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 천양희
강변역이 강변에 있지 않고
학여울역이 여울에 없다니요?
물까마귀는 까마귀가 아니고 물새라니요?
섬개개비는 산새이면서 섬에서 살다니요?
송사리는 웅덩이에서 일생을 마치고
무소새는 평생 제집이 없다니요?
질경이는 뿌리로 견디고
가마우지는 절벽에서 견디다니요?
푸른 소나무도 낙엽 지고
더러운 늪에서도 꽃이 피다니요?
인생이란 느끼는 자에게는 비극이고
생각하는 자에게는 희극이라니요?
필연적인 것만이 무겁고
무게가 있는 것만이 가치가 있다니요?
사자 별자리, 오늘 밤
하늘에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회신 바랍니다 이만 총총
- 시집 《오래된 골목》(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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