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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스페인. 포르투갈

스페인 안달루시아,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 그라나다~말라가~세비야

by 혜강(惠江) 2008. 5. 22.

 

스페인  안달루시아

 

사랑과 정열의 안달루시아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 그라나다~말라가~세비야

 

 

글 김원섭 여행사진작가

 

 

 

▲ 그라나다 구시가지 알바이신. 집시들이 많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다.

 

 

  사랑과 열정이 넘치는 안달루시아. 스페인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이요 축제의 고장이다. 4월 세비야의 봄을 알리는 플라멩고 축제를 시작으로 코르도바의 파티오 축제와 말 축제, 말라가의 페리가 축제와 셰리 축제 등 축제가 연이어 펼쳐진다.

  이베리아반도 남부에 위치하며 지부롤터 해협을 끼고 있어 여러 문화가 교차한 이곳은 오래 전부터 로마인과 서고트족이 정착했다. 716년경에는 이베리아반도의 2/3 가량이 이슬람교도의 지배 하에 들어갔고, 이후 시작된 기독교인들의 국토회복운동으로 1492년 마지막 이슬람왕조였던 그라나다왕국이 몰락하기까지 이슬람 문화가 꽃핀 곳이다. 이슬람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융화되어 있는 정열의 안달루시아로 떠나보자.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그라나다


  물 흐르듯 감미롭게 울려퍼지는 기타 소리. 타레가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곳. 1492년 기독교 세력에 의해 쫓겨나기까지 그라나다는 찬란한 문화를 이룬 이슬람인들의 마지막 거점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라나다는 차분하고 조용한, 애잔한 역사의 무게가 느껴지는 도시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뻗어내린 해발 700m 산중턱에 자리 잡은 알람브라 궁전을 비롯, 알바이신 지구, 대성당, 왕실 예배당, 아랍 목욕탕인 하맘 유적 등 볼거리가 많다. 알람브라는 크게 그라나다 왕국의 궁전인 알람브라와 여름궁전인 헤네날리페, 알카사바(성채)로 되어 있다. 아랍어로 ‘붉은 궁전’이란 의미로 붉은 색 벽돌을 이용한 이 궁전은 이전부터 있었던 알카사바 성채를 확장하면서 짓기 시작해 14세기 후반에 완성되었다.

  궁전 안에는 메수아르의 방, 아라야네스 중정, 사자의 궁전, 대사의 방, 왕들의 방, 아벤세라헤스의 방, 두 자매의 방 등이 있고, 미로 같은 통로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벤세라헤스는 왕국의 귀족가문으로 모반을 의심받아 남자들이 모두 궁 안에서 처형당했다고 한다.

 

 

▲ 알람브라 궁전. 타레가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유명하다.
  왕궁 입구를 지나 메수아르의 방을 지나면 코마레스 탑이 있는 아라야네스 중정이다. 남북 35m, 동서 7m의 커다란 직사각형의 연못 양옆엔 천국의 꽃이라는 아라야네스가 심어져 있어 붙은 이름이다. 중정 서쪽에는 장중한 코마레스 탑이 있다. 궁전 곳곳 방의 벽과 천장, 아치형 문, 회랑의 벽과 천장은 아라비아 문양의 타일과 석회 세공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에 이슬람 문화의 정수를 보는 것 같다. 알람브라 궁전은 하루 입장객수를 제한하고 있어 가능하면 오전에 둘러보는 것이 좋다.

  궁전 매표소에서 북쪽으로 직진하면 헤네랄리페가 나온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을 이용한 물의 궁전이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고온건조한 열기를 식히기 위해 곳곳에 수로와 분수를 만들어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지었다. 궁전 입구부터 잘 다듬은 정원수 사이로 물 흐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타레가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들리는 기타의 선율은 이 물소리를 닮은 듯하다.

 

 

▲ 1 천국의 꽃이라 불리는 아라야네스를 심은 중정. 수면에 비친 코마레스탑이 아름답다. / 2 세비야 시내를 달리는 운치 있는 관광마차. 시내를 돌아볼 때 이용하면 편리하다. / 3 알람브라 궁전의 천장 장식, 우상숭배를 금지했기에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했다.
 
