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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둘레길(18~20구간) : 도봉옛길-방학동길-왕실묘역길) 북한산둘레길(18~20구간) 도봉옛길-방학동길-왕실묘역길 자연 속에서 문화와 역사를 호흡하다. 글·사진 남상학 둘레길 걷기 일곱째 날이다. 우이령길을 제외하고 둘레길 걷기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18구간인 도봉옛길에서부터 19구간인 방학동길을 거쳐 20구간인 왕실묘역길까지 7.8㎞를 걷는다. 특히 이 구간은 숲길을 걸으며 조상의 정취와 조선 왕실의 역사를 공부하는 뜻 깊은 길이어서 마지막 걷기를 의미 있게 장식하는데 알맞다. 18구간(도봉옛길) : 조상의 정취를 간직한 숲길 (3.1㎞, 1시간30분 소요) 18구간은 다락원-국립공원생태탐방연수원, 청소년 수련원-도봉탐방지원센터, 도봉서원, 바위글씨 - 능원사-도봉사-무장애탐방로입구-시비와 신도비-윗무수골-무수골(도봉옛길 날머리, 방학동길 들머리)로 이어.. 2012. 1. 30.
춘천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을 찾아서 춘천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을 찾아서 - 김유정, 그 쓸쓸하고 짧았던생애의 배경이 되었던 곳 - 글·사진 남상학 춘천은 아름답다. 북한강과 소양강 두 물줄기가 널찍이 합류하면서 생긴 수변도시로 넉넉한 수량만큼이나 넉넉하고 인정이 많다. 또한 범상치 않은 산세와 그 물줄기를 타고 조성된 도시여서 아름다운 도시로서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특히 경춘선이 복선전철화 되고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교통체증에 대한 부담이 덜하고 소요시간도 매우 짧아져 수도권 여행지로 최근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그 중에서 춘천에서 남쪽으로 8km쯤 떨어져 있는 김유정 문학의 산실이 된 실레마을은 소설가 김유정(1908∼1937)의 고향인 동시에 많은 작품들의 실제인물이 살았던 곳이어서 찾는 이의 발걸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2012. 1. 26.
북한산둘레길(15~17코스) : 안골길-보루길-다락원길 북한산둘레길(15~17) 안골길-보루길-다락원길 사패산 둘레를 휘돌아 서울로 들어서다 ·사진 남상학 둘레길 걷기 여섯째 날이다. 오늘은 사패산 서쪽 둘레로부터 북쪽인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입성하는 15구간으로부터 17구간을 걷게 된다. 안골계곡에서 시작하여 회룡탐방지원센터, 원도봉 입구를 거쳐 다락원까지 10.79㎞, 5시간이 넘게 걸린다. 걷기에 은 날씨여서 다행이었지만, 걷는 동안 등산화 바닥에 이상이 생겨 꽤 신경이 쓰였다. ▲15구간(안골길) : 맑은 계곡과 근린 시설을 함께 즐기는 산책길 (4.79㎞, 2시간 20분 소요) 15구간은 안골교에서 출발하여 안골 공원지킴터-안골길(안골 입구) 갈림길-불로약수터, 능선4거리-직동축구장-직동 근린공원-직동공원 입구,진입광장-(굴다리)-신정약수터 입구-국.. 2012. 1. 21.
충주 탄금대, 열두대 아래 고혼(孤魂)을 달래며 흐르는 강물 충주 탄금대 열두대 아래 고혼(孤魂)을 달래며 흐르는 강물 글·사진 남상학 충북 충주시 칠금동에 있는 명승지 탄금대(彈琴臺)는 본래 대문산이라 불리던 야산으로 그 밑에는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되는 곳이며 산세가 평탄한듯하나 기암절벽에 소나무 숲이 제법 우거진 충주를 대표하는 국민관광지이다. 충남 부여의 낙화암, 부소산성 그리고 백마강과 그 풍광이 비슷하여 많이 비교되는 곳이다. 탄금대를 찾는 이들은 탄금대 입구에서 탄금대유래비를 처음 만난다. 가로 2m, 세로 1m의 대형 돌에는 탄금대의 유래와 탄금대에 얽힌 역사를 설명한다.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매점이 있고 그 옆에 악성 우륵선생추모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 이름이 탄금대로 불리는 이유는 신라 진흥왕 때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 중 .. 2012. 1. 20.
