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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18

삭주구성(朔州龜城) / 김소월 삭주구성(朔州龜城) - 김소월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리 삭주 구성은 산을 넘은 육천리요 물 맞아 함빡히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삭주 구성은 산 너머 먼 육천 리 가끔가끔 꿈에는 사오천 리 가다 오다 돌아오는 길이겠지요 서로 떠난 몸이길래 몸이 그리워 임을 둔 곳이기에 곳이 그리워 못 보았소 새들도 집이 그리워 남북으로 오며 가며 아니합디까 들 끝에 날아가는 나는 구름은 밤쯤은 어디 바로 가 있을 텐고 삭주 구성은 산 너머 먼 육천 리 - 《개벽》(1923) 수록 ▲이해와 감상 ‘삭주구성’은 평안북도 삭주군과 구성군을 아으르는 말로, 구성은 시인 김소월의 고향이다. 시인은 고향 ‘구성’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어 절망하면.. 2020. 4. 28.
개여울 / 김소월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개벽》(1922) 수록 ◎시어 풀이 *개여울 : 개울의 여울목 *잔물 : 잔물결, 음수를 맞추기 위해 생략한 것 *헤적이다 : 활개를 벌려 거볍게 젓다. *시던 : 하시던. *하염없이 : 아무 생각이 없이 그저 멍하니. *심은 : 하심은 ▲이해와 감상 우리 시에서 ‘강’은 흔히 이별의 장소이며, 재회의 장소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다. 화자는 임이 주저앉아 괴로워하던 개여울에 앉아서 이별의.. 2020. 4. 28.
못 잊어 / 김소월 못 잊어 - 김소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우리다. 그러나 또 한편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 《개벽》(1923.5) 수록 ◎시어 풀이 *살뜰하다 : ① 빈틈이 없고 매우 알뜰하다. ②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자상하고 지극하다. *떠지다 : 떠오르다 ▲이해와 감상 3연 3행씩으로 된 민요풍의 이 시는 못 잊을 임에 대한 애타는 그리움을 노래한 시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라는 시구의 반복을 통해 임에 대한 화자의 간절한 그리움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어체를 사용하여 임에 대한 화자의 존경과 사랑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2020. 4. 28.
먼 후일 / 김소월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생각나는 강사 김혜원'> 먼 후일 - 김소월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엊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개벽.. 2020. 4. 28.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 김소월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 김소월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 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그러나 집 잃은 내 몸이여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이처럼 떠돌으랴, 아침에 저물 손에 새라 새로운 탄식을 얻으면서. 동이랴, 남북이랴 내 몸은 떠가나니, 볼지어다. 희망의 반짝임은, 별빛이 아득함은, 물결뿐 떠올라라, 가슴에 팔다리에. 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 자칫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산경(山耕)을 김매이는. - 시집 《진달래꽃》(1925) 수록 ◎시어 풀이.. 2020. 4. 27.
왕십리(往十里) / 김소월 <사진 : 왕십리역 광장에 세운 김소월 시비> 왕십리(往十里) -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던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 2020. 4. 27.
봄 / 김소월 봄 - 김소월 ​ ​ 이 나라 나라는 부서졌는데 이 산천 여태 산천은 남아 있더냐 봄은 왔다 하건만 풀과 나무에뿐이어 ​ 오! 서럽다 이를 두고 봄이냐 치워라 꽃잎에도 눈물뿐 흩으며 새 무리는 지저귀며 울지만 쉬어라 이 두근거리는 가슴아 ​ 못 보느냐 벌겋게 솟구치는 봉숫불*이 끝.. 2020. 4. 27.
길 / 김소월 길 - 김소월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까악까악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 곽산(定州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2020. 4. 27.
가는 길 / 김소월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山)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西山)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개벽》(1923) 수록 ◎시어 풀이 *연달.. 2020. 4. 27.
진달래꽃 / 김소월 진달래꽃 ​ - 김소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 2020. 4. 26.
금잔디 / 김소월 금잔디 -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은 불은 가신 임 무덤 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신산천에도 금잔디에. ▲작품의 이해와 감상 작자 김소월(金素月, 1902∼1934)은 본명은 정식(廷湜). 호는 소월(素月)이다. 평안북도 구성(龜城) 출생. 오산(五山)학교 중학부를 거쳐서 배재고보를 졸업하였고 도쿄상대[東京商大(동경상대)]에 입학하였으나 관동대진재(關東大震災)로 중퇴하고 귀국하였다. 오산학교 시절의 성적은 우수하였고, 그의 시재(詩才)도 당시 오산학교 선생이었던 김억(金億)의 지도와 영향에서 꽃피었다. 이 시 자유시이지만 정형률이 중시된 형식이다. 대체로 344조의 음수율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민요조로 표현된 이 시에서.. 2020. 2. 10.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출처 : 다음블로그 '바람따라 구름따라(jhyoung56)'>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개벽》1922년 1월 ▲작품의 이해와 감상 강변에 집을 짓고 산다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뜰에는 .. 2020. 2. 10.
초혼(招魂) / 김소월 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끗끗내 마자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어!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시작(詩作) 배경 비탄을 노래한 절정의 시로 소월의 대표작의 하나인 이 작품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 선.. 2020. 2. 10.
산유화(山有花) / 김소월 산유화(山有花)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작품의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소월의 '진달래꽃'과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을 만하다. 쉽고 간결한 가락, 소박하 친근한 구어체, 보편적인 정감을 순수한 모국어와 전통적인 3음보의 가락에 담아 표현함으로써 폭 넓은 전달성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시적 화자는 산에 피는 꽃을 보며 이 세상 모든 존재의 근원적 고독감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의 제 1연과 제4연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꽃이 피고 지는 단순한 사실과 시의 배경을 제시하고 있을 뿐, 시 해석상의 특별.. 2020. 2. 10.
먼 후일 / 김소월 <출처 : 네이버블로그 '늘송(yeonjin0714)'>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 <개벽>(1922... 2020. 2. 10.
접동새 / 김소월 <출처 : 쥴리앙(inhalo77)> 접 동 새 -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 2020. 2. 10.
진달래꽃 / 김소월 ▲일러스트 = 권신아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 2020. 2. 8.
사랑시[3] : 먼 후일(後日) - 김소월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3] 먼 후일(後日) - 김 소 월 ▲ 일러스트=클로니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 2008.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