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맨 우측이 앤드류)
시(詩)
태즈매이니아의 기억
- 앤드류에게*
- 남상학
지구 남반부 태즈메이니아의 하늘
드넓은 들판에 늘어선 파인 트리처럼
싱그럽던 친구여
진지한 너의 눈망울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열정에 불타고 있었지!
데본 포트에서 호바트까지 버스로 네 시간
내셔널파크로부터 뷰티 포인를 거쳐
산과 강 어우러진 아름다운 론세스톤 마을
로스 베어에서의 그 진한 포도 향에
흠뻑 취한 탓이었을까
그 저녁, 고즈넉한 호바트 항구
빅토리아 독에 어스름 내릴 때
시끌벅적한 뮤러스 어퍼 데크에서
‘이런 푸짐한 시푸드는 처음’이라 능청 떨며
처음 만난 코리안 젊은이들과
한마음으로 어울렸었지.
빠비용 죄수들의 유형지
포트 아서를 돌아보고 와서
비 내리는 살라망카 시장 거리와
넬슨 전망대, 배터리 포인트를 누빌 때
이별이 아쉬운 네 얼굴에 가는 비 내리고
얼굴은 점점 일그러지곤 했었지!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떠나던
이튿날 아침
다른 일정 미뤄두고 숙소로 다시 찾아와
아쉬움의 눈물 글썽이던
순진하고 커다란 너의 눈망울
너는 귀염받는 태즈메이니아의 데블
때 묻지 않은 우리의 친구
지구 남반부 싱그런 파인 추리처럼
영원히 우리 가슴에 빛날 이름
정겨운 '앤드류'
너에게 행운 있기를.
<주>15일간의 호주 여행 중 호주 남부의 아름다운 섬 태즈메이니아에서 우린 '앤드류'라는 친절한 버스 기사를 만난 적이 있다. 이틀간 우리 일행의 버스를 운전하면서 얼마나 정이 들었는지 그는 결국 아이처럼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문학관련 > - 자작시(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아침에 쓰는 시 / 남상학 (0) | 2020.01.27 |
---|---|
(시) 일로향실(一爐香室)에서 / 남상학 (0) | 2020.01.27 |
(시) 눈꽃을 기다리며 / 남상학 (0) | 2020.01.27 |
(시) 바위에 대한 단상 / 남상학 (0) | 2020.01.27 |
(시) 장성에서 보내온 단감 / 남상학 (0) | 2020.01.27 |
댓글