선비들의 옛길, 문경새재를 넘다. 경북 문경 새재 선비들의 옛길, 문경새재를 넘다. 중부와 영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군사 요충지 글·사진 남상학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새재(조령, 642m)는 이화령 북쪽 약 7km 지점인 신선봉(967m)과 조령산(1,017m) 사이에 있다.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가장 높고 험한 고개였다.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풀이 우거진 고개, 또는 하늘재와 이우릿재(이화령) 사이, 새로 된 고개 등그 의미도 다양하다. 철도교통 이전에는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으며, 험한 지세를 이용했던 군사상의 요충지였다. 본래 양반이 다녔던 옛 고개와 보부상들이 다녔던 큰고개·작은고개, 평민들이 다녔던 가장 험준한 하늘고개 등 4개의 고개가 .. 2012. 1. 17.
2011년 문화일보가 찾아간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 5곳 문화일보가 찾아간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 5곳 박경일 기자 한 해 동안 문화일보가 찾아갔던 여행지들. 제주 절물휴양림의 삼나무 숲, 강원 인제 원대리의 자작나무 숲, 경남 고성의 당동만, 충북 단양의 충주호, 강원 인제의 설악산 봉정암. 이곳이 자연 풍광 또는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들로 출렁거렸던 곳들이다. 제주,오름에서 굽어본 고요한 풍경 제주는 한 해 동안 문화일보가 가장 많이 찾았던 여행지였다. 2011년은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장을 내민 해였던 데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린 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주야 기왕에도 외국인들에게는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었지만, 올해는 유독 성수기며 비수기 가릴 것 없이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올레길 열풍이.. 2012. 1. 8.
전남 장흥 뜨거운 풍경(천관산 구룡봉, 매생이 원조마을 내저리) 전남 장흥 불꽃같은 구룡봉(九龍峰)·매생이 훑는 땀방울 겨울바다 달구는 ‘새해 희망가(歌)’ 박경일 기자 ▲ 장흥군 대덕읍 내저리 내저마을 주민들이 이른 아침 바다로 나가 매생이를 거둬들이고 있다. 매생이 양식장은 바닷가 마을 주민들에게는 혹독한 노동의 일터지만, 외지인들의 눈에는 갯벌에 꽂힌 지주대들이 바다와 어우러지면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깊은 겨울의 한복판에 전남 장흥의 산과 바다는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천관산은 가시면류관 같은 암봉들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길의 형상으로 우뚝 솟아 있더군요. 그 불길의 능선을 지나 아홉 마리 용이 딛고 섰다는 구룡봉에 올랐습니다. 용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암봉 끝에 서서 느낀 탐진지맥의 기운이 어찌나 힘차던지요. 장흥의 새벽 바다는 차가운 바다.. 2012. 1. 8.
201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시 - 목련꽃(조영민) 2012 영남일보 문학상 당선시 목련꽃 조영민 꽃이 문을 꽝 닫고 떠나 버린 나무 그늘 아래서 이제 보지 못할 풍경이, 빠금히 닫힌다 보고도 보지 못할 한 시절이 또 오는 것일까 닫히면서 열리는 게 너무 많을 때 몸의 쪽문을 다 열어 놓는다 바람이 몰려와 모서리마다 그늘의 알을 .. 2012. 1. 7.
뮤지컬 '조로(Zorro the Musical)' - 3시간의 화려한 무대, 흥겨운 선율, 현란한 리듬에 매혹되다! 뮤지컬 '조로(Zorro the Musical)' 3시간의 화려한 무대 흥겨운 선율, 현란한 리듬에 매혹되다! 글 남상학 * 뮤지컬 '조로' 홍보 포스터 * 우리 부부가 한남동에 있는 블루스퀘어를 방문한 것은 2012년 1월 4일(수) 오후 3시. 뮤지컬 '조로(Zorro)'를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날씨는 다소 쌀쌀한 편이었지만 공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좌석권에는 ‘뮤지컬 조로’ 에 “세계를 매혹시킨 전설의 영웅-오늘밤 그가 가면을 벗는다.” 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그 전설의 영웅은 바로 스페인 식민지 캘리포니아에 사는 귀족 돈 디에고 드 라 베가의 가명. 검은색 망토에 가면을 쓰고 독재자와 악당들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영웅 캐릭터다. 나는 아내와 함께 로비 의자에 앉아 감상에 앞서 미리 조사해 간 .. 2012. 1. 5.