  궁전 남쪽에는 알카사바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성채의 전성기 때는 24개의 탑과 군인 숙소, 창고, 목욕탕까지 갖춘 거대한 규모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벨라 탑과 일부 흔적만이 남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을 뿐이다. 벨라 탑에 오르면 동쪽으로 궁전과 헤레날리페가, 북쪽으로 알바이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알바이신은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구시가지역으로 궁전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그라나다 왕의 궁전이 있었다고 한다. 누에바 광장에서 알바이신까지 순환하는 버스를 이용해도 되고 걸어서 가도 된다. 알바이신의 산 니콜라스 교회 앞 광장 전망대도 꼭 들러보자. 전망대에 서면 건너편으로 알람브라와 알카사바, 헤네랄리페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랑과 열정의 도시 세비야


  근처에 집시들의 살고 있는 사크로몬테 언덕이 있어 기타를 든 집시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부근에 타블라오가 모여 있어 저녁이면 집시들의 애환이 담긴 플라멩고도 즐길 수 있다.

 

▲ 태양의 해변이라 불리는 말라가. 항구, 신시가지, 구시가지가 조화롭게 펼쳐져 있다.
 

 

태양의 해안이란 뜻을 가진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의 관문으로 휴양지로 인기 있는 말라가. 야자수들이 늘어선 동쪽에는 대성당이 있고, 그 옆에 발굴 중인 로마시대 극장 유적터와 이슬람 성채인 알카사바와 방어용 성인 히브랄파로 성이 우뚝 솟아 있다. 히브랄파로 성에 오르면 지중해와 말라가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피카소의 출생지로 유명한 말라가는 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듯 대성당(카테드랄)을 중심으로 하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확연히 구분된다. 말라가항에서 가까운 대성당은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16세기 초부터 건축되기 시작하여 1782년 자금부족으로 한 쪽의 탑을 남겨둔 채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외팔이라는 뜻의 라만키타(La Manquita)라 부른다.

 

▲ 플라멩고를 추는 집시들. 알바이신에는 타블라오(극장식 바)가 많이 모여 있어 언제든지 플라멩고를 즐길 수 있다.
 

 

  11세기경 대성당 뒤편 산중턱에 세워진 이슬람 지배자의 성채 알카사바. 입구에는 로마시대 극장터를 발굴 중이었고, 성내로 들어서자 분수와 수로가 나있는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졌다. 견고한 성벽 전망대에 올라서자 대성당을 비롯해 말라가 시내가 한눈에 펼쳐졌다. 최근 개관한 고고학 박물관도 볼 만하다.

  알카사바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히브랄파로 성이다. 알카사바 위에 있는 이 오래된 성은 14세기 알카사바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아랍어로 ‘산에 있는 등대’라는 말처럼 성 정상에 오르면 지중해 푸른 바다와 말라가 시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로 아래 있는 파라도르(국영호텔)에서 바라보는 조망도 뛰어나다.

 

▲ 알바이신의 산 니콜라스 성당 전망대에서 바라본 알람브라 궁전. 뒤로 눈 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보인다.
 

 

  이곳은 또 피카소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내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피카소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대성당에서 산 아우구스틴 거리 메르세드 광장 모퉁이에 피카소의 생가가 있다. 지금은 미술관으로 개조하여 그의 작품을 감상하며 생애를 살펴볼 수 있다. 프랑코의 탄압을 받아 망명한 피카소는 종종 이곳 말라가 해변에서 몰래 수영을 즐겼다고 한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중심 세비야. 비제의 ‘카르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돈 지오바니’로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다. 또한 열정의 춤 플라멩고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대서양과 이어져 있는 과달키비르 강이 도심을 가로지르고, 겨울이라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없는 정열의 도시다.
  과거 이베리아인, 로마인, 비시고도인들이 거쳐 갔고, 1010년부터 1248년까지는 이슬람인들의 거점이 된 곳으로, 스페인의 독특한 아랍 건축 양식인 무데하르 양식의 알카사르(왕궁)와 대성당, 히랄다탑, 자선병원, 황금의 탑, 세비야 대학, 스페인광장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곳이다.

  알카사르 왕궁은 1181년 아바 야곱 왕을 기리기 위해 지은 무데하르 양식의 궁전이다. 술탄의 침실과 대사의 방을 장식한 아라베스크 무늬, 조각을 입힌 격자형 천장을 바라보면 이슬람 예술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이슬람교에서는 우상 숭배를 금지하였기 때문에 인물이나 동물을 소재로 장식할 수 없었다. 대신 식물 모양이나 기하학적 문양을 이용하여 궁전을 장식한 것이다.

