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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마리아 찬가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2. 12. 24.

 

 

(시)

 

마리아 찬가(讚歌)

 

 

-  남상학

 

 

호젓한 산골마을

달빛 내리는 지붕 위에

수줍게 피어난 설백(雪白)의 박꽃인가

 

임 그리워 잠 못 이루는 밤에

순백의 처녀 마리아는 하늘의 음성을 들었네.

"은혜를 입은 이여 기뻐하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1)

부르는 소리에 다소곳 옷깃 여미며

지긋이 명상의 눈을 감을 때

하늘로부터 은혜의 별빛 쏟아지고

 

"네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 하라" 2)

'이 무슨 소리인가'  놀라 두려움에 떨었네.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 3)

자상한 음성에 숨죽이며

"저는 주의 종이오니 당신의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 4)

여린 손 가슴 보듬어

두 손 모아 숨명(順命)의 불을 켜던 여인

 

하연 손가락으로 우주를 색칠하듯

비밀의 씨앗을 홀로 가꾼 고운 임이여

그대는 은총이 가득한 성모(聖母) 마리아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된 이어라.

 

 

(주) 1)누가복음 1 : 28, 2) 누가복음 1 : 31, 3)누가복음 1 : 35, 4)누가복음 1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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