2012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시조 - 외계인을 기다리며(양해열) 2012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외계인을 기다리며 - 양해열 끽해야 20광년 저기 저, 천칭자리 한 방울 글썽이며 저 별이 나를 보네 공평한 저울에 앉은 글리제 581g*! 낮에 본 영화처럼 비행접시 잡아타고 마땅한 저곳으로 나는 꼭 날아가리 숨 쉬는 별빛에 홀려 길을 잃고 헤매.. 2012. 1. 3.
2012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조련사K(한명원) 2012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조련사K - 한명원 그는 입안에 송곳니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두 발로 걷는 것이 불편할 때도 있어 혼자 있을 때 네 발로 걸어도 보았다. 야생은 그의 직업이 되었고 조련은 가늘고 긴 권력이 되었다. 모든 권력은 손으로 옮겨갈 때 가벼.. 2012. 1. 3.
2012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애기똥풀 자전거(박성규) [2012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 박성규 색 바랜 무단폐기물 이름표 목에 걸고 벽돌담 모퉁이서 늙어가는 자전거 하나 끝 모를 노숙의 시간 발 묶인 채 졸고 있다 뒤틀리고 찢긴 등판 빗물이 들이치고 거리 누빈 이력만큼 체인에 감긴 아픔 이따금 바람이 와서 금간 생을 .. 2012. 1. 3.
철원 백마고지(白馬高地) 전적지를 찾아서 철원 백마고지 전적지 당신들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글·사진 남상학 * 백마고지 전적기념비 * 그리 추운 날씨가 아니더라도 북방의 겨울은 적막하다. 텅 빈 겨울 들판엔 간혹 쇠기러기, 재두루미 떼들이 힘찬 날갯짓으로 꺼윽꺼윽 소리를 지르며 날아오를 뿐 통행하는 사람이나 차량도 뜸하다. * 민통선 안에 날아든 철새들 산정호수에서 출발하여 고석정을 경유, 강원도 철원읍 관전리에 있는 노동당사(勞動黨舍)까지 가는 길은 가끔 한적한 마을을 지나지만, 왼쪽으로 꺾어 백마고지전적지로 가는 길옆에 들어서면 길옆에 붉은 글씨의 ‘지뢰’ 표지판이 줄을 잇는다. 철책 안의 검은 현무암 무더기 속에는 지뢰가 묻혀 있다는 경계표시다. 나무 위에 점점이 박혀 있는 백로들의 아름다운 자태와는 사뭇 이율배반적이다.. 2012. 1. 3.
2011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 철새를 만나다(홍철기) 2011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철새를 만나다 - 홍 철기 문득 뭇별들의 제자리걸음이 그렁그렁한 눈물을 머금게 하는 밤 안개 속 방파제는 육지로 난 길 인양 어서 나아가 보라며 건너가 보라며 나를 부르는데 엉겨 붙어 나를 말리는 바람 그래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2012. 1. 3.
2012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노루귀가 피는 곳(최인숙) 2012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노루귀가 피는 곳 - 최인숙 그래 그래 여기야 여기 신기해하고 신통해하는 것은 뜸이다 안으로 스미는 연기의 수백 개 얼굴이 아픈 곳을 알아서 나긋나긋 더듬는다 그러고 보면 뜸은 어머니의 손을 숨기고 있다. 뜸과 이웃인 침을 권하는 사람도 있.. 2012. 1. 3.
2012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그늘들의 초상(최호빈) 2012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그늘들의 초상 최호빈 <<최호빈 시인 약력>> *1979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과정 재학 -------------------------------------------------------------- <심사평> “개성과 진실은 시를 계량하는 중요한 잣대” *.. 2012. 1. 3.