 

▲ ‘산에 있는 등대’‘산에 있는 등대’란 뜻의 히브랄파로 성에서 바라본 말라가 시내.
  왕궁을 잘 살펴보면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건축양식과 비슷하다. 당시 알람브라 궁전의 건축가들도 건축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왕궁 남동쪽에는 알카사르 정원이다. 야자수와 오렌지 나무로 잘 정비된 정원은 지중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페드로 1세가 심혈을 기울인 페드로의 궁전 외에도 제독의 방과 카를로스 5세의 궁전 등 볼거리가 많다.

 

 

▲ (왼쪽부터)말라가 콘스티투시온 광장. 시내 곳곳에서 피카소의 숨결이 느껴졌다. / 말라가 구시가지. 좁은 골목길엔 어김없이 노천카페가 들어서 있다.

 


세계 3대 성당인 대성당과 히랄다탑

 

 

                    
                  
 ▲ 대성당과 히랄다탑. 탑 꼭대기에 풍향계로 만든 청동여신상이 인상적이다.

 

 
  세비야 알카사르 북서쪽에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대성당 한 켠에 우뚝 솟은 히랄다 탑은 세비야의 상징이다. 1248년 그리스도교인들이 세비야를 회복하고 대성당을 지었다. 1402년에 시작하여 1602년까지 무려 200년이나 걸린 대성당이다. 로마의 산 피에트로 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과 함께 세계 3대 성당으로 폭 116m, 높이 76m로 장중하고 아름답다.

  성당 안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주제단과 왕실 예배당, 알폰소 10세의 묘와 콜럼버스의 묘가 있다. 또한 무리요, 고야 등의 명화와 기념물이 성당을 장식하고 있다.

  성당의 북쪽에는 오렌지 나무가 질서정연하게 심어져 있는 정원이 있고, 위로 히랄다탑이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대성당 한 켠에 우뚝 솟아 있는 히랄다탑. 탑 머리에 신앙의 승리를 상징하는 청동여신상이 장식된 풍향계가 있는데, 이 여신상이 바람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에 ‘풍향을 가리키는 닭’이란 뜻의 ‘히랄다’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탑은 12세기에 아랍인들이 만들어 놓은 성의 전망탑이었는데, 이후 대성당이 들어서면서 종탑으로 개조되었다.

  높이 98m의 탑으로 위로 올라가는 계단 대신에 사각형 회랑길이 위로 이어져 있다. 과거에 기사들이 말을 타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전망대에 서면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세비야의 전경을 볼 수 있다. 북쪽으로 산 프란시스코 광장과 도심이, 남쪽으로는 황금의 탑과 과달키비르강이, 동쪽으로는 왕궁과 정원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세비야의 도심이 펼쳐진다.

  대성당 남쪽에 자리 잡은 스페인 광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양쪽에 거대한 탑이 있는 반원형의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에는 스페인 각 지방의 특징과 역사를 표현한 그림 타일로 유명하다. 스페인 각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지방의 그림 앞에서 기념사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세비야의 명물 관광마차를 이용하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여행 Tip


교통 한국에서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요도시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유럽의 주요도시를 경유하여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로 간 다음 국내선이나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인천공항에서 매일 출발하는 KLM항공(매일 14시35분 출발·www.klm.com)이 편리하다.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까지 국내선은 하루 5편, 바르셀로나에서도 매일 1~2편이 운항되고 있다.

여행상품 이오스여행사 유럽팀(02-511-1584·europe.ios.co.kr)에서 ‘스페인 마드리드/안달루시아 8일 파라도르(고성호텔)’ 상품을 출시했다. 유럽의 마지막 남은 이슬람 왕조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안달루시아 지역을 돌아본다. 고성이나 궁전, 영주의 저택을 개조한 국영 호텔인 파라도르(Parador)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에어프랑스를 이용, 매일 출발하며, 상품가는 1,925,000원부터.

여행시기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안달루시아 지방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 지역이다. 겨울에도 비교적 온난한 기후를 보이나 흐리고 비가 자주 온다.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6월까지와 9월에서 11월까지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 또 세비야의 봄 축제를 비롯, 다양한 축제와 투우시즌이 시작되어 볼거리가 많다.

 

<출처> 2008. 5 / 월간산[4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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