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리아 찬가(讚歌)
- 남상학
호젓한 산골마을
달빛 내리는 지붕 위에
수줍게 피어난 설백(雪白)의 박꽃인가
임 그리워 잠 못 이루는 밤에
순백의 처녀 마리아는 하늘의 음성을 들었네.
"은혜를 입은 이여 기뻐하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1)
부르는 소리에 다소곳 옷깃 여미며
지긋이 명상의 눈을 감을 때
하늘로부터 은혜의 별빛 쏟아지고
"네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 하라" 2)
'이 무슨 소리인가' 놀라 두려움에 떨었네.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 3)
자상한 음성에 숨죽이며
"저는 주의 종이오니 당신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 4)
여린 손 가슴 보듬어
두 손 모아 숨명(順命)의 불을 켜던 여인
하연 손가락으로 우주를 색칠하듯
비밀의 씨앗을 홀로 가꾼 고운 임이여
그대는 은총이 가득한 성모(聖母) 마리아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된 이어라.
(주) 1)누가복음 1 : 28, 2) 누가복음 1 : 31, 3)누가복음 1 : 35, 4)누가복음 1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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