2012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거미줄동네(박광희) [2012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거미줄동네 박광희 뿌리 같은, 오래된 골목이 줄에 걸려 바동거린다 나지막한 지붕들이 이마를 맞댄 좁다른 풍경 TV안테나선, 전깃줄, 빨랫줄들이 하늘을 묶은 제각각의 각도를 가진 도형들로 골목은 늘 무겁다 낡은 시간을 매단 전봇대, 습한 담벼락에 숨.. 2012. 1. 3.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시조 - 연암, 강 건너 길을 묻다(김종두)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시조 연암, 강 건너 길을 묻다 김종두 차마 떠나지 못하는 빈 배 돌려보내고 낯선 시간 마주보며 갓끈을 고치는 연암, 은어 떼 고운 등빛에 야윈 땅을 맡긴다. 근심이 불을 켜는 낯선 세상 왼 무르팍, 벌레처럼 달라붙은 때아닌 눈발 앞에 싣고 온 꿈을 .. 2012. 1. 3.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저무는, 집(여성민) 2012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저무는, 집 - 여성민 지붕의 새가 휘피람을 불고, 집이 저무네 저무는, 집에는 풍차를 기다리는 바람이 있고 집의 세 면을 기다리는 한 면 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저무는 것들이 저무네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엔 저물기를 기다리.. 2012. 1. 3.
2012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역을 놓치다(이해원) [2012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역을 놓치다 - 이 해 원 * 그림 남궁산 판화가 * 실꾸리처럼 풀려버린 퇴근 길 오늘도 졸다가 역을 놓친 아빠는 목동역에서 얼마나 멀리 지나가며 헐거운 하루를 꾸벅꾸벅 박음질하고 있을까 된장찌개 두부가 한껏 부풀었다가 주저앉은 시간 텔레비.. 2012. 1. 2.
2012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나비가 돌아오는 아침(허영둘) [2012 신춘문예 당선시] 나비가 돌아오는 아침 - 허영둘 젖은 잠을 수평선에 내거니 새벽이다 밤사이 천둥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예고된 일기였으나 어둠이 귀를 키워 여름 밤이 죄처럼 길었다 생각 한쪽을 무너뜨리는 천둥과 간단없는 빗소리에 섬처럼 엎드려 나를 낭비했다 지.. 2012. 1. 2.
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노숙(이영종) 2012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노숙 - 이영종 열차와 멧돼지가 우연히 부딪쳐 죽을 일은 흔치 않으므로 호남선 개태사역 부근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열차에 뛰어들었다는 기사를 나는 믿기로 했다 오늘밤 내가 떨지 않기 위해 덮을 일간지 몇 장도 실은 숲에 사는 나무를 얇게 저.. 2012. 1. 2.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 비브라토(김석이)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김석이(본명 김인숙) ◆약력 1959년 부산 출생 동의공업대학 식품공업과, 방송대 초등교육과 졸업 동주대 음악과 졸업 부산문예창작아카데미, 영남여성문학회 회원 비브라토 - 김석이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발밑으로 수없이 저어대는 물갈.. 2012. 1. 1.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 물푸레 동면기(이여원) 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시 물푸레 동면기 이여원(필명) ◆약력 1957년 진주 출생 주소:서울 양천구 신정7동 직업:주부 이여원(李如苑) 물푸레나무 찰랑거리듯 비스듬히 서 있다 양손에 실타래를 감고 다시 물소리로 풀고 있다 얼음 언 물에 들어 겨울을 나는 물푸레 생각에 잠긴.. 2012. 1. 1.
2012 무등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불고기, 물꼬기(유빈) 2012년 신춘무등문예 시 당선작 불고기, 물꼬기 - 유빈 낱말들을 고르게 쓰다듬다 놓쳐버리는 혀 빈 밥상 위 문법책은 달아나는 발음을 따라잡지 못해요 귀퉁이 까매진 책갈피 사이로 나쨩 해변의 파도가 밀려와요 불고기는 불고기, 물고기는 왜 물꼬기일까요 언제나 고개를 끄덕여주는 .. 2012. 1. 1.
2012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링거 속의 바다(김영란) 2012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링거 속의 바다 - 김영란 온 몸이 글썽거린다 아득한 바다냄새 어쩌면 이 신열은 오래 전의 길 하나 열어줄지도 몰라 세상은 바다가 낳은 미지근한 비망록일거라고 아니, 그 비망록이 낙서들의 끝에 부려놓은 삽화일거라고 네가 나른한 힘을 얘기.. 2012. 1. 1.
2012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 월면 채굴기(류성훈) 2012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월면 채굴기 류성훈 몸 누일 곳을 모의하러 온 새 몇 마리가 소독된 달 표면을 마름질했다 실외흡연구역의 담뱃불이 바람 안쪽에 수술선을 그었을 때 세 번째 옮긴 병원에서도 아버지의 머릿속 돌멩이는 깨지지 않아 한 몸 추슬러 가던 길들만 허청.. 2011.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