야 산맥을 가려는 사람들은 네팔이 아닌 이곳에서 출발할 정도로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2008. 2. 26. 인도 디우 : 유럽 냄새 물씬, 낭만의 해변 휴양지 인도 디우 유럽 냄새 물씬, 낭만의 해변 휴양지 글·사진=전명윤 *호텔 상투메 레티오에서 바라본 풍경. 5월인데도 날씨는 몹시 더웠다. 버스 안의 온도계가 40℃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내 옆에 앉아 있는 인도인들은 “올해는 너무 시원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분명하다”고 핏대를 올렸다. 에어컨도 없는 차는 벌써 12시간째 인도의 평야를 내달렸다. 찜통 더위에 풍경마저 밋밋해 숨이 막혔다. 인도에 오기 전 김제평야에서 지평선을 바라보며 감동하던 나였다. 그런데 델리에서 13시간 기차를 타고, 다시 버스로 12시간을 달리는 동안 이따금 거대한 바위 덩어리만 보일 뿐 평지가 이어지자 산이 보고 싶어졌다. 그 생각이 간절해질 무렵 버스는 엉뚱하게 바다에 닿았고, 짭짜름한 바다 냄새와 시원한 바람.. 2008. 2. 26. 히말라야 트레킹 : 가도 가도 끝없는 고산길, 눈천지 히말라야 트레킹 가도 가도 끝없는 고산길, 눈천지 글·사진=신범숙 *만년설로 뒤덮인 히말라야 고봉들과 언제나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네팔’의 매력이다. 돌틈에서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오른쪽). 산악국가 네팔의 11월은 ‘트레커(trekker)들의 천국’이라 부를 만하다. 눈으로 뒤덮인 히말라야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날씨이기 때문이다. 네팔의 지형은 히말라야 설산(雪山)에 에둘러 싸인 분지지만, 산들이 동서로 넓게 펼쳐져 있어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다. 트레커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코스는 안나푸르나 산군(山群)과 에베레스트 산군, 랑탕-헬람부 산군, 그리고 히말라야를 넘어 티베트로 가는 이름 없는 루트 등이다. 트레커들에게는 ‘지도만 보고 있어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곳이 바로 네팔 분지다. 에베레.. 2008. 2. 26. 몽골 고비사막 : 태초의 풍광, 바람을 닮은 사람들 몽골 고비사막 태초의 풍광, 바람을 닮은 사람들 글·사진=김경주 시인 ▲몽골의 초원을 달리다 만난 야생마들. 풀을 뜯어먹는 모습이 한가롭다. 인천국제공항에서 3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고비사막을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지프를 타고도시를 빠져나가야 한다. 현지인 가이드 겸 운전사가 우리와 한 팀이 되어 지프에 올랐다. 사막은 밤이 되면 급속도로 기온이 내려간다. 앞을 분간하기 힘든 어둠 속에서 모래와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자연의 범람을 만날지도 모른다. 때문에 고비사막의 일정은 대부분 이른 아침에 시작된다. 몽골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한국 자동차는 디자인보다 실용적인 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울란바토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는 여전히 비포장도로가 .. 2008. 2. 25. 뉴질랜드 카이코우라 : 눈으로 고래사냥, 짜릿한 바다 이야기 뉴질랜드 카이코우라 눈으로 고래사냥, 짜릿한 바다 이야기 글·사진=김슬기 트래블게릴라 편집장 ▲유람선을 타고 고래 구경에 나선 관광객들.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서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는 차량을 직접 운전해보기로 했다. 외국에서 차를 빌리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서울에서 예약한 다음, 공항에 있는 렌터카 창구를 찾아가 예약번호와 이름을 대면 된다. 예약할 때 미리 번호를 알려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자동차 키와 주차장 번호를 건네준다. 4WD 흰색 혼다-CRV를 하루 빌리는 비용은 대략 6만원. 오른쪽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켰다. 아무래도 조수석에 앉은 기분이라 어색하다. 주차 브레이크를 풀고 조심스럽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차는 스르르 미끄러지기 시작했.. 2008. 2. 24. 캐나다 밴쿠버 : 날씨 빵점, 볼거리 백점, 친절 만점 캐나다 밴쿠버 날씨 빵점, 볼거리 백점, 친절 만점 ▲밴쿠버 전경. 7년간의 직장생활에 쉼표를 찍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던 중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지인의 초대를 받았다. 연간 관광객 2300만명, 평창을 제치고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낙점받았고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자주 꼽히는 곳. ‘아니, 그렇게 좋아?’ 하는, 약간은 삐딱한 마음으로 밴쿠버행 짐을 꾸렸다. 캐나다 영토는 우리나라의 45배나 되지만 인구는 3000여 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10개 주(州)와 3개 준주(準州)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쪽은 사람이 살지 않는 동토(凍土)이고 미국 국경과 맞닿아 있는 남쪽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돼 있다. 밴쿠버는 미국 서부와 국경을 맞닿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안에 위치한다. 밴쿠버 다운타운.. 2008. 2. 23.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